94. 드래곤 블러드 (4)
내 몸에서 붉은 기운이 뿜어진다. 동굴 천장까지 사정없이 솟구친다.
역린(逆鱗).
용조차 통제하지 못하고 폭주하는 힘, 드래곤 블러드를 강제로 발동하는 권능이 발동한다.
쿵, 쾅, 쿵, 쾅, 쿵, 쾅-!!!
미친 듯이 뛰는 심장.
마치 특정 약을 허용 수치보다 몇 배는 투여한 것처럼 날뛴다.
펌프질하는 피가 온몸을 빠르게 돈다.
피가 뜨겁다. 아니, 들끓는다. 마치 피부 속 혈관을 태워버릴 듯 타오른다.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그러나 내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괴로움과 고통 따위가 아니었다.
그따위 것들을 모조리 잊어버릴 법한 영혼의 고양감.
끝없이 차오르는 힘에 지금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전능함이 내 몸을 지배했으니.
하늘 아래 그 무엇도 막아설 수 없으리란 충만감이 차오른다.
“이, 이건······!!”
바닥에서 부활한 클라우스는 지금 내 상태를 알아보고 외마디 비명을 내지른다.
드래곤 블러드.
이는 오르비스 대학살 때, 화이트 드래곤 실베스타가 선보인 궁극의 권능이었으니.
경기를 일으키는 것이다.
-‘역린 lv1’을 발동하셨습니다! ‘드래곤 블러드’가 강제로 발동합니다!
-화력이 1,000%까지 증폭됩니다! 이는 다른 증폭 효과와 중첩됩니다!
끝없이 나타나는 시스템 창.
과연 지금은 유례없는 폭주 상태였다.
과거 불사왕 데힐라칸을 상대하기 위해 마셨던 ‘블루 번’보다 엄청난 출력.
시스템의 도움을 받는 나조차 마나가 통제가 안 돼서 사방으로 방출될 정도였다.
-경고! 파괴 본능이 35%까지 급격히 치솟습니다! 악룡에 한 걸음 더욱 가까워집니다! --주의하십시오! 100%에 도달하는 순간 악룡으로 변해버릴 것입니다!
-히든 퀘스트 ‘마신(魔神)으로 다가가는 길 (4)’에 도달합니다!
다만 문제는 드래곤 블러드를 사용하자, 중력 마법을 쓰는 것보다도 기하급수적으로 파괴 본능이 차오른다는 점이다.
‘이런······. 최대한 빨리 폭주를 끝내야 겠군.’
악룡이 될지도 모른다는 시스템 문구에 정신을 번뜩 차리고 냉정을 되찾는다.
지금은 사색에 빠져 방심할 때가 아니었으므로.
키메라 히드라와 흑마도사 클라우스.
날 위협하는 적들에게 시선을 집중한다.
【에어 블레스트 lv2.】
혹여 용용이가 다칠까 봐 미리 소형화시키고, 다가오는 적들을 쓸어 버린다.
콰아아아!
그러자 기존 아쿠아 스톰조차 압도하는 위력으로 작렬하는 에어 블레스트.
흑마도사 클라우스와 일직선으로 오던 다크 골렘들을 육안에 보이는 데까지 소멸시킨다.
‘하지만 결국, 이 아다만티움 창고를 고장 내야 하는 건데.’
콰아앙!
하지만 흑마도사 클라우스는 순수한 흑마법으로 날 능가했던 적이 아니다.
끝없는 부활.
무한한 생명이 문제인 녀석이니.
이걸 못하게 하려면, 아다만티움 창고를 고장내야 한다.
그 무엇도 깨뜨릴 수 없다는 전설의 물질 아다만티움.
폭왕 라이칸 슬로프도 부수지 못한 물질을 말이다.
‘하지만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
나는 일전 성수를 부어 강제로 개조해서 풀어준 적 있으니까.
힘으로 부수진 못했지만, 다른 방식으로 파훼할 수 있었다.
애초에 원래 그러려고 온 것이고.
······다만 지금은 약간 다른 생각이 든다.
대단히 위험한 발상.
분명 불가능할 텐데, 역린을 쓴 지금이라면 가능할 것만 같은 일.
【기간테스의 힘 lv1.】
지이이잉.
당장 시험해본다.
나는 최대 화력으로 마나를 퍼붓는다. 최강의 일격을 발동한다.
기간테스의 힘.
힘의 제왕이라고 불린 설인왕 이미르와 겨룰 수 있는 절대 권능.
마나를 불어넣은 만큼 극한의 파괴력을 끌어올리는 반지다.
현재 나는 용의 폭주로 몇 배나 강화된 상태니까.
평소보다도 몇 배는 큰 아공간 게이트.
서리 거인의 거대한 주먹이 내 행동을 따라 내지른다. 일전 산을 무너뜨린 일격.
아다만티움 창고를 그대로 내리친다.
어떤 기교도 없이 무식하게.
꽈아아아앙-!!!
무시무시한 굉음과 함께 지금까지와는 격이 다른 반응을 보이는 창고.
무려 불사왕 데힐라칸을 물리쳤던 ‘워터 소드’에도 흠집조차 나지 않았거늘.
벽을 3개나 부수고 동굴 벽 깊이 처박힌다.
거대한 창고는 허리가 눈에 띄게 휜다.
뚜둑.
“······!”
심지어 경첩 부분에 다소 금이 간다.
나조차 속으로 놀란다. 설마설마했거늘. 아다만티움으로 만든 경첩에 금이 가는 것이다.
멈추지 않고 다시 한번 기간테스의 힘으로 내리친다.
【기간테스의 힘 lv1.】
콰드득! 투쾅!
화이트홀이 열림과 동시에 작렬하는 무시무시한 굉음.
아다만티움 경첩을 완전히 박살 내 버린다. 거대한 문이 강제로 떨어져 나간다.
아다만티움 창고를 반으로 쪼개버린다.
-믿기지 않는 괴력!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 중 하나인 아다만티움을 순수한 힘으로 파괴했습니다!
-아다만티움 창고에 있던 마도진을 파괴했습니다! 더는 창고 내부의 시체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자 아다만티움 창고를 완전히 파괴했다는 시스템 창이 나타났다.
드래곤 블러드.
제 화력을 최대 10배까지 폭주시키는 권능을 발동했기에 가능했던 일.
-스킬 ‘기간테스의 힘 lv1'이 lv2가 됩니다!
-이제 동시에 기간테스의 손을 두 개까지 꺼낼 수 있습니다!
.
.
스킬 레벨 또한 오른다.
비록 경첩에 불과하지만, 무려 세상 최강의 물질 중 하나인 아다만티움을 파괴한 일이니.
역사에 길이 남을 역사(力士)로 남는 것이다.
-히야아아아악-!!!!
-lv60 키메라 히드라. (나약화.)
물론 적이 이를 그냥 지켜보지 않았다.
에어 블레스트가 지나간 자리로 달려오는 키메라 히드라.
고고고고!
아홉 개의 머리를 동시에 입을 쩍 벌린다.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용의 숨결.
비록 진짜 용족은 아니지만, 강철조차 녹여버리는 극독을 모아서 일거에 토해내려는 것이다.
‘······피할 수가 없겠군!’
【기간테스의 힘 lv2.】
지이이잉.
나는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할 수 있다는 고양감에 젖는다. 방금 아다만티움 창고마저 박살냈으므로.
등 뒤에 붙잡힌 이종족들이 있어서 피하지도 못하는 만큼, 오직 힘으로 맞서는 것이다.
쿠과과과과광-!!!!!
충돌하는 두 세계.
워터 실드를 뚫고 히드라의 극독이 새어 들어온다.
그러나 두 번째로 만든 기간테스의 팔로 나와 아군을 감쌌기에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
-히야아아악!!
반면 키메라 히드라는 또 하나의 기간테스의 힘에 완전히 관통당하여 고통스럽게 울부짖는다.
아다만티움 창고.
그 안에 있던 재료들이 키메라 히드라를 강화하고, 계속 부활시켜주고 있었으나.
지금은 그 창고가 부서졌으니까.
“레벨 거품이 빠졌군.”
그대로 다진 고깃덩어리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마, 말도 안 돼! 내 최고의 역작이? ······설마 ‘가짜 마신’이 아니었다고? 네가 진정······!”
그러자 경악하는 흑마도사 클라우스.
아다만티움 창고를 박살내는 모습이 원체 압도적이었는지, 검은 화염으로 반격할 생각조차 못 한다.
“이미 3분이 지났다고 했을 텐데.”
【에어 블레스트 lv2.】
물론 내겐 자비가 없다.
대화를 들어줬던 3분이 이미 끝났으므로.
더는 부활도 못 하는 만큼 깔끔하게 처리한다.
모든 것이 소강된다. 창고에 붙잡혀 있던 이종족과 눈이 마주친다.
“히끅!”
이종족들이 신음을 흘린다.
······기껏 구해주러 와서 이런 대접이라니. 다소 섭섭하지만.
조금 전, 학살을 봤다보니 질겁하는 모양이다.
더구나 내가 은연중에 ‘드래곤 피어’도 발동한 모양이니까.
‘통제가 안 되는군.’
나는 살기를 진정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지금은 힘이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았다.
자칫 잘못하면 풀어주려다가 학살을 벌일 수도 있는 상태.
“노움, 네가 풀어줘라.”
-······움!
따라서 노움을 시킨다.
노움조차 묘하게 내 눈치를 보며 움직인다.
평소와 너무 다른 내 분위기에 조심스레 철창 속 이종족들을 풀어준다.
나는 페어리 펜던트로 전부 소형화해서 품에 담는다.
-마지막 마정석 조각을 차지하셨습니다! (4/4.)
-마정석이 온전한 모습으로 재조립됩니다!
-사악한 힘이 차오릅니다! 마정석을 가공하면 소유자를 파멸로 이끌 아티펙트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는 사이, 나는 클라우스의 시신에서 마지막 마정석 조각을 줍는다.
그것으로 지긋지긋했던 마정석 조각 모으기도 완전히 끝이 난다.
‘······이걸로 더 이상 공중요새 라퓨타와의 싸움을 피할 수 없게 됐군.’
표정이 딱딱하게 굳는다.
마정석.
공중요새 라퓨타를 움직일 핵심 동력.
육중한 섬을 구름 위로 날아 올리기 위해선 마정석 같은 막대한 마력이 필요하므로.
이를 대체하기 위해선 수많은 생명을 지옥의 용광로에 집어 던져야 한다.
물론 첫 출격 때는 제 수하와 악마를 태워야 하겠지만.
그 이후로는 ‘검은 미사’를 위해서라도, 대륙 서부와 프레야 교단을 멸망시킬 테니까.
그리고 이에 적합한 때는, 황제가 칩거하고, 대륙 서부가 피폐한 지금이 적기일 터이니.
진정 '천공대결전'이 머지않았다.
【드래곤 윙즈 lv1.】
따라서 시간을 늦추지 않고 곧장 나선다.
혹여 힘이 통제가 안 돼서 용용이를 해칠까 봐 직접 날아오른다.
어깨뼈에 거대한 마법진을 발동하고 날아오른다.
제힘이 통제가 안 되는 만큼 평소보다 몇 배는 큰 날개.
필요 이상으로 마나의 날개다.
파아아앙!
그만큼 무시무시한 속도로 비행한다. 거의 용용이에 준할 법한 속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으므로.
초고속으로 클라우스의 비밀 연구실을 빠져나간다.
‘······역린은 쿨타임이 꽤 길었지.’
더구나 몸이 힘들어도 머리는 재빠르게 굴러갔다.
훗날 적들이 지금의 날 영상 구슬로 담아서 분석할 테니까.
혹여 이후 추격자가 붙을 수 있으므로.
‘지금 최대한 강한 척 해둬야겠군.’
드래곤 블러드가 끝나기 전에, 최대 화력을 퍼부을 생각이다.
마치 진짜 마신처럼.
당장 나를 쫓아오지 못 하도록.
결전 때, 감히 눈도 마주치지 못하게 한다.
***
폭왕 라이칸 슬로프는 숨이 벅차오름을 느꼈다.
아직 전투가 발발한 지 12시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피투성이다. 힘이 부친다. 마나가 고갈된다.
적들을 얕봤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사왕 라이칸 슬로프. 우리가 네놈의 습격에 두 번 당할 줄 알았느냐?]
“······.”
확성 구슬로 적장의 비웃음이 울린다.
라이칸은 침묵하며 깨진 창문 아래를 내려다본다. 자신이 있는 건물을 포위하는 전투 노예들.
이미 몇 번이나 뛰어들어 난도질했으나.
또다시 발 디딜 틈도 없이 빼곡히, 수천 명이나 모여있다.
[다크 실린더를 발동하라! 다크 볼을 시전하라!]
철컥, 철컥. 고오오!
적 지휘관의 명령에 실린더를 일제히 사용하는 전투 노예들.
다크 번으로 일깨운 자신의 모든 마력을 불태워서 차징한다.
탐욕왕 엘드리치의 열렬한 추종자이거나, 거액의 빚을 탕감받기 위해 나서는 자들.
가히 광기에 젖은 군단이다.
“라, 라이칸님······.”
라이칸 슬로프를 따라 탈출한 페어리가 공포에 질려 파르르 떤다. 찢어진 날개를 무릎 쓰고 함께 달아났거늘.
이번 건 도저히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다.
이제는 정말 마지막인 것 같았다.
'·····우리가 먼저 죽는군.'
라이칸은 그런 페어리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자신의 임무는 네카르가 돌아올 때까지 버티는 것.
그러나 그조차 이루지 못하였으니.
자신이 미처 지키지 못하는 이종족을 보며 마음의 멍이 번지는 것이다.
쏴아아아!
그러거나 말거나, 적들은 움직인다.
수백 개의 다크 볼이 하늘 높게 날아오른다. 그리고 이는 묵직한 포물선을 그리며, 라이칸 슬로프가 있는 건물을 향해 떨어진다.
수많은 사람의 어두운 생명력이 덧없게 추락한다.
펄럭.
변수가 생긴 건 그때였다.
“······! 저건?”
“비, 빛과 어둠의 가면! 저 가면은!”
“아룡기사 네카르? 아냐. 마신 문두스! 우리 교단의 최우선 적이다!”
하늘 높은 곳에 가면을 쓴 사내가 마나로 된 날개를 활짝 펴고 나타났으니.
가면에 뚫린 두 구멍 사이로 푸른 눈동자가 빛난다.
고오오오.
그가 오른손을 들어 올린다.
그러자 허공에서 멈추는 수백 개의 다크 볼.
척.
쐐애액!
쿠과과과광-!!!
그가 손을 내려치자 다크 볼들이 땅으로 내리꽂힌다.
터져나가는 건물들. 사왕 중 하나인 라이칸 슬로프조차 피하지 못할 폭격을 손짓 한 번으로 무효화시킨다.
모두를 압도하는 광경.
번쩍.
그러나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다.
손에 쥐고 있던 붉은 눈의 스태프가 번뜩인다. 스태프에 걸린 왕관이 푸른 빛을 뿜어낸다.
촤아아아악.
가이탄 호수에 있던 거대한 물을 하늘 높게 모은다. 작은 바다 같던 호수에 밑동이 드러난다.
타이탄 영지 햇빛을 검은 물웅덩이로 가린다.
“······!”
“!!”
지상에 수분기가 완전히 사라졌다.
흑마법사 모두가 침을 꼴깍 삼키며 목을 젖힌다. 머리 위를 살펴본다.
저것이 지금 떨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떠올렸으므로.
마치 작은 소리라도 내면, 그걸 신호로 떨어질 것이라는 듯. 모두 합죽이가 된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에도 사내는 오른손을 내리친다.
쏴아아아아아아-!!!!
그와 동시에 거대한 호수가 땅으로 떨어진다.
단숨에 육지가 바다로 바뀌는 풍경.
검은 파도가 덮친다.
수많은 사람이 홍수에 휩쓸려간다.
마치 성서에 나온 방주처럼.
검은돈과 인간의 탐욕, 악의 굴레를 깨끗이 지워버린다.
“어푸, 우아아아악-!!”
“끄어어억?”
그 결과, 검은 물로 가득 찬 일대.
블랙마켓 사람들은 물을 먹고 비명을 지른다.
검은 물에 둥둥 떠내려가면서도 서로를 붙잡아 끌어내린다. 서로 살겠다고 남의 얼굴을 물속에 처박는다.
그 결과, 모두 산 아래로 흘러내려 간다.
쏴아아아.
그 아래 타이탄 영지 또한 마찬가지. ‘육지 속 바다’가 되어 잠겨버린다.
기존에 있던 타이탄 도시. 엘드리치의 근거지인 욕망의 도시는 수중 도시가 되어 꼬르륵 잠긴다.
라이칸 슬로프와 페어리만이 하늘 위로 둥둥 떠오른다.
“이, 이건······?”
무중력에 둥둥 떠오른 라이칸과 페어리는 지상의 광경을 멍하니 바라본다.
상전벽해(桑田碧海).
말 그대로 논밭과 산이 검은 바다로 바뀌어 버렸으니.
광신도들이 신처럼 추종하며, 마계의 군주이자, 군단장인 거악들.
그 거악들을 무려 두 번이나 물리친 자가 어떤 괴물인지 새삼 깨닫는다.
“마신(魔神)······.”
마신(魔神).
그 이명에 걸맞은 위엄을 체감한다.
쐐애애액.
그때, 바람이 한 방향으로 몰려온다.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다. 한 사내가 다가온다.
“가지.”
젊은 사내는 라이칸이 곁으로 오자 말한다.
라이칸은 상대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겨우 네카르라는 걸 확신했다.
그의 손짓에 따라 부유하여 타이탄 영지를 빠져 나간다.
“······.”
무거운 침묵이 든다.
라이칸 슬로프는 공중에서 함께 가는 네카르를 흘깃 바라본다.
‘······설마 일전 날 상대할 때, 몇 수 봐주고 있던 거였나?’
침을 꿀꺽 삼킨다.
난생처음 느껴보는 압도감.
탐욕왕 엘드리치를 볼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거늘.
그가 선보였던 물의 분노를 되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