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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223화 (223/1,498)

223화 설마…… 아직 살아있는 건가?

진남은 대번에 알아차렸다.

무종비경의 규칙은 예전의 현령종 만상 대회와 비슷했다.

모두 영패를 뺏는 것이었다.

다만 무종비경은 여덟 개의 영패를 빼앗아야 하고 또 섬 중앙으로 가 석상을 움직여야 했다.

즉, 결국 한번은 싸워야 했다.

“이건 전음영패다. 너희 여섯은 명심하거라. 섬에 들어간 후 연락이 끊겨서는 안 된다.”

파란 머리 노인이 여섯 개의 영패를 꺼내며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고 양개 너희 다섯은 꼭 명심하거라, 반드시 진남 사제의 지휘를 듣고 꼭 일 위를 해야 한다!”

“알겠습니다!”

양개 등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진남의 왼쪽 눈이 금빛을 반짝거리며 장내를 훑어보며 경지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강벽난은 무종비경에서 분명 문제를 일으킬 것이었다.

진남은 그전에 미리 사람들의 실력을 관찰하여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어야 했다.

강벽난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맑고 깨끗했다.

“무종비경에 군웅들이 모였네요. 다들 저를 잘 아실 거예요. 저의 전음영패를 여러분에게 나눠줄 테니, 무종비경이 열리고 도우 분들이 섬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 저에게 연락하세요. 저에겐 보수가 두둑한 좋은 거래가 있어요.”

그녀가 말하면서 손가락을 튕기자 수백 개의 전음영패가 사람들 손에 떨어졌다.

파란 머리 노인과 양개 등은 표정이 살짝 변했다.

그들은 강벽난과 진남 사이에 갈등이 있다는 걸 짐작했었다.

강벽난이 몇백 개의 전음영패를 아끼지 않고 쓰는 건 진남을 해치려는 계략이 있음에 분명했다.

진남은 표정이 싸늘해졌다.

이 수법은 예전에 만상 대비의 막려, 임자소와 비슷했다.

군웅을 연합하여 그를 상대하는 것 말이다.

다른 건 만상도에서 임자소는 짐승을 이용하여 소식을 전했지만, 강벽난은 전음영패를 쓰는 것이었다.

“성녀 감사하오!”

“하하, 좋군!”

“난 꼭 무종비경에 들어가야겠어!”

“……”

수사들이 잇달아 대답했다.

그들은 강벽난의 구체적인 생각은 몰랐다.

그러나 큰 거래가 있다면 그들은 조금도 고민할 것이 없었다.

‘강벽난의 수단이 보통이 아니구나!’

진남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지금 강벽난을 막을 수 없었다.

그저 미리 사람들을 관찰하여 실력을 알아보는 수밖에 없었다.

진남의 눈길이 장내를 샅샅이 훑었다. 한 사람을 본 그는 표정이 변했다.

광장은 더할 나위 없이 시끄럽고 말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중에 짙은 눈썹에 크고 별처럼 반짝이는 눈을 가지고 무척 잘생긴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 사람은 강벽난을 뚫어지게 주시하고 있었는데 두 눈에 살기가 가득했다.

“천한 것, 촌놈, 개미, 짐승……”

그 사람은 계속 듣기 거북한 단어들로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그 사람은 단목봉의 제일 큰 사형 조방이었다!

조방은 흑수성에서 단청에게 한바탕 훈계를 당한 후 무척 분노했다.

그 후 그는 뒤에 있던 약탈왕 대회에서 일 위를 차지하여 소원대로 충분한 공헌점을 취득하고 금약을 샀다.

그런데 진남이 잠시도 쉬지 않고 무종비경에 참가하러 떠나버렸다.

조방은 변신술로 변신하고, 또 비법을 사용하여 자신의 경지를 무왕 최고 경지에 눌러 무종비경에 참가했다.

그는 기회를 봐 진남에게 약을 먹이려 했다.

다만 그는 강벽난이 진남을 공격하려고 할 줄 예상치 못했다.

‘진짜 나쁜 여인이야! 못생겨서 진남을 상대하겠다고?

진남이 처음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얼굴은 퍼렇다 못해 보라색이 되었다.

진남은 강벽난, 소비봉 등과 싸우는 것은 두렵지 않았다.

그러나 조방이 그를 따라 무종비경까지 올 줄은 생각지 못했다.

양개 등의 얼굴에 의문이 가득했다.

‘진남 사형이 왜 저러지?’

“진남, 강벽난은 이번에 분명 무슨 계략을 짜왔을 거야. 난 일단 숨어 있을게. 이후 서로 협력하자.”

익숙한 듣기 좋은 맑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해 고개를 돌려 보았다.

사람들 사이로 눈에 띄지 않는 한 청년이 차가운 눈길로 강벽난 등을 주시하고 있었다.

진남의 왼쪽 눈에서 금빛이 반짝였다.

그는 청년이 묘묘공주란 걸 알아차렸다.

“너…… 어떻게 왔어?”

진남은 살짝 당황했다.

‘묘묘 공주는 연단하고 있지 않나? 어떻게 왔지? 설마 나를 걱정해서 온 건가?’

“나는 단목 영감에게서 강벽난이 너를 괴롭히러 올 거라고 들었어!”

묘묘 공주는 진남의 생각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 주먹을 휘저어 위협하며 말했다.

“너 허튼 생각하지 말거라. 너를 걱정한 게 아니다. 넌 나의 하인이기에 나를 제외하고 아무도 너를 괴롭히지 못한다! 맞아, 나는 너를 걱정하지 않았어. 그저 저 여인이 보기 싫을 뿐이야!”

그녀는 말하면서 수시로 머리를 끄덕였다.

진남에게 자신이 진짜 그를 걱정한 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 같았다.

진남이 웃었다.

묘묘 공주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 그는 그녀가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다.

나중에 지내보니 그녀는 체면을 중히 여기고 단약을 좋아하고 약탈하기를 좋아하고 막무가내인 외에 많은 순간에 그를 감싸주었다.

적어도 진남에겐 그러했다.

“좋아, 우리 힘을 합쳐 강벽난과 싸우자. 반드시 본때를 보여주자!”

진남이 그녀에게 말했다.

묘묘 공주는 시름을 놓은 듯 가슴을 두드리더니 더는 말하지 않았다.

이때, 엄청나게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

계속 울렁거리던 해면이 위로 치솟아 오르더니 커다란 섬이 황색 광막에 뒤덮여 천천히 솟아올랐다.

수많은 파도를 일으키고 하늘과 땅을 뒤흔들었다.

섬은 방원 이백여 리 정도의 크기였고, 고목들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섬에서는 영기가 용솟음쳤고, 신비한 기운이 가득했다.

섬의 중앙에는 세 개의 우아한 석상이 보일락말락 했다.

“가거라!”

파란 머리 노인과 비양 성지의 사자가 일제히 외쳤다.

양대 무황 경지가 옷깃을 휘저어 제자를 감싸 하늘로 던졌다.

진남은 발끝으로 허공을 밟고 섬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양대 성지의 제자들이 모두 안으로 들어가자 고해성 주인이 큰소리로 외쳤다.

“모든 수사들, 명심하시오. 정원은 스물네 개뿐이오! 만약 스물네 개의 정원에 들지 못했는데 억지로 안으로 뛰어들면 섬의 금제에 의해 살해될 것이오!”

광장이 순식간에 들끓기 시작했다.

몇백 명의 무왕 경지 수사들이 횡포한 비법을 펼쳐 허공으로 들어가 비경 섬 안으로 쳐들어갔다.

그들에게 있어 무종 경지를 이루는 것은 좀처럼 얻기 힘든 좋은 기회였다.

양대 성지의 천재들이 있지만 그래도 한번 싸워보고 싶었다.

소비봉이 앞장섰다.

그의 뒤에는 조방과 묘묘 공주가 따르고 있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스물네 명이 찼다.

연로한 무왕 최고 경지의 수사가 억지로 쳐들어갔다가 섬의 금제에 맞아 가루로 되었다.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혼이 달아날 뻔했다.

“이번에 우리 비양 성지가 반드시 일 위를 할 거요!”

비양 성지의 사자가 파란 머리 노인을 슬쩍 훑어보더니 오만하게 말했다.

파란 머리 노인은 그 말에 콧방귀를 낄 뿐 대꾸하지 않았다.

* * *

휙!

진남이 하늘에서 떨어졌다.

섬에 들어서자 무형의 힘이 시공을 흔들어 그와 양개 등을 갈라지게 만들어 한 곳에 떨어지지 못하게 했다.

진남은 허리춤을 만져 보았다.

허리춤에 이미 한 개의 삼차영패가 달려있었다.

어디서 온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영패를 신경 쓰지 않고 우선 신식을 펼쳤다.

방원 칠 리 내에 사람 그림자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양개, 너희들 적을 만났어?”

진남이 신속히 전음영패를 꺼냈다.

“아니!”

“난 혼자야!”

“진남 사형, 지금 어디예요?”

“……”

다섯 명이 잇달아 전음해 왔다.

“수시로 연락을 취하자, 무슨 상황이 있으면 전음하거라!”

진남은 길게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전음 영패로 묘묘 공주와 연락했다.

그들 둘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묘묘 공주가 빠르게 그를 찾아왔다.

“후, 숨막혀 죽을 뻔했네.”

묘묘 공주가 한숨을 내쉬더니 몸에서 빛이 반짝였다.

그녀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공주, 너 강벽난 등을 찾을 수 있겠어?”

진남이 물었다.

“아니.”

묘묘 공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비법을 써 지금 나의 경지는 무왕 경지에 제한되었어. 그래서 큰 범위로 탐사할 수 없어.”

“상관없어. 이제부터 우리 강벽난을 추격하자!”

진남의 눈에서 차가운 빛이 반짝거렸다.

이 섬은 방원 이백 리밖에 안 되었다.

그의 신식은 엄청 강해 방원 칠 리를 뒤덮을 수 있기에 그다지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강벽난을 찾을 수 있을 것이었다.

일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그는 강벽난을 봐주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잠깐만!”

묘묘 공주가 표정이 변하더니 전음영패를 꺼내며 말했다.

“이건 강벽난이 준 것이다. 그녀가 소식을 전해왔어!”

진남의 시선이 차가워졌다.

묘묘 공주가 손을 쳐들자 전음영패에서 강벽난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수사 여러분, 알다시피 무종비경에선 세 사람만이 정원을 얻을 수 있어요. 그리고 현재 양대 성지의 절세 천재 진남, 그리고 저, 소비봉, 교십일과 교철, 또 기타 성지의 천재들이 있지요. 때문에 당신들이 정원을 얻기는 아마 어려울 거예요.

하지만 제 말에 모두들 화내지 말아요, 제가 이 말을 하는 것은 여러분들과 협력하려는 것뿐이에요.

어떻게 협력하냐고요? 사실 저와 진남은 갈등이 있어요. 전 그가 갖고 있는 한 가지 물건이 필요해요. 만약 여러분이 저를 도와준다면 성공한 후 전 여러분에게 왕도지기를 세 개씩 상품으로 드릴 거예요. 저를 도와주는 도중에 만약 위험을 느끼면 당신들은 떠나도 괜찮아요. 그렇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이익을 드릴 거예요. 상도맹 성녀 이 지위라면 충분히 믿음을 얻을 수 있겠죠?

전 여러분이 저와 손을 잡고 하역의 절세 천재를 전패하고 전설을 깨길 바라요! 저는 지금 섬의 중앙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어요!”

묘묘 공주가 진남을 보았다.

“사람마다 세 개의 왕도지기라. 큰 액수다.”

“강벽난 대단하구나. 나를 잡으려고 이런 수단까지 쓰는구나!”

진남이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

“일단 우리 섬 중앙으로 가자!”

둘은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섬 중앙으로 날아갔다.

일 주 향이 타는 시간도 안 돼 둘은 섬 중앙에 도착했다.

섬 중앙은 섬의 주위와 달리 방원 이 리의 도장이었다.

도장은 한가지 영옥으로 만들어졌는데 마치 엄청 오랜 세월을 겪은 것처럼 낡아 보였다.

도장의 가운데에 길이가 다섯 장 되는 조각상 세 개가 우뚝 솟아있었다.

세 개의 조각상은 모두 동일한 사내였다.

조각상의 사내는 두 손을 뒷짐 지고, 긴 두루마기를 입고 있었으며, 머리가 허리까지 왔다.

각각 세 개의 다른 방향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각상은 분명 죽은 것인데 왠지 마치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이건……”

진남은 몸이 떨렸다.

그는 방금 전신의 왼쪽 눈을 움직여 세 개의 조각상을 살폈는데, 조각상의 깊은 곳에 세 가지 힘이 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기운은 약하게 느껴졌지만, 무척 대단한 힘인 것 같았다.

그 힘은 마치 심장처럼 격렬하게 뛰고 있었다.

“설마…… 아직 살아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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