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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877화 (877/1,498)

877화 승선기연

"어떻게……."

몇십 명의 무인들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

그들은 진남이 중상을 입어 더는 전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경계심을 많이 내려놓았다.

그런데 진남이 갑자기 이렇게 대단한 살술을 펼칠 줄이야.

펑-! 펑-! 펑-!

그들은 빠르게 손을 썼다.

그러나 조금 늦었다.

그들이 드러낸 법술과 부적은 격파되고 무인들도 충격을 받았다.

"과천일격, 만공절살!"

진남은 공격을 멈추지 않고 폭풍우처럼 강한 살술을 전부 드러냈다.

돌배는 많은 도기에 덮였다.

무인들은 서둘러 손을 써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

"혈룡천살선술(血龍天煞仙術)!"

이때, 혈안지신도 더 강한 수단을 드러내 미리 불러온 혈룡들을 모아 살기등등한 병기로 만들어 무인들을 공격했다.

"아악!"

경지가 좀 낮은 무인들은 미처 막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그들의 몸이 날아가 바다에 떨어졌다.

지신 경지 정상의 존재들도 큰 제압을 받았다.

전세는 완전히 역전되었다.

"돌아가자!"

지신 경지 정상의 노인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는 잠깐 망설이더니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

크게 소리치더니 돌배를 움직여 멀리 날아갔다.

싸움에서 질 것 같았다.

대단한 수단으로 형세를 돌리지 않으면 참패할 게 뻔했다.

지금 떠나면 목숨을 부지하고 힘을 남길 수 있었다.

다른 복천동지를 빼앗으러 갈 수도 있었다.

"너무 빨리 떠나갔어."

이 광경을 본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좀 전에 싸울 때 그는 체내의 전의가 끓어올랐다.

마침 제대로 한번 싸워보려 했었다.

옆에 있던 혈안지신은 그 말을 듣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진남은 싸움 미친 미치광이처럼 싸움에 푹 빠진 것 같았다.

"동천복지를 차지했다. 어서 들어가 주인으로 인정받자."

혈안지신은 다급히 말했다.

"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섬 안으로 들어갔다.

섬은 나무나 화초, 땅, 강 등이 모두 천지영물이었다.

섬 중간에 커다란 신의 못이 있었다. 못에는 방대하고 깨끗한 신력이 있었다.

가장 깊은 곳에는 신력도 있었다.

진남은 신념을 뿜어 얼마 안 돼 섬을 완전히 굴복시켰다.

구천선역의 동천복지마다 자신에게 속하는 영성이 있었다.

심지어 영지를 키울 수 있었다.

선복도지의 가장 좋은 영지는 패자와 맞먹는 경지가 있었다.

"뭉쳐라!"

진남은 낮게 소리쳤다.

순식간에 섬에 강풍이 불어왔다.

많은 나무와 화초가 흩날리고 방대한 신력이 대진이나 금제로 변했다.

동천복지의 영지는 연화한 후 그것을 움직여 판을 짜 다른 사람들의 습격을 막을 수 있었다.

만약 힘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천신 강자가 와도 막을 수 있었다.

"우선 폐관하고 수련합시다."

진남은 혈안지신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신의 못 안으로 들어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바다 위에 동천복지가 적지 않고 바다 밑의 동천복지는 더 강했다.

그러나 그의 실력은 아직 부족했다.

지금 쟁취하러 가는 건 죽으러 가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전신의 혼!"

진남이 낮게 소리치자 등 뒤에 오래된 청색 빛이 솟아올랐다.

옆에 있던 혈안지신은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괜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전신의 힘은 구천에서 전신의 혼을 드러내야만 빨아올 수 있었다.

하루에 여섯 개만 빨아올 수 있었다.

그는 창람대륙에서 봉신할 때 전신의 힘을 충분히 체내의 신력에 주입시켜 변화시키지 못했다.

마침 동천복지 안에서는 변화시킬 수 있었다.

"어?"

진남의 눈에 묘한 빛이 스쳤다.

수정 안의 백남지화가 조금씩 흔들리며 금광을 반짝였다.

뭔가 말하는 듯했다.

"나더러 신력을 주입하라는 건가?"

진남은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바로 신력을 안에 주입했다.

백남지화에서 뿜어져 나온 대단한 흡입력이 천위고해 전체에 퍼졌다.

흡입력은 큰 손처럼 바다 위와 바다 깊은 곳의 동천복지 안에 들어가 대단하고 깨끗한 힘을 빨아들였다.

"이런 능력이 있다고?"

진남은 깜짝 놀랐다.

백남지화의 대단함은 그의 상상을 완전히 초월했다.

"조금만 빨아들여. 아니면 발견될 거야."

진남은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신념을 전했다.

많이 빨아들이면 아래의 천신 강자들은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원인을 찾으려 할 것이었다.

웅-!

백남지화는 크게 흔들렸다.

마치 진남에게 이미 자신의 능력을 누르고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것이 뿜는 흡입력은 많이 작아졌다.

진남은 시름을 놓았다.

천신들이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해도 그저 이상하다고 생각만 할 뿐일 것이다.

"백남지화는 마지막에 어떻게 변할까?"

진남은 고개를 저으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 * *

시간이 흘러 열흘이 지났다.

열흘 사이에 천위고해의 싸움은 막을 내렸다.

각 동천복지는 무인들이 차지했다.

동시에, 육황고해에 이변이 일어난 소식이 외부에 전해졌다.

많은 무인들이 고해에 들어왔다.

진남은 열흘 동안의 수련을 통해 신력을 가득 모으고 전신의 힘도 육십 개나 되었다.

"진급할 때가 되었구나!"

진남은 신념을 움직여 전신의 힘을 끌어 체내의 신력에 융합시켰다.

쿵-!

그의 체내의 신력은 순식간에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그의 몸도 엄청난 흡입력을 드러내 신지 안의 신력을 끊임없이 체내에 빨아들였다.

섬 전체가 가볍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펑-! 펑-! 펑-!

이상은 한참 동안 지속되었다.

진남의 체내에 격렬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그의 육신은 잠재력이 깨어난 것처럼 진급했다.

그의 신력은 지신 경지 오 단계에 도달했다.

몸에서 반짝이는 청색 빛은 평범한 신력은 비교가 되지 않았다.

"이 섬의 힘은 아직 많이 남았다. 우선 경지를 공고히 하자."

진남은 눈을 뜨고 옆에 있는 혈안지신을 바라보았다.

혈안지신이 천신 경지를 돌파하는 걸 보고 마음을 진정했다.

전에 많은 천지영약을 삼켜 그의 신력은 조금 복잡해졌다.

* * *

그 시각, 육황전장의 가장 깊은 곳.

이곳에 도달할 수 있는 무인들은 외부에 비하면 훨씬 적었다.

대부분은 천신 경지 정상의 강자들이나 무상도통의 내문제자들이었다.

또 개세천재들도 있었다.

"도대체 무슨 기운이 나를 잠에서 깨운 거야!"

"하긴 만고천추, 세상이 바뀌었다. 이제 더는 예전의 그 시대가……."

"역기문(逆忌門)의 그림자를 세상에 드러낼 때가 되었구나."

오래된 목소리가 많은 시골(屍骨)에서 울려 퍼졌다.

한참 후, 이 땅에 있던 무인들은 발아래의 땅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을 느꼈다.

"어떻게 된 거지?"

무인들은 고개를 쳐들고 미간을 찌푸렸다.

쿵-!

머나먼 곳에 눈부신 선인의 빛이 구름 위로 솟아올랐다.

방대한 선의가 홍수처럼 사방을 휩쓸었다.

천뇌지화, 만성조배, 선수포효 등 대단한 이상들이 하늘 깊은 곳에서 나타났다.

"이건 설마……? 승선기연(升仙機緣)이 나타난 건가?"

* * *

몇 시진 후 상행천소선역.

"들었어? 육황전장 깊은 곳에 승선기연이 나타났어!"

"뭐? 승선기연? 뭔가 잘못 안 건 아니지?"

"승선기연 외에 육황전장도 이변이 일어났어. 많은 동천복지와 전승기연이 나타났어!"

"아직도 우두커니 서서 뭐 해? 어서 가자!"

육황전장 안에서 발생한 모든 건 빠르게 성지에서 폭풍을 일으켰다.

많은 무인들은 참지 못하고 전장으로 갔다.

승선기연은 이름대로 천신 경지 정상의 강자들이 비승하여 선이 될 수 있는 큰 기연이었다.

그것은 전승이기도 하고 천지영물이기도 하고 또 보물이기도 했다.

무엇이든 그것이 나타나면 많은 무인들이 달려갔다.

* * *

"승선기연? 육황전장은 선고가 아닌지 몇천 년이 되었어. 어떻게 승선기연이 있을 수 있어? 기껏해야 큰 조화나 이루겠지."

많은 인선이 묻혀있는 묘지 안에서 거칠고 귀청을 찢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나 나는 구액귀신체(九厄鬼神體)를 연마했다. 마침 공고히 할 기회가 필요했어. 이 기회에 신선한 피를 좀 더 빨아들이자."

이어 시커먼 관이 흙 속에서 솟아 나왔다.

관 뚜껑이 천천히 열리더니 혈흔이 묻은 붕대를 감은 시체가 드러났다.

"재미있구나. 몇천 년이나 조용하고 이미 선고가 아닌 전장에 이렇게 커다란 이변이 일어나다니. 승선기연이 아닌데 큰 조화가 나타난 걸 보아 무슨 일이 발생한 게 분명해."

* * *

이름 없는 산 정상에서 윗옷을 벗고 허리에 수피를 두르고 큰 검을 멘 청년이 아래의 요수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시간이 남았다. 한번 가보자."

청년은 바로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보이지 않는 폭풍이 육황전장에서 일어났다.

천신 경지 정상의 강자들과 천재들 심지어 개세천재들은 연달아 가장 깊은 곳으로 달려갔다.

장면이 성대해졌다.

그러나 장본인인 진남은 아무것도 몰랐다.

그는 경지를 공고히 하는데 심신을 기울였다.

* * *

이틀이 지나서야 진남은 두 눈을 천천히 떴다.

기운도 평온해졌다.

이번의 변화로 그는 많은 좋은 점을 얻었다.

전력도 한 등급 진급되었다.

"진남, 드디어 끝났구나. 우리 어서 깊은 곳으로 들어가자. 그곳에 승선기연이 나타났대. 많은 강자와 천재들이 그곳으로 갔다."

혈안지신의 목소리가 진남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그동안의 폐관을 통해 혈안지신은 경지가 지신의 쇠사슬을 뚫고 천신 경지에 도달했다.

그의 행동에선 천신합일(天人合一)의 느낌이 들었다.

천지에서 보이지 않는 신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 그는 혈안천신(血眼天神)이라 불려야 함이 마땅했다.

"승선기연이요?"

축하 인사를 하려던 진남은 혈안지신의 말에 어리둥절했다.

"며칠 전에……."

혈안천신은 하루 동안 들은 소식을 전부 말했다.

"개세천재도 왔다고요? 어서 갑시다."

진남은 눈에 금광을 반짝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가 만도선령에서 육황전장을 선택한 건 이곳의 깊은 곳에 개세천재가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또 몇 명이 더 왔으니 더 좋았다.

실력을 전부 발휘해 제대로 싸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승선기연에도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아직 경지가 부족했다.

기연을 얻었다 해도 경지를 진급하는 데밖에 쓸 수 없었다.

슉-!

그들은 두 개의 빛으로 변해 먼 하늘로 들어갔다.

육황전장의 깊은 곳에는 살기나 금제가 매우 많았다.

천신 강자가 왔다 해도 조심해야 했다.

그러나 며칠 동안 많은 무인들이 오다 보니 살기와 금제들은 모두 깨져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이변' 때문에 나타난 동천복지, 천지영물, 전승기연도 다른 무인들이 전부 가져가고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

거의 황무지나 다름없었다.

"여기가 바로 승선기연이 있는 곳인 것 같구나."

몇 시진이 지난 후 진남은 걸음을 늦추었다.

앞쪽 백 리 되는 곳에 커다란 상고 유적이 나타났다.

유적이라고 하지만 멀리서 보면 큰 세력의 종지와 비슷했다.

안에는 오래된 성과 커다란 산봉우리 그리고 많은 동천복지가 있었다.

또, 많은 선술의 기운이 흩어지지 않고 매우 놀라웠다.

이 상고유적의 밖은 이미 강자들과 천재들이 싹 다 긁어간 게 분명했다.

"왜 무인들이 한 명도 없지?"

진남과 혈안천신은 미간을 찌푸렸다.

유적에 들어가 동술을 움직였다.

조용한 산 깊은 곳에 여러 가지 선술의 기운이 가득한 도장과 특수한 비경이 있었다.

이런 곳들은 무예를 겨루고 선발하는 것과 같았다.

통과한 사람만이 이번 기연을 얻으러 갈 자격이 있었다.

"설마 마지막 관문을 진행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진남은 눈꺼풀이 파들거렸다.

만약 그렇다면 이번에는 괜한 걸음을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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