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3화 진남을 막기 위한 한 수
뇌룡이 허공에 떠올랐다.
차가운 용안이 남천문을 주시했다.
남천문은 몸이 굳어지고 마음이 서늘해졌다.
슉-!
끝없는 힘이 솟아올랐다.
큰 산 같은 짐승 발이 분노하며 내리쳤다.
창은 순식간에 부서졌다.
"아차!"
남천문은 안색이 어두워져 서둘러 뒤로 물러섰다.
천지뇌겁이 나타난 후 누구든 도겁하는 사람을 공격하면 뇌겁의 원수가 된다는 걸 다 잘 알았다.
"진남의 무신뇌겁이 나타났어!"
아래의 무인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신비한 내세와 비월여제 대인의 싸움을 몰랐다.
그러나 그들은 한 가지는 알았다.
뇌겁이 나타나면 진남은 위험이 없어진다.
뇌겁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이 진남을 죽이는 건 불가능했다.
웅-!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도대 위의 용제, 용호, 사마공, 당청산 등과 사망수정의 체내의 힘이 변화를 일으킨 것 같았다.
그들이 뿜는 신의 빛과 무제의 빛이 신검처럼 하늘을 내리쳤다.
많은 천지의 힘이 다시 솟아올랐다.
용호, 사마공, 당청산, 사망수정이 불러온 천지의 힘은 용제를 초월했다.
"그들도 이제 무신이 되어 자아증제하는 건가?"
무인들은 놀라움을 말로 할 수 없었다.
크롸라라-!
뇌룡이 고개를 쳐들고 포효했다.
소리나 기세가 용제 등을 초월했다.
그것의 절세지보 같은 비늘은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건……"
비월여제와 그녀의 내세는 안력으로 확인하곤 어리둥절했다.
이 뇌룡의 겁수는 인신의 경지에 도달했을 때에만 불러올 수 있었다.
진남은 사극지경을 초월하여 도문을 갖고 있었다.
때문에, 이 정도 하는 건 정상이었다.
그런데 뇌겁이 또 변화하는 것이었다.
우르릉-!
눈 깜짝할 사이에 뇌룡이 흩어지며 천지를 흔들었다.
방대한 빛이 아무런 징조도 없이 반짝거리기 시작하더니 모든 어둠을 물리쳤다.
선갑을 입은 커다랗고 위엄 있는 형상이 허공에 나타났다.
형상들의 기운은 사람 같기도 하고 요수 같기도 하고, 마귀 같기도 하고 신 같기도 했다.
매우 기이했다.
그것들은 경지도 무신과 대제에서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더니, 마지막엔 무왕 경지에 멈췄다.
진남과 비슷했다.
"이건 무슨 천지뇌겁이지?"
무인들은 목소리가 떨리고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기이한 형상들에서 그들은 본질적인 위압감을 느꼈다.
마치 자신들은 황급 십 품 무혼인데 천급 십 품 무혼을 마주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람 같기도 하고 요수 같기도 하고 악마 같기도 하고 신 같기도 하다. 설마 이건 부도선영뇌겁(浮屠仙影雷劫)인가?"
비월여제와 그녀의 내세 그리고 먼 곳에 있던 육천신은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육천신은 더 깜짝 놀랐다.
앞에 있는 부도선영뇌겁이 그것의 진정한 위력의 일 할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이 뇌겁은 지신에서 천신으로 진급했을 때에만 불러올 수 있었다.
그들은 대제가 무신으로 진급했을 때 뇌겁을 불러오는 걸 단 한 번도 들은 적도 본 적 없었다.
"설사 도경을 완전히 장악했다 해도 이렇게까지 할 수 없다. 설마 저자의 체내에 주화(主火)가 생겼나? 그럼 저자의 전생은……."
내세는 마음이 흔들렸다.
아름다운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이번 삼생겁은 그녀의 예상을 초월했다.
도겁하는 사람이 이렇게 놀라운 신분이 있을 줄 몰랐다.
"죽여라!"
몇만 개의 형상은 진남을 향해 소리쳤다.
방대한 살기가 속박을 벗어난 것처럼 휘몰아쳤다.
"붕멸전도!"
진남은 위로 날아올랐다.
전의가 대단했다.
그의 몸에서 적색 금갑이 희미하게 보였다.
손에 든 칼은 윙윙 소리를 냈다. 마치 매우 흥분한 것 같았다.
진남은 무왕 경지밖에 안 되었다.
그러나 그의 기세는 전신 같았다.
펑-! 펑-! 펑-!
싸움이 일어났다.
기이한 형상들은 칼에 잘려 부서졌다.
형상들이 부서진 후 진남의 몸에 빛이 반짝거렸다.
그의 체내의 신력은 봉인이 뚫린 것처럼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점점 강해졌다.
"네 뇌겁이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궁금했다. 그런데 고작 무왕 경지구나. 다른 수단을 쓸 필요 없이 나는 지금 바로 너의 뇌겁을 부수고 너를 봉신할 수 없게 할 수 있다."
신방은 반응하고 콧방귀를 뀌었다.
존자의 힘을 드러내 살초를 이루어 기이한 형상을 공격했다.
먼저 뇌겁을 부수고 진남을 죽이려는 것이었다.
"멈춰!"
구리거울의 내세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진남과 싸우고 있던 몇백 개의 기이한 형상은 고개를 돌렸다.
그것들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순식간에 기세가 무존 정상의 경지로 폭등하더니 주먹을 날렸다.
부도선영뇌겁은 진남과 구리거울의 전생과 같았다.
그것들은 도겁하는 사람과 경지가 일치했다.
만약 누구든지 그것들을 공격하면 그것들의 경지는 적과 같아졌다.
천신 경지의 강자를 마주해도 마찬가지였다.
"……!"
신방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것은 미처 반응도 못 하고 하늘 가득 날아오는 형상들의 주먹의 공격을 받았다.
그러더니 비명을 지르더니 흩어지고 사라졌다.
"진짜 어리석군. 진남의 뇌겁을 상대하기 쉬웠다면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을 암암리에 계획을 짰겠소."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제방의 영은 비웃음을 감추지 않고 말했다.
그것은 신방과 연합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신방을 깔보았다. 신방을 꺾을 생각만 했다.
마음속의 말을 다 하기도 전에 그것은 뭔가 깨닫고 고개를 돌렸다.
형상들이 날린 공격의 남은 힘은 조금도 빗나가지 않고 그것을 향해 날아왔다.
비명이 울리더니 제방 의지는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사라졌다.
"미련하다."
구리거울의 내세는 이 광경을 보자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선 바로 남천문에게 신념을 전했다.
"응?"
신념을 전한 구리거울의 내세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의 마음속에 아무런 징조 없이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왜 이런 느낌이 드는 거지?'?
그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들은 어떤 불안한 느낌이 들든 모두 매우 정확했다.
지금 이러한 느낌이 드는 건 그녀의 어떤 행동이 엄청난 변화를 일으켜 그녀에게 매우 큰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 거라는 걸 뜻했다.
"재미있구나. 진남을 상대하려는데 이런 예감이 들다니."
구리거울의 내세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그녀는 흥이 돋았다.
그녀는 삼생겁의 겁력에 불려온 것이었다.
그녀가 어떻게 하든 얼마나 큰 상처를 입든 그녀의 본존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 * *
같은 시각.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진남은 용이 바다에 들어가는 것처럼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형상들을 잘라 부쉈다.
그에게서 점점 더 많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아직도 오백여 개의 겁영이 남았어!"
무인들은 저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진남, 오늘 너는 여기서 죽어야 한다!"
육천신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모든 계획을 알았다.
그러나 그도 긴장됐다.
진남이 봉신하면 그의 계획은 숨길 수 없었다.
운이 조금만 나쁘면 그가 몇만 년 동안 준비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묘묘, 남천문을 막아!"
비월여제는 신념을 전했다.
그녀 옆에서 흩날리는 눈꽃이 점점 많아졌다.
그녀는 잘 알았다.
역천을 초월한 자가 나타나 봉신하고 신선이 되려 할 때면 예상할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더 컸다.
"겁영이 팔십여 개밖에 남지 않았어!"
시공 전체가 느려진 것 같았다.
이 순간은 무척이나 길게 느껴졌다.
사람들은 시간의 흐름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묘묘 공주는 긴장됐다.
암암리에 성령의 몸을 움직였다.
만약 변고가 일어나면 그녀는 중상을 입더라도 진남을 위해 마지막 시간을 벌어야 했다.
"남천문, 움직여!"
드디어 구리거울의 내세가 손을 썼다.
매우 빠른 속도로 손에 '금기'라고 할 수 있는 법인들을 만들었다.
그녀의 몸에 많은 선인의 빛을 뿜는 무늬가 퍼졌다.
쿵-!
남천문도 많은 존자의 힘을 드러냈다.
"꿈 깨거라!"
비월여제와 묘묘 공주는 거의 동시에 움직였다.
대단한 수단을 드러내 둘을 공격했다.
그뿐만 아니라 창람대륙의 밖에 있던 선인대군도 동시에 금기수단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생, 늦었어. 진법은 진작에 설치되었어."
구리거울의 내세는 담담하게 웃었다.
남천문의 뒤에 몇십만 개의 태고의 용 같은 광문(光紋)이 솟아올라 허공을 가득 채웠다.
광문들은 한데 엉켜 대단한 진법을 이루었다.
"육천신과 신방이 진남을 공격할 때를 대비해 설치한 진법이 있어? 왜 나는 조금도 느끼지 못했지?"
비월여제는 행동을 멈추었다.
"초황금기(初荒禁忌), 고도무변(古道無邊), 음양세법(陰陽世法), 중생령청(?生聆聽)……."
구리거울의 내세는 표정이 점점 엄숙해졌다.
그녀의 목소리가 대도의 소리처럼 사람들의 마음속에 울려 퍼졌다.
'무씨귀악(無氏鬼厄), 피를 미끼로, 근원을 제물로…….'
남천문은 정혈을 한 방울 토하더니 내세가 전해준 오래된 금술을 펼쳤다.
자신의 본원의 힘을 제물로 바쳤다.
그것의 기운은 다시 폭등했다.
많은 파란빛이 그것의 앞에 모였다.
"진남, 내 지금 바로 너의 뇌겁을 부수겠다!"
남천문은 크게 소리쳤다.
대단한 살술을 이루어 남은 겁영을 공격했다.
겁영들은 반응하고 기운이 폭등하여 연거푸 공격했다.
그러나 남천문의 대단한 살초에 그것들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성령선체(聖靈仙體)!"
묘묘 공주의 등 뒤에 오래된 형상이 다시 떠올랐다.
형상은 커다란 손을 내밀어 아래에 있는 영물들 속에서 힘을 불러 묘묘 공주에게 주입했다.
묘묘 공주도 기운이 올라갔다.
남천문의 살초를 이길 순 없지만 모든 겁영이 부서지는 걸 막을 수 있었다.
우르릉-!
묘묘 공주는 연거푸 뒤로 밀려나더니 입가에 피가 흘러나오고 기운도 많이 약해졌다.
겁영도 계속 부서졌다.
마지막 열 개밖에 남지 않았다.
"남천문을 막았어!"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무연각 일행은 기뻤다.
"공주……."
진남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나를 신경 쓰지 마. 겁을 자르고 봉신해!"
묘묘 공주는 제대로 서서 크게 소리쳤다.
"붕멸전도!"
진남은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입술을 깨물고는 힘을 전부 폭발시켰다.
최강의 도광으로 나머지 겁영을 내리쳤다.
"후, 아파죽겠어. 이번에 봉신한 후 나를 도와 맛있는 술을 얻어오지 않으면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겠다."
묘묘 공주는 한숨을 내쉬며 진남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전에 진남이 스스로 증제했을 때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이번에 봉신할 때는 진남을 위해 마지막 살기를 없앴다.
"묘묘, 저들의 공격은……."
비월여제는 뭔가 느꼈다.
만년현빙 같은 아름다운 얼굴에 처음으로 묘한 변화가 생겼다.
"역도술, 대역천국(大逆天局)!"
구리거울의 내세의 마지막 금기법인이 제대로 만들어졌다.
순간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모든 무인들의 발밑과 제이대륙의 다른 곳의 무인들의 발밑에 진법이 만들어졌다.
보이지 않는 힘이 사람들을 감쌌다.
"어……?"
전장에 있지 않은 많은 무인들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몰라 당황했다.
"중생의 힘, 나를 도와줘!"
남천문도 크게 외쳤다.
쿵-! 쿵-! 쿵-!
많은 진법들이 전부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는 힘이 무인들의 힘을 뽑아갔다.
힘들은 빛으로 변해 남천문 발밑의 진법에 주입되었다.
진법은 계속 움직였다.
무인들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그들은 제이대륙에서 나와 창람대륙으로 되돌아왔다.
힘이 빠진 그들은 평범한 사람보다 약했다.
제이대륙에 계속 머무를 수 없었다.
이제 제이대륙에는 몇 명밖에 남지 않았다.
동시에, 남천문의 기운이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드넓은 제위가 뿜어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