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9화 조작이야!
"하하하! 진남, 네가 이렇게 재수 없을 줄은 몰랐다.
자리에 있던 항량은 크게 웃더니 신념을 전하고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
용제원의 제자들과 천재들은 그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천도문의 제자는 진남보다 실력이 높은 것 같았다.
'진남이 이길 수 있을까?'
"진남 도우, 적당히 하자!"
천도문 제자는 허허 웃더니 무조 나무를 드러내고 고도 세 개를 꺼내 도진을 만들었다.
위력이 대단한 도진이 진남을 덮쳤다.
도진이 진남에게 가까이 갔을 때 천도문 제자는 눈을 부릅떴다.
"무혼, 나오너라! 삼도살벌대진!"
그가 무혼을 드러내자 삼도살벌대진의 위력은 순식간에 네 배나 커졌다.
엄청난 힘이었다.
사람들은 안색이 변했다.
'살초잖아!'
"뻔뻔한 놈!"
현월은 표정이 변해서 욕을 퍼부었다.
그는 나서고 싶었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항량의 입가에 걸린 비웃음은 점점 짙어졌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문득 진남의 기운이 변했다.
엄청난 기운이 그의 몸 안에서 수많은 무조의 힘과 함께 빠르게 흘렀다.
진남은 성큼 나서서 주먹을 휘둘렀다.
쿵-!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엄청난 힘이 포효했다.
천도문 제자는 안색이 변하더니 다급하게 막았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그는 삼도살벌대진이 부서지는 것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남은 힘이 그의 가슴으로 날아왔다.
"아악!"
처참한 비명과 함께 천도문 제자는 중상을 입고 쓰러졌다.
"어……?"
항량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용제원의 제자와 천재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진남은 무조 이 단계 아니었어? 천도문 제자는 무조 삼 단계에 천급 삼품 무혼을 가졌잖아?'
'진남은 주먹을 한 번 휘둘렀을 뿐 무혼과 무조 나무는 드러내지도 않았는데……?'
'저 실력이라면 무조 오 단계의 사람과 싸워도 충분하겠다!'
"실력을 감췄어? 내가 너를 과소평가했구나! 그런들 어떻느냐? 나를 만나지 않기를 바라거라. 아니면 죽는 것보다 못하게 해 주마!"
항량은 음침한 표정을 지었다.
대전은 계속되었다.
천재들은 또 다른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진남은 자리에 앉았지만 두 눈에 전의가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첫 번째 상대는 실력이 너무 약해서 아쉬웠다.
"어? 저 녀석……?"
무심코 연무대를 보던 진남은 익숙한 그림자를 보자 눈을 비볐다.
자세히 살펴보던 그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때 그 녀석인가?'
짧은 머리의 청년은 파란색 옷을 입고 미소를 짓고 있었다.
온몸으로 친화력을 풍겨서 그와 적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의 몸속에는 천화(天火)가 무섭게 이글거렸다.
전신의 왼쪽 눈으로도 그 힘을 전부 알 수 없었다.
그 힘은 오랫동안 봉인된 것 같았다.
"설마 제술을 만들어낸 것일까?"
화도산맥의 기이한 금색화염지성에서 제술을 창조하던 청년이었다.
진남과 그는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다.
대전이 시작되었다.
청년은 무조 오 단계의 무인과 싸우게 되었다.
상대는 보제사 출신이었는데, 온몸에서 불광이 비추어 사람들을 감화시켰다.
쉽지 않은 상대였다.
청년은 상대의 힘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차분히 싸웠다.
때로는 손가락을 튕기기도 하고 때로는 주먹을 휘두르기도 했다.
그가 허공에 입김을 불자 허공에 기이한 불꽃이 빼곡하게 반짝이더니 동시에 터져 보제사 천재를 물리쳤다.
여기저기서 감탄 소리가 들렸다.
대부분의 천재들은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지 못했다.
"대단한 제술이다. 대전할 때 몰래 불꽃을 허공에 심었다가 마지막에 전부 터뜨려서 엄청난 힘을 발휘했어. 알고 있어도 막아낼 수는 없을 것 같구나."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은 더욱 반짝거렸다.
'저 너셕은 쉽지 않겠어!'
청년은 자리로 돌아온 후 시선을 느끼고 진남을 보더니 포권을 했다.
"진남 도우, 나는 방상청(方常靑)이다. 지난번에는 만남이 짧아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이런 곳에서 다시 만났구나. 다음에 만나면 나무 아래에서 차를 마시면서 무예를 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방상청은 기대에 찬 시선으로 진남을 바라보며 전음했다.
"그렇게 하자."
진남도 웃으며 포권했다.
그와 방상청은 무예 천부 때문인지 모르는 사이였음에도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낯설지 않았다.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시선을 돌려 계속 싸움을 구경했다.
당청산은 다시 칼을 휘둘렀다.
하늘을 가득 뒤덮은 피 비에 천재들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진남은 곧 두 번째 싸움을 맞이했다.
그의 상대는 또 천도문의 천재였다.
이번에 만난 천재는 아까보다 실력이 약했다.
천급 삼품 무혼에 무조 이 단계인 사람이었다.
그 역시나 진남의 주먹 한 방에 나가떨어졌다.
"젠장!"
항량은 욕설을 퍼부었다.
진남에게 패배한 천재는 그와 사이가 좋았다.
그런데 하필 진남을 상대로 만나서 순위를 올릴 기회가 없어진 것이었다.
대전은 계속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세 번의 승리를 맞았다.
덕분에 연속 세 번 패한 사람들도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 당청산을 제외한 천도문의 제자들은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만났다.
항량도 여러 번 경지가 무조 팔 단계가 되는 상대를 만났다.
천도문 사람들은 표정이 좋지 않았다.
"설마 저자가 한 짓일까?"
진남은 의미심장하게 제사를 올려다봤다.
제사는 진남의 시선을 느꼈는지 안개로 된 몸을 살짝 떨었다.
진남이 시선을 돌리자 그제야 연기의 파동이 멈추었다.
곧 네 번째 싸움이 시작되었다.
광막이 움직이자 모든 천재들의 시선이 쏠렸다.
항량은 광막을 확인하더니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그의 상대는 천급 사품 무혼에 무조 구 단계의 천재였다.
'……무조 구 단계? 장난해? 어떻게 싸우라는 거야?'
천재들의 시선도 이상하게 변했다.
진남도 웃음을 터뜨렸다.
항량의 표정을 살피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었다.
"나는…… 패배를 인정한다!"
항량은 이를 악물고 돌아서서 자리를 떴다.
곧 광막에서 다른 이름도 번쩍였다.
항량은 진남을 보며 이를 갈았다.
"네 놈이 무조 구 단계를 만나면 어떻게 싸우는지 두고 보겠다!"
광막에 이름이 뜨는 순간 그는 멍해졌다.
진남의 상대는 표묘환부의 제자였는데 천급 삼품 무혼에 무조 일 단계였다.
경지가 가장 약한 자였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연속 네 번이야! 진남이 만난 상대는 경지가 점점 낮아지잖아!'
다른 천재들도 부러운 시선으로 진남을 바라보았다.
"인정할 수 없어!"
항량은 벌떡 일어서서 화를 냈다.
"왜 진남은 대전할수록 상대의 경지가 점점 낮아지고 나는 매번……!"
그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엄청난 위압이 그의 몸에 떨어졌다.
제사의 위압이었다.
"미,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항량은 깜짝 놀라서 연신 사과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는 더 이상 입도 벙긋하지 못했다.
엄청난 배짱을 준다고 해도 그는 제사에게 미움을 살 짓은 하지 못할 것이었다.
아까는 너무 화가 나서 이성을 잃었다.
네 번째 대전도 예외 없었다.
진남은 몇 수 주고받다가 쉽게 그 제자를 이겼다.
자리에 돌아온 진남은 저도 몰래 제사를 쳐다보며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의도적으로 실력을 감추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대전마다 실력이 약한 무인들과 싸우고 싶지 않았다.
조금 실력이 있는 무인과 싸우면 속이 후련할 것 같았다.
얼마 후, 천재들은 조금 전 풍파를 잊고 다른 싸움에 몰입했다.
천재들은 비장의 무기를 꺼내고 엄청난 힘을 드러냈다.
천재와 천재 사이의 대전은 그리 쉽게 끝나지 않았다.
당청산과 마문 천재의 대결은 한 칼에 끝나지 않았다.
또 한 번의 대전이 끝나자 광막의 이름이 변하기 시작했다.
항량은 속으로 기도를 했다.
"진남에게 강한 상대가 붙거라. 절대 다섯 번째도 이렇게 쉽게 진급하면 안 된다……"
광막에 이름이 떠올랐다.
항량과 천재들은 이름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진남 대 항량!
"상대가 진남이라고?"
항량은 놀라더니 곧 기쁜 표정을 지었다.
'좋아! 하늘이 나를 버리지 않았구나! 드디어 내 차례구나!'
"항량 대 진남?"
"좋은 구경거리가 생겼군!"
"진남은 큰일 났구나!"
이번 대결에 모든 사람의 시선이 쏠렸다.
분위기가 후끈거렸다.
일부 천재와 용제원 내문제자들은 진남에게 닥친 재앙을 즐거워했다.
전자는 질투 때문이었고 후자는 드디어 진남이 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진남이 강하긴 하지만 항량의 상대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슉-!
진남과 항량은 동시에 연무대에 올랐다.
항량은 도장에 있는 열 몇 명의 천도문 제자들을 훑어보았다.
제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시선은 진남에게 향했다.
그는 장난스레 말했다.
"녀석, 잘 싸워보자."
어렵게 온 기회를 그는 쉽게 잃고 싶지 않았다.
진남은 평온한 표정으로 대답도 하지 않았다.
무시를 당한 항량은 점점 더 화가 났다.
"시작."
제사가 담담하게 말했다.
열다섯 개의 연무대에 열다섯 쌍의 천재들이 동시에 싸움을 시작했다.
모든 시선들이 진남과 항량에게 몰렸다.
"무조 나무는 모습을 드러내라! 천도비기(天刀秘技) 성공지도(星空之刀)!"
항량은 큰소리로 외쳤다.
길이가 다섯 장이고 하얀빛이 은은하게 반짝이는 무조 나무가 떠올라 하늘로 솟더니 은하수처럼 수많은 빛을 모으더니 칼이 되어 날아왔다.
순식간에 기운이 솟구치고 주변을 들썩하게 했다.
천재들은 깜짝 놀랐다.
항량이 비법을 사용하여 공격에 더하니 무조 육 단계를 벨 수 있고 무조 칠 단계와 대항할 수 있었다.
그는 한 방에 진남을 죽이려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온 신경을 집중했다.
"재미있구나!"
진남은 두 눈을 반짝이며 성큼 나섰다.
그의 머리 위로 자아무수가 솟아올랐다.
나무는 회백색이었는데, 은은하게 우레가 들리는 것 같았다.
일렁이는 무조의 힘은 항량보다 더 강했다.
"부수거라!"
외침과 함께 자아무수는 솟아올라 항량의 공격을 산산조각 냈다.
얼마나 강한 힘인지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이럴 수가!"
항량과 천재들은 깜짝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무조 사 단계?'
'진남이 무조 사 단계였어?'
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곧이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진남은 경지를 숨겼어. 진남은 무조 사 단계야!"
"대단해, 무조 나무를 봤어? 아마 역천 단계는 넘는 것 같아!"
"그러니까 천급 일품 무혼으로 제방 이천백일 위를 한 거야! 얕잡아보면 안 돼!"
"저 실력이면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겠네!"
진남의 재앙을 기뻐했던 천재들은 충격받은 표정이었다.
그들은 더 이상 진남을 얕잡아 볼 수 없었다.
용제원의 내문제자들도 어안이 벙벙했다.
당청산과 방상청 둘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 표정이 평온했다.
"진남, 너, 너……."
항량은 믿을 수 없어서 뒤로 두 걸음 물러났다.
정신이 든 그는 표정이 어둡기 그지없었다.
"내가 너를 과소평가했구나. 하지만 그런들 어떠냐? 어차피 내가 이길 거다!"
슉-!
하늘에 떠 있던 무조 나무가 수많은 별빛을 뿌렸다.
그 속에 살기가 숨어 있었다.
진남의 왼쪽 눈에서 빛이 났다.
그는 신념을 움직였다.
자아무수는 엄청난 살기로 변해 제술 의지를 뿜었다.
제술 의지는 항량의 별빛 살기를 전부 없애고 살초를 펼치며 내려왔다.
"천도부적!"
항량은 안색이 변해서 손을 휘둘러 수많은 부적을 뿌렸다.
부적들은 활활 타오르더니 강한 도기로 변해 덮쳐 왔다.
위력이 엄청났다.
부적들은 무조 정상급 강자가 만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