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컥…….”
당겨진 목줄에 샤르망이 피를 토했다.
그것은 자신이 륀트벨의 황제 라칸의 충신으로서 그에게 스스로 쥐여 준 족쇄였다.
그녀는 자신의 제자들이 쏘아낸 사슬에 사지가 묶인 채 생각했다.
나의 잘못은 무엇인가.
하늘을 우러러 주군을 기만하거나 배신할 행동을 한 적이 없었다.
“샤르망.”
“……예, 주군.”
고통 때문에 흐느낌에 가까운 짐승이 목소리가 나왔다.
“그동안 애썼다. 역시 너는 짐에게 승리를 가져다줄 줄 알았어.”
라칸이 만족스럽게 이를 드러냈다.
그러나 충족감 서린 말과 달리 그는 가시 돋친 목줄을 더욱 거세게 당길 뻔이었다.
샤르망의 마력으로 만들어낸 가시 족쇄.
그녀는 그것을 끊어낼 수 있는 힘이 있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건 주군을 배신하는 행위였다.
하지만 대체 왜?
평생 진탕에 처박히고 전장에서 뒹굴면서 그에게 세상 전부를 가져다주었다.
그의 적을 없애고 10년 넘게 적대적인 관계였던 그러나 매번 마탑의 개입으로 번번이 장악에 실패했던 엘리움마저 무너뜨렸다.
충성의 증거로 그의 오랜 염원인 대륙 제패까지 가져다주었는데…….
“너는 쓸모를 다했다. 이제는 나를 위해 죽어라.”
“대체…… 왜?”
샤르망이 처음으로 그에게 의문을 제기했다.
라칸은 다시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네가 살아 있으면 내가 가장 강한 자가 되지 못하지 않으냐. 그러니 네가 죽어야지.”
“…….”
단지 그 이유로? 그게 내가 없어져야 하는 이유라고?
귀를 관통한 충격이 주변의 소음을 잡아먹었다. 귀가 먹먹했다.
그렇구나. 주군의 뜻은 그런 것이었군.
가장 강한 자라는 것이 자신의 잘못이었다.
참으로 개다운 생각이 아닐 수 없었다.
샤르망이 허탈하게 고개를 떨궜다.
그 말 한마디에 주군의 행동에 대해 처음으로 들었던 의문이 허무하게 해소되었다.
지금껏 참고 버텨왔던 모든 것이 한순간에 체념 되는 순간이었다.
“샤르망 노엘 켄더스. 마지막으로 너에게 죽음을 명한다.”
그리고 그녀는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