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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503화 (503/1,498)

503화 드디어 완성했다!

"나에게 오겠다는 말이오?"

진남은 어처구니없었다.

'왜? 기회를 줄 때는 잡지 않고는? 그리고 그 뒤로도 여러 번 나와 맞섰잖아.'

진남은 현월을 쫓아내려고 했다.

그러다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천급 사품의 무혼을 가진 소일천랑을, 그것도 소일천랑일족의 소주를 타고 다니는 것은 제법 괜찮은 것 같았다.

적어도 지금은 꽤 멋있는 일이었다.

"자네를 남길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오. 내 탈것이 되면 남을 수 있소."

진남은 담담하게 말했다.

"뭐라? 네 탈것이 되라고?

현월은 눈이 커지고 화가 솟아올랐다.

'나를 타고 다니겠다니! 이건 모욕이다!'

"그렇소. 내 탈것이 되겠소? 수습 탈것 말이오."

진남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

"아, 수습 탈것이라는 말은 정식 탈것이 아니라는 말이오."

"너……."

현월은 온몸의 털이 곤두서고 두 눈이 시뻘게졌다.

'너무하다! 너무해!'

그가 화를 내기 전에 진남은 손바닥에 홍몽지기 하나를 드러내며 말했다.

"자네가 이 년 동안 내 수습 탈것이 되어준다면, 나는 그동안 최소 스무 개의 홍몽지기를 제공할 거요. 인족봉의 도원정석도 자네가 수련할 때 사용할 수 있게 해주겠소. 이런 조건이면 어떻소?"

"뭐, 뭐라? 홍몽지기? 스무 개의 홍몽지기?"

현월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짜 홍몽지기다! 저 녀석에게 이렇게나 귀한 것이 있었어? 게다가 이 년 동안 스무 개나 주겠다니!

홍몽지기 스무 개라면 내 혈통은 천지개벽의 변화를 할 수 있어!'

"싫으면 어쩔 수 없고."

진남은 홍몽지기를 거둬들이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

"아, 아니, 아니다……!"

현월은 얼른 손을 흔들었다.

그는 태도를 바꾸고 어설프게 웃었다.

그러나 여전히 의심하며 물었다.

"너 정, 정말 이 년 동안에 나에게 스무 개의 홍몽지기를 줄 거냐? 속이는 거 아니지?"

진남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손가락으로 인족봉 정상에 있는 도원정석을 가리켰다.

표정은 담담했지만 패기가 흘러넘쳤다.

현월은 몸을 흠칫 떨었다.

'맞아, 이 녀석은 무조 경지도 아닌데 도원정석을 옮겨왔지. 그러니 불가능한 게 어디 있어?'

"좋다, 승낙하겠다!"

현월은 고민을 거듭하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 년 후, 그의 혈통이 진급하면 만요원에 들어갈 수 있고 용제원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훗날의 영광을 위해서 지금 잠시 참는 것도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그러자 진남은 홍몽지기 하나를 현월의 몸속으로 날려 보냈다.

현월은 파렴치하고 비열하며 자기애가 강하지만, 약속한 것은 잘 지켰다.

그는 절대 진남을 배신하지 않고 그와 함께하겠노라고 맹세를 했다.

"그럼 본체로 변하시오!"

진남은 눈을 빛내며 명했다.

현월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몸을 털며 커다란 늑대로 변했다.

온몸의 털은 은침처럼 뾰족하게 서고 시뻘건 두 눈에서 늑대의 위엄을 쏟아냈다.

진남은 몸을 날려 늑대의 머리에 올라섰다.

"정상으로 갑시다!"

진남은 늑대 머리에 서서 모든 것을 굽어봤다.

흥분인지 열정인지 모르겠지만 그의 마음은 뜨거워졌다.

흉악한 요수의 머리에 서서 천하를 굽어보는 느낌은 역시 달랐다.

비록 무조 경지도 돌파하지 못한 늑대의 머리였고, 인족봉을 내려다보는 정도였지만 말이다.

이제 진남만의 수련성지가 생겼다.

그리고 그가 창조한 무조의 길도 있었다.

심지어 전용 탈것도 생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무도에서 크게 성공하고 세간을 놀라게 할 것이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그는 정상에 우뚝 서서 대요를 타고 천하를 군림하고 남천문을 부술 것이다.

진남은 감정을 추스르고 현월의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이제 자네는 선배님을 도와 수련대전을 만드시오. 그리고 가장 좋은 동부를 찾아 수련하면 되오. 게으름 피우면 안 되오!"

그는 걸음을 옮겨 도원정석 옆으로 갔다.

"허허, 저놈 태도 좀 봐라. 충분한 도원정석만 있으면 내가 너보다 더 빨리 경지를 돌파할 거다……."

현월은 고개를 흔들며 콧방귀를 뀌었다.

그리고 모든 정력을 수련대전에 쏟았다.

그는 도원지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바랐다.

"정석, 나다."

진남이 손을 올리자 도원정석은 마치 그를 알아본 듯이 가볍게 떨더니 부드러운 보라색 빛을 뿜어 그를 감쌌다.

진남은 정석의 중심에 오게 되었다.

"좋다. 이러면 아무도 내가 수련하는 것을 훔쳐보지는 못하겠구나."

진남의 두 눈이 빛났다.

도원정석은 지보라서 설령 요제라도 그것의 본체를 들여다볼 순 없었다.

"이제 수련하자!"

진남은 신식을 움직였다.

여섯 개의 무조의 씨앗이 몸에서 나왔다.

그중 다섯은 엄청난 기운을 풍기고 있었고 나머지 하나는 기운이 좀 약했다.

그러나 여전히 강한 기운이었다.

"무조의 씨앗이 무조의 나무가 되려면 도원지기의 힘을 빌려야 해. 게다가 여러 제술의 의지와 자아 의지로 연마해야 성장할 수 있고……."

진남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문득 전신의 혼이 등 뒤에 떠올라 도원지기를 흡수해서 무조의 씨앗에 넣었다.

여섯 개의 무조의 씨앗은 살짝 움직이며 진남에게 대답하는 것 같았다.

"백여 개의 제술을 배웠으니 망정이지 일반 사람은 여섯 개의 무조의 씨앗을 연마했더라도 짧은 시간에 성장시킬 수 없었을 거다."

진남은 입가에 미소를 짓더니 고르게 숨을 내쉬었다.

그는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수많은 제술들이 진남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의 신념에 따라 여섯 개의 빛이 나타나더니 눈으로 따라갈 수 없는 속도로 여섯 개의 씨앗에 스며들었다.

그러자 무조의 씨앗은 잠시 멈칫하더니 기이한 소리를 냈다.

마치 흥분해서 포효하는 것 같았다.

시간은 천천히 흘러 어느덧 여드레가 되었다.

여드레 동안, 진남의 여섯 무조의 씨앗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씨앗은 모두 겉면에 투명한 싹이 자라 짙은 무도의 기운을 풍겼다.

특히 성지의 힘이 변한 무조의 씨앗은 성장 속도가 전신의 힘이 변한 무조의 씨앗보다 훨씬 빨랐다.

싹이 튼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삼촌이나 되었다.

"음, 근본으로 보면 성자의 힘이 변한 무조의 씨앗은 전신의 힘이 변한 무조의 씨앗보다 훨씬 힘이 약하다. 그렇다면 먼저 성자의 힘으로 연마해야겠군!"

진남은 신념을 움직여 방대한 도원지기를 성자의 힘이 변한 무조의 씨앗에 불어넣었다.

수련은 계속되어, 또 여드레가 지났다.

여드레가 되는 날, 태양이 금방 솟아오르자 도원정석 안에 있던 진남의 두 눈에 빛이 떠올랐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되겠느냐?"

갑자기 진남이 크게 외쳤다.

성자의 힘이 변한 무조의 씨앗은 이미 일 장 높이의 커다란 나무가 되었다.

펑 소리와 함께 여러 개의 나뭇가지가 생겨났다.

그리고 나뭇가지를 중심으로 수많은 나뭇잎이 달렸다.

나뭇가지들은 짙은 무도 의지를 풍겼는데, 그 위에 은은하게 그림이 드러났다.

그림은 모두 달랐는데, 각기 여러 제술을 대표했다.

"드디어 한 그루가 만들어졌구나!:

진남은 기쁜 표정을 지었다.

수련은 하면 할수록 진급 속도가 늦어졌다.

진남이 천급 이품의 전신의 혼을 가지고 있고 도원지기의 도움을 받았다곤 하지만, 무조의 나무 하나를 만드는 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물론, 이는 진남이 선택한 길이 다른 사람과 다르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무조의 씨앗을 연마할 때 천지뇌겁을 불러 수련했기에 빠른 속도로 컸다.

그러나 진남은 여섯 무조의 씨앗을 전부 일 장 크기의 나무로 키우고 뇌겁을 불러오려고 계획했다.

"그럼 이제 인족봉을 한번 살펴보자!"

진남은 왼쪽 눈을 빛내며 살폈다.

열여섯 날이 지나자 육령용맥과 현월은 수련대전을 거의 다 만들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커다란 용 같았다.

진남은 순식간에 알아차렸다.

대전은 세 개 단계로 나뉘는데, 금제 수단을 설치해서 도원정석과 교류하고 도원지기를 흡수하는 양이 서로 달랐다.

"훌륭하군!"

진남은 육령용맥에게 신념을 전했다.

"선배님, 이제부터 용제원에 소식을 반포하세요. 상등 동부에서 한 달 수련하는 데는 오백 제정, 중등은 제정 삼백, 하등은 백 개를 납부해야 합니다. 상등 동부는 보름치는 팔지 않고 중등과 하등의 보름치 값은 백 제정, 오십 제정입니다.

진남은 가격을 세분했다.

수련대전은 무조 오 단계 이하의 제자들을 상대로 한다.

사람들은 각자 보유한 재산이 달랐기에 진남은 최대한 전부 보살피는 방법을 선택했다.

수련대전에 사람들이 꽉 찬다면 한 달에 적어도 오천 개의 제정을 얻을 수 있었다.

이것도 적지 않은 숫자였다.

"좋다, 문제없다!"

육령용맥은 진남에게 신념을 전했다.

진남은 심신을 거두고 수련에 빠져들었다.

방대한 도원지기가 끓어오르고 다섯 개의 무조의 씨앗이 쑥쑥 자라났다.

시간이 하루하루 흘러갔다.

진남이 폐관 수련을 하는 동안 인족봉 수련대전이 문을 열자 수많은 제자가 몰려들었다.

수련대전의 인기는 폭발적이어서 고작 이틀 만에 모든 방이 꽉 찼다.

다들 한 달씩 선택했고 늦은 사람들은 방도 얻지 못했다.

장로와 제자들은 배가 아팠다.

한 달 동안 진남이 벌어들인 돈은 공짜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그들이 아무리 배가 아파한들 방법이 없었다.

진남이 용제원이 있는 한 삼대 거물 외에 다른 사람들은 감히 진남을 건드릴 엄두를 못 냈다.

바로 그날.

도원정석은 무언가 느끼고 우웅하고 울더니 방대하고 순수한 도원지기를 진남의 다섯 무조의 씨앗에 쏟아부었다.

촤라락-.

진남의 무조의 씨앗은 더 이상 없었다.

그것들은 온통 보라색 빛으로 터지더니 일 장 크기의 나무로 변했다.

나무에서는 전신의 의지가 은근히 느껴졌다.

다만 다섯 무조의 나무에 비해 처음에 자란 나무는 힘이 많이 약했다.

"드디어 완성했다!"

진남은 기쁜 표정을 지었다.

여섯 개의 무조의 나무는 모두 일 장 크기가 되었다.

서로 겹친다면 육 장이나 되었다.

물론 무조의 힘은 이렇게 계산하는 것이 아니었다.

무조의 나무도 경지가 높고 낮음이 있었다.

무성 경지도 무성 정상급, 무적무성, 역천무성, 자아무성 네 단계가 있고 단계마다 성자의 힘과 경지가 다르듯이 만들어낸 무조의 나무도 당연히 모두 달랐다.

실제론 높이가 육 장에 달하는 무조 육 단계의 무조의 나무는 여러 제술 의지들을 최대로 연마했기에 힘이 더 대단했다.

이때 천지의 힘이 퍼지기 시작했다.

"응? 천지뇌겁인가? 역시 무조 일 단계가 되어야 천지뇌겁을 불러오는구나……."

진남은 놀라는 기색이 없이 오히려 시름을 놓았다.

천지뇌겁을 잘 견디면 무조의 나무는 빠르게 성장할 것이었다.

심지어 전신의 힘이 탄생할 수도 있었다.

"응? 이게 뭐야?"

진남은 별안간 안색이 변했다.

천지뇌겁은 모여들다가 무언가 느낀 듯이 사방팔방으로 흩어졌다.

'천지의 힘이 스스로 물러나다니!'

진남의 안색이 변한 원인이었다.

"설마 내 경지가 무도의 규칙을 벗어난 건가? 그래서 천지의 힘이 나에게 뇌겁을 내려주지 않고 배척하는 걸까?"

진남은 금세 차분해졌다.

그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스쳤다.

무인이 자아무성이 되면 천지를 벗어난 것이기에 천지의 힘은 분노하고 천지뇌겁도 엄청나게 커진다.

심지어 사악한 힘을 내려보내 죽이기도 했다.

한데, 진남은 무도 규칙을 초월했기에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물론 어떤 의미에서 보면 뿌듯한 일이었다.

창람대륙의 고금동서를 통틀어 이런 경지를 이룬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러나 현실은 뇌겁이 없으면 진남에게는 나쁜 일이었다.

"그렇다면 한 가지 방법밖에 없구나. 천지의 힘을 못 가게 해야지! 설령 네가 나를 배척한다고 해도 뇌겁을 내려야 해!"

진남은 두 눈에서 빛을 뿜었다.

여섯 개의 무조의 나무는 동시에 힘을 드러내며 여섯 방향에서 천지의 힘을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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