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화 상도맹 지부에서의 싸움
진남은 손에 두 개의 봉황지화를 피우더니 장로와 중년 사내에게 던졌다.
"이……."
강자들은 눈동자가 가늘어졌다.
그들은 생명의 위험을 느끼고 온갖 수단으로 방어를 했다.
쿵!
봉황지화는 그들에게 날아가 활활 타오르더니 두 사람을 날려 보냈다.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감히 상도맹과 집법대의 사람들을 때리다니?'
"진남, 상도맹과 집법대에 도발하다니! 네 놈이 살기 싫은……."
범소는 놀라서 입이 떡 벌어졌다.
그는 정신을 차리고 진남에게 고함을 질렀다.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진남은 인정사정없이 그의 뺨을 후려쳤다.
짝!
맑고 경쾌한 소리가 나더니 범소의 왼쪽 뺨이 벌겋게 부었다.
"너……."
범소는 얼떨떨했다.
범씨 가문의 제자인 그는 지금껏 살면서 처음으로 뺨을 맞았다.
"뭐? 내 오늘 너를 사람으로 만들어야겠다."
진남이 싸늘하게 웃더니 오른쪽 발에서 봉황지화와 성공뇌정을 번쩍거렸다.
힘은 서로 엉켜있었다.
진남은 발을 들어 번개 같은 속도로 범소의 왼쪽 어깨, 오른쪽 어깨, 왼발, 오른발을 밟았다.
뚜둑, 뚜둑, 우드득, 우드득.
뼈 부러지는 소리가 네 번 들렸다.
"아악!"
이어서 처절한 비명소리가 상도맹에 울려 퍼졌다.
범소는 사지가 밟혀서 부러졌을 뿐만 아니라 전기와 불의 기운이 서로 엉키며 그의 경맥으로 들어갔다.
기운은 사정없이 그의 경맥을 부쉈는데, 충격에 그는 표정이 일그러졌다.
"헉!"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숨을 들이쉬었다.
"꺼져!"
진남은 범소를 걷어찼다.
범소는 날아가서 상도맹의 문에 부딪혔다.
상도맹 문이 산산조각 났다.
"상역 사람들은 대체 왜 그러느냐? 하역 사람들이 너희들보다 못한 게 뭐야!"
진남은 차가운 시선으로 사람들을 둘러보더니 돌아서서 이 층으로 올라갔다.
일 층 대전은 소리 없이 조용했다.
"멈추시오!"
위엄 있는 호통 소리가 상도맹의 위에서 들려왔다.
엄청난 기운을 가진 자가 강림했다.
그는 위엄이 가득했는데 무황 경지 정상급이었다.
그는 붉은색 머리카락에 날카로운 이목구비를 가진 노인이었는데 인상이 엄숙했다.
"홍노(紅老)다!"
"저 녀석 이제 큰일 났구나!"
무인들은 진남의 말에 기분이 상했다.
그런데 상도맹의 강자가 나타나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뭡니까? 어르신도 저를 괴롭히려고 오셨습니까?"
진남은 걸음을 멈추었다.
홍노의 눈이 반짝였다.
홍노가 나타나도 진남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홍노는 진남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이 아니면 또 어떠한가? 그래 봤자 하역에서 온 사람 아닌가? 여기는 상역 동주다!"
그냥 넘어간다면 맹주가 돌아왔을 때 자신을 탓할 것이 분명했다.
"소우, 처음에 상도맹에서 자네에게 잘못했네. 내 반드시 그놈들을 혼내겠소. 그러나 지금은 자네가 상도맹을 공격했으니 규칙 위반이요. 자네는 사람들이 보는 데서 정중하게 사과를 하고 십만 개의 원석을 배상하는 게 어떻소?"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들은 홍노가 진남을 괴롭히지 않고 그저 사과하고 배상을 해달라고 할 줄은 몰랐다.
진남에게는 가벼운 벌이었다.
"사과하고 배상하라고?"
진남은 웃음을 터뜨렸다.
'상도맹에서 먼저 잘못했는데 당연하다는 듯이 나에게 요구하다니.'
"어림도 없습니다!"
"뭐라?"
홍노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는 자신이 양보를 했는데도 주제 파악을 못 하는 진남을 노려봤다.
"어림도 없다니, 오늘 네가 어떤 재간이 있는지 보자꾸나."
묵직한 호통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엄청난 압박이 그대로 전해졌다.
홍노보다 더욱 강한 기운이었다.
반보 무존 경지인 범호의 기운과 비슷했다.
털 외투를 걸친 중년 사내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는 위엄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를 보자 안색이 변했다.
"성주다!"
"성주께서 오시다니!"
"일이 커졌어. 저놈은 이제 죽었다."
중년 사내는 제구성의 성주 계무명(季無明)이었다.
계무명은 오늘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는 집법대와 상도맹의 강자가 얻어맞았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치밀어서 달려왔다.
그리고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진남이 한 어림도 없다는 말을 들었다.
"하역 사람이 감히 내 성에서 거만하게 굴다니!"
계무명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는 직접 나서서 오만한 녀석을 혼내주리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진남의 모습을 확인한 그는 숨이 턱 막혔다.
'이놈은 사대 세력이 지명 수배를 한다는 지급 육품 무혼을 가진 진남 아닌가? 진남이 제구성에 오다니?'
"역시 하늘은 내 편이군. 진남의 소식을 사대 세력에게 전한다면……."
계무명은 현상금을 생각하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현상금을 받는다면 제구성은 분천고국에서 서열 삼 위에 드는 강대한 성이 될 수 있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의 아들이 노조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는 제자가 될 수 있었다.
계무명은 반보 무존 경지의 강자답게 곧 차분해졌다.
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진남을 봤다.
홍노는 성주가 직접 올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소우, 사과하고 배상했으면 얼마나 좋소? 이제 성주도 왔으니 적어도 원석을 백만 개는 배상해야 하오."
그의 말에 사람들은 헛숨을 들이켰다.
'백만 개의 원석이라니!'
그 정도의 재산은 분천고국의 황실이 있는 백호성에서도 거금이었다.
진남은 표정이 싸늘해졌다.
상도맹의 사람들은 악랄하고 위세를 등에 업고 사람을 괴롭히기 좋아하는 족속들이었다.
그 순간 계무명이 미친 듯이 화를 냈다.
그의 기운이 터져서 상도맹의 대전이 심하게 흔들렸다.
"이놈은 배짱이 커서 규칙을 위반했으니 아무리 많이 배상해도 안 된다!"
호통 소리가 천둥처럼 터지더니 사람들 마음을 흔들었다.
"무릎 꿇어라!"
계무명은 기운이 엄청났다.
몸에서 존자의 힘을 뽑아내더니 오른손을 발톱으로 변하게 만들어서 진남의 머리를 향해 들었다.
"무릎을 꿇으라고 한 겁니까?"
진남은 가슴 속에서 화가 치밀었다.
'상도맹이나 제구성 성주나 막무가내구나!'
"전신 원영, 봉황지화, 성공지뇌, 화신건곤, 청심당마!"
진남이 외치자 그의 원영, 불길, 뇌정의 힘이 동시에 폭발하면서 커다란 종으로 변했다.
종은 계무명을 감싸고 힘껏 울려 퍼졌다.
뎅!
엄청난 힘이 종 내부에서 폭발했다.
무인들은 동시에 숨을 들이쉬었다.
그들은 음파의 충격에 식해가 터질 것 같았다.
"흡……!"
계무명은 안색이 변했다.
그는 진남이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을 줄 몰랐다.
고작 한 방에 계무명은 옴짝달싹 못 하는 신세가 되었다.
"홍노, 어서 이놈을 공격하거라!"
계무명은 고함을 질렀다.
곁에 서 있던 홍노는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커다란 종이 그를 덮쳤다면 그는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
"구명금검(勾命金劍)!"
홍노는 이내 정신을 차렸다.
지금 연합해서 진남을 제압해야지 그냥 뒀다가는 후환이 있을 것 같았다.
그가 손을 휘두르자 금빛 찬란한 검이 손에 나타났다.
검은 끝없는 검기를 뿜으며 진남의 두 눈으로 날아갔다.
"꺼져!"
진남의 왼쪽 눈에서 수많은 성공지뇌가 터졌다.
마치 번개 바다가 펼쳐진 것 같았다.
쿵!
성공지뇌는 모든 검기를 순식간에 삼켰다.
그리고 남은 천둥의 힘은 하늘이 번개로 벌을 내리듯이 홍노의 몸에 내리꽂혔다.
홍노는 천둥의 힘에 맞아 날아갔다.
홍노는 무황 경지 정상급이었다.
하지만 전신 원영이 이미 모아졌기에 진남이 펼치는 살초를 막아낼 수 없었다.
"이럴 수가!"
계무명은 흠칫했다.
무황 경지의 강자였다. 설사 자신이라도 한 방에 해결할 수 없었다.
"취천 일격!"
진남은 번개처럼 순식간에 계무명에게 다가왔다.
그는 왼손을 들어 힘을 전부 모아서 계무명의 머리를 향해 튕겼다.
일이 이렇게 되자 진남도 사정을 봐주고 싶지 않았다.
계무명은 안색이 변했다.
그는 마지막 남은 존자의 힘을 빠르게 움직여 피하려고 했다.
"다들 멈추거라!"
또 하나의 호통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한 힘을 가진 사람 형상이 하늘에서 내려왔다.
범호였다.
대전의 무인들은 충격을 받았다.
'범호 가주도 나타날 줄이야. 제구성의 두 명의 반보 무존 경지 강자들이 하역의 사람 한 명 때문에 모두 나타났어.'
진남에게 맞아서 날아간 홍노는 기쁜 표정을 지었다.
"범 가주, 이 자는 하역에서 왔는데 오만하기 그지없습니다. 규칙을 파괴한 것도 모자라 손을 쓰기까지 합니다. 그러니 얼른 손을 써서 잡……."
홍노는 살기가 가득 찬 시선으로 진남을 노려봤다.
그는 진남의 경지가 엄청나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나 반보 무존 경지 둘이 손을 잡으면 그를 잡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범호는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말했다.
"눈을 크게 뜨고 잘 보거라. 이분은 우리 범씨 가문의 명예 태상 장로다. 나와 같은 위치에 있는 분이다."
대전은 조용해지고 다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게 뭐야? 하역 사람이 범씨 가문의 명예 태상 장로라고?'
"그게 무슨……."
홍노는 어리둥절했다.
그뿐만 아니라 중년 뚱보와 호법도 놀라 어리둥절했다.
그들이 무시했던 청년은 배경도 대단할 뿐만 아니라 엄청난 내력도 가지고 있었다.
"범 가주, 이 도둑놈에게 무슨……."
계무명은 진남을 알아봤기에 단호한 표정으로 호통쳤다.
범호는 계무명이 이미 진남의 신분을 알아차렸다고 확신했다.
그는 아깝지만 전음했다.
"계 형, 말을 멈추고 화를 푸시오. 생각해보면 사대 세력이 진남을 쫓는 게 이상하지 않소?"
계무명은 이 말을 듣고 즉시 깨달았다.
진남이 분천고국의 황자를 죽였다고 해도 사대 세력이 지금처럼 대대적으로 지명 수배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였다.
진남이 엄청난 지보를 지니고 있거나, 엄청난 비밀을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래서 사대 세력이 미친 듯이 그를 잡으려고 하는 거였다.
"그러면 자네 뜻은……."
머리가 좋은 계무명은 범호의 생각을 금세 알아차렸다.
사대 세력을 달아오르게 한 물건이 진남에게 있다고 생각하자 그도 피가 끓었다.
"우선 이자를 잡고 있어야 하오. 내가 이미 우리 가문 노조에게 알렸소. 노조는 사흘 후에 도착한다고 하오. 계 형도 계씨 가문 노조에게 사흘 내로 오라고 알리시오. 반드시 사흘 내로 와야 하오. 봉황영의 사람들이 오면 우리끼리 이득을 나눌 수 없을 것이오."
범호는 계획을 모두 전했다.
"우리가 똑같이 나누자는 말이지?"
계무명은 눈이 반짝거렸다.
계획은 완벽했다.
진남은 독 안에 든 쥐였다.
"물론이오!"
범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계무명에게 절반을 나눠줘야 해서 배가 아팠지만, 이게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
"좋소!"
계무명이 고개를 끄덕이며 나머지 두 사람에게 신념으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모든 것은 짧은 시간에 이뤄진 일이라 사람들은 전혀 이상함을 알아채지 못했다.
"하하!"
계무명이 먼저 호탕하게 웃으며 일어나 진남에게 공수하고 말했다.
"이거 너무 미안하구나. 소우가 범씨 가문의 명예 태상 장로일 줄 몰랐다. 아까는 내가 실례했다. 그러니 소우도 마음에 담아두지 말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