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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922화 (922/1,498)

922화 내가 다 가져가겠다!

"나는 자호의 의도가 그리 간단하지 않은 것 같다. 아마 다른 꿍꿍이가 있을 거다. 우리는 그녀를 경계해야 해."

만소는 진남에게 신념을 전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만소는 아직 자각하지 못한 것 같지만, 이미 진남의 탈것이 되는 것에 적응한 것 같았다.

문제를 생각할 때도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곳으로 들어갈 수 있어."

한참을 날아가던 자호가 멈추었다.

그녀는 손가락을 튕겨 앞에 있는 고목을 부쉈다.

크고 검은 구멍이 나타났다.

진남과 만소는 고민도 하지 않고 들어갔다.

"이건……."

검은 구멍을 지나 소세계에 도착한 그들은 눈앞에 펼쳐진 장면에 경악했다.

마음도 흔들렸다.

작은 세계에는 엄청난 영기가 가득했고, 선의도 조금 섞여 있었다.

영기들만 흡수해도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그리고 앞에 있는 태고 전장에는 수많은 시골들이 있었다.

그중에선 방대한 용의 시체들이 유독 눈길을 끌었다.

태고 전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거대한 영광(靈光)과 선광(仙光)들이 하늘 높이 솟구쳤다.

빛들은 수많은 이상을 만들어냈다.

진남의 눈에 나뭇잎이 불처럼 생긴 고목, 선문이 가득한 조각상 그리고 선광이 흐르는 호수가 들어왔다.

모두 가치가 어마어마한 보물들이었다.

"도우들에게 깜박하고 말하지 못했구나. 이 소세계는 절세 보물지이다. 이보들과 전승이 곳곳에 널려있어."

자호는 계속 날아가며 말했다.

"다만 비범한 전승은 없어. 가장 큰 전승은 용종을 빼앗는 거야."

진남과 만소도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따라갔다.

비범한 전승이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진남과 만소는 엄청난 이보들과 동천복지에 시선이 쏠렸다.

곳곳에 보물이 있는 곳은 보기 드물었다.

"응?"

진남은 무언가 느껴져서 고개를 들었다.

전장의 끝에 고풍스럽고 대범한 기운을 풍기는 도장이 나타났다.

도장에는 선광들이 번쩍거렸다.

폭발음도 들렸다.

큰 싸움이 진행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도장의 뒤에 높이가 만 구천 장이 더 되는 산이 있었다.

산꼭대기에 붉은색 비늘에 열 개의 발을 가진 용이 방대한 선의를 풍기며 엎드려있었다.

용은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엄청난 용의는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생생하게 느껴졌다.

"저, 저건 무슨 용이야?"

만소는 안색이 살짝 변했다.

만소는 금시대붕이고 십조선룡보다 혈통이 귀했다.

그러나 상대방의 용위가 엄청나게 느껴졌다.

"이건 지선 경지의 용시(龍尸)이다. 이미 죽었지만, 육신이 손상되지 않고 완벽하게 보존되었어."

자호는 말했다.

"다만, 이 지선 경지의 용시를 가지려면 반드시 용종을 얻어야 해. 강제로 가져가려고 하면 보이지 않는 금제가 움직여 죽을 수도 있어."

그제야 진남은 궁금증이 사라졌다.

용선의 종자는 십조선룡을 탄 개세천재만이 쟁탈할 수 있었다.

다른 무인들이 용종을 쟁탈하는 것은 용종이 가진 조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지선 경지의 용시를 얻기 위해서였다.

완벽하게 보존된 지선 경지의 용시는 용린이나 용혈, 용의 심장 등이 엄청난 가치와 힘을 가지고 있었다.

"오회생(吳回生)이 용선의 종자를 가져갔어?"

이때 갑자기 자호의 아름다운 얼굴이 일그러졌다.

"가져갔다고?"

진남과 만소는 황당해서 도장을 바라보았다.

도장에는 이십여 명의 무인 외에 몇백 종류의 생령들도 싸움에 참가해 선술들을 펼쳤다.

그중에는 크기는 손바닥만 하고 수많은 용 무늬가 새겨졌으며 기운이 깊은 바다 같은 옥돌이 있었다.

옥돌이 바로 용종이었다.

여덟 개의 옥돌은 똑같았고 자호가 말한 용선의 종자는 없었다.

"양칠(梁七)이 이렇게 짧은 시간도 막지 못할 줄이야."

자호는 감탄했다.

"오회생과 양칠은 누구야?

만소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저자가 양칠이다. 십삼 대 무상도통 중 하나인 십욕종(十欲宗)의 진전제자이다. 그리고 십조선룡을 탄 개세천재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자호는 손을 뻗어 가리켰다.

진남과 만소는 짧은 머리에 파란색 두루마기를 입은 청년을 발견했다.

청년의 몸은 피에 물들어 있었다.

꽤 깊은 상처를 입은 것 같았다.

그러나 두 눈은 황량한 사막처럼 감정이 없었다.

그는 엄청난 위력의 선술들을 펼쳤다.

"오회생은 주도문(誅道門)의 진전제자이다. 비록 무도 사극밖에 장악하지 못했지만 도경의 발을 들인 개세천재 몇 명을 이겼어."

자호의 두 눈에 살기가 스쳤다.

"너희가 아는 정천기도 저자의 상대가 되지 못해."

그 말에 만소는 깜짝 놀랐다.

'도경의 문턱에 발을 들인 정천기가 무도 사극지경인 오회생을 못 이긴다고? ……너무 강하잖아!'

진남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 개세천재라면 한번 싸워보고 싶구나.'

"자호 도우, 이제 용선의 종자는 없다. 네가 용종을 가질 때 내가 도와줄게. 어떠냐?"

진남은 깊이 고민하지 않고 물었다.

"진남 도우가 도와준다면 용종을 쉽게 얻을 수 있겠어."

자호는 눈을 깜박거리더니 말했다.

"진남 도우, 용선의 종자에 관심이 있다면 기회가 아직 있다. 용선의 종자를 연화한 오회생은 반드시 지선 경지의 용시 안에 들어갈 거야."

진남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는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그건 나중에 다시 보자."

말을 마친 그는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진남은 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누구냐?"

무인들과 생령들은 동시에 시선을 돌렸다.

"응? 무척 강한 기운이다!"

용종을 쟁탈하던 양칠은 고개를 들었다.

황량한 사막 같던 두 눈이 처음으로 흔들렸다.

"이 용종들은 이제 내가 다 가져가겠다!"

진남은 기세를 드러내고 세 개의 용종을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이야?"

무인들은 충격을 받았다.

이렇게 큰 붉은색 빛은 적어도 개세천재 다섯을 죽여야 생겼다.

'대체 누구길래 이렇게 난폭하지?'

'아까까지는 없었는데? 설마 강제로 들어온 건가?'

생령들은 빠르게 반응하고 진남에게 선술들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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