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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139화 (1,139/1,498)

1139화 다 가져갔소

맹금선은 구천지존으로 등극한 후 문도지지로 왔다.

그의 옆에 있는 파란색 두루마기를 입은 자는 맹구궁의 아버지이자 구궁금선종의 종주 맹랑천(孟浪天)이었다.

"맹랑천, 자네는 왜 여기로 왔소?"

천룡도인은 맹랑천에게 불만이 있는 것 같았다.

차갑게 물었다.

"자네 무슨 말투요? 풍화산(風火山)에서의 그날 밤을 잊었소?"

맹랑천은 눈을 찡긋했다.

천룡도인은 입꼬리가 비틀리고 검을 뽑으려 했다.

맹랑천은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여러분, 열릴 때까지 아직 시간이 좀 있소. 우리 내기를 하지 않겠소? 이번에는 내가 직접 진행하겠소. 재미있을 것이오. 절대 기회를 놓치지 마시오."

맹랑천은 소리쳤다.

맹금선은 침착했다.

그의 뒤에 있는 지존들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사람들에게 도박판을 설명했다.

사람들은 말문이 막혔다.

맹랑천이 초를 치는 바람에 강자들이 모여 도도하던 분위기가 완전히 사라졌다.

불쾌한 자들도 있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맹랑천은 행동이 경망스럽고 선을 잘 넘고 지존방에도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천룡도인 등 정상지존들은 맹랑천은 실력이 강해 섣불리 건드리면 안 된다는 걸 잘 알았다.

무인들이 계속 왔다.

그들은 소란을 피우지 않았다.

일부 무인들의 기운에 주위의 많은 지존들은 놀라고 시선을 돌렸다.

문도지지에서 지존방은 모든 걸 설명할 수 없었다.

아직 서열에 오르지 못한 존재들이 무척 많았다.

하지만 그들은 실력이 매우 대단하고 서열에 오른 존재들보다 약하지 않았다.

두 시진이 지난 후 호수 안의 문이 완전히 솟아올랐다.

문은 높이가 삼만 장, 넓이가 오천 장 되고 여러 가지 신비한 그림이 새겨져 있었다.

또 빛을 반짝거리고 엄청난 기세를 풍겼다.

지존초급과 지존대성의 무인들은 대문 앞에서 매우 작아졌다.

"곧 열릴 것 같다!"

다른 세력의 정상지존들은 후배들에게 소리쳤다.

사람들은 모두 뭔가 느끼고 고개를 쳐들었다.

방대한 도기가 세상을 관통하는 은하수처럼 엄청난 속도로 날아와 대문에 떨어졌다.

우르릉-!

강기가 휘몰아치고 호숫물이 출렁거렸다.

오래된 문은 구천의 벌을 받은 것처럼 빛이 어두워지고 천 장이나 가라앉았다.

도의가 흩어지고 시커먼 단발머리에 두 눈이 어둡고 등에 칼을 짊어진 청년이 나타났다.

"진세언(陳世言)?"

사람들은 놀랐다.

진세언은 지존방 서열 구 위이고 진씨 가문의 아흔 번째 성자였다.

"진 형, 형님은 오지 않나 했습니다!"

정무원은 웃으며 말했다.

진세언은 듣지 못한 것처럼 대답하지 않고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정확히 말해 진세언은 이곳에 온 후 아무도 보지 않았다.

"보통 건방진 게 아니구나!"

장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그러나 조금도 기분 나쁘지 않았다.

진세언은 오만하게 행동할 실력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계획이 성공한다면 그는 진세언보다 더 오만해질 수 있었다.

웅-!

오래된 문이 크게 떨리고 천천히 열렸다.

사방에 엄청난 이상이 여러 개 나타났다.

진세언은 몸을 날려 가장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

다른 구천지존들이 움직이려는데 두 개의 형상이 먼 허공에서 날아와 지존들을 이끌고 두 개의 강처럼 안으로 들어갔다.

"조령(曹令)과 항한(項漢)도 왔어?"

천룡도인, 망금성승 등과 정무원, 한추영 등 성자, 성녀들의 눈에 기이한 빛이 스쳤다.

조령과 항한은 묘문의 여든다섯 번째 성자와 시도족의 여든일곱 번째 성자였다.

지존방에 오르지 못했지만 문도지지에서 가장 최고급의 지존이었다.

실력 등이 정무원, 한추영 등보다 훨씬 강하고 무척 대단한 내공이 있었다.

"시도족도 왔어?"

장남과 남세지존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구천선역 전체에서 시도족이 이미 진남을 배신자라고 여기는 걸 누가 모를까?

이어 여러 세력들과 무인들이 대문 안으로 들어왔다.

잠시 후, 장남과 남세지존 등은 태고의 전장에 나타났다.

쌍주지지에 들어간 후 모든 구천지존들은 흩어지지 않고 한데 모였다.

그들의 앞쪽 멀지 않은 곳에 전설 속의 대신관 서른 명이 있었다.

정상지존들은 시선을 돌려 전장을 둘러봤다.

장남과 이장성은 마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남세지존과 이씨 가문의 제자도 비밀리에 술법을 드러냈다.

전장에 들어오기 전에 그들은 진남 등의 대략적인 위치를 확인했다.

하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다시 확인해야 했다.

"여러분, 쌍주지지에 온 걸 환영하오."

마지막 지존이 전장에 온 걸 느낀 듯 서른 명의 대신관은 동시에 입을 열었다.

사람들은 시선을 돌렸다.

쌍주지지의 규칙은 매번 변했다.

두 주경 강자가 있는 위치도 매번 달랐다.

때문에, 대신관들은 사람들에게 단서를 제공했다.

지난번에 쌍주지지가 열렸을 때 단서는 수수께끼였다.

"이번에 열린 쌍주지지에는 중현호(衆玄湖) 세 곳, 용봉선수(龍鳳仙樹) 한 그루, 준주수(准主樹) 세 그루, 무신수(無神樹) 일곱 그루, 천원수(天元樹) 열한 그루, 규도화(窺道花) 두 송이, 팔괘연천화(八卦演天花) 세 송이, 논선화(論仙花) 여섯 송이, 옥존화(玉尊花) 열다섯 송이……."

서른 명의 대신관들의 말에 구천지존들은 경악하고 가슴이 뜨거워졌다.

장남과 남세지존도 마음이 흔들렸다.

중현호!

용봉선수, 준주수!

규도화, 팔괘연천화!

천재지보들은 선복 등급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문도지지에만 있는 것이었다.

연화하면 커다란 좋은 점을 얻을 수 있었다.

이것들은 삼월루 삼 층의 기연과 충분히 겨룰 수 있었다.

"그리고 극백산(極魄山) 산령, 허혼산(虛混山) 산령, 구신문선산(九神問仙山) 산령, 정상지존의 몸 열 개, 대성지존의 몸 열여섯 개, 지존 초급단계의 몸 스물여덟 개가 있고 십 장 되는 인온지지(??之地), 삼십 장 되는 구선지지(求仙之地), 백 장 되는 적룡지지(赤龍之地)……."

대신관들은 멈추지 않고 계속 말했다.

목소리가 선명하게 지존들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거의 모든 구천지존들은 마음이 흔들렸다.

"어떻게 된 거지?"

"이번에 쌍주지지가 열리면 이렇게 많은 지보가 있다고?"

구천지존들 일부는 지난번과 그 앞에 쌍주지지가 열렸을 때 모두 왔었다.

지난 두 번에 나타난 기연들을 합해도 이번만큼 많지 않았다.

"제길!"

장남은 투덜거렸다.

믿을 수 없었다.

'이곳은 쌍주지지인가, 아니면 절세의 보물지인가?'

그는 진남이 부러웠다.

진남 등은 이곳에 앞당겨 들어왔기에 많은 걸 얻었을 것이었다.

"하하하, 이번에는 정상지존으로 진급할 수 있겠다!"

구천지존들은 정신을 차리고 흥분했다.

이번에는 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모든 걸 이미 다른 사람이 가져갔소."

서른 명의 대신관들은 지존들을 동정했다.

"풉!"

선차를 마시던 맹랑천은 찻물을 뿜었다.

다른 구천지존들은 순식간에 표정이 굳었다.

"다 말해놓고 인제 와서 누군가 다 가져갔다고? 우리를 놀리는 거요?"

지존대성들은 화가 나 소리쳤다.

서른 명의 대신관들은 눈을 흘겼다.

규칙이 아니라면 그들은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일남이녀는 어떻게 된 건지 다음번에 열렸을 때야 나타날 천재지보들이 앞당겨 나타나게 했다.

다다음 번에 쌍주지지가 열려도 천재지보가 없을 수 있었다.

그들도 이 때문에 답답했었다.

그들은 무언가 생각나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가 잘못 기억했소. 아직 세 개의 지존 초급단계의 몸을 가져가지 않았소. 동쪽 천 리 밖에 있소."

구천지존들은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세 개의 구천지존 초급단계의 몸이 무슨 쓸모 있지? 이번에 쌍주지지에 들어온 사람 중에 지존 초급단계가 아닌 사람이 있나?'

"진남아, 진남! 너 진짜 간이 부었구나!"

장남은 정신을 차리고 콧방귀를 뀌었다.

"진남! 맞소. 그자가 한 짓일 거요!"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지보를 가져가다니!"

"진남은 너무 건방지오. 전생이 신분이 강하다고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요?"

다른 구천지존들은 일제히 정신을 차렸다.

사람들은 분노했다.

대부분은 눈에 살기가 드러났다.

진남 등의 행동은 모든 지존들의 노여움을 샀다.

장남, 남세지존, 이장성 등과 천룡도인, 망금성승, 만정지존 그리고 진남을 천적으로 여기는 세력들은 콧방귀를 뀌었다.

묘문의 성자 조령, 시도족의 항한의 눈에 빛이 스쳤다.

뿐만 아니라 무인들의 앞에 혼자 서 있던 진세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재미있구나.'

"하하하하, 진남은 재미있구나. 욕심난다."

구궁금선종의 맹랑천은 저도 모르게 큰소리로 웃었다.

옆에 있던 맹금선은 깨달았다.

'아버지는 이미 결정을 내렸구나.'

"여러분, 쌍주의 몸에 대해 말하겠소."

서른 명의 대신관들은 정색하고 말했다.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구천지존들은 가까스로 분노를 가라앉혔다.

"쌍주지묘(雙主之墓)가 아직 열리지 않았소. 때문에, 무덤 안의 물건들과 쌍주의 몸은 가져가지 못했소."

서른 명의 대신관들은 말했다.

"쌍주지묘는 전장의 동서 양편에 있소. 무덤 안에는 두 주경 강자가 생전에 장악했던 본명반보도기, 반보도기, 주술, 도술, 문도법 그리고 다른 천재지보들이 있소. 또 소혼선옥도 있소. 동쪽 무덤에 열다섯 개 있고, 서쪽 무덤에는 아홉 개밖에 없소."

서른 명의 대신관들은 머뭇거리다 말했다.

"소혼선옥을 얻은 자라야만 주경의 몸을 얻을 기회가 있소. 스물네 개의 소혼선옥을 전부 얻고 동시에 지존지력을 주입해야만 입구를 열고 쌍주의 몸이 있는 곳에 들어갈 수 있소."

서른 명의 대신관들은 한마디 보탰다.

"우리 대신관들은 무인들의 행방을 말해줄 수 없소. 하지만 이번에는 세 명이 미리 들어왔고 행동이 악랄하오. 때문에, 말해주겠소. 그들은 동쪽의 무덤 밖에 있소."

서른 명의 대신관들은 답답하던 가슴이 편안해지고 조용히 떠나갔다.

"동쪽 무덤에 있다고? 어서 갑시다!"

"이것도 기회요. 진남을 죽이면 그자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이 우리 것이 되오!"

"진남의 행방이 폭로되었으니 다른 세력들도 노리고 있을 거요. 진남을 찾은 후 섣불리 움직이지 말고 좀 지켜봅시다."

보제고찰종, 극생문, 십욕종 등 무상도통, 고족, 천존가문들과 무인들 그리고 장남, 남세지존, 이장성 등은 바로 움직였다.

엄청난 기세를 드러내고 동쪽으로 날아갔다.

물론 적지 않은 세력들과 무인들은 서쪽으로 날아갔다.

그들도 진남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심지어 진남을 천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무덤 안의 전승들과 소혼선옥을 얻는 것이었다.

쌍주지지의 역사에 가장 기이한 광경이 펼쳐졌다.

전에는 매번 열릴 때마다 많은 무인들이 오던 태고의 전장에 이번에는 아무도 없었다.

* * *

네 시진 후, 쌍주지지의 동쪽 끝.

면적이 십만 리나 되고 많은 쇄혼석으로 쌓은 무덤이 나타났다.

무덤은 옅은 빛을 반짝거리고 주경 강자의 위압이 풍기고 기세가 강했다.

무덤 앞에는 진남 등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선기를 뿜었다.

그들은 통쾌하게 긁어모았다.

두 개의 씨앗에서 뿜어져 나온 무형의 힘은 여러 가지 이변을 일으켰다.

묘묘 공주의 무령지체가 마침 천재지보들의 위치를 느낄 수 있어 번거로움을 덜 수 있었다.

그들은 스물두 시진이 걸려서야 모두 긁어모으고 이곳으로 와 천재지보들을 연화하고 수련하며 조용히 기다렸다.

처음에 위협하던 서른 명의 대신관들이 마지막에 간청하지 않았다면 묘묘 공주는 세 개의 지존 초급단계의 시골을 남기지 않았을 것이었다.

아무리 보잘것없어 보여도 가져갈 만한 게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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