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8화 운수지옥(云獸之玉)
"저기! 저 큰 산 안에 광문이 있다. 조금씩 닫히고 있어!"
혈안천신은 소리쳤다.
"저 문은 이곳의 더 깊은 곳과 통할 겁니다. 들어가 봅시다!"
진남은 발끝을 차고 광문 안으로 날아 들어갔다.
"이번 전승쟁탈에 참가하려면 반드시 심사에 참가하여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이미……."
묵직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광문의 옆에 한 혈포 노인이 나타났다.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라고요?"
진남은 광문이 곧 닫힐 것 같은 걸 보고 노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손가락을 튕겨 도광을 뿜었다.
"도, 도경?"
혈포 노인의 목소리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견식이 많은 그는 고작 지신 경지의 무인이 도경을 장악했을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
'이자는 도대체 무슨 내력을 가진 거지?'
"선배님, 넓은 아량으로 양해해주십시오."
진남은 포권 공수하더니 혈안천신과 함께 광문 안으로 들어가 유적 안으로 사라졌다.
* * *
한참 후, 둘은 다른 독립된 공간에 도착했다.
구천선역은 창람대륙과 달랐다.
창람대륙에서는 대제 경지에 도달하면 독립된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구천선역에서는 반드시 지선 이상의 경지에 도달해야 독립된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강자들이 진짜 많구나!"
도착하는 순간 진남은 방대한 기세를 느끼고 긴장됐다.
심지어 몸이 조금씩 떨렸다.
본능적으로 조금 흥분되었다.
"역시 승선기연이구나. 매번 나타날 때마다 많은 강자들과 천재들이 오는구나!"
혈안천신은 옆에서 감탄했다.
그들의 앞에 육백여 명의 무인들이 있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천신 경지였다.
그중에 몇백 명은 천신 경지 정상에 도달했다.
지신 경지는 몇십 명밖에 안 되었다.
무상도통의 내문제자들도 적지 않게 왔다.
패자 등급 세력의 천신 등급 무인들도 많이 왔다.
이들은 심사를 통과한 자들이었다.
실패한 후 전송되어 떠나간 무인들까지 더하면 더욱 방대했을 것이었다.
"저 셋은……?"
진남은 세 명에게 시선이 쏠렸다.
왼쪽 사람은 혈대를 감고 사악한 의지를 뿜고 있어 진면모를 볼 수 없었다.
가운데 사람은 웃통을 벗고 허리에 수피를 걸치고 등에 큰 검을 지고 있었다.
오른쪽은 얼굴을 가린 보라색 옷을 입은 여인이었다.
몸매가 좋고 피부가 하얗고 보이지 않는 매력이 있었다.
그녀를 본 사람들은 시선을 떼지 못했다.
앞의 두 명은 경지가 지신 정상이었다.
여인은 천신경지에 도달했다.
"사극 세 명이다."
진남의 눈의 금광은 더 눈부시게 빛났다.
평범한 사람은 사극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진남은 도경에 도달했고 전신금동이 있었다.
대번에 꿰뚫어 봤다.
"진남."
이때 담담한 목소리가 진남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여섯 명의 시커먼 두루마기를 입고 가슴에 칠조금룡(七爪金龍)을 새긴 청년들과 여인이 멀리서 걸어왔다.
이들은 기운이 매우 방대했다.
선산처럼 보이지 않는 위압을 뿜었다.
이들은 무상도통의 제자들이었다.
그중 일남 일녀는 내문제자들이고 천신 정상의 경지였다.
"나는 천허조교의 내문제자다. 긴말하지 않겠다. 네가 어떻게 육황석을 얻었는지 비밀을 말하거라. 그리고 무슨 요구가 있으면 바로 말하거라."
가장 앞에 선 청년은 표정이 담담했다.
말투는 매우 오만했다.
소선역에서 무상도통의 내문제자가 되는 건 매우 어려웠다.
"미안하다. 말할 수 없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큰 좋은 점을 준다 해도 그는 무주궁도의 비밀은 말할 수 없었다.
"말하지 않겠다고?"
다른 제자들은 이 말을 듣자 얼굴에 노기가 드러났다.
몸에서 방대한 기세가 꿈틀거렸다.
"응?"
순식간에 도장의 무인들의 시선이 모두 진남에게 쏠렸다.
하지만 육황천하에 있던 무인들은 깨달았다.
그들이 공격하지 않으면 자신이 공격했을 것이다.
"진남, 충고한다. 사람은 주제 파악을 잘해야 한다. 아니면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좌절을 겪을 수 있다."
내문제자는 차갑게 말을 마치고는 돌아서 가버렸다.
긴말하고 싶지 않았다.
이곳은 무력을 사용하는 걸 금지했다.
아니면 그는 바로 공격했을 것이다.
진남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는 이런 위협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 네가 바로 진남이냐?"
이때, 거칠고 귀청을 찢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혈색 붕대를 감은 남자는 녹색 눈으로 진남을 주시하며 말했다.
"고작 지신 경지가 소붕왕을 도발한 거냐?"
그 말에 도장 전체가 조용해졌다.
천허조교의 제자들은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
'저 대인이 주시하고 있으니 우리가 공격하지 않아도 진남은 오늘 봉변을 당할 거다.'
"이자는 명음 태자이다. 개세천재다. 이 자는 무고한 사람을 죽이기 좋아하고 매우 잔인하다고 한다."
혈안지신은 안색이 어두워져 전음했다.
"너도 지신 경지잖아."
진남은 눈을 찌푸렸다.
'재미있구나. 연달아 나를 건들다니.'
'이자가 감히 명음 태자에게 이런 태도로 말하다니?"
주위의 무인들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명음 태자의 잔인함을 그들은 잘 알았다.
다른 두 개세천재도 진남을 바라봤다.
여인은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아무래도 내가 이번에 너무 오래 폐관한 것 같구나. 하찮은 것들이 건방을 떠는구나."
명음 태자는 기이한 웃음소리를 냈다.
그에게서 엄청난 혈광이 반짝거렸다.
주위의 무인들은 저도 모르게 소름이 끼쳤다.
"진남, 지금은 우선 너를 살려주겠다. 나중에 나는 직접 너의 모든 피를 빨아먹을 거다."
명음 태자는 붕대를 감아 본 모습을 알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그가 마귀처럼 흉악하게 웃고 있는 건 느낄 수 있었다.
이 말을 들은 진남은 긴말하고 싶지 않았다.
한참 후.
슉-!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대단한 살기를 뿜는 대머리 사내가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저자가 전설 속의 도경을 장악했다고?"
대머리 사내는 신념으로 진남을 훑어보았다.
기운이 조금 흔들렸다.
직접 만나니 그는 살짝 놀랐다.
"여러분, 이번에 열리는 이 전승은 너희들을 승선하게 할 수 없다."
대머리 사내는 빠르게 말했다.
우렁찬 목소리가 번개가 치는 것 같았다.
"승선할 수 없다고?"
많은 천신 경지 정상의 무인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들이 이곳에 온 건 승선하기 위해서였다.
"이번에 전승을 얻게 되면 좋은 점이 승선기연보다 조금 약하다. 떠나고 싶으면 아직 기회가 있다."
대머리 사내는 말했다.
무인들은 모두 아무 반응이 없었다.
"좋다. 마지막 관문의 시합을 시작하겠다."
대머리 사내는 말했다.
"이번 시합은 전과 다르다. 경지에 따라 지신과 천신 두 개 조로 나뉜다. 동시에 여러분의 경지는 같은 등급으로 눌린다."
많은 무인들은 조용히 듣고 있었다.
대머리 사내는 계속 말했다.
"여러분 중에서 막는 사람을 두 명 뽑아 여러분을 막을 것이다. 시합 시간은 한 시진이다. 천신조와 지신조로 나뉜다. 누구든지 자신을 막는 사람에게서 두 개의 운수지옥(云獸之玉)을 빼앗으면 전승을 얻을 수 있다.
이번 싸움은 새로운 독립적인 공간에서 진행된다. 나중에 그곳의 지도를 여러분에게 전해주겠다."
말을 마친 대머리 사내는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
"물론, 싸우는 동안 생김새와 기운은 모두 가려진다.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많은 무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진신을 숨기지 않으면 빼앗는 과정에서 거물들의 노여움을 살 수 있었다.
"구체적인 규칙은 더 말하지 않겠다. 스스로 보거라. 잠시 후에 시합을 시작하겠다."
대머리 사내는 손을 천천히 들었다.
몇백 개의 현묘한 빛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주입되었다.
새로운 지도와 많은 소식들이 천천히 떠올랐다.
진남이 그것들을 살피고 있을 때 대머리 사내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대인, 우리는 대인을 지신 경지의 막는 사람으로 요청하고 싶소."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바로 거절하지 않고 물었다.
"다른 무인들을 성공적으로 막으면……."
대머리 사내는 바로 말했다.
"다른 무인들을 성공적으로 막으면 이번의 전승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좋은 점도 얻을 수 있소."
무인들은 막는 사람으로 뽑히면 운이 나쁘다고 생각했다.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이번 시합의 진정한 목적은 막는 사람에게 있었다.
다른 무인들을 막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모두를 막으면 절세천재가 될 자격이 있었다.
"그러면 나는 막는 자가 되겠소."
진남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전승을 얻을 수 있다면 많은 천재 강자들과 싸우는 일을 그는 마다할 리 없었다.
"고맙소. 이건 막는 자의 여러 가지 규칙이오. 꼭 명심하시오."
대머리 사내는 전음했다.
진남의 식해에 또 하나의 소식이 더 많아졌다.
"시합을 시작하겠다!"
잠시 후, 대머리 사내가 크게 외쳤다.
하늘 깊은 곳에서 눈부신 선인의 빛이 내려와 무인들에게 주입되었다.
무인들은 모두 사라졌다.
* * *
잠시 후, 진남은 몸이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완전히 다른 느낌이 솟아올랐다.
그는 다른 공간에 왔다.
이 공간은 크지 않았다.
방원 백만 리밖에 안 되었다.
아홉 개의 산봉우리, 세 개의 삼림, 초원, 두 개의 드넓은 바다가 있었다.
펑-!
이때, 강한 선의가 아무 징조도 없이 나타나 진남에게 들어가 경맥 등을 제압했다.
진남의 경지는 지신 경지 일 단계로 눌렸다.
그의 기운, 생김새 등도 전부 가려졌다.
혈안지신이 그의 앞에 와도 그를 알아볼 수 없었다.
"이것이 운수지옥인가?"
진남은 뭔가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멀지 않은 곳에 사람 키 절반쯤 되고 짙은 선수 형상이 반짝이는 두 개의 기이한 옥이 있었다.
"이자가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독립적인 작은 공간의 하늘 깊은 곳에서 대머리 사내가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남은 전혀 몰랐다.
"규칙에 따르면 반 주 향이 탈 시간이 지나야 다른 무인들이 이곳에 도착한다."
진남은 중얼거리더니 길게 생각하지 않고 운수지옥 한 개를 먼 곳에 주입했다.
그러고는 두 번째 운수지옥 옆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반 주 향이 탈 시간은 막는 자에게 무인들을 상대할 준비를 하라고 준 것이었다.
그런데 진남은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
"기세가 진짜 대단하구나!"
대머리 사내는 순식간에 진남이 왜 이러는지 깨닫고 감탄했다.
그는 전에 개세천재들의 싸움이나 지존의 후계자들의 싸움을 수도 없이 많이 봤다.
그는 짙은 호기심과 기대감이 들었다.
'이번 시합은 결과가 어떨까? 이자가 진짜 이기면 이번에는 우리 역기문의 큰 조화다.'
* * *
반 주 향 후.
진남의 주위는 여전히 조용했다.
이번 시합의 규칙에 따라 다른 무인들은 이 공간에 뿔뿔이 흩어졌다.
이곳으로 오는데도 꽤 시간이 걸렸다.
한참 후에야 진남은 두 눈을 천천히 뜨고 오른팔을 단천도로 변화시켰다.
"운수지옥?"
들뜬 목소리와 함께 먼 허공에 무인 세 명이 나타났다.
"네가 이번 시합의 막는 자냐? 죽어라!"
무인들은 진남을 발견하자 소리쳤다.
몸에 강한 신의 빛이 솟아오르고 선술들이 뿜어져 나왔다.
막는 자로 뽑혔으니 경지가 약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그들은 잘 알았다.
세 명의 개세천재 중 한 명일 수도 있었다.
그들은 상의하여 잠시 연합하기로 했다.
우선 막는 자를 격파하고 다시 겨루어 운수지옥을 빼앗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