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4화 청궁의 주인이 정한 규칙
오적은 손을 흔들고 말했다.
"걱정 말거라. 나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다. 너희들, 이리로 오너라. 내가 직접 데려가마."
말을 마친 호룡정천인은 열 배로 커졌다.
각종 신의 빛들이 흘러내려 오래 되고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천극방의 영은 기뻐서 먼저 날아갔다.
진남 등도 따라서 호룡정천인에 올라탔다.
"임 도우, 수단이 좋구나. 다시 보게 되었다."
좌현노인은 임효지를 보며 말했다.
"도우들이 하루 빨리 무상천존으로 진급하기를 기원한다."
천극방의 영은 그를 보며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좌현 도우, 내가 무상천존이 되면 도우의 도움이 필요하오. 도우가 신성한 곳으로 오는 길을 열어주기를 바라오."
좌현노인이 대답하기 전에 우공노조가 재빨리 대답했다.
"천극방 도우, 걱정하지 마시오. 우리가 자네를 다시 이곳에 데리고 오겠소."
천극방의 영은 선천지보의 기영이고 무상천존이 되기 전에 무상천존을 제압할 수 있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천극방의 영이 무상천존이 되면 그들과 실력이 비슷해질 수 있었다.
심지어 어떤 방면에서는 그들을 초월할 수도 있었다.
"꾸물거리지 말거라."
오적은 손을 저었다.
그는 주선제동을 애틋하게 바라보더니 중얼거렸다.
"꼬마, 며칠 후에 다시 찾아오마……."
말을 마치자 호룡정천인이 허공을 부수고 신성한 곳에서 나갔다.
우공노조는 시선을 거두고 허허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 누구는 배 아프겠소. 천극방의 영을 하인으로 두려고 했는데 실패했으니 말이요. 천극방의 영은 매우 기분이 나쁠 것이오."
좌현노인은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별거 아니오."
우공노조는 웃음기를 지우고 말했다.
"아닌 척하지 마시오. 나중에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 이 일 때문에 자네는 기영의 자리를 빼앗길 수 있소."
좌현노인은 고개를 젓고 말했다.
"자네는 생각이 너무 짧소. 결국 나를 연화할 생각밖에 없지 않소? 나는 다르오. 나는 자네를 삼키려고 하는 것이 아니오."
우공노조는 콧방귀를 뀌고 말했다.
"그럼 무엇을 바라는 것이오? 주선신비의 규칙을 우리는 가장 겉 부분밖에 장악하지 못하오."
좌현노인은 대답을 하지 않고 날아갔다.
'곧 죽을 사람과 입씨름을 할 필요가 없다.'
* * *
그 시각, 호룡정천인은 빛을 뿜으며 빠르게 허공을 가로질렀다.
오적은 진남 등을 바라보며 말했다.
"청궁의 깊은 곳에 참황대라는 곳이 있다. 너희들이 무상천존으로 진급할 수 있는 곳이다. 우연한 기회에 탄생한 곳인데 지보도 아니고 절세 보물지도 아니다. 그곳은 시공지광이다."
진남 등은 어안이 벙벙했다.
천극방의 영은 바로 질문했다.
"시공지광이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오적은 대놓고 무시하며 말했다.
"너는 대상계 선천지보의 기영이라는 자가 그것도 모르냐?
시공지광은 예전에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변화가 생겨서 남은 것이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후세의 사람들은 시공지광에 들어가서 그때 벌어진 일을 경험할 수 있었다.
용도천존은 놀라서 물었다.
"세상에, 그런 곳도 있습니까? 우리가 시공지광에 들어가면 안에 있는 것들이 변하지는 않습니까?"
오적은 고개를 저었다.
"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공지광에 있는 것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들이 아니다. 커다란 환상의 세계라고 볼 수 있다. 너희들이 들어가서 무언가 개변시켰다고 해도 결국 원래대로 돌아온다."
진남은 그의 말을 알아듣고 물었다.
"오적, 시공지광에 있는 참황대에 가면 왜 무상천존이 될 수 있는 거야?"
오적은 허허 웃었다.
"모르겠느냐? 시공지광에서 벌어지는 것들은 청궁의 주인이 무상천존이 될 때 벌어진 일들이다. 즉, 시공지광은 진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환상과 비슷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 성대한 장면을 빌어 무상천존으로 진급할 수 있다."
그의 말은 번개처럼 사람들 마음에 꽂혔다.
진남 등은 충격을 받았다.
오적이 시공지광에 참황대에 성대한 사건이 있었고 그들이 무상천존으로 진급할 수 있다고 한 것 때문이 아니었다.
그들은 청궁의 주인이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대상계의 거물들은 청궁에 대해 많은 추측을 했다.
그들은 청궁에 수많은 지보, 천재지보, 흉수 등이 있을 거라고 추측했다.
또, 그들은 청궁이 다른 세계의 금지일 수도 있고, 천존싸움터 같은 곳일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우연한 기회에 청궁은 대상계와 연결이 되었고 통로가 되었으며 청궁을 통하면 다른 세계에 갈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오적의 입에서 나온 '청궁의 주인'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진남 일행은 그런 추측들이 틀렸음을 깨달았다.
청궁은 신비한 존재였다.
"이렇게 대단한 청궁이 한 사람의 것이라니. 청궁의 주인은 대체 얼마나 대단한 거야……."
진남 등은 헛숨을 들이켰다.
"오적 도우, 청궁의 주인은 어떤 존재입니까?"
천극방의 영은 눈빛을 반짝거리며 물었다.
"뭐? 청궁의 주인?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오적은 말실수했다는 것을 깨닫고 모른 척을 했다.
"오적, 연기를 너무 못한다."
진남은 입을 삐죽거렸다.
"하하. 그래?"
오적은 멋쩍게 손을 저었다.
"청궁의 주인에 대해서 너희들에게 말해줄 수 없다. 말했다가는 아무리 나라도 엄벌을 받게 된다.
청궁의 모든 비밀은 청궁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능력이 있으면 너희들이 직접 찾아보거라."
천극방의 영은 더 이상 물어보기 민망해서 궁금증을 참고는 물었다.
"오적 도우, 참황대에 어떻게 들어가면 됩니까?"
오적은 말했다.
"참황대는 청궁의 상현경지에 있다. 너희들 정도의 경지로 그곳에 가면 죽으러 가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오적은 잠깐 숨을 돌리고 오만하게 말했다.
"하지만 내가 너희들을 지켜주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 나는 너희들을 그곳까지 데려다주겠다. 너희들은 안으로 뛰어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천극방의 영은 흥분했다.
그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기운을 조절하고 힘을 모았다.
용도천존은 더욱 흥분했다.
그는 이렇게 엄청난 기연을 얻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는 감격에 겨워 진남을 한번 쳐다보고 천극방의 영과 마찬가지로 힘을 모았다.
"오적 어르신, 저는 주재정상입니다. 저도 참황대에 가면 천존으로 진급할 수 있습니까?"
계현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물었다.
"네 생각에는 진급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오적은 그를 비웃었다.
"청궁의 주인 등이 무상천존으로 진급하는 성대한 모임이다. 너는 안에 들어가면 구경밖에 할 것이 없다."
말을 들은 계현은 우울해서 진남에게 원망스러운 시선을 보냈다.
"왜 나를 그런 눈빛으로 보시오?"
진남은 소름이 돋았다.
"임 형, 너무 하는 거 아니오? 예전에 우리는 생사도 함께 하고 고난도 함께 겪었소. 그런데 임 형이 잘나간다고 이제 나를 잊으면 안 되잖소. 나는 정말……."
계현은 엄청 고통스러운 척했다.
"할 말이 있으면 빨리하시오. 이런 수작 부리지 말고!"
진남은 어이가 없어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임 형, 나는 점괘추연술을 수련하는 무인이요. 임 형은 강한 점술을 알고 있으면서 왜 나에게 가르쳐주지 않는 거요?"
계현은 원망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진남은 할 말을 잃었다.
그는 계현이 그 일을 마음에 두고 있을 줄 몰랐다.
진남은 퉁명스러운 말투로 계현에게 전음했다.
"내가 무슨 점술을 한다고 그러시오. 오적을 속이기 위해서 연기를 한 것뿐이오. 나는 원래 저자의 이름을 알고 있었소."
계현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곧 더 우울해졌다.
주재정상급의 그는 괜히 이런 일에 엮여 겁을 먹고 가슴을 졸이며 여기까지 따라왔지만 아무런 좋은 점도 얻지 못했다.
"참, 네 이름이 무엇인지 물어보지도 않았구나."
오적이 진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임효지다."
오적은 허허 웃고 말했다.
"임 도우의 점술은 엄청 대단하더구나. 미래에 나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들도 알아볼 수 있겠느냐?"
진남은 마음이 흔들려서 말했다.
"해볼 수 있다. 하지만 점술은 부작용이 크다. 한 번 사용할 때마다 나는 타격을 입는다. 그러니 나에게 좋은 점을 줘야 하지 않겠느냐?"
오적은 그의 말에 놀라지 않았다.
고작 대상계의 천존이 오적의 이름을 알아맞혔는데 부작용이 없을 수가 없었다.
"그래야지."
오적은 손을 휘두르고 통쾌하게 말했다.
"나는 소심한 사람이 아니다. 너를 청궁의 깊숙한 곳에 데려갈 것이다. 그곳에서 네 마음에 드는 물건 세 개를 내가 가져다주마."
'나는 네가 마음에 든다.'
진남은 속으로만 중얼거리곤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진남이 입 밖으로 말을 내뱉으며 무서운 일이 벌어질 것이었다.
진남은 고민도 하지 않고 거절했다.
"물건들은 나에게 별 의미가 없다. 청궁의 주인에 관한 비밀을 조금 알려주는 건 어떠냐?"
오적은 표정이 굳었다.
이내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동생, 내가 위엄이 넘쳐 보이지만 이 일은 정말 말할 수 없다. 말하게 되면 나는 살해를 당할 거다. 하지만……."
그는 눈알을 굴리더니 말했다.
"대신 큰 비밀을 알려줄 수 있다. 그러면 너는 참황대에 들어가서 엄청난 좋은 점을 얻을 수도 있다."
오적은 이어서 말했다.
"하지만 먼저 점을 봐줘야 한다."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살짝 고민했다.
하지만 지금의 오적은 신용을 지켰다.
이어 진남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전에 모습을 흉내 냈다.
계현은 의아한 눈빛으로 진남을 쳐다보았다.
"점괘가 나왔다."
잠시 후, 진남은 강제로 기혈을 역류시켜 안색을 창백하게 만들고 낮은 목소리로 전음했다.
"오적, 미래의 어느 날에 피를 보게 될 것이다."
오적은 화들짝 놀라서 물었다.
"피를 보게 된다니? 해결할 방법은 없느냐?"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해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너를 공격한 자는 동황태허련과……."
진남은 청궁에서 만났던 지보들을 언급했다.
"에잇, 나쁜 놈들이 연합해서 나를 골탕 먹이는구나! 내가 돌아가서 그것들을 어떻게 죽이는지 두고 보거라."
오적은 주먹을 비비며 이를 갈았다.
진남은 그제야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나 때문에 오적이 그 지보들과 척을 진 건 아니겠지?'
"참. 동생, 대상계의 어느 무인이 나를 얻게 되는지 알아볼 수 있느냐?"
오적은 목소리를 깔고 물었다.
진남은 깜짝 놀랐다.
오적의 물음은 이상하기 그지없었다.
즉, 오적이 언젠가 대상계의 무인에게 소속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잠깐!"
진남은 놓쳤던 부분이 생각났다.
오적이 신성한 곳에서 펼친 수단들을 생각해보면 오적의 힘은 무상천존 이상이었다.
'창, 주제, 황보절, 엽소선은 왜 무상천존이 되고 서로 오적을 쟁취하려고 했을까? 심지어 그들은 오적을 진압하고 봉인했다.
그래서 결국 진남이 이득을 얻었다.
지금 상황을 보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진남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는 궁금증을 참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너를 대상계의 무인이 얻는다는 것은 어떻게 알고 있었느냐? 이 세상에 너를 얻을 수 있는 무인이 있느냐?"
오적은 허허 웃었다.
"동생, 내가 허풍을 떠는 게 아니라 그 세상의 제황이 와도 나에게 고분고분하게 행동할 거다. 하지만……."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청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지만 결국 청궁의 주인이 정한 규칙을 벗어날 수 없다. 나뿐만 아니라 태황태허련과 청궁의 다른 보물들은 결국 대상계의 무인들 손에 들어갈 것이다. 청궁의 주인이 말하기를 그게 인연이라고 했다."
진남은 머릿속에 번개가 터진 것처럼 심신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청궁에 이렇게 큰 비밀이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