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7화 전생 의지인가?
얼마 후 많은 세력들은 진남과 연관된 어떤 소식이든 만상선령에 주입할 수 없다는 걸 발견했다.
하지만 그들은 별로 의심하지 않았다.
궁우태황종에서 일부러 숨기는 것이고 적당한 시기가 되면 다시 진남을 나타나게 해 다른 무상도통에게 충격을 주려는 거라고 생각했다.
* * *
그 시각, 상행천소선역, 이름 없는 고성 안.
용현령은 낡은 객잠의 노인에게 인사를 하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그는 차가운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남세선왕을 만났다.
"선왕님, 축하드립니다!"
용현령은 포권하고 웃으며 말했다.
"소식도 빠르구나."
남세선왕은 담담하게 말했다.
"됐다. 긴말할 것 없다. 진남은 이번에 나에게 매우 큰 기쁨을 주었다. 지난번에 말한 계획은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느냐?"
용현령의 눈에 싸늘한 빛이 스쳤다.
"진남이 도기를 다시 만든 후 삼청고교와 천허조교는 다급히 밀회를 열었습니다. 그들은 진남을 죽이려고 합니다."
그는 멈칫하더니 말했다.
"하지만 힘이 부족합니다."
진남이 도기를 다시 만든 건 삼청고교와 천허조교에게는 위협이었다.
하지만 위협에 그쳤다.
그들의 종문에도 절세천재들이 있었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누구일지는 알 수 없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무상도통의 핵심제자, 그것도 절세천재 등급에 오른 핵심제자는 죽이기 매우 어려웠다.
"우리가 진남을 죽이지 못한단 말이냐? 전에 말했던 것들이 모두 아무 소용 없게 되었단 말이냐?"
남세선왕은 눈빛이 싸늘해졌다.
대단한 위압이 파도처럼 사방에서 솟아올랐다.
용현령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가까스로 정신을 집중하고 겨우 버텼다.
그는 깜짝 놀랐다.
'남세선왕은 여제 아래의 칠 대 패자라더니, 역시 비범하구나.'
"그런 건 아닙니다. 저는 궁우태황종에서 얻은 소식이 있습니다. 진남은 창명목을 얻었고 이제 제사소선역으로 갈 거랍니다."
"그래?"
남세선왕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제사소선역이 어떤 곳인지 선왕 대인께서 저보다 더 잘 아실 겁니다. 지금 진남을 죽이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궁우태황종의 영감탱이들도 호락호락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곳에 들어가면……."
용현령은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그리고 그자의 소식을 다른 무상도통에 알려줘 그들의 손을 빌려 그자를 죽일 수도 있습니다."
남세선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해도 되겠다."
말을 마친 그는 문득 뭔가 생각난 듯 눈빛이 싸늘해졌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 내가 지존에 등극하면 너는 나와 함께 제사소선역으로 가서 직접 그자를 죽이자."
이제 그는 남천문이 진남에게 파괴됐을 거라고 어느 정도 확신할 수 있었다.
남천문은 그에게 매우 중요했다.
진남에게 파괴되지 않았다면 그는 진작에 지존에 등극하고…….
용현령은 남세선왕의 말에 깜짝 놀랐지만 이내 미소를 지었다.
'진남, 이제 어떻게 도망칠 거냐?'
* * *
얼마 후 진남은 운라고성으로 가 혈안인선과 만났다.
진남이 제사소선역으로 가려고 한다는 걸 알게 된 후 혈안인선은 며칠 동안 쉬지 않았다.
그는 많은 수단을 써 많은 소식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먼저 곤륜선선(昆侖仙船)을 타야 한다."
둘은 만나자 바로 움직였다.
한 소선역에서 다른 한 소선역으로 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경지가 패자 등급에 도달하지 못하면 반드시 곤륜선선을 타야 했다.
아니면 커다란 위험에 부닥칠 수 있었다.
궁우태황종 휘하에도 여러 소선역으로 가는 곤륜선선이 있었다.
매일 차수가 정해져 있어 놓치면 하루를 더 기다려야 했다.
배를 타는 곳에 도착하자 진남은 영패를 꺼냈다.
그러자 외문장로가 다가와 그들을 귀빈 독실로 안내했다.
"전에는 제대로 알아보지 못 했다. 요 며칠 알아보고서야 구천선역이 보통 대단한 게 아니라는 걸 발견했다."
혈안인선은 꽤 답답했는지 자리에 앉자 불만을 토로했다.
"무슨 뜻입니까?"
진남은 궁금했다.
그는 이제 절세천재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구천선역에 대한 이해가 매우 적었다.
열세 개의 무상도통, 서른세 개의 소선역이 있다는 것밖에 몰랐다.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혈안인선은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진남, 구천선역의 서른세 개 선역 중 열 개의 선역은 이름이 없다. 제일선역, 제이선역 등으로 불린다. 어제 한 무인에게서 들었다. 제이, 제삼소선역에는 만여 가지 상고종족이 살고 있다고 한다."
진남은 놀라 물었다.
"상고종족(上古種族)이요?"
혈안인선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상고종족에는 백 개 종족이 있다. 백 개 종족 중에 많은 종족은 실력이나 잠재력이 무상도통보다 약하지 않다."
진남의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무상도통과 비교가 될 정도라면 얼마나 대단할까?
구천지존에 등극하면 무상도통을 세울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커다란 구천선역에는 무상도통이 열세 개밖에 없다. 즉, 무상도통은 구천지존 혼자서는 세울 수 없을 거다.
궁우태황종은 두 명의 구천지존이 있다고 외부에 소문났다. 하지만 내가 아는 것만 해도 이미 네 명의 구천지존이 있다. 건결로도는 어느 등급에 도달했는지 알 수 없다. 그리고 궁우태황종에는 신비한 제삼소세계가 있다. 그 세계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고 얼마나 많은 강자들이 있을까?'
진남은 문득 화도선염의 불씨를 연화할 때 신비한 목소리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의 경지가 구천지존에 도달하지 못했으면 절대 선령족의 사람이 그가 주령인을 드러내는 걸 보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었다.
'선령족이 백 개 종족 중 한 개인가?'
"상고종족뿐만 아니라 신비한 제일선역도 마찬가지다. 그곳의 모든 건 만상선령에서 찾아볼 수 없다. 고서들에도 적혀 있지 않다."
혈안인선이 말했다.
"나는 전에 많은 강자들에게 물었다. 한 팔백여 살 된 지선이 선왕이 되지 않았으면 평생 제일선역에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선왕이란 패자를 말하는 것이었다
"제일선역은 어떤 곳입니까? 패자가 되지 않으면 안에 들어갈 수 없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