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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541화 (541/1,498)

541화 앞당겨진 내문제자대전

"사마공, 갑시다. 이곳의 전승은 다른 사람이 이미 가졌습니다."

진남은 주의에 점점 많아진 무인들을 보며 말했다.

"에잇. 괜히 좋아했군."

사마공은 손을 저었다.

한참 후 진남 등은 산기슭에 도착했다.

그들이 떠난 지 얼마 안 돼 주 성주 등이 이상을 따라 쫓아왔다.

진남 일행과 주 성주 일행은 끝내 만나지 못했다.

"진남, 나는 가겠소. 다음에 큰일 할 때 나를 부르시오!"

사마공은 허허 웃더니 진남에게 눈짓하고는 몸을 날려 구름 안으로 뛰어들어 사라졌다.

진남은 그런 사마공을 보고는 고개를 젓더니 앞을 바라보았다.

그는 뇌겁을 넘었기에 수련에 어느 정도 진척이 있었다.

앞으론 아홉 그루의 무조 나무를 진급시키면 될 것이었다.

그는 무조 나무를 진급하는 동시에 단천대제의 세 번째 보물을 찾아야 했다.

세 번째 보물을 얻으면 단천대제가 남긴 모든 보물을 가지는 것이었다.

진남이 영패를 들고 물어보려는데, 다른 영패가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인족봉 봉주의 영패였다.

"응? 용제원에서 소식을 전해왔나?"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그의 봉주 영패에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은 용제원의 거물들뿐이었다.

신념으로 영패를 들여다본 진남은 눈썹을 찌푸렸다.

'봉주들은 모두 속히 용제원으로 돌아오라고? 무슨 일이지?'

"……모르겠군. 유영루에 물어보고 용제원으로 돌아가자!"

진남은 유영루에 신념을 전한 후 몸을 날려 멀리 날아갔다.

* * *

며칠 후, 용제원.

진남의 모습이 천천히 진법 위에 떠올랐다.

몸에서 옅은 피비린내가 났다.

돌아오는 길에 그는 습격하는 뇌령성의 사람들을 적지 않게 만났다.

그는 그들과 한바탕 싸우며 돌아왔다.

"우선 봉주전으로 가자!"

진남은 몸을 날려 높은 산의 산봉우리에 도착했다.

그의 앞에 기운이 소박하고 옅은 용위를 뿜는 대전이 우뚝 서 있었다.

용제원에는 쉰여덟 개의 산봉우리가 있고 봉우리마다 봉주가 있었다.

여러 산봉우리와 연관된 큰일이 생기면 봉주전에서 회의를 열었다.

진남이 봉주전 안에 들어오자 시끄럽던 봉주전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몇십 개의 예리한 시선이 그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진남은 흔들리지 않고 시선을 마주했다.

대전에는 그를 포함하여 쉰일곱 명의 봉주가 있었다.

봉주들은 모두 경지가 매우 강했다.

대부분은 요조 정상 등급에 도달했다.

가장 낮은 봉주도 요조 팔 단계였다.

"허허, 진남 봉주, 간도 크군. 우리를 족히 한 시진이나 기다리게 하다니."

차갑고 낮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말한 사람은 소일천랑봉 봉주 현력(弦力)이었다.

그는 현월의 아버지였다.

현월이 진남의 탈것이 됐다는 걸 알게 된 후 현력은 화가 나 여러 번 현월을 찾았다.

그러나 현월은 의지가 확고하고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때문에 현력은 진남을 원망하게 되었다.

'현월은 천부가 높고 자존심이 강했다. 대체 진남이 뭘로 꼬셨길래 진남의 탈 것이 되었단 말이냐?'

주위의 다른 봉주들은 모두 미소를 짓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남은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리를 찾아 앉았다.

현력은 진남이 자신을 무시하자 화가 났지만 손을 쓸 순 없었다.

억울하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용제원에서 진남의 신분은 그와 같았다.

쿵-!

이때 강한 기운이 허공을 뚫고 날아와 상석에 떨어졌다.

진남은 고개를 들고 바라봤다.

엄숙한 표정의 중년 사내가 보였다.

중년 사내는 금색 갑옷을 입고 두 눈에 금빛이 반짝거렸다.

용제원 대장로 화열(花裂)이었다.

그는 용제원의 네 번째 봉우리 청광독유봉의 봉주였다.

용제원에서 신분이나 지위가 삼대 요제 다음이었다.

"화열은 경지가 강하구나. 좀만 진급하면 요제 경지에 도달할 수 있겠다……."

진남의 눈에 묘한 빛이 스쳤다.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오라고 한 건 상의할 일이 있어서요."

화열은 무심한 듯 진남을 힐끗 보더니 무표정하게 말했다.

"올해 내문제자대전은 삼 개월 앞당겨 모레 열겠소! 다들 의견 있소?"

그의 말은 청천벽력이었다.

많은 봉주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내문제자대전은 이름대로 내문제자들의 시합으로 각 문파에서 제자의 경지를 심사하기 위한 것이었다.

어떤 종문이든 일 년에 한 번씩은 이런 대전을 열었다.

용제원에서 매년 여는 내문제자대전은 성대한 모임이었다.

때문에, 몇백 년 동안 용제원의 내문제자대전은 앞당기는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다.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화열은 화지진의 아버지였다.

며칠 전 그가 중도성에 있을 때 화지진이 그를 공격했었다.

진남은 내문제자대전을 앞당겨 여는 것이 꿍꿍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봉주들은 잠시 침묵하더니 잇달아 입을 열었다.

"나는 의견 없소!"

"앞당기는 것도 좋소. 이러면 그들의 진짜 실력을 볼 수 있겠소."

"대장로의 제안은 훌륭하오."

봉주들 대부분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극히 적은 몇 명만이 미간을 찌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화열은 장내를 둘러보더니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다들 동의하니 그럼 이렇게 결정하겠소. 모레 모든 산봉우리의 내문제자들은 모두 도장에 모여 시합에 참가해야 하오. 아, 진남 봉주……."

그는 진남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인족봉에는 내문제자가 없으니 자네가 직접 참가해야겠소."

그 말에 많은 봉주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특히 현력은 눈에 빛이 번쩍거렸다.

'진남의 무혼은 겨우 천급 일품이다. 그의 기운으로 봐 경지도 기껏해야 무조 이 단계일 것이다. 내문제자대전에 참가하면…….'

"좋습니다."

진남은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음모인가? 하나, 상관없다! 나에게는 타요봉이 있고 경지도 상승했다. 용제원 내문제자들 중에 나의 상대가 될만한 사람은 거의 없다.

이런 내문제자대전은 좋은 점이 많을 것이다. 또 통쾌하게 싸울 수 있을 것이다. 여태 너무 조용하게 살았다. 이제 드러낼 때가 되었다.'

화열은 눈에 빛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십대 봉주는 남으시오. 우리 구미요제를 찾아가 이번 내문제자 대전의 우승자에게 어떤 상품을 줄지 상의합시다."

화열은 말하며 손을 저었다.

다른 봉주들은 눈치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날아갔다.

진남이 대전을 나오자 현력의 스산한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진남, 자네가 내 아들을 어떻게 꼬셨는지 모르겠소. 그러나 소일천랑족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겠소."

진남은 고개를 돌아보았다.

현력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빛으로 변하여 날아갔다.

"……."

진남은 어이없어 고개를 젓고는 인족봉으로 돌아왔다.

인족봉은 매일매일 변화가 일어났다.

보고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현월과 선배님은 폐관 중이니 귀찮게 하지 말자. 해골이 어떻게 되었는지 가보자."

진남의 눈에 기대감이 드러났다.

그는 천기견들과 천기서를 내버려 두고 도원정석을 향해 날아갔다.

안에 들어서자 진남의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여덟 구의 반신시골(半神屍骨)은 영광이 반짝거리고 무성정상의 엄청난 기운을 뿜고 있었다.

지난번에 홍몽지기를 흡수한 반신시골의 눈에는 분홍색 화염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시골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숨을 쉬고 있었다.

그것은 경지가 더 높았다.

반보무조 경지에 도달했다.

"주인……님!"

반신시골은 눈을 뜨더니 쉰 소리를 냈다.

반신시골은 생전에 여인이었다.

"반신시골이 이렇게 대단할 줄 몰랐다. 영지도 생겼구나."

진남은 깜짝 놀라 손을 저었다.

그는 다섯 개의 홍몽지기를 시골에 주입하며 말했다.

"오늘부터 너는 내 사람이다. 너에게 이름을 지어주마. 소홍(小虹)이 어떠하냐?"

"……. 주인님 고맙습니다."

해골은 몸을 떨었다.

그녀는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다섯 개의 홍몽기지를 봐서 그녀는 어수룩한 주인과 따지고 싶지 않았다.

깔보는 눈빛을 느낀 진남은 난처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이어 뭔가 생각난 듯 물었다.

"예전의 기억이 있느냐?"

'반신시골이 예전의 기억마저 있다면 진짜 대단하다. 반신은 무제를 초월한 존재다.'

"예전의 기억은…… 없습니다."

해골은 고개를 떨구었다.

눈가의 분홍빛이 어두워지며 말했다.

"저는 제술밖에 기억하지 못합니다."

"제술? 어떤 제술이냐? 펼쳐 보거라."

진남은 흥미가 생겼다.

'반신의 제술은 위력이 엄청나겠지?'

"알겠습니다."

해골은 서툴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아직 몸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듯했다.

그녀는 합장하더니 태고의 노랫소리를 냈다.

엄청난 천지의 힘이 사방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진짜 위력이 강하구나!"

진남은 깜짝 놀라 정신을 집중했다.

"가라!"

해골은 손가락을 굽히더니 진남을 가리키며 말했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진남의 머리 위에 뭔가 나타났다.

"응?"

어리둥절하여 고개를 들어본 진남은 표정이 굳었다.

그의 머리 위에 높이가 일 장 되는 녹색 모자가 나타났다.

모자는 환상적이고 구체적인 실체가 없는 것 같았다.

'이건 대체 무슨 제술이지? 녹색 모자를 씌우다니?'

진남이 힘을 내뿜자 강기가 용솟음쳤다.

하나, 녹색 모자는 산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마치 조금도 영향받지 않은 것 같았다.

"주인님, 이건 녹색신모(綠色神帽)입니다. 모자를 쓰면 바짝 따라붙어 아무리 애를 써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소홍의 목소리는 기뻐하는 것 같았다.

"베라!"

진남은 오른팔을 들어 내리쳤다.

녹색신모가 한 방에 잘려 사라졌다.

"……주인님, 대단합니다."

소홍은 놀란 목소리로 감탄했다.

자신의 가장 대단한 수단이 이렇게 쉽게 사라질 줄 몰랐다.

"됐다. 열심히 수련하거라."

진남은 머리가 아팠다.

'반신의 제술이 무척 강할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녹색모자를 씌우는 거라니. 또, 이 해골은 좀 바보 같다.'

그는 더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그는 소홍에게 알아서 수련하라고 한마디 던지고는 날아가 타요봉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간 후에 소홍은 은방울 굴리는 듯한 소리로 깔깔 웃었다.

* * *

그 시각, 청광독유봉의 한 비전 안.

"지진아, 내문제자대전은 모레 열린다."

화열의 목소리가 허공 깊은 곳에서 울려 퍼졌다."

"네, 아버지. 감사합니다."

화지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하게 인사했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진남아, 모레 고개를 숙이고 나의 신하가 되거나 아니면…… 죽어라!'

* * *

내문제자대전에 관한 일이 폭풍처럼 용제원을 휩쓸었다.

수많은 내문제자들은 놀라면서 수단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번 대전에서 제대로 보여주려 했다.

진남은 최선을 다해 타요봉을 연화했다.

타요봉을 다른 지보들과 달리 기영이 없었다.

정혈과 자신의 의지로 천천히 단련시켜야 했다.

그동안 육령용맥과 현월이 그를 찾아와 내문제자대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육령용맥은 진남에게 신신당부했다.

현월은 말하기도 전에 진남이 제지했다.

현력이 진남을 찾은 일은 현월과 상관없었다.

또, 현월이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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