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9화 진남의 무예 천부
비양 성주는 안색이 변했다.
엄청난 도기에 그는 섬뜩해져 서둘러 피했다.
사람들이 저도 모르게 눈길을 돌렸다.
그들은 기억하고 있었다.
'저 칼은 진남을 죽음의 바다에서 데리고 나왔다. 정체가 뭐지?'
"응?"
문도 노조와 청룡 성주가 일제히 눈길을 돌렸다.
그들의 눈에 놀라움과 의혹이 가득했다.
당청산과 단목 봉주 등도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그들은 칼에서 익숙한 기운을 느꼈다.
검은색 칼이 윙 하고 소리를 냈다.
마치 당청산 등에게 보고 싶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이어 칼은 당청산의 손에 떨어졌다.
당청산은 칼을 잡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익숙함이 그의 영혼을 충격했다.
그의 얼굴에 고통, 슬픔이 번졌다. 그리고 기쁨도 있었다.
"청산, 이건……."
단목 봉주 등은 목소리가 떨렸다.
"그녀요."
단목 봉주 등은 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
'사매라고……? 왜 칼로 변했지?'
"여기 일을 해결한 후에 다시 얘기합시다."
당청산이 고통스러운 감정이 가득한 눈으로 칼을 쥔 손을 꽉 잡더니 비양 성주를 바라보았다.
쿵!
당청산의 기세가 크게 변했다.
비양 성주는 표정이 굳었다.
그는 당청산의 몸에서 위험을 느꼈다.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손에 흑도를 든 당청산이 경지가 크게 증가하여 비양 성주를 연거푸 물러나게 했다.
문도 노조는 청룡 성주에게 더 사나운 공격을 펼쳤다.
죽음의 바다 해안은 다시 한번 엄청난 싸움에 휩싸였다.
마치 온 세상 사람들에게 잊힌 듯 아무도 진남을 신경 쓰지 않았다.
"모두 십삼품으로 나뉜다고?"
진남은 고개를 들고 검은 돌기둥을 보더니 앞으로 다가가 손바닥을 들어 천천히 내밀었다.
검은 돌기둥까지 뻗었을 때 그는 저도 모르게 몸이 굳었다.
그의 체내의 서른세 개의 금룡문 원영이 심하게 꿈틀거렸다.
그의 체내에서 나오고 싶어 하는 갈망이 매우 강렬했다.
"좀 참거라!"
진남은 원영이 이런 상황에 도겁하려 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그는 심신을 움직여 원영을 진압하고 빨리 손을 검은 돌기둥 위에 올렸다.
검은 돌기둥에서 빛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끌렸다.
무인들은 비록 진남이 소중황을 초월할 수 없다고 여기고 있었지만, 그래도 진남이 얼마만큼의 빛을 일으킬 수 있는지 궁금했다.
당청산 등의 눈에는 희망이 드러났다.
그들은 진남의 무예 천부를 본 적 있었다.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네가 얼마만큼의 빛을 일으키는지 지켜보겠다!"
사시관은 목소리가 날카롭고 사납게 변했다.
듣기 매우 거북했다.
진남은 그를 보지도 않고 손바닥을 바로 검은 돌기둥 위에 놓았다.
쿵!
검은 돌기둥에서 흰색 빛이 점차 반짝이기 시작했다.
죽음의 바다 해안의 문도 노조 등은 싸움도 멈추고 눈길을 돌렸다.
천지가 조용해졌다.
네 개의 흰색 빛!
다섯 개의 흰색 빛!
여섯 개의 흰색 빛!
많은 사람들의 주시 하에 여섯 개의 흰색 빛이 반짝이더니 상승세가 멈췄다.
잠깐 침묵하더니 쿵 하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여섯 개의 흰색 빛이다. 여섯 개밖에 안 되다니."
"설마, 진남의 무예 천부가 이 정도로 형편없단 말인가?"
"……."
사람들의 눈에 실망하는 기색이 드러났다.
"하하하!"
문도 노조가 소리 내여 크게 웃었다.
'정말 우습다. 우스워. 우리가 지금까지 진남을 적으로 여겨 빨리 없애려 하다니. 지금 보니 전혀 그럴 필요 없구나! 진남 무예 천부는 기껏해야 봉주들의 무예 천부와 대등하구나!'
"여섯 개의 흰색 빛? 하하하! 진남, 보았느냐? 우리 사이의 차이가 도대체 얼마나 큰지!"
소중황은 참지 못하고 귀에 거슬리게 비웃으며 말했다.
'누가 하역의 제일 천재인가? 나 소중황이다!'
"이 폐물!"
사시관이 한마디 폭언을 했다.
그의 눈길은 매우 경멸스러웠다.
그는 내하교에서 규칙을 위반하면서까지 진남에게 손을 썼다.
하지만 지금 보니 그의 예전의 행동은 참으로 너무 우스꽝스러웠다.
'손을 쓸 가치가 전혀 없었구나!'
당청산 등의 눈에도 당황스러움이 드러났다.
'고작 여섯 개의 흰색 빛밖에 안 된다고?'
"그는 무혼을 드러내지 않았소!"
송옥, 육간, 묘어심 삼대 인재가 무언가 발견하고 외쳤다.
외침이 울려 퍼지자 무인들은 일제히 표정이 굳어버렸다.
'맞다! 진남은 아직 무혼을 드러내지 않았다!'
'무혼을 드러내지 않은 상태에서 여섯 개의 흰색 빛을 일으켰다니, 대단하다!'
문도 노조, 사시관, 소중황 등도 안색이 살짝 굳었다.
소중황이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외쳤다.
"무혼을 드러내지 않았으면 어때서? 그는 고작 현급 십품 무혼일 뿐이다! 이런 무혼은 여덟 개의 빛을 일으킬 수 있어도 괜찮은 거다. 정말 대단하게 아홉 개의 빛을 일으킨다 한들 어때? 나야말로 일 위다!"
그의 외침이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울려 퍼졌다.
'그래 진남은 겨우 현급 십품 무혼 밖에 안 된다.'
'현급 십품 무혼이 무예 천부를 얼마나 높일 수 있을까?'
'진남은 여전히 소중황을 이길 수 없다. 소중황이야말로 일 위다.'
당청산 등은 눈빛이 세게 흔들렸다.
그들의 마음속의 희망이 완전히 가라앉았다.
'우리 청룡 성지의 말일이…… 왔구나.'
이때, 큰 웃음소리가 사신대 위에서 울려 퍼졌다.
"우습다. 참말로 우습다……."
진남의 얼굴에는 조금도 낙심한 표정이 없고 오히려 기세가 드높았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의 이상한 행동에 사시관은 기분이 언짢아져 사납게 외쳤다.
"진남, 시간을 끌지 말고 빨리 시험하거라! 시간을 끌어도 아무런……."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남에게 잘렸다.
진남이 사시관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하교에서 바로 죽이지 않아서 정말 감사하오."
사시관은 할 말을 잃었다.
'감사하다고?' 내가 죽이지 않아서 감사하다고? 이 자식 미쳤구나!'
진남은 또 소중황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너에게 상처가 되겠지만, 넌 나의 상대가 될 수 없다."
그 말에 소중황은 살짝 당황했다.
그는 바로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
'머리가 잘못된 거 아니야? 난 하역의 제일 천재이다. 저놈이 무슨 자격으로 저따위 말을 내뱉는 거지?'
진남은 먼 곳에 있는 문도 노조 등을 바라보았다.
그의 온몸의 기세가 변했다.
"문도 노조, 청룡 성주를 연화할 꿈도 꾸지 마십시오. 모든 음모, 모든 계략도 이룰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모든 것을 오늘 제가 직접 부숴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남이 큰소리로 울부짖었다.
문도 노조, 사시관, 비양 성주, 삼대 인재, 청룡 성주, 당청산 일행, 묘묘 공주 일행, 수많은 무인들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진남에게 쏠렸다.
쿵!
폭발음이 울려 퍼지더니 진남의 등 뒤에 눈부신 금빛이 반짝거렸다.
여섯 번째 금빛이 반짝이더니 멈췄다.
금빛 속에서 길이가 백 장 되는 전신의 혼이 마치 하늘을 받든 거인처럼 우뚝 솟아 중생을 내려다보았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약속이나 한 듯 천둥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섯 개의 금빛이다!'
'진남의 무혼이 현급 십품이 아니라 지급 육품이라니!'
'어떻게 이럴 수가!'
쿵! 쿵! 쿵!
사람들이 놀라있을 때 검은 돌기둥 위에서 반짝이던 흰색 빛이 엄청 눈부시게 변하면서 계속 위로 미친 듯이 치솟았다.
일곱 번째 흰색 빛!
여덟 번째 흰색 빛!
아홉 번째 흰색 빛!
열 번째 흰색 빛!
열한 번째 흰색 빛!
눈 깜짝할 사이에 소중황을 넘어 열한 번째 흰색 빛에 도달했다.
하지만 위로 치솟는 속도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더 빨라졌다.
열두 번째 흰색 빛!
열세 번째 흰색 빛!
새까만 돌기둥이 눈부시게 변했고 뜨거운 흰색 빛은 마치 하늘의 별이 내려온 것처럼 넓고 끝없는 죽음의 바다 전체를 하얗게 비췄다.
사람들은 놀라 머릿속이 하얘졌다.
'열세 번째 흰색 빛이다!'
펑! 펑! 펑! 펑!
이때 허공에 걸려있던 마신들이 일제히 폭발하여 현란한 불빛으로 변했다.
그뿐만 아니라 검은 돌기둥 위에서 반짝이던 흰색 빛이 더욱 뜨거워지고 더욱 눈부시게 변했다.
돌기둥 안의 수많은 흰색 빛이 모두 각성하여 나올 것 같았다.
잠깐 사이에 흰색 빛은 한계에 도달하여 폭발했다.
쿵!
하역 전체가 흔들렸다.
높게 우뚝 솟았던 검은 돌기둥이 모든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산산조각 났다.
진남의 무예 천부가 검은 돌기둥을 폭발시켰다.
전에 현령종에서 있은 두 번의 시험에서 연속 두 번 시험에 사용한 돌을 폭발시킨 것과 같았다.
아무것도 전신의 자질을 막을 수 없었다.
천지의 모든 것이 전신의 잠재력을 측정해낼 수 없었다.
크헝!
수정관 속에서 천지를 진동하는 울부짖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노을빛이 수정관 속에서 뿜어져 나왔다.
방대한 죽음의 바다가 한 장 차이의 간격으로 연이어 폭발했다.
죽음의 바다 전체가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온 세상에 큰 변화가 생겼다.
문도 노조, 사시관, 비양 성주, 당청산 등과 삼대 인재 그리고 사람들의 눈에 짙은 놀라움이 드러났다.
그들은 머릿속이 하얘졌다.
'지급 육품 무혼은 상역 동주에서도 최고 인재라고 불린다!'
문도 노조 진남이 지급 육품 무혼일 줄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뿐만 아니라 검은 돌기둥도 터졌다.
진남의 무예 천부가 상상할 수도 없는 경지에 도달했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장내가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수정관만이 이상을 펼쳐 온 세상을 채웠다.
한참 후 모든 무인들이 하늘 땅을 뒤흔들 듯 놀라 외쳤다.
"검은 돌기둥이 터졌다!"
"지급 육품 무혼이야!"
"와, 진남이야말로 하역의 일인자구나!"
"……."
무인들은 몇십 리 밖에서 사신대 위의 진남에게 존경심이 가득한 눈길을 보냈다.
무인들이 놀라 감탄하는 소리에 문도 노조 등은 잇달아 정신이 들었다.
사신대 위에 있는 진남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길은 매우 복잡했다.
소중황은 눈동자가 흔들리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진남은 현급 십품 무혼이 아니었나? 어떻게 지급 육품 무혼이지?'
그도 진남이 왜 줄곧 자신을 진정한 상대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지급 육품 무혼인데 그가 어찌 진남과 비교가 되겠는가?
그는 진남의 상대가 될 자격마저 없었다.
사시관의 표정이 완전히 굳었다.
눈앞의 광경은 그에게 있어 청천벽력이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어떻게 이 폐물이 지급 육품 무혼을 가지고 있지? 나는 몇백 년을 기다렸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이야…….'
사시관은 진남이 방금 했던 말이 생각나 후회가 치밀어 올랐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왜 내하교에서 진남을 죽이지 않았을까?'
쿵!
이때, 수정관에서 끝없는 금빛이 뿜어 나와 허공으로 들어갔다.
허공이 부서지고 일곱 가지의 지보가 천천히 떠올랐다.
사시관은 몸이 굳어버렸다.
그는 허무한 눈길로 크게 외쳤다.
"이번 사시대의 시합은 진남이 일 위다! 엄청 높은 무예 천부를 가지고 있기에 일곱 가지 지보를 상품으로 준다!"
말을 마친 사시관은 창백한 얼굴로 하늘의 일곱 가지 지보를 쳐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