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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642화 (642/1,498)

642화 누구를 만났어?

진남은 빠르게 전신의 왼쪽 눈을 움직여 강벽난과 불타 진자래 쪽을 바라봤다.

그들의 기운은 이미 성 안에 없었다.

그들은 암황성 밖에서 흑포인들과 싸우고 있었다.

불타 진자래는 마기를 쓰는 무인과 싸우고 강벽난은 칼을 쓰는 무인과 싸우고 있었다.

그들의 상대는 매우 강하여 승부가 나지 않았다.

강한 상대가 한 명이라면 괜찮은데, 네 명 모두 실력이 강했다.

"무수! 드러나거라!"

진남은 망설이지 않고 네 개의 전신의 나무를 드러냈다.

그의 뒤에 있던 암황은 깜짝 놀랐다.

'무도규칙을 초월한 사람이 있다니!'

"눌러라!"

진남이 신념을 움직이자 다섯 그루의 무수가 하늘로 솟아올라 허공을 눌렀다.

빠르게 자라던 꽃들은 더 자라지 못하고 부서졌다.

흑포인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의 머리카락이 반짝이며 자라나 진남을 공격했다.

진남은 발끝을 튕겨 공격을 피하며 흑포인에게 다가갔다.

"깨라!"

진남은 칼을 휘둘렀다.

도광이 번쩍이더니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흑포인의 가면을 내리쳤다.

그는 앞에 있는 흑포인이 누구인지 똑똑히 보고 싶었다.

가면이 깨지더니 새하얗고 아름다운 얼굴이 드러났다.

성주부의 모든 것이 빛을 잃었다.

진남은 눈을 찌푸리고 몸을 떨었다.

'진짜 그녀라고?'

"진, 진남? 너 왜 여기 있어! 제명쟁탈전에 참가하지 않았느냐?"

묘묘 공주는 당황했다.

그녀는 이상한 걸 눈치채고 빠르게 주위를 둘러봤다.

그녀는 깜짝 놀라 물었다.

"여기는 어디야? 내가 왜 여기 있지?"

"공주, 여기가 어딘지 몰라?"

진남은 떠보듯 물었다.

앞에 있는 공주는 환상인 게 틀림없었다.

그러나 정확히 알기 전에 진남은 함부로 단정할 수 없었다.

제방이 잔인하게 진짜 공주를 불러왔을 수도 있었다.

"당연히 모르지."

묘묘 공주는 화를 냈다.

"너는 제명쟁탈전에 참가하지 않았느냐? 왜 여기로 왔느냐? 응? 아닌가? 설마 제방이 나를 데려온 건가?"

그녀는 생각에 잠겼다.

진남은 왼쪽 눈을 움직여 어청동, 불타 진자래, 강벽난을 힐끗 봤다.

보이지 않는 기이한 힘이 그의 시선을 막아 그는 그들의 상황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뭔가 있어!'

진남은 긴장하여 단천도를 꽉 잡았다.

그는 잠깐 생각하더니 물었다.

"공주, 그럼 연황전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그건 왜 물어?"

묘묘 공주는 얼굴이 상기되어 물었다.

"나를 떠볼 거라면 다른 걸 물을 순 없었어?"

진남은 시름이 놓였다.

그녀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나와 함께 잘 때는 그렇게 과감하더니 지금은 부끄러워하다니, 공주는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귀엽구나.'

"중요한 일부터 얘기하자. 제방이 나를 데려왔느냐? 나더러 너의 원수가 되라고?"

묘묘 공주는 눈이 휘둥그래져 진남을 바라봤다.

그녀의 눈길은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볼 것 같았다.

진남은 표정이 굳었다.

'나는 가장 중요한 문제를 소홀히 했구나. 제방이 일부러 묘묘 공주를 끌어와 나의 원수로 만들었다. 그럼 나는 묘묘 공주를 죽여야 임무를 완수하고 진급할 수 있다.'

* * *

강벽난은 앞을 가린 현묘한 힘을 발견했다.

총명한 그녀는 이 힘이 그들이 신념으로 서로의 상황을 파악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제방이 일부러 가린 거라는 걸 알아차렸다.

"넌 누구냐?"

강벽난은 마음을 진정하고 물었다.

그녀는 짐작되는 게 있었다.

그러나 직접 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었다.

그녀 맞은편의 흑포인은 침묵하더니 말했다.

"좋다. 이렇게 되었으니 나도 감추지 않겠다."

흑포인은 손을 저어 가면을 벗었다.

익숙한 얼굴이 드러났다.

진남이었다.

강벽난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침착하게 말했다.

"진남? 단천도를 모방하고 붕멸영역과 붕멸무수를 모방하면 네가 진남인 줄 아느냐? 제방이 현묘한 힘으로 여기를 가릴 때 나는 관찰했다. 진남은 성주부에 있고 너는 환상일 뿐이다."

"강벽난."

진남은 한숨을 쉬더니 그녀의 흰색 머리카락을 보며 말했다.

"너는 나를 대신해 황자를 죽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잘랐지?"

강벽난은 표정이 굳었다.

* * *

수많은 환상이 드러났다.

환상마다 수많은 마두가 고개를 쳐들고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마두들은 표정이 사나웠다.

살기가 하늘을 찔렀다.

불타 진자래는 가운데 가부좌를 틀고 앉아 수많은 금광을 뿜어 마두들을 물리쳤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표정이 편안하지 않고 오히려 더 어두웠다.

"시주, 이런 제술을 어디서 배웠느냐? ……혹시 너는 마녀냐?"

진자래는 흑포인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흑포인이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새하얀 손과 익숙한 제술을 보고 그는 짐작이 갔다.

"흥! 땡중, 네가 맞혔으면 뭐 해?"

흑포인은 시큰둥하게 말하며 가면을 벗었다.

예쁜 얼굴이 드러났다.

바로 제방 서열 이 위의 마녀 천천이었다.

"맞구나."

진자래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땡중, 이번 임무에서 너를 만났구나. 이번에는 봐주지 않겠다."

마녀 천천은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으며 고혹적인 투로 말했다.

"내가 너의 불도를 눌러 너를 마도에 빠지게 하겠다."

그녀가 손뼉을 치자 마두들이 날아올랐다.

* * *

흑포인이 허공을 디딜 때마다 연꽃이 피어났다.

"도망치지 말아요!"

어청동은 헐떡거리며 말했다.

"사형! 사형인 걸 알아요!"

흑포인은 깜짝 놀라 걸음을 멈추고 가면을 벗어 모습을 드러냈다.

제방 일 위의 석청범이었다.

"청동아, 미안하다. 이번 임무에서 너를 만나게 될 줄 몰랐다."

석청범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진짜 사형이에요?"

어청동은 섣불리 믿지 않고 눈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임무를 수행하는 단계에서 석청범을 만날 확률은 매우 높았다.

그러나 몇 가지 의문이 들었다.

'나는 석청범의 공법을 잘 안다. 석청범이 일부러 공법을 드러낸 건 나더러 발견하라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석청범의 임무가 성주를 보호하는 우리를 죽이는 거라면 바로 진남, 불타 진자래, 강벽난 등을 공격하면 된다. 굳이 이곳으로 나를 끌어와 나와 싸울 필요 없다.'

"청동석(淸彤石)을 기억하느냐?"

석청범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청동, 미안하다. 나도 내 임무가 너를 죽이는 것일 줄 몰랐다."

* * *

암황성, 성주부.

묘묘 공주는 진남의 표정을 보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내 짐작이 맞았구나. 제방은 진짜 음흉하구나. 나를 끌어다 너를 상대하라고 하다니. 진남 꾸물대지 말고 공격하거라. 나는 너를 원망하지 않을 거다."

'공격하라고?'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제방은 임무 중에 죽으면 완전히 죽는다고 했다. 내가 공주를 죽이면 어떻게 되는 거지? ……절대 그럴 수 없다. 설사 제명을 얻지 못하더라도 절대 공주를 죽일 수 없다.'

"걱정하지 말거라. 제방이 어찌 이렇게 파렴치하고 모질겠느냐? 나를 다치게 할 순 없다."

묘묘 공주는 계속 말했다.

그 말을 듣고도 진남은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말은 그렇게 해도 진짜 죽으면 어떡해? 나는 감당할 수 없다. 또 그런 도박을 하고 싶지 않다.'

"못난 놈. 네가 공격하지 않으면 내가 스스로 손을 써야겠구나."

묘묘 공주는 입을 삐죽거리며 손을 들었다.

그녀는 손바닥에서 수많은 영광을 뿜어 가슴을 쳤다.

이 광경을 본 진남은 깜짝 놀랐다.

"안 돼!'

그는 앞으로 뛰어가 손을 뻗어 묘묘 공주를 잡았다.

그가 움직인 순간 묘묘 공주는 표정이 싸늘해지더니 아름다운 눈에서 수많은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진남, 너 나를 실망시켰다. 이런 일도 완성하지 못하고 어찌 제명을 이어받겠느냐? 죽어라!"

그녀는 손바닥을 뒤집었다.

빛이 한데 모여 칼로 변하여 사정없이 진남을 찔렀다.

푹-

진남의 가슴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진남은 벼락을 맞은 것처럼 우두커니 서서 가슴에 꽂힌 칼을 바라보았다.

그는 아무 말도 내뱉지 못했다.

* * *

같은 시각, 암황성 다른 편.

"나도 내 진정한 임무가 너를 상대하는 것일 줄 몰랐다."

진남은 복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강벽난은 입을 깨물었다.

'제방. 두고 보자! 나의 속내를 꿰뚫어 보고 나더러 진남을 상대하라고 해?'

한참을 침묵하던 강벽난은 한숨을 쉬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에게 빚진 거다."

"고맙다."

진남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차가운 칼끝이 그녀의 심장을 찔렀다.

* * *

마두가 사납게 내려왔다.

진자래의 등 뒤의 보제수는 불광이 점점 약해졌다.

"대천마장(大千魔掌), 중을 눌러라!"

마녀 천천은 소리치며 손을 뒤집었다.

강하고 신비한 마장이 나타나 끝없는 시공을 넘어 보리수를 눌렀다.

보리수는 순식간에 흩어졌다.

불타 진자래의 몸이 갈라졌다.

"역시 마도가 강해."

마녀 천천은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너희 마도가 대단하다."

불타 진자래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

그는 손바닥에 불광을 쓰지 않았다.

* * *

휙-!

진남은 도장에 세게 떨어졌다.

정신을 차린 진남은 망연자실했다.

'제방은 싸움에서 죽으면 진짜 죽는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왜 죽지 않고 제자리로 돌아왔지?'

진남은 저도 모르게 가슴을 만졌다.

상처가 사라지고 없었다.

"진남 시주?"

불타 진자래가 다른 곳에서 나타났다.

그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진남? 불타?"

가녀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청동이었다.

그녀는 예전처럼 오만하지 않고 안색이 창백했다.

"너희들도 실패했어?"

"응? 진남? 넌 왜 진급하지 못했어?"

진남을 본 강벽난은 의문이 들었다.

그녀는 문득 뭔가를 깨닫고 몸을 훑어봤다.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강벽난의 눈길이 싸늘해졌다.

그녀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제방…… 대단하구나. 우리가 만난 상대는 모두 환상이었어."

"환상?"

진자래는 어리둥절했다.

"환상이라고?"

어청동의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진남은 몸을 떨더니 정신을 차렸다.

'강벽난의 말이 맞다. 방금 전에는 환상일 것이다. 아니면 공주가 나를 그렇게 대할 리 없어.'

"첫 번째 임무는 실패했다."

제사의 무뚝뚝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너희들은 현재 일 점 깎였다. 이제부터 두 번째 임무를 시작하겠다. 동주 북쪽 교외에 사대 산적들이 한 마을을 눈독 들였다. 마을의 진촌지보(鎭村之寶)를 빼앗아가고 마을 사람들을 죽이려 한다. 너희들의 임무는 산적들을 죽이고 지보를 지키는 것이다. 만약 임무를 완성하면 마을 사람들에게서 보상으로 보물을 받을 수 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여 이 주 향의 시간을 주겠다."

빛기둥에서 두 개의 긴 향이 뿜어져 나와 천천히 타기 시작했다.

진남, 강벽난, 진자래, 어청동 등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첫 번째 관문에 나타났던 건 환상이었고, 그 속에서는 죽지 않았다. 그러나 산적들과 싸우면 또 묘묘 공주, 진남, 마녀 천천, 석청범을 상대하는 거 아닐까?'

넷은 침묵에 빠졌다.

잠시 후, 강벽난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진남, 좀 전에 너는 누구를 만났어?"

"나는 묘묘 공주를 만났어."

진남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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