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8화 진남 대 비악무조 일행
"진짜 건방지구나. 동주의 천재 따위가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고 이렇게 건방지다니."
구음무조는 이 광경을 보고는 안색을 굳혔다.
원래 그는 이번 싸움에 깊게 참견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건방지게 구는 사람을 가장 싫어했다.
"진남, 너……."
비악무조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의 안색은 어두웠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어떻게 짧은 한 달 사이에 소요검조와 우마요조의 도움을 얻은 거야?'
그도 구음무조가 도와주고 있었다.
그러나 구음무조는 무조 오 단계라 진남 연합의 상대가 안 되었다.
이건 그의 세력이 진남보다 훨씬 약하다는 걸 설명했다.
목씨 가문 사람들은 더욱 얼떨떨했다.
그들은 꿈을 꾸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한 달 전에 진남은 속임수를 써 제위를 드러내고 그들을 속였다.
그런데 지금 진남은 그들이 능력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좋아. 이제 거의 다 간 것 같군."
진남은 텅 빈 커다란 도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는 목씨 가문 사람과 비악무조를 일일이 훑어보더니 마지막에는 구음무조를 보며 싸늘하게 물었다.
"귀하는 누구입니까? 이제 시간이 거의 다 되었습니다. 혹시 비악무조를 도와주시렵니까?"
비악무조는 정신이 번쩍 들어 다급히 구음무조에게 전음했다.
"형, 형님, 저를 도와주셔야 합니다. 형님께서 도와주시면 얻은 물건을 모두 형님께 드리겠습니다."
비악무조는 기분이 언짢았다.
그러나 그는 지금의 형세가 자신의 능력을 벗어났고 혼난문에서 나온 구음무조만 이번 일을 수습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걱정하지 말거라!"
구음무조도 기분이 언짢았다.
그는 진남의 물음에 바로 성큼 나섰다.
그는 진남을 보더니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비악무조를 도와줄 거다. 왜? 설마 너희들이 연합하면 우리 상대가 될 것 같으냐?"
엄청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는 무조 오 단계로 우마요조, 소요검조와 비슷했다.
그러나 그는 일반적인 무조 오 단계가 아니었다.
아니면 그가 어찌 이성 세력인 혼난문에서 내문 장로가 되고 사자가 될 수 있었겠는가?
사방의 무인들은 긴장되었다.
'구음무조가 나서면 상황이 어떻게 될까?'
"진남!"
진남이 아무 말 없자 구음무조는 득의양양하게 소리쳤다.
"너도 눈치가 있다면 어서 비악무조에게 사과하거라. 아니면 네놈이 오늘 죽지 않는다고 해도 나의 미움을 샀으니 조만간……."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남이 성큼 나서며 말했다.
"헛소리하지 마십시오!"
그가 기세를 뿜으며 소리쳤다.
"죽어라!"
진남은 지존용골창을 꺼냈다.
구음무조라면 태고자금전룡의 염원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었다.
지존용골창에서 엄청난 용위가 뿜어져 나와 해일처럼 휩쓸었다.
구음무조와 비악무조, 떠나간 거물들과 무인들은 모두 안색이 크게 변했다.
우마요조는 왕의 기운을 보자 고개를 쳐들고 미친 듯이 포효했다.
마치 왕의 마지막 풍채를 다시 보려는 것 같았다.
"진남, 너 함부로 움직이지 말거라. 나는 혼난문 이성 세력의 장로다.
만약 네가 나를 공격한다면 혼난문을 공격한 것이나 다름없다. 나중에 혼난문의 혼난무제(混亂武帝)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구음무조는 안색이 창백해지고 좀 전의 기고만장하던 기염이 사라졌다.
그는 진남의 손에 들린 창이라면 자신이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쿵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존용골창이 엄청난 기세를 뿜었다.
마치 태고자금전룡이 다시 태어난 것처럼 엄청난 전의로 구음무조를 잡으려 했다.
천지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무조의 나무!"
구음무조는 안색이 크게 변했다.
그의 체내에서 시커먼 무조의 나무가 순식간에 활짝 펼쳐져 짙은 구음지기(九陰之氣)를 뿜어 그를 감쌌다.
지존용골창의 창끝에서 폭발한 엄청난 신위는 태고의 신의 주먹처럼 무조의 나무와 구음무조의 몸을 눌러 부쉈다.
구음무조를 중심으로 방원 일 리의 허공이 쿵 하고 터졌다.
수많은 강기가 하늘로 솟아올랐다.
강기는 회오리바람처럼 사방을 휩쓸었다.
구음무조는 한 방에 소멸해버렸다.
"어……."
비악무조 등과 먼 곳에 있던 이들의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하, 한 방에 구음무조를 죽이다니…….'
멀리 떠나있던 이들은 모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방금 도장을 떠난 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진남은 허풍으로 그들을 위협한 것이 아니었다.
진남에겐 그럴 만한 실력이 있었다.
"어……."
비악무조는 놀라 어안이 벙벙했다.
목씨 가문의 사람들도 어안이 벙벙했다.
'짧디짧은 한 달밖에 안 지났는데, 한 방에 무조 오 단계의 존재를 멸망시키다니?'
"일이 생각보다 쉬워질 것 같습니다. 소요검조, 우마요조 이제부터 두 분은 공격할 필요 없습니다. 저에게 맡기십시오."
말을 마친 진남은 예고 없이 목풍사의 앞으로 다가갔다.
목풍사와 목목은 순식간에 솜털이 곤두서고 말할 수 없는 위기감이 떠올랐다.
"진남, 너……."
목풍사는 목젖이 꿈틀거리며 뭔가 말하려는 것 같다.
그러나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네놈이 제일 나쁘다. 전에 네가 나의 계략을 간파할 정도로 영민하다. 그러나 너는 그 영민함으로 나쁜 길을 선택했다. 비악무조가 묘묘 공주와 목목을 잡아간 것도 네가 시킨 게 분명해!"
진남은 살기 어린 목소리로 말하며 주먹을 날렸다.
비악무조가 그를 위협하기 위해 묘묘 공주와 목목을 잡아간 것도 모두 목풍사가 꾸민 게 뻔했다.
쿵-!
엄청난 성자의 힘이 홍수처럼 밀려왔다.
목풍사는 무성 사 단계였다.
그는 감히 진남의 공격을 당해낼 수 없었다.
그는 공격에 맞고 바로 먼지처럼 사라졌다.
목풍사가 죽었다!
"그리고 너희들!"
진남은 고개를 돌려 목씨 가문 사람들을 바라보더니 발을 굴러 역천무성의 기운을 폭발했다.
동시에, 능운무제 시골의 대제술을 펼쳤다.
수많은 성광이 뿜어져 나오더니 커다란 칼로 변하여 영성이 있는 것처럼 목씨 가문 사람들을 공격했다.
"도, 도망가자!"
목씨 가문 장로들은 정신이 번쩍 들어 두려운 표정으로 크게 외치더니 뿔뿔이 흩어졌다.
장로 중에는 무성 경지 정상의 존재들도 적지 않았고 심지어 목곤은 반보무조였다.
그러나 진남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는 네놈들과 원한이 깊지 않았다! 한데, 네놈들은 앞서 우리를 일망타진하고 모두 죽이려 했지! 그러니 이제 그 대가를 치를 때가 되었다!"
진남은 크게 소리치며 연거푸 주먹을 날렸다.
엄청난 위력에 목씨 가문 장로들이 죽어 나갔다.
마치 아무도 진남을 막을 수 없는 것 같았다.
그 어떤 법보나 무혼이나 제술도 진남의 전력을 막을 수 없었다.
"진남! 내 너와 끝장을 보겠다!"
도망칠 수 없게 되자 목곤은 두 눈이 시뻘게져서 큰소리로 외쳤다.
"동주의 주먹!"
그의 주먹은 엄청난 기세를 뿜고 모든 것을 망라해, 그 힘이 하늘을 찔렀다.
"역천무성, 성자의 힘, 큰 산을 만들어라! 목곤, 죽어라!"
진남의 말이 끝나자 체내의 구천구백아흔아홉 개의 성자의 힘이 솟아올라 커다란 성산을 이루었다.
성산이 포악하게 목곤을 눌렀다.
그 기세가 마치 벼락이 내리치는 것만 같았다.
동주의 주먹의 힘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버렸다.
목곤은 넋이 나갔다.
'한 달 사이에 어떻게 이렇게 강해졌지?'
그의 머릿속에 의문이 떠올랐다.
동시에, 그의 몸은 성산에 눌려 사라졌다.
목곤이 죽었다!
"진남, 너……."
제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던 목목은 자신의 '가족'들이 하나둘 죽는 걸 보고 안색이 창백해졌다.
삼십 리 밖의 무인들과 강자들과 거물들은 크게 놀랐다.
'동주의 제일 천재라더니, 전력이 대단하구나!'
'경지가 무성 정상밖에 안 되는데 이렇게 손쉽게 강자들을 죽이다니!'
'동주…….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되겠구나.'
"비악무조, 오늘은 우리의 원한이 끝을 보는 날입니다!"
진남은 호통치더니 하늘을 찌를 듯한 살기로 체내의 성자의 힘과 세 개의 전신의 힘을 동시에 뿜어 산처럼 비악무조를 내리눌렀다.
그 모습을 본 소요검조와 우마요조는 꿈쩍하지 않고 태연자약했다.
절망했던 비악무조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진남이 나와 일 대 일로 싸우려 하다니! 건방진 자식! 그 정도 전력으로 내 상대가 될 것 같으냐? 그 창만 없다면 네놈은 내 상대가 아니다!'
비악무조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화가 난 표정으로 소리쳤다.
"진남, 네가 나의 계획을 망쳤다. 내 오늘 너와 끝장을 보겠다. 태악시천술!"
눈 깜짝할 사이에 비악무조의 몸에 태고의 악어가 붙었다.
그는 두 손에 엄청난 빛을 뿜으며 진남을 찢으려 했다.
그는 전에도 이 초식으로 분천고국의 강자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신의 첫 번째 초식, 전자무쌍!"
설사 역천무성이라도 비악무조를 상대하려는 건 헛된 망상을 하는 거라는 걸 진남이 어찌 모를 리 있을까.
그러나 그에게는 강한 살초가 있었다.
우르릉-!
진남의 기세가 다시 급등했다. 왼쪽 눈, 두 팔이 모두 깨어난 것 같았다.
쿵-!
진남은 번개처럼 빠르게 공격했다.
주먹과 손바닥으로 연거푸 제술을 날렸다.
비악무조가 엄청난 살초를 펼쳤지만, 진남은 모두 막아냈다.
두 사람의 싸움은 승부를 가리기 어려웠다.
습-!
헛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삼십 리 밖에서 들려왔다.
'무조 이 단계다!'
'엄청나잖아? 무성 정상이 무조 이 단계와 싸우다니?'
"어떻게 이럴 수 있지? 겨우 역천무성이잖아!"
비악무조는 순식간에 안색이 크게 변했다.
희망이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그는 도망치지도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으스스한 기운이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장을 휩쓸었다.
커다란 도장에 두꺼운 서리가 꼈다.
"응?"
소요검조와 우마요조는 안색이 크게 변해 고개를 돌렸다.
묘묘 공주는 뭔가 느낀 듯 안색이 어두워졌다.
"진……남!"
외침과 함께 엄청난 기운이 폭발하여 하늘로 솟아올랐다.
사방 천지가 변하였다.
마치 지옥이 강림한 것 같았다.
이상한 변화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응?"
고개를 돌려본 진남은 눈길이 날카로워졌다.
목목의 체내에서 엄청 사악한 기운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수많은 사악한 뱀의 그림자가 끝없이 긴 머리카락처럼 그녀의 등 뒤에서 꿈틀거렸다.
그녀의 사방 일 리 내에 서리가 꼈다.
"대단한 기운이구나!"
"저 여인의 체내에 이런 힘이 있었다고?"
"허, 저 여자아이도 내력이 만만치 않군!"
삼십 리 밖의 거물들과 무인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그들은 꿈도 꾸지 못했다.
"소요검조, 우마요조, 내 명령을 듣거라! 목목을 제압하거라!"
묘묘 공주는 안색이 변하여 낮게 명령했다.
그녀는 허공에 떠올라 두 손을 뻗었다.
수많은 부문이 순식간에 퍼져 매우 현묘한 대진을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