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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548화 (548/1,498)

548화 응? 선배……?

"출발하자!"

전공 장로가 외치며 날아올랐다.

현월은 낮게 울음소리를 내더니 진남을 태우고 앞장섰다.

다른 요족 제자들도 그 뒤를 바싹 따랐다.

용제원 천재들은 앞뒤로 무리를 지어 도장으로 날아갔다.

중주 다른 이성 세력이나 삼성 세력들도 같은 상황이었다.

몇천, 몇만 개의 빛들이 한 방향을 향해 날아갔다.

잠시 후, 진남 일행은 멈추더니 허공에서 나왔다.

멀지 않은 곳에 사막이 있었는데, 황사가 하늘을 덮고 폭풍이 휘몰아쳤다.

지난번과 달리 아흔아홉 개의 도장은 엄청난 대진을 형성한 것처럼 공간의 사방에 떠 있었다.

그것들은 보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것들 모두가 유정도장이었다.

다른 세력들도 서로 다른 유정도장에 도착했다.

제자들의 궁금한 시선을 느꼈는지 전공 장로는 웃으며 말했다.

"심사나 순위전은 유정도장에서 진행한다. 그러니 이 도장이 평범할 수 있겠느냐? 진남, 우리는 십삼 도장이다. 네가 이들을 데리고 가거라."

"네."

진남은 두 눈에 빛이 났다. 그는 발을 구르더니 바로 날아갔다.

수많은 기운이 허공을 꽉 채워 눈이 어지러웠다.

오창천 같은 등급이 아니라면 눈에 띄지도 않았다.

이제야 진정한 천재들이 모였다.

많은 천재들이 동시에 모여서 강한 기운, 오만함, 살기를 드러냈다.

진남은 그 분위기를 느끼자 몸속에 피가 끓기 시작했다.

제방 순위전은 생각보다 재미있는 것 같았다.

십삼 도장에 들어서자 수많은 시선이 진남의 몸에 집중되었다.

진남은 모른 척하고 앞을 보았다.

유정도장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테두리에는 백옥 부문으로 된 의자가 천 개 놓여 있었다.

그중 칠백여 개는 이미 여러 세력에서 온 제방 천재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중앙에는 열다섯 개의 검은색 태고신석으로 만든 깊고 그윽한 기운을 풍기는 연무대가 있었다.

연기 같은 모습의 제사가 그 위에 서 있었다.

전혀 움직임이 없었다.

그러나 진남이 들어오자 제사는 몸을 흠칫 떨더니 바로 차분해졌다.

웅-

순간, 신비한 흡입력이 전해지더니 순백색의 빛 한 줄기가 진남의 온몸을 감싸며 그를 끌어당겨 백옥부문의자에 앉혔다.

그 위에는 이천백일이라고 적혀 있었다.

함께 들어온 용제원 제자들도 각자 자리로 앉혀졌다.

"용제원 사람들?"

"용제원 놈들이 또 강해졌구나."

"아까 먼저 온 청년은 누구야?"

시끄러운 소리들이 들려왔다.

"무조 정상급, 무조 삼 단계, 무조 일 단계, 천급 사품 무혼……."

진남은 자리에 앉자 무인들을 훑어보았다.

그는 서열 천여 위가 되는 천재들이 경지가 낮은 것도 보았고 경지가 높지만, 오히려 서열이 무척 낮은 천재들도 발견했다.

제방의 순위는 무혼, 경지, 운명에 따라 결정한 것이었다.

제방 순위전에서는 경지가 높은 자들이 우세를 차지했다.

"하하!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그 대단한 용제원에서 고작 서열 이천백일 위를 한 자를 주장으로 세우다니?"

바로 그때, 커다란 웃음소리가 울려 퍼져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천오백십이 위의 대머리의 청년이었다.

그는 두 눈은 칼같이 빛나고 입가에 비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천도문 주장 항량(項良)은 천급 사품 무혼에 무조 오 단계였다.

천재들은 깜짝 놀랐다.

여러 세력들은 서로 맞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신경전을 하기도 했지만, 항량이 이렇게 대놓고 도발할 줄은 몰랐다.

항량은 최립허와 친하고 진남은 천도문 백은 등급의 적이었다.

사람들은 항량이 최립허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이 말을 꺼냈다는 것을 사람들은 몰랐다.

어차피 이 진남은 경지가 무조 이 단계에 천급 일품일 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진남의 미움을 사도 두렵지 않았다.

항량은 일어서더니 귀가 울릴 정도로 크게 말했다.

"내가 잘못 기억하지 않았다면 진남은 인맥으로 그 자리에 올랐다. 이제 용제원은 인맥으로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느냐? 용제원의 제자들, 마음속으로는 진남을 인정할 수 없지? 오늘 내가 대신 나서줄까?"

그의 말에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항량은 말을 참 재미있게 했다.

용제원의 내문제자들은 그의 말을 듣고 부끄럽고 화가 났다.

'항량, 진남을 불쾌하게 만들면 우리는 어쩌라고?'

"항량, 쓸데없는 소리 작작해라."

"썩 꺼져!"

"모르면 입 좀 다물어!"

뜻밖에도 내문제자들이 일어나 일제히 항량을 쏘아붙였다.

항량은 얼떨떨했다.

적지 않은 천재들도 어안이 벙벙했다.

"진남의 배경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대단하군. 너희들이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할 정도라니……."

항량은 일부러 겁을 먹은 척하며 탄식했다.

"무서워서 나도 감히 건드릴 수 없구나. 너희들을 위해 공정함을 주장할 수 없겠구나, 하하하!"

말을 마치자 그는 바로 자리에 앉았다.

도장의 웃음소리도 더 커졌다.

용제원의 내문제자들과 현월은 화가 나서 따지려고 했다.

그러나 진남의 신념을 전달받고는 좋지 않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두어 마디 말로 진남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수 없었다.

진남은 대꾸하기도 귀찮았다.

어차피 연무대에 오르면 실력으로 판가름 날 것이다.

"명정문 사람들이 왔어!"

"저건 청표문 사람들이다. 난 저 녀석을 알아!"

"보제사 사람들은 오늘에야 왔군. 주장은 불타 진자래의 사제 같은데?

도장에 있던 천재들의 시선이 그들에게 쏠렸다.

잠시 후, 천 개의 자리들 중 구백아흔아홉 개에 사람들이 앉았다.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

'왜 한 자리가 남지?'

'천일 위를 한 자가 안 온 것 같은데?'

바로 이때, 도장에서 한 사람의 모습이 들어오며 살벌한 살의를 그대로 드러냈다.

검은 두루마기, 검은 칼, 검은 머리카락.

살황 당청산이었다.

항량은 그를 보자 표정이 어두워졌다.

천도문에서 그는 당천산에게 몇 번 '괴롭힘'을 당했기에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선배? 선배가 천일 위일 줄이야. 선배의 경지가 점점 대단해지는 것 같군. 무조 오 단계이지만 진짜 실력은 무조 팔 단계에 맞먹는다. 게다가 몸속에는 살신의 힘이 있어.'

진남은 기뻤다.

그는 처음 들어올 때 주변을 둘러보며 천재들의 실력을 살피는 한편, 아는 얼굴이 있는지 살폈다.

그런데 의외로 하나도 없었다.

문득 왼쪽 눈으로 훑어보던 진남은 표정이 굳어졌다.

'살신의 후계자, 역시 강하구나! '

당청산은 무언가 느낀 듯 고개를 돌리더니 이내 얼떨떨했다.

'저 녀석……? 여기 있다니?'

웅-!

당청산은 보기 드물게 미소를 지었다.

그는 등 뒤에 있던 검은 칼을 빼 진남을 가리키더니 이내 칼을 거두고 아무 말 없이 자리로 돌아갔다.

천재들은 일제히 어리둥절해졌다.

'설마 이 당청산도 진남과 원한이 있단 말인가?'

항량은 표정이 안 좋아졌다.

그는 진남과 당청산 사이에 의외로 깊은 관계가 있을 줄은 몰랐다.

당청산이 한 것은 칼 인사였다.

천도문의 특별한 인사법이었는데, 친구를 만나면 칼을 휘둘러 인사를 했다.

"당청산은 이길 수 없지만, 진남과 맞닥뜨린다면 반드시 그를 혼내 줄 거다!"

항량은 이를 악물었다.

그가 당청산을 미워하는 마음이 진남에게 더해졌다.

진남은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낯선 땅, 낯선 전쟁터에서 아는 사람이자 선배를 만난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바로 그때, 섬뜩한 위압이 도장에 번졌다.

위압은 마치 절세의 신검처럼 도장 상공에 매달려 있었는데, 떨어지기만 하면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천재들이 죽을 수도 있을 정도로 강했다.

시끄러웠던 도장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천재들은 놀라서 고개를 들고 바라보았다.

"다 모였구나."

제사는 거친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그럼 순위전을 시작하겠다."

"규칙은 간단하다. 공정성을 위해 최대한 동급의 상대끼리 맞추었다. 물론 대부분은 무작위로 맞춰진 것이다.

한 사람이 다섯 번 싸운다. 싸움이 끝나면 너희들의 승부에 따라 제방 순위를 조정할 것이다.

한 번에 백 위 이상 높아진 천재에게는 제방에서 선물을 줄 것이다. 오백 명 이상 올라간 천재에게는 신비하고 커다란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

제사는 누구에게도 시간을 주지 않고 선포했다.

"자, 그럼 이제 대전을 시작하겠다."

한 줄기 광막이 도장에서 나타났다.

광막 위에 천 개의 이름이 번쩍이고 있었다.

서른 개의 이름이 빠르게 선택이 되었다.

도장에 있는 서른 개의 백옥부문의자가 동시에 빛을 뿜더니 신비한 힘으로 서른 명을 도장에 보냈다.

강자도 있었고 약자도 있었다.

"시합이 시작되었다. 최대한 죽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구나."

제사가 느긋하게 말했다.

열다섯 개의 싸움이 바로 시작되었다.

연무대에 오른 천재들은 수단을 사용하거나 무조 나무를 드러내거나 무혼을 빛냈다.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광경이었다.

진남도 순식간에 이끌렸다.

보제사의 불술, 표묘환부의 환술, 혼난문의 난술, 검도종의 검술, 타마산장의 마술 등은 절묘하고 신비한 무예들이라 평소에는 한 번 구경하기도 힘들었다.

"중주에 온 지도 한참 되는데 여러 종문에 대해 너무 모른다. 그러니 이번 기회에 견문을 넓혀야겠어."

진남은 중얼거리며 왼쪽 눈을 움직였다.

대전은 금방 끝나 다음 대전이 시작되었다.

도장은 열기가 가득했다.

시간은 조금씩 흘러 진남은 열 번의 대전을 구경했다.

대전마다 많은 제술들이 나타나 그는 눈을 반짝이며 감탄했다.

문득 그의 마음속에 이상한 느낌이 생겼다.

느낌은 미묘했는데, 제술에 대한 감정이기도 했고 자신에 대한 감정이기도 했다.

"천오백에서 이천오백 위를 한 제자들의 대전도 이렇게 재미있는데 그 위에 있는 천재들의 싸움은 또 얼마나 다채로울까?"

진남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절세 천재들의 싸움을 볼 수 있다면 그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도 또렷해질 것이었다.

그러나 다른 유정도장은 비범해서 진남의 왼쪽 눈으로도 뚫어볼 수 없었다.

"아쉽다."

진남은 고개를 흔들며 시선을 떨어뜨렸다.

그때, 당청산이 나섰다.

천재들은 당청산을 지켜봤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그는 이 도장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

당청산과 대전을 하는 사람은 사악한 기운을 풍기는 여인이었다.

제사의 명이 떨어지자 여인은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더니 몸을 터뜨려 하늘 가득 핏방울로 변해 당청산을 덮쳤다.

많은 천재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대단한 사술이다!"

당청산은 무표정하게 검은 칼을 뽑아 들고 휘둘렀다.

엄청난 기운이 모든 것을 베었다.

비명과 함께 하늘을 가득 채웠던 핏방울은 사라지고 여인이 공주에서 떨어졌다.

그 여인은 겁에 잔뜩 질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버둥거리더니 죽었다.

도장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마치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것 같았다.

당청산이 이렇게 강한 실력을 지녔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

게다가 그가 사정없이 바로 죽일 줄도 몰랐다.

"개세살신, 눈에 거슬리는 자는 전부 죽인다. 선배의 그 의지는 점점 짙어지는군. 하지만……."

진남은 눈동자가 살짝 굳었다.

문도산을 멸망시킬 때 그는 당청산에게 경고한 적이 있었다.

비록 전에 비해 당청산은 좀 자제하는 것 같았지만 악마 같은 살의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뒤로 갈수록 더욱 악마화할 수 있었다.

"……선배가 잘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진남은 중얼거렸다.

그때, 광막이 반짝이더니 진남의 이름이 떠올랐다.

"드디어, 내 순서가 됐구나!"

진남은 눈을 반짝거렸다.

그는 연무대로 전송이 되었다.

그의 앞에는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청년이 서 있었다.

그는 얼굴이 하얗고 눈은 복숭아꽃 같았으며, 웃을 때는 봄바람이 부는 것 같았다.

천급 삼품 무혼에 무조 경지 사 단계였으며 서열 천구백이십삼 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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