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9화 중상을 입었다
"안 돼. 얼른 방법을 생각해야 돼. 아니면 내 실력으로 질 게 분명하다. 까딱하다가는 중상을 입고 천존지과를 못 얻을 수도 있다.
진남은 중얼거렸다.
진남은 마음으로는 미래에 무상천존이 될 자와 싸우기를 바랐다.
그러나 진남은 동시에 네 명의 무상천존과 싸우고 싶지 않았다.
창, 주제 등은 아직 자신들의 공법을 완벽하게 만들지 못했고 전력도 최고치가 아니었다.
진남 역시 대동천결의 총장만 수련했고 상편과 하편은 아직 배우지 못했다.
창과 싸운다면 가장 좋았고 엽소선까지 괜찮았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황보절과 도움이 안 되는 전생을 다른 곳에 보낼 수 있을까?"
"황보절……."
진남은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 * *
천극방의 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어떤 방법으로 넷을 임효지에게서 떼어놓을지 고민했다.
"아예 그들 넷에게 전음하면 되겠다."
천극방의 영은 고개를 젓고 한숨을 쉬었다.
마음을 정하니 아쉬움이 남았다.
'임효지 녀석은 아직 힘이 부족하구나. 아직 실컷 구경하지도 못했는데.'
그가 전음하려고 할 때 새로운 장면이 나타났다.
* * *
주제는 영항불멸 의지를 드러냈고 더 강해져서 말했다.
"임 도우,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고 계속 싸우자!"
진남은 손을 내밀고 말했다.
"도우들, 잠깐만!"
주제는 의아했다.
"임 도우, 왜 그러느냐? 무슨 일이 생겼느냐?"
진남은 도움이 안 되는 전생을 무시하고 황보절에게 신념을 전했다.
"황보 도우,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어쩔 수 없이 도움을 요청한다. 나를 도와 주제를 상대해줘."
황보절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임효지가 나더러 주제를 상대하라고 한 거야? 무슨 꿍꿍이야? 그리고 내가 왜? 설마 천극방 서열 구 위라고 체면을 세워줄 거라고 생각한 거야?
그럴 수는 없지. 천극방 일 위라도 대답할 수 없다.'
황보절이 대답을 하려는데 진남의 신념이 다시 그의 식해에 전해졌다.
"천존싸움에 참가하러 오기 전에 스승님이 너에게 가르침을 준 적이 있다고 하더구나. 스승님은 시끄러운 일이 있으면 네가 도와줄 거라고 했다."
황보절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설마…….'
그는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하지만 겉으로 전혀 티를 내지 않고 무뚝뚝하게 전음했다.
"내 평생 도움을 가르침을 받은 사람이 많다. 너희 스승은 어느 분이시냐?"
진남은 어색해서 낮은 목소리로 전음했다.
"내 스승은 심유마곡에서 너를 만났다고 하더구나. 그때 스스로 공법을 만들던 너는 마도일도에 대해 막막했을 거다. 네가 스승님에게 마도의 최고 경지가 뭐냐고 물었다고 하더구나. 스승님은 너에게 육신, 심신, 영혼이 모두 무너졌지만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마도의 불이 꺼지지 않으면 너도 멸망하지 않는다. 내 말이 맞느냐?"
황보절은 깜짝 놀랐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 일을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다.
마조 선배의 말 한마디 때문에 그는 공법의 하편을 완성하고 불후를 목표로 잡았다.
"마조 대인의 제자일 줄은 몰랐습니다. 모르는 상황에서 공격을 하였으니 임 사형, 용서하십시오."
황보절은 미안함이 가득 담긴 말투로 전음했다.
"크흠……. 됐다. 싸우면서 정이 드는 거지. 황보 도우, 나를 도와줄 수 있겠느냐?"
진남은 마른기침을 하고 다시 물었다.
"사형께서 그리 말씀하시면 안심입니다. 임 사형, 주제를 죽이고 싶은 겁니까?"
황보절은 물었다.
"아니, 죽일 필요까지 없다. 다치게만 하면 된다."
말을 마친 진남은 한마디 덧붙였다.
"황보 도우, 걱정 말거라. 일이 끝나면 기회를 봐서 스승님과 만나게 해주마!"
황보절은 엄청 기뻐서 말했다.
"좋습니다."
그는 마침 어떻게 마조 대인을 만날지 몰라서 고민하던 참이었다.
진남은 결정을 내리고 주제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주 도우, 이제 오너라."
주제는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 임 도우, 그럼 사양하지 않겠소."
주제는 기세를 풍기며 양손에 수많은 상고 법인을 만들었다.
그가 공격하려고 할 때 우렁찬 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주제, 내 공격을 받아라!"
황보절은 마도 금술을 펼쳤다.
구백구십구 개의 태고마신(太古魔神)들이 나타나 그에게 힘을 더해줬다.
황보절은 주제에게 주먹을 날렸다.
엄청난 힘을 실은 공격이었다.
천극방의 영은 그 장면을 보고 하마터면 뿜을 뻔했다.
창과 엽소선, 심약주재 등 강자들도 어안이 벙벙했다.
'이, 이게 어찌 된 상황이지? 왜 황보절이 주제를 공격한 거야?'
주제도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위기감이 들어 빠르게 반응했다.
그는 방어를 하는 한편 화가 나서 고함을 질렀다.
"황보절, 미쳤어? 갑자기 왜 나를 공격한 거야?"
그는 황보절과 아무런 원한이 없었다.
심지어 어떤 때에는 황보절의 체면을 살려주기도 했다.
황보절은 콧방귀를 뀌었다.
"너를 공격하는 데 이유가 필요하느냐? 오늘 너의 성체를 부수겠다."
주제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자 웃음이 나왔다.
"고작 네가 성체를 부수겠다고? 내 오늘 마도 일인자를 없애겠다!"
진남의 두 전생이 싸우면서 귀청이 아플 정도의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 * *
천극방의 영은 뒤늦게 반응하고 호탕하게 웃었다.
황보절이 이유 없이 주제를 공격한 것은 임효지의 짓이었다.
천극방의 영은 진남이 어떤 이유로 황보절을 설득했는지 알고 싶었다.
"저 녀석에게 비밀이 참 많구나."
천극방의 영은 말을 내뱉고 고민에 빠졌다.
'무슨 방법으로 비밀을 알아낼까?'
* * *
성변지지의 무인들은 아쉬웠다.
"왜 계속 진남을 공격하지 않는 거지?"
"그러니까! 가장 중요한 상황까지 갔는데!"
무인들은 쌍방이 계속 싸우기를 바랐다.
그들은 그들이 싸워서 서로 상처를 입기 바라는 것보다 이렇게 큰 싸움은 오랜만에 구경하기 때문이었다.
이번이 아니면 이후에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녀석, 전력이 천극방 서열 구 위까지는 아니더라도 십오 위 정도는 되는 것 같구나."
심약주재는 정신을 차리고 감탄했다.
그는 진남을 이십여 년 만에 다시 만나니 이렇게 큰 차이가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에잇, 얼른 천존지과나 하나 얻어오자."
심약주재는 고개를 저으며 앞으로 날아갔다.
무인들은 다시 열 그루의 천존나무에 시선을 돌렸다.
잠깐 멈추었단 싸움이 다시 시작되었다.
싸우면서 부딪히는 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성변지지는 여파의 충격에 가라앉는 배 같았다.
진남의 몸을 누르던 압력이 절반은 사라졌다.
미래의 무상천존이 될 네 명과의 싸움에서 진남은 주제와 황보절을 상대할 때 마음이 이상했다.
"도우들, 싸움이 시작되었으니 이대로 끝내기 아쉽지?"
진남은 창과 엽소선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의 마음속에 보이지 않는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피가 들끓었다.
명초노조와 진남이 태고시대로 온 가장 큰 원인은 자신을 돌파하고 후세의 창과 엽소선을 이기기 위해서였다.
"도우의 전력은 우리 둘보다 훨씬 강하다. 하지만 이대로 끝내면 너무 재미없다."
창은 웃으며 말했다.
그의 기세가 쭉쭉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럼 사양하지 않겠다."
말을 마친 진남은 눈부신 빛으로 변해 창과 엽소선에게 달려갔다.
진남은 방원 만 리의 천지의 힘을 사용했다.
엄청 많은 번개, 불꽃 빙설이 다시 내려와 살국들을 형성했다.
"삼십삼천지력(三十三天之力), 나에게 힘을 줘!"
창이 고함을 지르자 서른세 개의 그림이 눈부신 빛을 뿜었다.
서른세 개의 신비한 힘이 시공을 넘어 그에게 날아왔다.
"개세천자권(蓋世天子拳)!"
창은 상고의 천존지술을 사용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만 개의 주먹이 날아오고 천자의 위엄이 사방을 흔들었다.
"시공폭풍(時空風暴)!"
엽소선은 선검을 앞으로 찔렀다.
하늘 깊은 곳에 있던 시공비석 형상에서 회색의 칼날이 날아왔다.
칼날은 생령들을 전부 없앨 정도의 엄청난 폭풍을 형성했다.
쿠쿠쿵-!
그들은 다시 엄청난 싸움을 시작했다.
이번 싸움은 아까 진남이 혼자 넷을 상대할 때와 달랐다.
얼마 되지 않아 진남은 근원지체의 엄청난 힘으로 창과 엽소선을 제압하고 우세를 차지했다.
고비와 계현은 표정이 슬픔에서 기쁨으로 바뀌었다.
그들은 상황이 이리 빨리 변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진남이 보여준 전력은 창, 주제, 황보절, 엽소선보다 훨씬 강했다.
"저 녀석……."
명초노조는 살짝 놀랐다.
그는 창, 주제, 황보절, 엽소선이 아직 최상의 전력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창은 천제결을 방금 만들었고 서른세 개 근원의 구슬이 만들어지기 전이었다.
하지만 넷 중 한 사람을 이기기도 엄청 어려운 일이었다.
"저 녀석이 이런 기세로 천존이 되고 더 강해진다면 후세에 가서는……."
명초노조는 가슴이 뜨거워졌다.
"노조, 우리는 무엇을 하면 됩니까? 임 형을 도와줘야 합니까?"
계현은 반응하고 안달이 나서 물었다.
그는 임효지와 함께 형님에게 단단히 교훈을 주고 싶었다.
"바보냐? 지금 네 도움이 필요한 상황 같으냐?"
명초노조는 정신을 차리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우리는 천존지과를 가지러 가야지."
말을 마친 명초노조는 무언가 생각나서 두 눈에 빛을 뿜으며 말했다.
"천존지과를 쟁탈할 때 다른 무인들에게 우리가 임효지와 친한 사이라는 것을 알려주거라. 우리를 공격하는 자는 임효지를 공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거라."
계현과 고비는 기분 좋게 대답했다.
"역시 노조께서 고명하십니다."
셋은 갈라져서 무인들 틈에 섞였다.
주제와 황보절도 점점 격렬하게 싸웠다.
진남과 창, 엽소선의 싸움도 점점 더 격렬해졌다.
그들은 비장의 수까지 전부 펼쳤고 초식마다 엄청난 힘이 있었다.
"시공지동(時空之瞳)!"
엽소선은 법인을 바꾸었다.
흐릿한 시공비석에서 방대한 시공지력을 뿜었고 그의 까맣던 눈동자가 회색으로 변했다.
진남은 불쾌한 기분이 들어 미간을 찌푸렸다.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엽소선에게 들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진남은 흔들리지 않고 과천일격을 펼쳐 엽소선의 뒤로 갔다.
진남이 손바닥을 휘두르자 원시지력이 폭발했다.
엽소선은 미리 예상했던 것처럼 신비한 법문을 사용하여 몸이 수많은 빛으로 변해 흩어졌다.
다른 곳에서 빛들은 모여 사람 형상이 되었다.
'설마, 내 다음 공격을 알아볼 수 있는 건가?"
진남은 문득 떠오른 생각에 경계심이 생겼다.
그의 발아래와 머리 위에 어느새 무늬들이 나타나 두 개의 대진을 일었다.
"삼십삼천붕멸진(三十三天崩滅陣)!"
창은 양손을 모았다.
두 개의 대진에서 엄청난 힘이 뿜어졌다.
서른세 개의 무상선역이 진남을 협공하는 것 같았다.
쿵-!
수많은 강기가 용솟음쳤다.
창과 엽소선은 뒤로 물러서서 강기를 피했다.
동시에 엽소선의 시공지동은 계속 움직이며 대진을 살폈다.
"저자가 중상을 입었다."
엽소선은 살짝 놀랐다.
그의 시공지동은 엄청난 동력 외에 다섯 셀 시간이 지난 후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진남의 미래를 본 엽소선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것은……."
두 개의 대진에서 엄청난 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대진이 부서져 빛으로 변했다.
진남이 그 안에서 뛰쳐나왔다.
진남은 전에 비해 기세가 약해졌고 얼굴에 핏기도 빠졌으며 입가에 피를 흘렸다.
엽소선의 말대로 진남은 중상을 입었다.
하지만 진남은 곧 양손을 휘둘러 법인을 만들었다.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떨어졌던 진남의 기운은 다시 늘어나고 안색도 처음처럼 되었으며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