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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854화 (854/1,498)

854화 묘묘 공주의 희생

"이건……."

비월여제는 차가운 눈을 찌푸렸다.

그녀는 이제야 깨달았다.

내세가 제과와 신종을 만들어 무인들을 불러온 것은 중요한 순간에 금기수단을 써 중생의 힘을 빨아들이기 위해서였다.

경지를 평범한 사람처럼 낮춘 건 큰 상처를 입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순조롭게 빨아들이기 위해서였다.

경지를 평범한 사람으로 낮춘 게 아니면 무인들은 저항하고 막을 수 있었다.

'내세는 어떻게 이런 금기수단을 펼친 거지?'

"비월, 너 아마 모를 거다. 나는 이제 곧 대제가 된다."

내세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대…… 대제?"

진남과 묘묘 공주는 어리둥절했다.

당청산 등도 깜짝 놀랐다.

* * *

그 시각, 창람대륙, 반신지국.

허공에 많은 형상이 연달아 나타났다.

그들이 뿜는 기운은 폭등하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무존지경(武尊之境)에 도달하고 어떤 이는 대제지경(大帝之境)에 도달하고 심지어 어떤 이는 무신경지(武神境界)에 도달했다.

육천신과 무연각 등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전송되어 나갔다.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

전장 주위에 있던 무인들은 의문이 들었다.

'남천문은 방금 어떤 수단을 펼쳤지?'

'우리는 어떻게 강제로 제이대륙에서 전송되어 나왔지?'

"진남이 봉신에 성공했나?"

무인들은 갑자기 반응하고 하늘 깊은 곳에 떠 있는 드넓은 대륙을 바라보았다.

진남이 봉신했는지가 가장 중요했다.

묘묘 공주가 진남을 도와 살기들을 부숴 겁영이 마지막 열 개밖에 남지 않았었다.

'진남은 남천문의 마지막 수단의 공격에 죽었을까? 아니면 봉신에 성공했을까?'

"진남, 너는 반드시 거기서 죽어야 한다."

요신금지의 주인 그리고 다른 장로 등급의 존재들은 주먹을 꽉 쥐고 속으로 저주했다.

* * *

그때, 제이대륙, 전장.

"어떻게 대제의 경지가 된 거지?"

용제, 당청산 등과 무연각 등 거물들은 깜짝 놀라 안색이 창백해졌다.

'남천문이 대제의 경지에 도달했다면 누각 그것을 막을 수 있을까?"

"진남, 의외지? 잠깐밖에 버틸 수 없다. 그러나 대제지경이라면 충분하다! 오늘 너는 반드시 내 손에 죽는다!"

남천문은 살기가 하늘을 찔렀다.

그것이 손을 뻗자 몇천 개의 무도의지가 나타났다.

무도의지들은 마영(魔影)을 이루어 진남을 공격했다.

열 개의 겁영은 고개를 쳐들고 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기세가 폭등하고 무제의 빛을 뿜으며 마영으로 날아갔다.

"능화옥선진탑(?華玉仙?塔)!"

비월여제는 빠르게 반응하고 눈 깜짝할 사이에 법인을 이루었다.

높이가 백 장 되는 커다란 탑이 제이대륙에 난 구멍에서 날아와 내리눌렀다.

열 개의 겁영은 남천문의 상대가 안 되었다.

억지로 싸우면 순식간에 부서질 수 있었다.

그녀는 겁영이 부서지는 걸 막고 진남이 마지막 뇌겁을 자르게 해야 했다.

"비월여제, 구 년여 전에 나는 선의를 세 개밖에 장악하지 못했소. 그러나 이제는 여섯 개의 선의를 장악했소. 당신의 이 살초는 우리에게 아무런 소용이 없소. 나를 막을 수 없단 말이오!"

남천문은 기세가 대단했다.

몸에서 여섯 개의 선인의 빛을 반짝거리더니 시커멓고 큰 손으로 변해 허공을 넘어 위쪽을 잡았다.

우르릉-!

허공이 무너져 내렸다.

대단한 힘 폭풍이 사방으로 휘몰아쳤다.

남천문은 우뚝 솟은 큰 산처럼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진남, 이게 바로 네가 나와 맞선 결과다. 죽어라!"

남천문의 외침은 우레처럼 사방을 흔들었다.

그것은 한발 성큼 내딛더니 신술을 펼쳐 열 개의 겁영을 피하고 진남 쪽으로 다가왔다.

화르륵-!

그것의 두 눈에 파란색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많은 무도의지와 여섯 개의 선의가 그것의 팔에 모였다.

무도의지와 여섯 개의 선의는 주먹으로 변해 허공을 넘어 공격했다.

그것은 계속 뇌겁을 상대하지 않았다.

진남을 죽여 모든 걸 끝내려 했다.

'……모든 것이 끝났다.'

무연각, 원도천산의 주인 등은 영혼이 떨렸다.

그들은 막고 싶었다.

그러나 그들은 힘이 없었다.

진남의 옆으로 날아가는 것도 불가능할뿐더러, 막을 수도 없었다.

"무상진법."

비월여제는 싸늘한 표정으로 법인을 끊임없이 만들었다.

"남천문!"

진남은 마음이 서늘해지고 전에 없는 위험을 느꼈다.

그러나 그의 의지는 여전히 눌리지 않고 오히려 더 웅장해졌다.

설령 죽더라도 그는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싸우려 했다.

"남천문, 내가 지켜주는 사람은 설사 너라 해도 막을 수 없다!"

위기의 순간에 묘묘 공주의 몸에서 많은 희미한 화염이 불타올랐다.

그녀의 기세도 끊임없이 솟아올라 연거푸 폭등했다.

그녀는 자신의 생명 본원의 힘을 바쳤다.

"만령으로 변하거라, 혼자무쌍(魂者無雙)"

묘묘 공주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찬란해졌다.

그녀는 진정한 만령지성(萬靈之聖)이 된 것처럼 만령지위(萬靈之威)를 뿜으며 손바닥을 날렸다.

큰소리와 함께 두 개의 살초가 동시에 소멸되어 사라졌다.

묘묘 공주는 이제 생기가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

언제든 흩어질 것 같았다.

"공주……."

진남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하찮은 것이 나의 공격을 막겠다고? 어디 두 번째 공격도 막을 수 있느냐?"

남천문은 콧방귀를 뀌었다.

많은 무도의지를 다시 불러 새파란 태고의 창을 이루어 허공을 넘어 공격했다.

창은 번개처럼 빨랐다.

너무 빨라 빛이 반짝이는 것밖에 보이지 않았다.

"진남, 조심해!"

생명이 위독해진 묘묘 공주는 갑자기 강한 힘을 폭발해 진남을 몇 리 밖으로 밀쳤다.

진남을 밀어냈지만, 그녀는 피하지 못했다.

"안 돼……!"

진남은 창을 멈추게 할 힘이 없었다.

쿵-!

시공이 멈춘 것만 같았다.

사람들은 창이 묘묘 공주의 가슴을 뚫고 지나가는 걸 제대로 봤다.

빛을 반짝이는 핏방울들이 허공에 흩날렸다.

오색찬란한 꽃잎이 나타나 하늘하늘 피어났다.

"진…… 남……."

묘묘 공주는 창백한 얼굴로 먼 곳에 있는 진남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뭔가 느낀 듯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 나는 먼저 간다……. 너는…… 꼭…… 봉……."

하지만 그녀는 마음속의 많은 말들을 하지 못했다.

이내 그녀의 체내의 약한 생기가 완전히 사라졌다.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성령의 빛이 조금씩 사라지고 싸늘해지고 조용해졌다.

"묘묘 공주……? 죽었어?"

용제, 당청산 그리고 무연각 등은 제자리에 굳었다.

비월여제마저 싸늘하던 파란 눈동자가 흔들렸다.

"……공주?"

진남은 번개가 내리친 것처럼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그는 영혼을 잃은 꼭두각시처럼 휘청거리며 묘묘 공주 옆으로 걸어와 그녀를 꽉 껴안았다.

"공…… 공주……."

그의 눈은 초점을 잃었다.

정신이 이상한 사람처럼 그녀를 깨우려고 공주를 불렀다.

주위의 차갑고 적막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제이대륙 전체가 조용해졌다.

천지에는 슬픔이 흘렀다.

"너는 마발처럼 미련하다. 고작 하찮은 자식을 위해 죽다니."

남천문은 진남을 내려다보며 조롱하듯 말했다.

"너를 죽인 후 나는 유실약원도 없애버릴 거다."

하찮은 것이 누차 그것을 막았다.

그것은 유실약원까지 모두 죽여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남천문,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어서 진남을 죽여!"

구리거울의 내세와 육천신은 크게 소리쳤다.

그들은 묘묘 공주의 죽음은 완전히 무시했다.

"진남, 이제 그만 죽어라!"

남천문은 반응하고 파란빛과 의지를 동시에 폭발해 다시 한번 엄청나게 큰 창을 만들어 허공을 넘어 공격했다.

"진남……!"

무연각의 청년, 원도천산의 주인 등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진남의 몸에서 방대한 보이지 않는 힘이 어디선가 용솟음쳤다.

펑-!

폭발음과 함께 대제 정상의 거물을 부술 수 있는 엄청나게 큰 창은 늪에 빠진 것처럼 앞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

"어떻게 된 거지?"

사람들은 당황했다.

진남의 체내에 왜 갑자기 이렇게 강한 힘이 솟아올랐는지 구리거울의 내세도 알 수 없었다.

비월여제만이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주선 오 위가 손을 썼나? 그런데 만약 그것이라면 왜 좀 더 일찍 손을 쓰지 않았을까?'

"진남, 너의 몸에 이렇게 강한 힘이 있을 줄 몰랐다. 그러나 너는 오늘 죽어야 한다. 남천선검, 죽여라!"

남천문은 빠르게 정신을 차리더니 크게 소리쳤다.

여섯 개의 선의가 솟아올랐다.

선의는 다른 힘과 뭉쳐 길이가 백 장 되는 희미한 검으로 변하더니 허공을 찢고 내리쳤다.

남천문의 최강살초였다.

무신 경지 일 단계의 존재도 죽일 수 있었다.

쿵-!

하늘을 흔드는 큰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검의가 사방으로 퍼졌다.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검의 검끝은 진남과 일 촌도 안 되는 거리까지 날아온 후 더 움직이지 못했다.

"남…… 천…… 문!"

정신을 못 차리던 진남의 몸이 떨렸다.

그의 눈과 온몸이 시뻘게졌다.

방대한 살기가 폭발해 천지를 공격했다.

천지가 떨렸다.

"이건……."

비월여제와 그녀의 내세는 어안이 벙벙했다.

"너희들은 모두 죽어야 한다!"

진남은 고개를 들고 크게 소리쳤다.

시뻘건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렸다.

그의 체내에 보이지 않는 봉인이 열린 것처럼 대단한 힘이 솟아올랐다.

쿵-! 쿵-! 쿵-!

제이대륙은 수많은 번개가 터진 것만 같았다.

끝이 없이 넓은 하늘과 땅이 혈색으로 변하고 대단한 살기가 땅에 가득 찼다.

끝없는 지옥으로 변한 것 같았다.

묘묘 공주의 죽음에 진남은 전에 없이 화가 나다.

화가 나 미칠 것 같았다.

"이, 이건 무슨 힘이지?"

남천문, 육천신, 무연각, 원도천산의 주인 등은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구리거울의 내세나 비월여제도 마찬가지였다.

진남은 마선(魔仙)과 별 차이가 없었다.

'제이대륙의 천지규칙이 왜 지금의 진남을 속박하지 못하는 거지?'

"죽어라!"

진남은 화가 나 소리쳤다.

방원 몇만 리의 무도규칙, 천지규칙이 흐릿해지더니 사라졌다.

진남이 성큼 한발 나서자 천지가 떨렸다.

그는 남천문을 향해 단천도를 내리쳤다.

"……!"

단천도의 힘이 너무 대단하여 남천문은 손을 쓰지도 못하고 칼이 자신을 내리치는 걸 보고만 있었다.

"크악!"

처절한 비명이 하늘에 울려 퍼졌다.

칼이 그것의 몸을 잘랐다.

그러나 그것은 바로 사라지지 않고 오장육부가 뒤집히는 아픔에 쌓였다.

죽기만도 못했다.

이어 또 하나의 혈광이 허공을 넘어 육천신을 내리쳤다.

"악!"

처절한 비명이 다시 울려 퍼졌다.

육천신은 피투성이가 되고 체내의 생기가 사라졌다.

그러나 그는 죽지 않고 고통에 휩싸인 채 자신의 몸이 두 동강 나는 걸 보았다.

"저 자식 미쳤어. 자신의 체내에서 자고 있던 힘을 깨웠어!"

구리거울의 내세는 반응이 빨랐다.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강한 법술을 펼쳤다.

그녀는 제자리에서 사라져 하늘 깊은 곳의 커다란 구멍으로 날아갔다.

창람대륙에 돌아가면 그녀의 경지는 강해질 수 있었다.

진남의 상대가 안 되면 경지를 폭발해 창람대륙 전체를 부수고 다 같이 죽으면 그만이었다.

그러면 그녀도 삼생겁을 완수한 셈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제자리에 굳었다.

끝없는 혈광이 그녀의 몸에 떨어졌다.

마동(魔瞳)이 그녀를 노려봤다.

"내가 불안한 이유가 있었구나. 너의 체내의 힘이 이 정도로 강할 줄……."

구리거울의 내세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쿵-!

혈권이 그녀의 가슴을 때렸다.

그녀의 몸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허억."

구리거울의 내세는 커다란 아픔에 저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다.

그러나 그녀는 빠르게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허허, 나를 죽이는 건 아무 의미 없다. 나의 본존은 전혀 영향받지 않는다. 나의 본존이 깨어나면 나는 너의……."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남은 흉악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체내의 대단한 힘이 다시 폭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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