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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609화 (609/1,498)

609화 이제 내 사람이야

월광동.

동굴 안의 분위기는 점점 후끈거렸다.

묘묘공주는 술을 마신 탓인지 하얀 얼굴에 홍조가 떠올라 매력적이었다.

진남은 문득 그녀의 얼굴을 깨물어주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두 번째 잔이다. 이제 얼마 안 남았어. 우리 진남이 기운이 솟아올라 하루 빨리 무제가 되고, 무신이 되길 바라. 그래서 나에게 엄청 선주를 가져다 줘."

묘묘공주는 웃음기 가득해서 말했다.

"콜록, 콜록. 공주 고맙다. 나중에 꼭 가져다줄게."

진남은 부끄러운 듯 마지막 남은 술을 다 마셨다.

술은 여전히 맛있었다.

방대하고 웅장한 순원의 힘은 진남의 아홉 개 무수가 벌컥벌컥 들이켰다.

웅…….

가벼운 떨림이 느껴지고 무수들은 일 촌이 더 자랐다.

그것들은 각각 일곱 장, 다섯 장 크기가 되었다.

모든 경지가 돌파했다.

"드디어 돌파했어!"

진남은 기뻤다.

아홉 개의 무수를 진급하는 일은 하늘에 오르는 것보다 어려웠다.

그런데 이번에 이렇게 쉽게 돌파할 줄은 몰랐다.

묘묘공주는 진남의 기운이 변한 것을 느끼고 진남의 경지가 돌파한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축하의 말을 하려다가 갑자기 표정이 변해 동굴 입구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정리하고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돌아왔다.

"진남, 경지를 돌파했어?"

묘묘공주는 눈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마지막 잔은 네가 축배의 말을 하거라. 그리고 우리 건배를 하는 게 어때?"

"나더러 축배의 말을 하라고?"

진남은 이상한 점을 못 느끼고 술잔을 들었다.

문득 예전의 수많은 일들이 썰물처럼 그의 머릿속에 밀려왔다.

그는 바로 코앞에 있는 아름다운 공주를 보며 심호흡하고 맑은 시선으로 진지하게 말했다.

"공주, 이 잔은 너를 위한 술이다. 너는 전형적인 말을 세게 하지만 마음은 따뜻한 사람이야. 겉으로는 나를 괴롭히기 좋아하지만, 사실은 나를 엄청 생각해주지. 하늘이 너를 만나게 해줘서 고마워."

진남은 단숨에 술을 마셨다.

묘묘공주는 넋이 나갔다.

그녀의 마음속 어떤 감정이 건드려진 것 같았다.

"너야말로 말은 세게 하지만 마음은 따뜻한 사람이야."

묘묘공주는 입을 삐죽거렸다.

진남은 허허하고 웃으며 입을 열려고 했다.

그때, 방대하고 웅장한 순원의 힘이 그의 몸 안에서 터졌다.

"이제 네가 수집한 무주무수를 연화하거라."

묘묘공주가 말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주무수들을 전부 꺼내 심염을 뿜어 덮었다.

신비한 힘이 그의 몸속으로 흘러들었다.

방대하고 순수한 힘이 주입되자 방금 돌파했던 아홉 개의 무수가 다시 빠르게 성장했다.

진남은 온몸이 화로처럼 후끈거리고 어지럼증이 밀려왔다.

"조, 좀 취한 것 같아."

진남은 이마를 만졌다.

아홉 개의 무수가 아무리 대단해도 단숨에 순원상선주를 두 잔을 들이키는 힘은 감당할 수 없었다.

"음, 네 몸속의 힘이 잠잠해진 것 같아. 이제 푹 쉬면 될 것 같아."

묘묘공주는 부드럽게 말했다.

"그 전에 너에게 가르칠 게 있어. 왼손을 내밀어 봐."

진남은 어지러웠지만, 공주의 말대로 왼손을 내밀었다.

묘묘공주도 왼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엄지로 진남의 엄지를 누르고 새끼손가락을 진남의 새끼손가락에 걸었다.

그리고 손을 살짝 뒤집어 꽉 잡자 옅은 영광이 반짝거렸다.

"이건 유실 약원에서 유명한 연심인(連心印)이야. 네가 위험한 상황에 처하면 나도 알 수 있어."

묘묘공주가 말했다.

"네가 위험해지면 나도 알 수 있어?"

진남은 겨우 정신을 차리며 물었다.

"응."

"그래."

"이제 쉬거라. 주정뱅이야."

"나는 주정뱅이가 아니야……."

진남은 중얼거리더니 몰려오는 어지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누웠다.

그의 몸 안에 있는 아홉 개의 무수는 여전히 일정한 속도로 성장했다.

묘묘공주는 진남의 옆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녀는 납계에서 세 개의 향을 꺼내 불을 달고 혼원구광석 앞에 꽂았다.

"혼원구광석아, 네가 영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 오늘 네가 증인이 되어 줄래?"

묘묘공주가 물었다.

혼원구광석은 가볍게 떨리는 것이 동의한다고 응답하는 것 같았다.

묘묘공주는 환하게 웃으며 돌아서서 진남을 바라보았다.

진남의 호흡은 잔잔해지고 깊은 잠에 빠졌다.

그녀가 가져온 세 향은 심신을 안정시키고 무혼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무조 정상급의 강자라도 향이 잘 들었다.

"휴, 목석같은 놈, 멍청이, 바보, 미련한 놈!"

묘묘공주는 한참 욕을 하더니 드디어 화가 풀렸다.

그녀는 납계에서 보라색 수정으로 만든 침대를 꺼내고 빙호(氷狐) 침구를 꺼냈다.

두 가지 물건을 본 묘묘공주는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었다.

"통령, 월광동 안에서 무엇을 하려는 걸까요?"

산골짜기에서 흑룡 강자들은 눈을 반짝거렸다.

그들은 묘묘공주가 보라색 수정 침대를 꺼내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휴……."

흑룡 통령은 탄식을 하며 질투 어린 시선을 그대로 드러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진남, 저 녀석은 복도 많아.'

월광동 입구의 금제는 점점 실체로 변하고 사람들은 그 안을 볼 수 없었다.

"저놈들이 안을 훔쳐보다니."

묘묘공주는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중요한 일을 치르려는 게 아니었다면 그녀는 밖에 있는 자들을 단단히 혼내줬을 것이다.

"아이참. 일반인들은 왜 격식이 이렇게 많아? 하필 침대에 누워야 해?"

묘묘공주는 후끈거리는 얼굴을 만지며 다가가서 진남을 안았다.

깊이 잠들었던 진남은 무언가 느끼자 그녀의 하얀 손목을 잡았다.

공주는 조용히 욕을 내뱉고 그의 손을 쳐냈다.

그녀는 진남의 몸을 반듯하게 눕히고 설호(雪狐) 이불을 덮어줬다.

설호 이불의 한쪽 끝을 든 묘묘공주는 신발을 벗어 던졌다.

그녀는 잠깐 고민하더니 이를 악물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 진남의 곁에 누웠다.

진남에게서 나는 이성의 향기를 맡고 가까운 곳에서 느껴지는 숨소리를 듣자 그녀는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마치 심장이 몸 밖으로 뛰어나올 것 같았다.

그녀는 생각이 혼란스러웠다.

'왜 이러지? 심장이 왜 이렇게 빨리 뛰는 거야? 유실 약원의 공주이자 미래에는 정상에 있는 무신이 될 사람인데 왜 이렇게 허둥대지?'

"이 녀석 잘못이 분명해!"

묘묘공주는 손을 뻗어 진남의 허리를 꼬집었다.

그러나 진남은 무도 규칙도 초월한 사람인데 허리를 꼬집는다고 아프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녀석이 취하는 것 흔한 일이 아니야. 이렇게 좋은 기회를 잃을 수 없지."

묘묘공주는 눈을 반짝거리더니 몸을 일으켜 작은 손으로 진남의 얼굴을 꼬집기도 하고 만지기도 했다.

그때, 진남이 몸을 돌렸다.

그의 얼굴이 그녀의 가슴에 닿고 입김이 그녀의 몸에 닿았다.

"어머!"

묘묘공주는 저도 몰래 뺨을 때리려다가 멈추었다.

그녀는 갑자기 정신이 들었다.

'진남을 속여서 침대로 데려온 건 나인데 뺨을 때려 날려 보낼 수는 없지.'

"음, 이제 중요한 일을 해야지. 생각해보자. 옷을 갈아입었고 월광동도 꾸몄고 술도 마셨어. 연심인도 만들었고 혼원구광석을 증인으로 세웠어. 그렇다면 마지막 하나, 하나가……."

묘묘공주는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그녀의 하얀 목덜미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기억을 더듬었다.

소옥(小玉)이 말하기를 마지막은 함께 자는 거라고 했다.

그것도 둘 사이에 전혀 거리가 없이 자야 한다고 했다.

소옥의 말대로라면 이대로 잠들기만 하면 모든 것을 이루었다.

"잠을 자는 것뿐이잖아? 내가 겁을 먹을 것 같아?"

묘묘공주는 독한 표정을 짓더니 누웠다.

그녀는 진남에게 다가가려고 했다.

하지만 반쯤 다가간 그녀는 침대 끝으로 물러났다.

'좀, 난이도가 있는 거 같아.'

월광동은 잠잠해졌다.

진남의 안정된 숨소리만 들렸다.

묘묘공주는 한참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하얀 손을 진남의 가슴에 올렸다.

강건하고 힘찬 심장박동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몰라, 저지를 거야!"

묘묘공주는 심호흡을 하고 용기를 냈다.

그녀는 진남의 목을 감고 잡아당겼다.

그녀는 진남의 머리를 당겨 품에 안고 다른 손으로 진남을 안았다.

분홍색 빛이 묘묘공주의 몸에서 반짝였다.

그녀가 무척 부끄러워할 때만 풍기는 빛이었다.

"이, 이렇게 하면 되겠지?"

묘묘공주는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그녀는 자신에게 묻는 것 같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묻는 것 같기도 했다.

혼원구광석은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한참 후, 그녀는 무거운 돌을 내려놓은 듯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음, 틀림없어.'

그녀는 순서대로 했다.

놓친 것은 없었다.

한 침대에서 잠들고 둘 사이에 아무런 거리도 없이 찰싹 붙어 있었다.

"오늘부터 너는 내 사람이야!"

묘묘공주는 진남의 머리를 토닥거리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진남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려고 온 것이었다.

전에도 말로는 진남이 그녀의 사람이라고 아무도 괴롭히지 말라고 했지만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진지한 의식을 거쳐다 그녀의 사람이었다.

"소옥, 이놈의 계집애는 평소에는 멍청한 것 같지만 중요할 때는 믿을 만해."

묘묘공주는 만족스러워서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지난번 무량종에서 진남과 헤어진 후 그녀는 유실약원으로 돌아갔다.

약원에서 묘묘공주는 진남이 보고 싶다는 것을 느꼈다.

이유는 모르지만, 진남을 만나고 싶고 괴롭히고 싶었다.

소옥은 그녀에게 방법을 알려주었다.

진남이 아까우면 언젠가 다른 여인에게 빼앗기기 전에 의식을 제대로 치르라고 했다.

그러면 진남은 묘묘공주의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묘묘공주는 품에 안은 진남을 쳐다보았다.

"비록 내가 아직 피맺힌 깊은 원한을 갚아야 할 의무가 있긴 하지만 소옥이 말도 맞아. 복수하는 동시에 너를 혼자 소유하는 게 모순이 되지는 않잖아? 걱정하지 말거라. 내가 무신이 되면 이 세상에 너를 괴롭힐 사람은 없을 거야."

묘묘공주는 소곤소곤 말했다.

그때, 진남이 몸을 뒤척이다가 그녀의 허리에 손을 올렸다.

묘묘공주는 몸이 얼어붙었다.

"이 나쁜 놈……."

묘묘공주는 욕을 퍼부으려다가 이내 탄식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내가 공주이긴 하지만 그 늙은이들이 걱정하니까.'

그녀는 진남을 가볍게 밀고 침대에서 내려 신발을 신었다.

그녀는 진남을 돌아보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잠시 후, 낮은 기침 소리가 들렸다.

"뭘 그리 재촉하느냐?"

묘묘공주는 놀라서 퉁명스럽게 말했다.

방금 아쉬운 마음이 든 것을 생각하자 그녀는 살짝 놀랐다.

'소옥은 내가 진남을 사랑한다고 했어.'

묘묘공주는 믿지 않았다.

그래서 소옥과 내기를 걸었다.

만약 마지막에 가기 싫다면 그건 그녀가 진남을 좋아하는 거라고 했다.

방금 그녀는 떠나기 싫었다.

"내가 이 녀석을 사랑하게 됐다고?"

묘묘공주는 얼굴이 뜨거웠다.

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상관없어. 어차피 이 녀석은 이제 내 사람이야."

그녀는 허리를 숙이고 진남의 얼굴에 입맞춤했다.

묘묘공주는 즐겁게 돌아서서 떠났다.

그녀는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았다.

* * *

시간은 천천히 흘렀다.

다섯 시진이 지나자 진남은 천천히 눈을 떴다.

"개운하다!"

진남은 숨을 길게 내쉬며 미소를 지었다.

술에 취하긴 했지만 정신 상태가 충실하고 편안했다.

"몸부터 살피자!"

진남은 아홉 개의 무수를 살폈다.

다섯 시진 동안 흡수한 덕에 순원의 힘은 전부 무수에 흡수되었다.

아홉 무수는 반 장이 더 성장하고 잎이 무성하며 의지가 방대해졌다.

더 돌파하지 않았지만, 진남은 실망하지 않았다.

무조 경지는 뒤로 갈수록 일 장을 성장하는 것도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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