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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388화 (1,388/1,498)

1388화 선천무도석의 무예천부 심사

일곱 개의 그림자가 완전히 구속에서 벗어나 진남을 쫓아왔다.

그들은 독특한 수단이 있는 것처럼 진남이 아무리 멀리 있어도 찾을 수 있었다.

진남은 긴장했다.

다행히 '선' 자에 눌린 후 그림자들은 시간이 꽤 오래 지나서야 하나씩 나타났다.

진남은 그림자들이 너무 빨리 나타나지 않게 하기 위해 걸음을 멈추었다.

그림자들이 그에게서 가까워지면 '선' 자를 드러내 그들을 눌렀다.

"이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림자들에 쫓기면서 그는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했지만 모두 효과가 없었다.

"응?"

진남은 앞쪽에 매우 짙은 안개가 낀 것을 발견했다.

더 기이한 건 그림자들의 기운이 전부 흩어졌다.

진남은 잠깐 망설이더니 '선' 자 등 문자들을 드러내 자신을 보호하며 앞으로 날아갔다.

검은 안개 속에 엄청난 위험이 있어도 그는 쳐들어가 보려 했다.

그는 이유 없이 그림자들에게 쫓겨 죽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검은 안개 속에 들어서는 순간 진남의 신념, 동력 등이 다시 눌려 그는 방원 삼 장 정도밖에 볼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그를 보호하던 문자들도 빛을 반짝거렸다.

'선' 자는 유난히 눈부신 빛을 반짝거렸고 안에서 선음이 들렸다.

또, 검은 안개가 조금도 진남의 체내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다.

진남이 검은 안개에 도기를 휘두르자 기이한 광경이 나타났다.

도기는 반장 정도밖에 날아가지 못하고 사라졌다.

마치 엄청난 요수가 도기를 삼켜버린 것 같았다.

"옛 문자가 안개를 막아주어 다행이구나."

진남은 안도했다.

이런 기이한 검은 안개는 대단했다.

그의 경지로도 잠시밖에 버틸 수 없었다.

"안개 속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겠구나."

진남은 더 조심하며 앞으로 움직였다.

주위는 조용했다.

진남의 발걸음 소리 외에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진남은 한 시진 정도 걸었다.

땅에는 잡초 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발아래의 암홍색 땅도 기복이나 구덩이가 없이 평탄했다.

진남은 뼈만 남은 손이 약한 빛을 풍기며 검은 안개에 침식되지 않으려고 저항하는 걸 발견했다.

진남은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진짜 아무것도 없었으면 그는 오히려 더 두려웠을 것이었다.

"뼈만 남은 손은 대단하구나, 아직도 엄청난 무도의지가 남아 있다. 손의 주인은 생전에 무상천존의 경지를 초월한 거물이었겠다……."

진남은 허리를 숙여 관찰하고 감탄했다.

손의 주인이 얼마나 강한지는 알 수 없었다.

진남은 주천만계의 무력 체계에 대해 잘 몰랐다.

모르면 두려움이 없다고 진남은 모르기 때문에 놀라지 않았다.

진남은 손을 거두어들이지 않았다.

손뼈는 힘이 없었고 나머지 무도의지는 그에게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는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반 시진마다 부러진 팔다리들이 나타났다.

그중에 다리뼈 한 개가 가장 놀라웠다.

다리뼈에서 풍기는 무도의지는 검은 안개를 방원 이 장 밖으로 밀었다.

시간은 조금씩 흘러 하루가 지났다.

검은 안개는 끝이 보이지 않았고 진남은 계속 앞으로 걸었다.

"검은 안개가 짙어지기 시작했구나……"

진남은 중얼거렸다.

그는 더 많은 힘으로 문자들을 움직여야만 검은 안개를 막을 수 있었다.

"이곳의 검은 안개가 모든 걸 막아 내 힘은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구나. 힘을 절반 정도 썼는데도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면 물러가야겠다."

진남은 결심을 내렸다.

그는 세 시진 정도 더 버틸 수 있었다.

진남은 반 주 향이 타는 시간도 안 돼 희미한 빛을 발견했다.

진남은 정신이 들었고 걷는 속도를 높였다.

"이건……?"

앞쪽 땅에 높이가 만 장, 면적이 천 장 되는 삼 층짜리 탑이 나타났다.

탑은 최상품 백옥으로 만든 것처럼 깨끗했고 흰색 빛무리를 풍겼으며 짙은 검은 안개 속에서 방원 천 장을 밝혀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다.

앞쪽 땅은 절세의 깨끗한 땅 같았다.

진남은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이건 무슨 법보이지? 신위가 이렇게 강할 수 있나?'

"만약 이 보물을 얻는다면……."

진남은 눈빛이 뜨거워졌다.

"자식, 이건 보물이 아니다. 욕심내지 말거라."

이때 목이 쉰 소리가 탑 안에서 울려 퍼졌다.

가슴에 붉은 구름을 수놓은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노인이 탑에서 걸어 나왔다.

노인은 머리카락이 새하얗고 얼굴은 주름이 가득했으며 눈빛이 흐릿하여 기이한 느낌을 주었다.

진남은 조금 놀랐지만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공수했다.

"선배님은?"

이렇게 대단한 탑에서 나온 노인은 분명 범상치 않은 존재일 것이었다.

노인은 억지로 미소를 짓고 말했다.

"자식, 너 배짱이 크구나. 이곳을 덮은 안개는 절도독장(?道毒?)이다. 제황 등급의 존재가 와도 주의해야 한다.

네가 '선' 자를 장악했을 줄 몰랐다. 대연천종이 파멸된 후 백여 명의 후손들이 나타났다. 그들 중에서 '선' 자를 장악한 자는 두 명밖에 안 된다.

'선' 자가 없었다면 너는 진작에 죽었다."

진남은 식은땀이 났다.

그는 절도독장이 이렇게 대단할 줄 몰랐다.

"내 소개를 하겠다. 나는 명도자(冥道子)이다. 대연천종의 신수각의 각주(閣主)이다."

명도자의 희미한 눈에 작은 금색 불꽃이 나타났다.

그는 진남을 훑어보며 말했다.

"흰색 탑은 대연천종의 신수각이다. 단약을 만드는 곳이다."

진남은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만약 주천만계의 사람들이 이곳에 왔다면 엄청 기뻐했을 것이었다.

주천만계는 대상계와 달랐다.

주천만계의 단도(丹道)는 매우 창성하고 체계가 방대했으며 많은 선단들은 효능이 엄청났다.

신수각은 대연천종의 연단각이니 강대한 연단술, 단방, 단약 등이 있을 것이었다.

만약 그중에 한두 가지를 얻는다면 엄청난 기연을 얻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상계는 달랐다.

대상계는 단도도 창성하지 않고 무인들은 천존이나 무상천존의 경지로 진급하는 것만 신경 썼다.

때문에, 진남은 조금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고 떠보듯 말했다.

"선배님께서 저를 만나러 나오신 건……"

명도자는 감탄했다.

진남의 반응을 보고 그는 진남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고 최고급 세력에서 왔거나 무상의 강자의 지도를 받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이렇게 침착할 수 없었다.

명도자는 진남이 마음에 들어 웃으며 말했다.

"네가 '선' 자를 얻은 건 우리 대연천종의 진정한 전승과 인연이 있다는 걸 설명한다. 또 너의 무예천부가 매우 강하다는 걸 증명한다. 전례를 깨고 너를 우리 신수각의 심사에 참가하게 하겠다. 네가 요구에 부합되면 신수각의 단술, 단방을 임의로 세 가지 선택할 수 있다. 단약은 절반을 가질 수 있다."

진남은 눈을 반짝거리며 물었다.

"선배님, 어떤 심사입니까? 어떻게 하면 요구에 부합될 수 있습니까?"

그는 단술이나 단방 등에 관심이 없었지만 어렵지 않다면 거절하고 싶지 않았다.

명도자는 악의가 없는 것 같았다.

아니면 명도자의 수단으로 진남은 반항하지 못했을 것이었다.

그리고 대연천종이 파멸된 지 백만 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명도자가 특이한 수단으로 지금까지 살아있는 걸 보아 전에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었다.

"잠깐 기다리거라."

명도자는 탑 안으로 들어가더니 잠시 후 손바닥만 한 돌을 들고 나왔다.

명도자가 손을 내밀자 돌은 땅에 떨어지더니 커지기 시작했다.

돌은 두 사람의 키만큼 되여서야 멈추었다.

시커멓던 돌은 금색으로 변하여 빛을 반짝거렸는데 매우 범상치 않았다.

"이건 신수각의 지보 선천무도석이다. 전에 우리 대연천종은 우연한 기회에 상고의 선천무체의 강자를 구해주었다. 강자는 죽은 후 우리에게 몸을 남겨주었다. 우리는 그의 몸으로 돌을 만들었다."

명도자는 천천히 말했다.

"이 돌은 여러 가지 상상할 수 없이 강한 위능이 있다. 그중 한 가지는 무인의 무예천부를 측정할 수 있다."

명도자는 빙그레 미소를 짓고 말했다.

"선천무도석은 무예천부를 측정하는 다른 보물들과 다르다. 이 돌은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돌은 구십구 개의 이상이 있는데 무예천부의 구십구 개의 등급을 대표한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좀 전에 말씀하신 심사가 바로 무예천부를 측정하는 겁니까?"

"맞다."

명도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로부터 많은 세력들은 단약을 만들려면 단부(丹賦) 다시 말해 단약을 만드는 재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 신수각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는 무예천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단약들은 무예의 종자와 같다. 무예천부가 강한 사람은 종자에 더 많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고 종자가 더 잘 자라게 할 수 있다. 연단사의 자질을 갖고 태어난 거지. 네가 심사에 참가하여……."

명도자는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

"서른세 개의 이상을 일으키면 된다."

그들의 규정대로라면 쉰다섯 개의 이상을 일으켜야 표준에 도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명도자는 진남이 마음에 들었고 자신이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며 진남이 자신이 만난 선 자를 장악한 마지막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요구를 낮추었다.

"좋습니다. 선배님, 심사에 참가하겠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동의했다.

다른 심사라면 그는 망설였을 것이지만 무예천부를 측정하는 거라면 고민할 거 없었다.

무예천부를 측정하는 건 위험하지 않았고 그는 자신의 무예천부에 확신이 있었다.

"삼십삼 등급에 도달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진남은 중얼거리는 한편 궁금증이 생겼다.

'나의 무예천부는 어느 등급일까?'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을 선천무도석에 올리면 된다."

명도자가 말한 대로 손을 무도석에 올리자 진남은 기묘한 힘이 그에게 주입되는 걸 느꼈다.

그는 마음이 평온해졌고 변화무쌍한 상태에 빠졌다.

명도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빨리 상태에 빠졌으니 삼십삼 등급에 도달하는 건 문제 없었다.

"후, 신수각이 표준을 낮추어야 결과를 책임질 사람을 찾을 수 있다니."

쉰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사기를 풍기는 시커먼 노인이 탑에서 걸어 나왔다.

노인 몇 명이 뒤따랐다.

그들도 모두 사기를 풍기고 피부가 시커먼 것이 사람 같기도 하고 귀신 같기도 했다.

"이자는 별로요. 전에 '선' 자를 얻은 두 명보다 못하오. 그들이 선천무도석에 손을 올렸을 때 열 개의 이상을 일으켰고 마지막에 칠십 개의 이상을 일으켰소."

"맞소. 이자는 기껏해야 오륙십 개의 이상을 일으킬 것 같소. 이런 무예천부로 선 자를 얻다니. 대연천종의 전승의 표준도 낮아진 거요?"

다른 두 노인이 말했다.

그들은 진남을 얕잡아본 것이 아니라 이런 상황이 속상하고 기가 막혔다.

명도자는 기분이 나빴다.

"이렇게 되었는데 이런 말을 한들 무슨 소용 있소? 이 자식이 칠십 등급에 도달해 우리를 기쁘게 할 수도 있지 않겠소? 처음에 이상을 일으키지 못했다고 무예천부가 강하지 않다는 건 아니오."

노인들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각주, 자네는 방금 한 말을 믿소? 각주, 우리는 그저 아쉬울 뿐이오. 다른 뜻은 없소."

"맞소, 각주, 지금의 상황을 우리도 잘 알고 있소."

명도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그도 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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