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5화 오적이 알려준 비밀
'그러고 보니 청궁의 보물들은 신비한 청궁의 주인이 대상계의 무인들을 위해 준비한 것 같다. 청궁의 주인은 왜 그랬을까?'
진남은 헛숨을 들이켰다.
청궁의 주인이 청궁 같은 곳에 많은 보물을 남겼다면 이유는 딱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자신을 위해 전승을 남기고 후계자를 남기려고 했을 수 있었다.
두 번째는 한 무리 사람들을 가르치고 그들이 성장하면 사용하려고 했거나 어떤 사명을 완수시키려고 했을 수 있었다.
"상황으로 봐서 두 번째 가능성이 더 크다. 아, 아니다. 두 번째 이유라면 왜 대상계의 무인들에게 지보를 주려고 했을까?
청궁의 주인은 다른 세상에서 온 게 분명했다. 엄청난 힘을 장악한 그는 다른 세상에서 무인들을 고를 수 있었다. 첫 번째 이유라고 해도 같은 점이 석연치 않다.
그는 왜 그 세상에서 후계자를 고르지 않았을까? 그 세상의 무도가 대상계보다 훨씬 강할 것 같은데……."
진남은 중얼거렸다.
"에잇, 모르겠다. 생각하지 말자."
이내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청궁의 주인은 신성한 존재였다.
진남은 그의 생각을 쉽게 추측할 수 없었다.
"동생, 놀라지만 말고."
오적은 걱정이 가득한 표정으로 전음했다.
"빨리 점을 봐 줘. 나를 가지게 될 나쁜 놈이 누구인지 알아봐 줘. 나는 청궁을 누비고 다니며 많은 지보들을 제압했다. 그런데 나쁜 놈의 손에 들어가면 어떻게 하느냐?"
진남은 어이가 없었다.
'너야말로 나쁜 놈이다.'
"방금 네 말을 들으니 이상한 기분이 든다."
진남은 신비한 척하며 말했다.
"오? 말해보거라."
진남은 말했다.
"그게……. 너를 얻을 사람이 나인 것 같다."
진남은 조심스럽게 말을 내뱉었다.
의외로 시공지력의 방해를 받지 않았다.
"체, 너라고?"
오적은 경멸스런 표정을 짓고 말했다.
"동생, 내가 너를 얕잡아본다고 하지 말거라. 고작 천존정상인 네가 무슨 재간으로 나를 얻을 수 있겠느냐? 내가 규칙에 속박을 받아 힘이 약해졌다고 해도 적어도 무상천존이 와야……."
오적은 문득 반응하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차, 너희들은 참황대로 가서 무상천존이 되려고 온 거지?
지금의 진남은 그를 얻을 실력이 못 되지만 나중에도 안 된다는 보장은 없었다.
진남은 저도 몰래 웃었다.
"어때? 오적, 내가 너를 얻게 해줄 거지?"
오적은 표정이 여러 번 바뀌었다.
그는 불쾌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그는 무언가 생각났는지 허허 웃었다.
"네 말이 맞다. 청궁의 규칙 때문에 나는 결국 대상계의 무인의 소유가 될 것이다. 차라리 네가 나를 얻는 게 낫겠다. 나는 네가 마음에 들거든."
그는 더욱 활짝 웃더니 말했다.
"하지만 동생, 네가 무상천존이 되어도 호룡정청인을 얻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네가 몇 가지 조건만 대답하면 지름길을 열어줄게. 어때?"
그는 의미심장하게 한마디 덧붙였다.
"이건 너의 대조화이다. 청궁에서 나는 무적이다. 심지어…….
아니다. 아무튼 호룡정천인을 얻으면 네 미래는 창창할 것이다."
진남은 흥미를 잃고 물었다.
"무슨 조건인지 말해보거라."
오적이 지름길을 열어주든 열어주지 않든 호룡정천인은 결국 그가 가질 것이었다.
오적은 잠깐 고민하더니 말했다.
"요구가 많지도 않다. 첫 번째는 너와 나는 주인과 하인의 사이가 아니라 평등해야 한다. 두 번째는 규칙을 핑계로 나를 제압하면 안 된다. 세 번째는 자주 함께 사람을 때리러 가야 한다. 네 번째는 시끄러움을 자주 일으켜야 하고……."
진남은 오적이 엄청난 조건을 제기할 줄 알았다.
하지만 열 몇 개의 조건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들이었다.
"그래, 문제없다."
오적은 흥분했다.
"그럼 그렇게 하자. 하하하, 내가 규칙은 지켰지만 미리 인연이 있는 자를 찾은 것을 그는 모를 거다. 자자자, 동생. 네 몸에 먼저 수단을 만들어둬야겠다."
오적이 손가락을 튕기자 오래된 빛이 진남의 영혼에 주입되었다.
"오적 형님, 이제 우리는 손을 잡았으니 함께 진보해야 합니다. 그 전에 제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있는데 형님께서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진남은 말했다.
그가 오적의 요구에 응한 것은 이유가 있었다.
진남은 호칭도 친근하게 바꾸었다.
그는 대상계에 아직 몇십 년 더 머물러야 했고 오적의 도움이 있으면 청궁의 위험들은 없는 거나 다름이 없었다.
진남은 나중에 청궁의 비밀들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그래 문제없다. 내가 동생을 데리고 청궁을 누비며……."
오적이 손을 흔들자 패기가 넘쳤다.
그때였다.
그는 무언가 느끼고 미간을 찌푸렸다.
"참황대에 도착했다."
천극방의 영과 용도천존은 두 눈에 빛이 스쳤다.
그들은 천지가 오색찬란한 노을빛으로 변하고 하늘과 땅 등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빛의 세계가 그들 앞에 나타났다.
노을빛은 엄청나게 컸으며 한눈에 끝이 보이지 않았다.
호룡정천인도 그 앞에 서면 먼지처럼 작아 보였다.
그 외에 진남 등은 멀리서 천존정상 경지의 대요와 이상한 생령들이 빠르게 날아와 노을빛에 부딪히는 것을 발견했다.
청궁에서 태어난 존재들이 천고만난(千苦萬難)을 겪고 참황대에 와서 무상천존으로 진급하려는 것이었다.
"참황대는 평생에 한 번밖에 들어가지 못한다. 때문에, 기회를 소중히 여기고 놓치면 안 된다."
오적은 말했다.
"그리고 너희들은 안에 들어가면 고민하지 말고 소란을 피우고 싶은 대로 피우거라. 참황대의 시공지광은 기억과 같아서 너희들에게 영향을 주지도 않고 무엇을 개변시키려고 하지도 않는다."
오적은 숨을 돌리고 이어서 말했다.
"참황대의 일은 시작부터 끝까지 도합 육 개월이 걸린다. 너희들이 안에서 죽을 수도 있다. 또한, 시간이 되었는데도 나오지 않으면 안에서 죽게 된다."
그의 말에 계현은 등골이 오싹했다.
"천 형, 들어가십시오. 저는 주재정상의 경지밖에 되지 않으니 따라 들어가서 시끄럽게 굴지 않겠습니다."
오적은 그를 힐끗 보며 말했다.
"진짜 들어가지 않을 거지?
참황대는 너에게 엄청난 기연이다. 너는 천존을 만날 수 없어도 참황대에서 만나는 모두가 엄청난 존재들이다. 네가 그들 중 한 사람의 마음에 들어 가르침을 받는다면 무도나 공법에 대한 이해가 확 진보할 것이다.
너희가 참황대의 보물들과 천재지보들을 삼키면 참황대가 끝나 청궁에 왔을 때 그것들은 사라진다. 하지만 너희들이 그 보물과 천재지보들에서 얻은 진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의 말에 진남과 천극방의 영, 용도천존은 두 눈에 빛이 스쳤다.
오적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참황대에 들어가 청궁의 주인처럼 무상천존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참황대 안에 있는 거물들과 무도를 토론하고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었다.
"와, 시공지광이 이렇게나 현묘하다니……."
계현은 두 눈을 반짝거렸다.
오적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됐다. 너희들은 이제 기운을 거두고 노을빛에 뛰어들거라."
말을 마친 오적은 진남에게 전음했다.
"동생, 네가 점을 봐주면 내가 큰 비밀을 말해주겠다고 했지?"
진남은 감동했다.
그는 오적에게서 좋은 점을 얻으려고 아무렇게나 한 말이었는데 그는 약속을 잊지 않았다.
"허허, 그 비밀을 지금 알려줄게. 참황대에 들어가면 점이 큰 도움이 될 거다."
오적은 이상하게 웃더니 손가락을 튕겼다.
빛이 날아와 진남의 식해에 들어갔다.
쿵-!
식해가 격렬하게 흔들리고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어둠 속에 웅장한 문이 열리고 빛들이 날아와 진남의 식해에 그림을 만들었다.
그림 속에는 청색 옷을 입은 사내가 나타났다.
사내는 검은 머리카락이 어깨에 닿고 이목구비가 깨끗하게 생겼는데 세속을 벗어난 느낌이 들었다.
그림 속 사내는 살아있는 것처럼 진남의 영혼을 바라보았다.
"응?"
진남은 안색이 변해 대동천결을 움직였다.
그림 속 사내의 시선은 날카로운 검처럼 날아가 진남의 영혼을 베었다.
진남은 반응이 빨라서 공격을 막았지만, 충격을 입고 몸이 흔들렸다.
"그림 속 사내는 누구입니까? 이자는 그림 속의 시선만으로도 제 영혼을 다치게 할 수 있습니다."
진남은 오적을 바라보았다.
"허허, 그림 속 사내가 바로 청궁의 주인이다. 너는 참황대에 들어가면 이 그림을 보고 그를 찾을 수 있다."
오적은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그 녀석은 두 개의 취미가 있다. 하나는 재산을 빼앗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검을 빼앗는 것이다. 너는 이 녀석을 찾아 따라다니거라. 그러면 엄청난 좋은 점을 얻게 될 것이다."
진남은 충격을 받았다.
'청색 옷을 입은 사내가 청궁의 주인이라고?'
"참, 그리고 명심하거라. 참황대에서 이 녀석은 경지가 천존정상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때의 그는 이미 깨달음을 얻었다.
음, 아무튼 이자를 따라다니거라. 천극방 등은 데리고 가지 말거라. 아니면 좋은 점을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무상천존으로 진급할 기회도 놓친다."
오적은 신중하게 당부했다.
"알겠습니다. 오적 형님, 고맙습니다."
진남은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그는 이렇게 큰 좋은 점을 얻을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지금의 오적은 전성기이다. 청궁의 비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내가 참황대에서 돌아오면 반드시 오적을 붙잡고……."
진남은 중얼거렸다.
"갑시다."
진남 등은 서로 마주 보며 기운을 거두고 노을빛으로 날아갔다.
계현은 처음에는 고민했지만, 오적이 그의 엉덩이를 뻥 걷어차는 바람에 그대로 날아갔다.
"허허, 내가 오늘 엄청 기쁘다. 기뻐……."
오적은 흥얼거리며 다른 방향으로 날아갔다.
* * *
진남 일행은 노을빛에 들어가는 순간 엄청나게 신비한 힘과 시공의 힘이 그들을 감싸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전송대진에 들어선 것처럼 신비한 곳으로 갔다.
진남은 천극방의 영 등을 볼 수 없고 식해가 점점 무거워지며 졸음이 밀려왔다.
진남은 반항하지 않았다.
그는 졸음이 밀려올 때 쉬려고 했다.
이때, 그를 감싼 시공지력이 불꽃처럼 활활 타올랐다.
진남은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왜 이러지?"
진남은 안색이 확 바뀌었다.
그는 잠에서 깨어나 온몸을 살폈다.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육신, 식해, 영혼 그리고 규칙지력 등은 전혀 다치지 않았다.
하지만 뜨거운 느낌은 진실하게 느껴졌다.
환상의 경지가 아니었다.
"이런 돌발 상황은 나의 영혼이 태고로 왔고 시공지력까지 엮여서 그런 것 같다……."
진남은 추측하고 대동천결과 불후상마진결 등을 사용하여 저항하려고 했다.
그는 시공지력의 태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좋은 일은 아닐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다만 뜨겁게 타는 시공지력은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았지만 막을 수도 없었다.
"순리에 따르는 수밖에 없구나……."
진남은 고개를 흔들고 감정을 다스렸다.
돌발 상황에 진남은 잠에서 깨었다.
그는 시간을 계산해보고 대도천결을 펼쳐 보았다.
* * *
시간은 조금씩 흘러 어느새 닷새가 지났다.
진남은 여전히 시공지광에 가득한 노을빛 사이를 날아다니며 불에 타는 느낌을 받았다.
진남은 원래 이런 이상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진남은 깜짝 놀라서 자세히 느끼려고 했으나 아무런 수확이 없었다.
한참이 지나고 신비한 느낌이 점점 커지더니 진남은 드디어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배척하는 힘이었다.
시공지광의 힘이 아니라 시공규칙의 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