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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97화 (397/1,498)

397화 도대체 무슨 일이……

"괘씸한 녀석!"

축항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보광이 축항의 몸에서 솟구치더니 갑옷으로 변했다. 위급한 상황에 그의 몸 안에 있던 성도지기가 바로 움직인 것이었다.

쿵!

칼과 갑옷이 부딪히자 세월의 힘은 위력을 드러냈다. 갑옷은 격렬하게 흔들리더니 빛이 점점 투명해졌다. 금세 사라질 것만 같았다. 축항은 안색이 변해서 신법 고술을 사용했다. 그는 버드나무 잎처럼 도장에서 가볍게 날아다녔다.

진남은 거머리 같았다. 축항은 신법을 펼쳐도 진남을 떨쳐낼 수 없었다. 게다가 축항의 발이 닿는 곳마다 진남은 귀신같이 알아내서 강렬한 공격을 퍼부었다. 쉴 새 없이 폭풍우처럼 쏟아지는 공격에 축항은 숨 돌릴 시간도 없었다.

쿵! 쿵! 쿵!

도장에 폭발음이 연속 울려 퍼졌다. 구경하던 무인들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존자 팔 단계밖에 안 되는 단청이 축항을 연속해서 물리치다니! 너무 대단하구나!'

축항은 계속 움직이면서 머리를 굴렸다.

'방법을 생각해야겠어. 아니면 나에게 너무 불리해…….'

그는 최강 살초를 사용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혼전이라 다른 무인들도 있었다. 광문에 들어가기 위해 그들이 그를 공격할지도 몰랐다. 그래서 실력을 조금은 남겨두고 단청을 진압해야 했다.

"그거지!"

축항은 눈이 반짝거렸다. 그는 저장 주머니에서 옥퉁소를 꺼냈다. 퉁소는 반보 성도지기이고 능력이 이상했다. 그래서 그는 계속 연화하지 않았다. 축항이 파란색 옥퉁소를 입가에 대고 가볍게 불자 파란색 연기가 나와 도장 전체에 퍼졌다.

사람들은 안색이 변하더니 존자의 힘을 움직였다. 그들은 파란색 연기에 독이 들어 있을까 봐 걱정되었다.

"어?"

진남은 전신의 왼쪽 눈으로 파란색 연기를 살펴보았다. 독이 들어있지도 않고 공격력도 없었다.

'대체 무슨 꿍꿍이일까?'

"죽어라!"

축항은 갑자기 몸을 돌리며 입에서 독화살을 내뱉었다. 진남은 이미 읽어냈기에 몸을 돌려 피했다. 그러나 축항은 그가 땅에 내리는 순간 또 독화살을 쏘았다.

'내가 가는 위치를 어떻게 알았지?'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그는 여러 위치를 바꿨지만 역시나 독화살이 그에게 날아왔다.

구경하던 무인들도 그 점을 발견하고 의문스러웠다.

'어떻게 안 거지? 파란색 연기가 문제인 건가?'

진남은 다시 자리를 바꾸며 자세히 살폈다. 그는 그제야 깨달았다. 연기들이 그의 몸에 붙어 있었다. 아무런 공격도 하지 않았지만, 그가 아무리 빠른 속도로 움직여도 연기가 같이 움직였다.

축항은 연기의 움직임을 보고 단청이 가는 곳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신기한 연기이군. 재미있어."

진남은 온몸에 피가 끓는 것 같았다.

강경하게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슉!

진남의 체내에 여러 힘들이 합쳐져 도광을 만들더니 힘껏 내리쳤다.

축항은 안색이 변했다.

'단청이 실력이 이정도로 강할 줄 몰랐다.'

그의 보물들이 체내에서 포효하자 위엄이 꿈틀거리며 진남을 공격했다.

쿵! 쿵! 쿵!

둘은 도장에서 여러 차례 겨루며 수많은 강기를 터뜨렸다.

"안 돼, 내 체내의 존자의 힘은 축항보다 훨씬 적어. 그러니 한 번에 격파할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해."

진남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순간 번쩍이는 검광이 그의 오른쪽을 내리쳤다. 예리하고 힘이 실린 한 방이었다.

진남은 털이 곤두섰다. 그는 걸음을 옮기고 몸을 틀었다. 검광은 그의 코끝을 스치고 지나갔다. 강기에 그는 얼굴이 아팠다.

언제 왔는지 중년 사내가 싸늘한 표정으로 달려들었다.

'축항을 도와주러 온 건가?'

"좋다!"

축항은 눈이 반짝거렸다. 그는 다른 무인이 끼어들 줄은 몰랐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등 뒤에 엄청난 힘이 솟아올라 그를 날려버렸다.

궁양과 조방 등도 다른 무인의 공격을 여러 번 받았다.

한바탕 싸우고 나니 도장에는 열다섯 명밖에 남지 않았다. 진남 등을 제외하면 아직 아홉 명의 무인이 더 있었다. 여기까지 올라온 무인들은 재능이 진남 등보다 낮을지는 모르지만, 전력은 더 강했다.

그들이 천재들을 공격한 것은 한 가지 이유밖에 없었다. 천재들을 하나라도 물리쳐야 그들이 광문으로 들어갈 희망이 생겼다. 그리고 천기부조를 얻을 기회도 더 컸다.

그러니 상대방이 어떤 신분인지 지위인지 그리고 천부인지 전부 상관없었다. 지금은 싸우는 길밖에 없었다. 하나라도 없앨 수 있으면 없애는 게 유리했다.

원래는 여섯 사람의 대결이었는데, 이제는 진짜 혼전이 되었다.

슉!

진남은 날아다니며 공격을 피했다. 그는 끊임없이 칼을 휘둘러 그를 공격하는 무인들을 물리쳤다. 동시에, 기회만 되면 축항에게 엄청난 공격을 퍼부었다.

도장 아래의 무인들은 입이 떡 벌어졌다.

그들이 온갖 수단, 고술을 다 사용했기에 보는 이들은 심신에 충격을 받았다.

'진짜 강자들의 싸움이구나!'

"어? 기회다!"

진남은 시선이 날카로워졌다.

방금 한 무인이 수단을 펼쳐 축항을 잠깐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진남은 충분히 축항을 크게 다치게 할 수 있었다.

"베어라!"

진남이 들고 있던 고도는 웅웅 소리를 내며 온몸의 힘을 전부 모아 최강의 일격을 펼칠 준비를 했다. 진남을 공격하려던 무인들은 안색이 변하더니 얼른 물러났다. 그러나 축항은 제 자리에 굳어서 움직일 수 없었다. 그는 표정이 굳었다.

눈 깜짝할 새에 이변이 벌어졌다.

광문에서 묵직한 폭발음이 다시 울려 퍼졌다. 이번에는 더욱 강렬했다. 광문도 세게 흔들렸다.

천지뇌겁의 엄청난 기운이 솟아올라 싸움터를 휩쓸었다.

수호지령은 그 모습에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무인들도 넋을 잃고 쳐다봤다. 혼전이 잠시 멈추고 모든 시선은 약속이나 한 듯이 광문을 쳐다봤다.

진남은 정신을 다른 곳에 팔지 않고 오로지 최강 일격을 펼칠 생각만 했다.

쿵!

광문에서 엄청난 천둥의 힘이 용솟음쳤다. 백광도장을 없애버릴 것 같았다. 수호지령은 대뜸 안색이 변했다. 그의 몸에서 성광이 번쩍이고 태고의 술법으로 천둥의 힘을 막아냈다.

광문은 언제부터인가 피처럼 붉은색으로 변했다.

"뜻밖의 사고가 생겼다. 시합을 끝내겠다. 너희 열다섯은 전부 진급했다. 문호의 깊은 곳에 들어갈 수 있다!"

수호지령이 다급하게 말했다.

시합의 규칙이 다시 변했다.

"네?"

진남도 놀라서 행동을 멈추었다.

그는 신비한 광문조차 천지뇌겁의 공격을 받을 줄 몰랐다. 또 규칙이 변해 열다섯이 전부 들어가게 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당청산과 다른 선배는 뭐 하는 거지?'

그뿐만 아니라 무인들도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아는 바가 없어 더 놀라웠다.

"어서!"

수호지령이 버럭 고함을 질렀다.

그의 몸에서 성광이 뿜어 나와 광문에 주입되었다. 마치 광문의 운행을 유지하는 것 같았다.

진남 일행은 정신을 차리고 성큼 광문으로 달려갔다. 무인들과 축항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 그러나 천기부조가 바로 코앞에 있었다. 여기까지 오느라고 시간을 허비한 것을 생각하면 그들은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그때…….

우르릉! 쾅!

엄청난 힘이 광문을 공격한 것 같았다.

성광을 뿜던 수호지령은 가슴이 큰 망치에 맞은 것 같았다. 그는 신음을 내더니 뒤로 몇 걸음 밀려났다.

커다란 광문에 수많은 틈이 생겼다.

"안 돼!"

수호지령은 몸을 흠칫 떨었다.

다음 순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커다란 광문이 산산조각 나고 빛으로 변해 태고 싸움터에 쏟아졌다.

무인들은 놀라 넋이 나갔다.

진남은 부서진 광문에 몇백 장, 몇십 장에 이르는 거대한 틈이 생기는 것을 보았다. 틈 속은 어두컴컴했다. 다만, 어둠 속에 구만 구천구백아흔아홉 개의 청옥 계단이 펼쳐져 있고, 계단 끝에는 수백 리 되는 신비한 제단이 있었다.

그 제단 양쪽에는 낡은 궁전이 두 개 있었다.

그중 하나는 핏빛이었고 하나는 여러 가지 색이었다. 두 궁전은 모두 웅장하고 어둠 속에서 무한한 신광을 뿜었다. 드높은 위압은 마치 두 황제가 허공에 서 있는 것 같았다.

'두 개의 반보제기구나!'

'백호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아!'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핏빛 궁궐 위에는 검은 그림자가 장도를 들고 서 있고 채색 궁궐 위에는 세 그림자가 있었다.

이들은 바로 살황 당청산, 단목 봉주, 나봉주, 장 봉주였다.

이들의 머리 위에는 짙은 먹구름이 몰려있었는데, 먹구름은 오만 리나 되었다. 특히 당청산의 머리 위에는 팔만 리나 되는 먹구름이 몰려있었다.

먹구름 속에서 빛이 번쩍이며 미친 듯이 번개를 내리쳤다.

두 개의 반보제기인 궁전은 신광을 날름거리며 저항했다. 천지를 놀라게 하는 폭발음이 들리고 무시무시한 강풍은 세상을 뒤집을 것 같았다.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하얀색 광문 뒤에 이런 광경이 펼쳐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네 강자가 여기에서 도겁을 진행하고 있을 줄 몰랐다. 그것도 무성 도겁이었다.

보통의 무성 뇌겁이 아니었다.

보통 무성 강자는 삼만 리의 뇌겁을 불러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셋은 오만 리, 한 명은 팔 만리나 되는 뇌겁을 불러왔다.

'이 넷은 양대 무조의 전승을 받은 걸까?'

"……."

당청산을 본 수호지령은 눈에 끝없는 충격이 일렁였다.

그는 광문 뒤편에서 이 넷이 도겁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그는 당청산이 이렇게 큰 상황을 만들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수호지령은 팔만 리가 되는 천지뇌겁 때문에 놀란 것이 아니었다. 당청산의 뇌겁이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었다.

'팔만 리가 시작이라니! 할멈은 무슨 생각이지? 왜 나서서 말리지 않는 거야? 설마 저 녀석이 태고 싸움터의 금제를 전부 장악하고 동주의 거물들을 불러오게 지켜보려는 건가?'

수호지령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순간 수호지령은 화들짝 놀랐다.

그는 청산의 뇌겁에서 엄청난 힘을 느꼈다.

"이런!"

수호지령은 안색이 변하더니 무인들에게 고함을 질렀다.

"다들 물러나거라!"

그는 성자의 힘을 전부 드러내고 입을 벌려 광풍을 토했다. 바람은 모든 무인들을 감싸서 멀리로 날려 보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수십 리나 멀어졌다.

진남을 비롯한 사람들은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핏빛 궁궐 위를 덮은 당청산의 먹구름에서 엄청난 빛들이 번쩍였다.

마치 큰 재난이 들이닥칠 것 같았다.

* * *

같은 시각 난해성.

다급한 구리종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슉! 슉! 슉!

진국현무, 상도맹 태상 장로, 음노 같은 거물들이 동시에 난해성 안에서 허공을 찢고 시혈난해 옆에 나타났다.

그들은 사람을 시켜 시혈난해를 지켜보다가 이상이 있으면 바로 보고하라고 했다.

"선배님들, 시혈난해의 금제가 풀린 것 같습니다."

난성걸이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말했다.

'뭐라?'

이 말을 들은 진국현무 등은 일제히 놀라 현술, 법보, 동술을 움직여 보았다.

확인해보니 확실히 그러했다.

시혈난해 위를 덮고 있던 빛은 파문이 일더니 힘이 빠르게 소실되었다.

"허!"

진국현무 등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빠르게 신념을 전달하여 각자의 세력을 불러왔다.

빛이 사라지면 그들은 시혈난해로 들어가 태고 싸움터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다.

"응?"

신념을 전한 사대 거물은 무언가를 느끼고 하늘을 바라봤다.

하늘 깊숙한 곳, 적어도 사방 수천 리 되는 천지의 힘은 매우 복잡했다.

'시혈난해 위쪽의 빛이 사라진 것은 천지의 힘이 혼란스러워진 것과 상관이 있나?'

'태고 싸움터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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