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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347화 (1,347/1,498)

1347화 소홀히 하면 안 돼

천극방의 서열은 한 번도 실수가 있었던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때 임효지에게 서열 구 위의 실력이 있었더라면 그와 주제, 황보절, 엽소선의 연합을 제압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임효지는 그들을 제압하지 못했고 오히려 제압당했다.

즉, 임효지는 그때 구 위가 될 실력이 아니었다.

그런데 임효지가 왜 천극방 구 위가 되었던 걸까?

답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창이 조사한 데 따르면 임효지는 만세무회 전까지 백구십여 위 정도의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그리고 임효지는 만세무회가 끝난 후 삼십 년이나 사라졌다.

"내 생각대로 임효지가 천극방의 근원의 힘을 빌려 그 경지에 이르렀다면……."

창은 입꼬리가 비틀렸다.

그가 아는 천극방의 영은 방금 그가 한 말을 듣고 전례를 깨고 그를 도와줄 것이었다.

창은 칠 할의 확신이 있었다.

천극방의 영은 창을 들여보낸 후 복잡한 표정으로 술을 마셨다.

그는 창에 대해 줄곧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고 주제 등 나머지 셋을 마음에 들어 했다.

천극방의 영은 창이 위선적이고 다른 셋이 진솔하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단지 그의 취향 때문이었다.

천극방의 영은 대상계의 무도를 발전시키려면 여러 세력과 천재들을 똑같이 대해야 한다고 자신에게 일깨워주었다.

그는 누군가를 편애하게 되더라도 많이 차이는 두지 말자고 결심했다.

그의 취향대로 일 처리를 한다면 선택 범위는 작아지고 대상계를 위한 일이 아니었다.

평소에 계창이 같은 요구를 했더라면 천극방의 영은 단호하게 거절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창은 그가 임효지를 위해 전례를 깼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가 거절한다면 창은 어떻게 생각할까? 아무리 대범하다고 해도 기분이 나쁘겠지? 창이 이 일을 다른 천재들에게 말한다면 그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게다가 창이 수련하는 공법이 근원의 힘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면 사람들마다 길이 다르다는 핑계를 대고 거절할 수 있다. 그런데 하필 창의 천제결은 천극방의 근원의 힘이 필요하다.'

"소삼(小三), 창이 지난 일 년 동안 어떤 일들을 했는지 알아보거라."

천극방의 영은 한참 생각하더니 술잔을 내려놓고 신념을 전했다.

잠시 후, 답장이 왔고 천극방의 영은 자세히 살펴보았다.

"계창 녀석, 제법이구나."

천극방의 영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계창은 천존으로 진급한 다음 다섯 개의 대 세력들을 연합하고 여러 가지 규칙들도 수정했다.

덕분에 다음 세대의 천재들이 더 많은 자원을 얻을 수 있었다.

"휴, 그래. 어찌 되었든 대상계의 정상급 천재이다. 기분 나쁘게 할 수 없다."

천극방의 영은 한숨을 쉬고 결정을 내렸다.

그는 한 손으로 법인을 만들었다.

현묘한 빛이 반짝거리고 계창의 모습이 나타났다.

"선배님, 왜……."

계창은 천극방의 영을 보자 바로 눈치채고 기뻐했다.

하지만 계창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했다.

"계창, 네 말을 듣고 한참 고민한 끝에 너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천극방의 영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천극방의 근원의 힘으로 가서 수련하는 것은 작은 일이 아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나는 절대 대답하지 않았을 것이다."

천극방의 영은 잠깐 숨을 돌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임효지를 들여보냈던 것은 그가 엄청난 기연을 얻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계창은 기쁜 표정을 짓고 감격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선배님, 고맙습니다. 이렇게 큰 은혜를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천극방의 영은 손을 젓고 웃으며 말했다.

"먼저 고맙다는 인사를 하지 말거라. 내 말이 채 끝나지 않았다. 너를 천극방의 근원의 힘에 데려가 수련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너의 기연은 다른 세 사람에게 나눠줘야 하고 너는 그곳에 갈 수 없다. 그래도 괜찮겠느냐?"

계창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문제없습니다."

"그리고, 임효지는 근원의 힘에서 이 년 동안 수련을 했다. 너도 마찬가지로 이 년을 주겠다. 그래도 되겠느냐?"

천극방의 영은 속이 좁은 사람이 아니었지만 넓지도 않았다.

그는 음월을 편애했기에 임효지를 삼십 년 동안 근원의 힘에서 수련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나 그는 창에게 마음이 가지 않았기에 시간을 이 년밖에 주지 않았다.

"좋습니다. 이 년이면 충분합니다."

계창은 생각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 하지만 미리 말하는 거지만 이 년 동안 천제결의 하편을 만들지 못하면 너에게 벌을 내릴 것이다."

천극방의 영은 차갑게 말했다.

"선배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좋다. 그럼 지금 그곳에 너를 데려가겠다."

운명의 수레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천극방의 영은 오늘 내린 결정이 자신의 무덤을 파는 일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계창을 근원의 힘이 있는 곳에 데려가고 천극방의 영은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는 신념을 전했다.

"자호, 심약은 어떻게 되었소? 통천도수 등은 무슨 상황이요?"

자호천존은 이내 신념으로 답장을 보냈다.

"통천도수 등은 별일 없소. 다만, 심약 녀석이 조금 이상하오. 천 형이 대화를 한번 나눠봐야 할 것 같소. 녀석이 큰 타격을 받은 것 같소."

천극방의 영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 녀석은 허튼 생각만 할 줄 아는 것 같소. 조금 이따 찾아가 보겠소."

천극방의 영은 창, 주제 등을 데려왔을 뿐만 아니라 심약천존, 통천도수 등 천재등급의 천존들에게 커다란 기연을 주었다.

대상계의 무도를 발전시키려면 창, 주제 등 사 대 천존만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자호천존은 불만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천 형, 심약주재 말고 누구를 빼놓은 게 없소?"

천극방의 영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누구? 내가 누구를 빼놓았소?"

"천 형, 모른척하지 마시오. 임효지가 있지 않소? 그의 경지는 창과 주제보다 더 강하오. 진짜로 도와주지 않을 거요?"

천극방의 영은 냉소를 짓고 말했다.

"임효지에게 내 도움이 필요하겠소? 허허."

천극방의 영은 임효지를 생각만 해도 화가 났다.

그는 임효지에게 무엇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는 임효지의 정체를 알고 싶을 뿐이었다.

하지만 임효지는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

자호천존은 천극방의 영을 다독였다.

"천 형, 왜 그러시오? 사람들은 각자 비밀이 있고 어려움이 있지 않소? 천 형은 선배이니 조금만 이해를 하면……."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천극방의 영은 눈을 흘기며 말했다.

"허튼소리는 작작 하시오. 더 말하면 자네를 쥐어박을 거요."

자호천존은 얌전히 입을 다물었다.

천극방의 영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심약주재에게 가려고 했다.

웬일이지 그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

'그 녀석을 계속 방치해야 할까?'

"몰라! 그 녀석은 자업자득이다!"

천극방의 영은 욕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그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 그는 자호천존에게 진지한 말투로 신념을 전했다.

"자호, 심약을 만나고 난 다음 성천무교에 들리겠소. 이번에 많은 천재들에게 도움을 주었는데 봉화를 빼놓으면 안 되지."

자호천존은 기뻐서 말했다.

"좋소. 자네가 오기를 기다리겠소."

진봉화는 봉도서의 기영이 되었고 안정적으로 실력이 늘어나는 중인데 도움이 필요할 리가 없었다.

시간은 흘러 거의 두 달이 지났다.

역사는 흘러가고 성천력 이천삼십이 년이 되었다.

* * *

성천무교, 봉도서가 있는 곳.

두 개의 빛이 떨어지더니 두 개의 형상으로 변했다.

자호천존과 천극방의 영이었다.

"지난번에 천 형이 떠나고 효지는 속상해서 매일 눈물로 지냈소. 두 달이 지나서야 그는 슬픔에서 벗어나 진봉화와 함께 폐관하고 공법을 만들기 시작했소……."

자호천존은 탄식했다.

천극방의 영은 어이가 없어서 말했다.

"자호, 자꾸 허튼 소리하면 자네 딸을 찾아가는 수가 있소?"

자호천존은 눈을 반짝거렸다.

"너무 좋소! 그럼 천 형이 나를 아버지라고 불러야 되는 거요?"

천극방의 영은 표정이 굳었다.

'내가 내 무덤을 팠구나.'

"자네하고 말도 섞기 싫소."

천극방의 영은 시선을 봉도서로 돌렸다.

그의 두 눈은 금빛으로 변하더니 엄청난 동력으로 봉도서의 각종 비밀을 뚫어보고 가장 깊은 곳까지 살폈다.

그곳에는 방원 몇십 리 정도 되는 크기의 옅은 은빛 섬이 있었다.

은빛 섬에는 각종 오묘한 것들이 눈꽃으로 변해 흩날렸다.

진남과 진봉화는 섬에 있는 큰 산의 꼭대기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었고, 온몸에 새하얀 눈이 두텁게 덮여 있었다.

평범한 사람이 이 모습을 보았더라면 그들을 조각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었다.

그들은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있었고 고요함이 흘렀다.

하지만 천극방의 영은 그들의 대화를 들을 수 있었다.

"근원지체는 수많은 신비함을 품고 있소. 상고의 사기에 보면 근원의 힘에서 서른세 개의 소선역이 나타났고 모든 것들이 탄생했소."

"천지의 규칙은 근원의 힘에서 나온 것이 아닐 거요."

"맞소. 규칙에는 시공규칙, 윤회규칙(輪回規則), 생사규칙(生死規則) 등이 있소. 운명규칙(命運規則)도 있다면 있겠지. 근원의 힘은 이런 규칙들을 만들어 낼 수 없소."

"무도는 근원의 힘에서 나온 것이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오. 근원의 힘이 대상계와 차하계를 만들지 않았으면 이 세상에 어찌 생령이 탄생했겠소? 생령이 없다면 무도가 있을 수 있겠소?

하지만 주재 경지가 되면 규칙지력을 움직일 수 있고 천존이 되면 자신만의 규칙지력을 장악하고 천지와 함께 장수할 수 있소."

그들의 대화를 한참 듣고 있던 천극방의 영은 혀를 내둘렀다.

'두 녀석이 이 세상의 모든 진리를 알아낼 작정인가? 무도 재능이 이렇게 많은 사람을 소홀히 하면 안 돼. 특히 재능이 많은 사람 둘이 손을 잡고 진리를 캐낸다면 엄청난 일이다……."

천극방의 영은 감탄했다.

대상계에서 매우 드문 상황이었다.

무도 재능이 많은 사람들은 임효지와 진봉화처럼 지낼 수 없었다.

창이나 주제 같은 사람들은 알고 있는 것을 서로 숨김없이 드러내지 않았다.

"천 형, 봉화는 엄청 고생이 많소."

자호천존은 천극방의 영의 귓가에 대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한편으로는 봉도서의 운행을 유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효지와 무도를 연구하고 있소. 봉화는 압력이 엄청 크오. 계속 이대로 가다가 중상을 입을 것 같소."

이 말은 순전히 자호천존의 허튼소리였다.

봉도서는 안정되었고 성천무교의 지지를 받고 있기에 진봉화가 삼십 년 동안 신경 쓰지 않아도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진봉화가 다칠 일은 더 없었다.

오히려 임효지가 엄청난 압력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마음을 세 개로 분산하여 한편으로 근원지체를 사용하여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다른 한편으로 진봉화와 공법을 연구하며 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야 했다.

천극방의 영도 분명 발견했을 것이었다.

자호천존은 천극방의 영의 체면을 살려주려는 것이었다.

"자네 말이 맞소."

천극방의 영은 그럴싸하게 말했다.

"봉도서는 엄청 중요하오. 미래의 무도대세와 연관이 있기에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안 되오. 그래서 나는 진봉화를 도와주겠소."

"천 형, 봉화도 엄청 고마워할 거요."

천극방의 영은 더 말하지 않고 법인들을 만들었다.

구십구만 구천구백구십구 개의 법인이 만들어지더니 그의 양손 사이에서 눈부신 빛으로 변해 태고의 강처럼 날아갔다.

빛들은 봉도서의 겉에 보이는 것들을 넘어 가장 깊은 곳으로 날아가서 진남과 진봉화의 몸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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