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34 재벌에이스 =========================
최민혁도 그 정도는 알았다. 하지만 박민주보다 더 디테일하게 박규철 회장을 잘 알았다. 박규철 회장이 최민혁에게 골프채를 넘긴 건 더 이상 골프를 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었다.
즉 최민혁이 골프 공을 치는 걸 보고 여기서 골프 치는 걸 끝낼 생각이었던 것이다. 최민혁이 골프채를 들고 골프 공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자 박규철 회장이 캐디에게 턱짓을 했다. 그러자 캐디가 핀을 꺼내서 핀을 꽂고 그 위에 골프 공을 올렸다.
“마음껏 쳐 보게.”
박규철 회장의 말이 들려오고 최민혁은 골프 공 앞에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냅다 골프 채를 휘둘렀다.
최민혁의 체구에서 뿜어져 나온 힘은 어마했다.
따악!
맞는 순간 공은 그대로 쭉 뻗어서 300야드는 족히 날아간 다음 페어웨이 안으로 가볍게 안착했다.
짝짝짝짝짝!
“나이스샷!”
캐디들이 난리였다. 그리고 박규철 모녀가 놀란 눈으로 최민혁을 쳐다보고 있었다.
“자네 골프 못 친다고 하지 않았었나?”
“제가요? 전 야구를 잘하지만 골프도 좀 칩니다.”
“뭐? 크하하하하!”
박규철 회장이 박장대소를 했다. 그러더니 다른 골프 가방을 매고 있던 캐디를 불렀다.
“아무래도 이번 라운딩은 다 돌아야겠어.”
그리곤 골프채를 꺼내서는 최민혁이 친 쪽으로 그대로 공을 때렸다. 박규철 회장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장타를 쳤고 최민혁이 날려 보낸 페어웨이 보다 조금 못 미친 티(tee) 위로 공을 떨어트렸다.
“가지.”
그리곤 최민혁과 나란히 걸으며 얘기를 나눴다. 최민혁은 차성국 시절에도 이런 식으로 박규철 회장의 말동무를 해 준 적이 있었기에 별 수대롭지 않게 그와 같이 걸어갔다. 그런 두 사람을 보고 박민주의 눈빛이 복잡해졌다.
오성그룹 박규철 회장에 나란히 걸어가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에서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몰라서일까? 최민혁은 태연하게 박규철 회장과 얘기를 나누면서 공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 그를 잠시 쳐다보고 서 있던 박민주는 주위에 사람이라곤 경호원들 밖에 보이지 않자 황급히 그들을 따라 움직였다.
최민혁과 박규철 회장이 18홀까지 돌자 시간이 6시를 넘어 있었다.
“저녁 먹자. 뭐 좋아하나?”
최민혁은 박규철 회장이 골프 친 뒤 단골 해장국 집에 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저는 뭐든 잘 먹습니다. 근데 오늘은 해장국이 당기네요.”
“해장국? 하하하하. 젊은 사람 식성하곤. 좋아. 내가 잘 아는 해장국 집이 있는데 오늘 거기로 데려가지. 민주야. 너도 따라 와라.”
“네. 아버지.”
그렇게 박규철 회장을 태운 차가 앞장을 서고 최민혁과 박민주가 탄 차가 그 뒤를 따라 움직였다. 물론 그 앞뒤로 경호차들이 따라 붙은 상태였다.
뉴서울 CC에서 차로 20분 쯤 이동하면 작은 읍이 나오는데 그 읍사무소 옆에 뼈다귀 해장국 집이 있었다. 그 집 안으로 들어선 최민혁이 감개무량한 어린 얼굴로 주위를 살폈다.
‘여기도 오랜 만이로군.’
최민혁은 박규철 회장와 골프를 치고 나면 거의 80-90%는 여기에 왔었다. 그래서 여기 사장은 물론 직원들의 얼굴까지 다 눈에 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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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주는 해장국이 입맛에 맞지 않는지 남겼지만 최민혁은 두 그릇을 싹싹 비웠다. 그걸 보고 박규철 회장이 기분 좋게 웃었다.
“하하하하. 역시 덩치에 맞게 많이 먹는 군. 남자가 그래야지. 음식 앞에 두고 깨작거리는 녀석들이 제일 밥맛이야.”
그래 놓고 정작 박규철 회장 자신은 음식 앞에 깨작거리기 일쑤였다. 그를 오랫동안 곁에서 모셔 온 최민혁이 그걸 모를리 없었다.
‘하여튼 주둥이만 살아서는......’
예전에 박규철 회장은 최민혁에게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하지만 지금 박규철 회장은 최민혁에게 그저 늙은 영감탱이에 불과했다. 그것도 말 많고 변덕 심한, 거의 노망난 수준의 영감탱이 말이다. 그런 영감탱이는 어떻게 비위를 맞춰야 하는지 최민혁은 또 누구보다 잘 알았다.
“맞습니다. 역시 회장님은 사나이시네요.”
“사나이?”
“네. 혹시 해병대나 특수부대 나오셨습니까?”
“아니 자네가 그걸 어떻게......”
박규철 회장은 자기가 현역, 그것도 특수부대를 나온 걸 자랑으로 여겼다. 하지만 알고 보면 특수부대 PX에서 일반 사병으로 군 생활 한 게 다였다.
“역시 포스가 다르시더라고요. 군 생활 어땠습니까?”
“그거야..............”
원래 남자의 군 생활 얘기가 시작 되면 술이 필요 한 법. 박규철 회장은 해장국과 함께 술도 시켰다. 그리고 두 시간에 걸쳐서 지치지도 않는지 한 번 쉬지도 않고 계속 군생활 얘기를 했다.
‘젠장.......한 번만 더 들으면 진짜 100번째겠다.’
최민혁은 박규철 회장의 군대 얘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아예 그의 군 생활을 다 외우고 있을 지경이었다. 그러니 그 얘기를 또 듣는 게 곤욕일 수밖에 없었다. 그때 최민혁은 박규철 회장의 얘기는 한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세나와 얘기를 나눴다.
‘세나.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들은 어때?’
[오성그룹에서 없애려고 난린데 제가 계속 방해를 하고 있어요. 안 되겠다 싶으면 신종 바이러스 하나를 퍼트려 버릴까 생각 중이에요.]
34차원계에서 온 시스템이었다. 세나가 말한 바이러스란 게 엄청 대단한 것임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최민혁은 세나와 인터넷부터 시작해서 사업 얘기까지 나눴는데 그때 얘기 도중 세나가 뭔가 생각이 난 듯 최민혁에게 얘기했다.
[............아참. 아까 유태국 실장이 골프장을 찾아서 박규철 회장과 만났어요.]
‘박규철 회장이 유태국 실장을?’
최민혁이 봤을 때 현 사황에서 박규철 회장이 유태국을 따로 불러 만날 일은 한 가지 이유뿐이었다. 바로 유태국의 경질.
‘드디어..........’
유태국이 비서실장 자리에서 물러 날 모양이었다. 아마 이 사실은 오성그룹 본사에도 퍼졌을 터였다. 그리고 제 2의 유태국이 되기 위한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 질 테고.
‘잘 됐네.’
안 그래도 최민혁은 전지훈련을 다녀와야 하는데 그 동안 오성그룹은 내홍을 겪을 것 같아서. 박민주는 아마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들 터였다. 하지만 박규철 회장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고.
‘일이 재미있게 돌아가겠군.’
최민혁은 그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두고 해외로 한 달씩이나 나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아쉬웠다. 하지만 해외는 꼭 나가야 했다. 그의 비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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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으! 그때는 말이야 총도 지금 같은...............”
박규철 회장은 해장국 대신 술국을 주문해서는 소주와 같이 마시며 군대 얘기에 열중했다. 당연히 박민주에게 이 자리는 가시방석이나 마찬가지였다. 왜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얘기가 군대와 축구 얘기라는데 박규철 회장은 70년대 군대 얘기를 하고 있었다.
“..........때 내가 축구를 또 얼마나 잘했냐면............”
설상가상 스토리가 군대에서 축구 한 얘기로 넘어가고 있었다. 최민혁은 차마 자리에서 일어나지는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박민주를 보고 웃었다. 그때 최민혁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강동경찰서 강력계 형사들이 인신매매 현장을 급습해서 제법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특히 경인지역에서 활약하던 인신매매 조직을 거의 뿌리 뽑고 그 두목을 잡는 등 혁혁한 성과를 올렸습니다. 역시 마스터의 제보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임으로 마스터에게도 보상 포인트가 지급 됩니다.]
최민혁은 장기매매단의 아지트를 어머니에게 알려드린 뒤 그 덕에 이런 식으로 계속 짭짤한 보상을 받고 있었다.
‘이번에는 얼마나 되려나?’
최민혁이 잔뜩 기대하고 있을 때 그의 눈앞에 간결한 창이 떴다.
[획득 포인트 +5,000. 사업가 총 포인트: 5,000]
‘에게게.....’
오늘 야구 할 때만 해도 수만 포인트를 받았다 쓰고 했던 최민혁에게 있어 5천 포인트는 확실히 작게 느껴졌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 얻은 불로소득으로 보면 5천 포인트는 결코 작은 포인트가 아니었다.
그때 최민혁은 세나에게 사업가 상세 창을 열어 줄 것을 부탁했다. 그 동안 최민혁이 냉철한 사업가 창을 통해 구입한 보유 능력은 꽤 많았다.
‘이번 기회에 보유 능력 좀 확인하자.’
앞서 최민혁은 겹치는 능력은 하나로 합치는 일을 했었다. 그 뒤 세나가 겹치는 능력을 최민혁에게 권한 적은 없었지만 능력을 확인 하는 김에 그 점도 다시 확인해 보기로 했다.
‘영감탱이. 그 동안 날 대신 할 말동무를 찾지 못한 모양이로군.’
박규철 회장의 군대 얘기는 아직 끝나려면 한참 멀었다. 군대 얘기만 하자면 한 시간이면 소진 될 얘기꺼리였는데 중간중간 딴 쪽으로 빠졌기에 아마 짧으면 두 시간 길면 세 시간은 더 떠들 터였다.
“오오! 그랬어요? 와아!”
그걸 알기에 최민혁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열심히 추임새도 넣어 주었다. 하지만 실상 최민혁은 박규철 회장의 얘기를 한 귀로 듣고 다 흘리면서 딴 생각에 빠져 있었다. 바로 그의 눈앞에 뜬 냉철한 사업가 창에서 자신의 보유 능력을 확인하고 있었던 것이다.
-냉철한 사업가
총 자산: 548,678,715,340원
투자처: 없음
보유 능력: 선견지명(2단계), 능력빙의(2단계), 매력남(2단계), 순간이동(2단계), 전기맨(2단계), 투명인간(2단계), 정욕의 화신(2단계), 트래킹(Tracking)(2단계), 이레이즈(Erase)(무(無)단계), 천상의 목소리(2단계), 손만 대도 맛있어(2단계), 감시자의 눈과 귀(2단계), 행운의 손(2단계), 매직미사일(2단계), EMP(무(無)단계), 해킹(2단계), 큐어(2단계), 워닝(Warning)(2단계), 언락(Unlock)(무(無)단계), 투시안(무(無)단계), 슬립(Sleep)(2단계), 무음(2단계), 변신(2단계), 리커버리(Recovery)(2단계), 연주 마스터(2단계), 슬립(Slip)(2단계), 차폐막(2단계), 자백(무(無)단계), 청소(2단계)
특수 능력: 텔레포트(2단계)
아이템: 저용량 아공간 주머니(1m X 1m X 10m), 톤백(아공간 사용), 개 몽둥이, 해독(소모성)-1개
할인권: 없음.
그러다 냉철한 사업가의 상세 창에 할인권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세나에게 물었다.
‘세나. 타자 상세 창에 있는 30% 할인권을 냉철한 사업가 상세 창으로 가져 올 순 없는 거야?’
그 질문에 세나가 바로 대답했다.
[물론 가능합니다. 옮겨 드릴까요?]
‘그래 주면 고맙지.’
최민혁의 말이 끝나자 세나는 바로 그의 눈앞의 냉철한 사업가 상세창을 바꿔 주었다.
-냉철한 사업가
총 자산: 548,678,715,340원
투자처: 없음
보유 능력: 선견지명(2단계), 능력빙의(2단계), 매력남(2단계), 순간이동(2단계), 전기맨(2단계), 투명인간(2단계), 정욕의 화신(2단계), 트래킹(Tracking)(2단계), 이레이즈(Erase)(무(無)단계), 천상의 목소리(2단계), 손만 대도 맛있어(2단계), 감시자의 눈과 귀(2단계), 행운의 손(2단계), 매직미사일(2단계), EMP(무(無)단계), 해킹(2단계), 큐어(2단계), 워닝(Warning)(2단계), 언락(Unlock)(무(無)단계), 투시안(무(無)단계), 슬립(Sleep)(2단계), 무음(2단계), 변신(2단계), 리커버리(Recovery)(2단계), 연주 마스터(2단계), 슬립(Slip)(2단계), 차폐막(2단계), 자백(무(無)단계), 청소(2단계)
특수 능력: 텔레포트(2단계)
아이템: 저용량 아공간 주머니(1m X 1m X 10m), 톤백(아공간 사용), 개 몽둥이, 해독(소모성)-1개
할인권: 보유능력 30%DC(1회 한정)
최민혁은 바뀐 냉철한 사업가의 상세 창 제일 밑에 할인권이 없음에서 30% 할인권이 생긴 걸 보고 생긋 웃었다. 그리고 마저 보고 있던 보유 능력들을 자세히 살폈다.
그 과정에서 최민혁은 다른 능력들은 꾸준히 잘 쓰고 있는데 잘 안 쓰는 능력 두 가지를 찾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