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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8화 (18/1,498)

18화 시작하자

방려 등 일행, 그리고 방여룡은 다른 제자들보다 더더욱 놀랐다.

다른 제자들은 모를 수 있지만, 그들은 신검합일 대성이 뭘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들 방씨 가문에도 인기합일의 대성을 이룬 사람이 겨우 두 명뿐이었다.

방씨 가문 사람들이 놀랐을 뿐만 아니라 진씨 가문 사람들도 더없이 놀랐다.

진철패, 진장공과 장로들은 표정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었다.

그들은 며칠 전까지 진남이 쉬체 경지 사 단계였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어떻게 쉬체 경지 오 단계에 도달한 거지? 게다가 신검합일 대성을 장악한 거지?

진남은 황급 일품 무혼이 아닌가? 어떻게 성장하는 속도가 이토록 빠르지……?

백옥 고대위의 백횡 장로는 난감한 표정을 하고 한기를 띤 두 눈으로 방려를 흘겨봤다.

진씨 가문에 절세의 천재가 있는데 방려 놈이 감히 그를 속이다니?

방려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이마에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그는 서둘러 말했다.

"백횡 장로, 진남은 진씨 가문의 소주입니다. 어릴 때부터 무예 천부가 남달랐지요. 이미 열몇 살에 스스로 무예를 창조했지요. 하지만 그는 겨우 황급 일품을 각성했을 뿐입니다. 그가 이런 경지를 갖게 된 건 용호산맥에서 기우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방려의 말을 듣고서야 방씨 가문의 모든 제자들과 장로들의 표정이 평온해졌다.

그들은 이제야 모든 걸 알게 되었다.

용호산맥에서 이상한 일을 겪고 보름 사이에 쉬체 경지 오 단계까지 진급한 건 말이 되었다.

그렇지 않다면 황급 일품의 무혼이 이런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없었다.

방여룡은 놀라서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이 말을 듣더니 바로 정신을 차렸다.

진남을 바라보는 눈길에 경멸과 무시가 가득 찼다.

'진남 네가 쉬체 경지 오 단계의 경지인들 뭐하냐? 신검합일 대성인들 뭐하냐?

황급 일품의 무혼이면 너는 아무 쓸모가 없다.'

"그렇구나. 황급 일품의 폐물일 뿐이구나."

백횡 장로는 속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매우 나빴다. 그는 쌀쌀맞게 말했다.

"됐다. 시간 끌지 말고 속히 대결을 끝내거라."

진남을 대하는 백횡 장로의 태도는 더없이 쌀쌀맞았다.

마찬가지로 백횡 장로의 말이 끝나자 방씨 가문뿐만 아니라 진씨 가문의 사람들까지도 진남을 조롱 섞인 눈빛으로 쳐다봤다.

진씨 가문 사람들 중에서 진천, 철삼 두 사람의 안색이 유난히 어두워졌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들은 화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면 큰 화를 불러올 수 있었다.

연무대 위에서 진남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는 표정 변화를 눈치챌 수 없게 바로 표정을 거두었다.

그는 백횡 장로의 말에 기분이 나빴지만, 분노 때문에 이성을 잃지 않았다.

자신이 만약 얼굴에 살기를 드러내면 백횡 장로가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는 절대 그가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꺼져라."

진남은 크게 외쳤다. 칼 기운도 숨기지 않고 더욱더 강해져 내리눌렀다.

"나…… 꺼, 꺼, 꺼질게…… 내가 졌어…… 바로 물러갈게……"

진남의 말에 진해는 사면이라도 받은 듯 연거푸 투항했다. 심지어 구걸하는 눈길로 한쪽에 있는 재판을 바라봤다.

방씨 가문과 진씨 가문의 사람들 그리고 백횡 장로가 진남을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진해는 온몸이 무너질 것 같았다.

죽음의 위협 하에 설사 진남이 그더러 무릎을 꿇으라고 해도 그는 망설이지 않고 무릎을 꿇었을 거다.

이번 무예대회에는 상대를 죽이면 안 된다는 규정이 없었다.

때문에, 살 수만 있다면 진해는 뭐든 내려놓을 수 있었다.

"진남이 이겼다!"

재판이 서둘러 소리쳤다.

진남은 돌아서 가버렸다.

진씨 가문 사람들의 고소해하는 눈길을 무시하고 돌아서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진남은 담담해 보였다. 주변의 평가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시합은 계속 진행되었다.

그러나 진남의 뛰어난 실력을 본 사람들에게 뒤에 진행한 시합은 재미가 없었다.

설사 황급 사 품의 무혼을 가진 사람이라도 지금은 겨우 쉬체 경지 이 단계일 뿐이었다.

열세 번째 시합이 끝나고 재판이 외쳤다.

"다음! 방씨 가문 방여룡, 진씨 가문 진력."

방여룡!

이 이름이 불리자 장내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방여룡을 쳐다봤다.

임수성의 모든 사람들은 방여룡이 방씨 가문의 소주라는 걸 알고 있었다.

비록 그가 어떤 무혼을 각성했는지 모르지만 방씨 가문에서 흘러나온 소문에 따르면 방여룡이 각성한 건 황급 오품의 무혼이었다.

황급 오품의 무혼을 각성하면 임수성에서는 정상급 천재로 여겨졌다. 진씨 가문에도 유일하게 진장공 한 사람만 갖고 있었다.

"흥."

진장공은 장내의 모든 눈길이 방여룡을 보고 있는 걸 보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한낱 방여룡에게 이렇게 신경 쓸 필요가 있나? 현령종의 제자가 될 사람은 틀림없이 나야."

진장공의 말을 들은 다른 장로와 집사들은 연거푸 고개를 끄덕였다.

어찌 됐건 진장공은 이미 현령종의 제자로 내정되었고, 오늘 제자 선발대회에 참가한 건 형식일 뿐이었다.

방여룡과 대전하는 진력은 진씨 가문에서 중간급 실력의 보유자였다.

그가 각성한 건 황급 삼품의 무혼이었다.

비록 수행이 아직 쉬체 경지 이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여 겨우 쉬체 경지 일 단계지만, 몸에서 뿜는 기운이 단단했다.

무대 위로 올라온 방여룡은 진력을 보자 갑자기 웃더니 말했다.

"너 같은 놈이 나와 싸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 자, 두 가지 선택권을 주지. 투항하거나 아니면 내게 맞서 불구가 되거나!"

말을 마치자 그의 몸에 사나운 기운이 솟구쳤다. 쉬체 경지 삼 단계이고 포악한 기운이 충분했다.

진씨 가문 사람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진남도 이맛살을 찡그렸다.

방여룡은 진짜 안하무인이었다.

감히 대놓고 진력을 불구로 만들겠다고 하다니. 이건 진씨 가문을 안중에 두지 않은 것이었다.

"건방지구나!"

진장공이 화를 내며 말했다.

"설마 방여룡 저 자식은 자신이 임수성 제일 천재라고 생각하는 건가?"

다른 집사들과 장로 그리고 제자들도 더없이 분개하여 성토했다.

연무대 위에 서 있는 방여룡은 마치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한 것 같았다.

더욱더 짙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다섯 번 숨 쉴 동안 생각할 시간을 주지. 하나, 둘, 셋……"

진력은 화가 치솟아서 얼굴이 시뻘게지고 눈빛이 불타올랐다.

방여룡의 이런 행동은 그를 모욕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방여룡의 늑대 같은 눈길을 본 진력은 가슴이 섬뜩했다.

진력의 마음속에서 조금씩 두려움이 생겨나더니 그의 가슴속의 분노가 눈 녹듯 사라졌다.

진력은 마음이 무너져내려 말했다.

"패배를 인……"

장내의 사람들은 진력의 이런 선택을 충분히 이해했다.

진씨 가문의 사람들마저도 체면이 깎였다고 생각할 뿐 진력을 탓하지 않았다.

진력과 방여룡은 경지가 두 등급이나 차이 나고 무혼도 격차가 꽤 컸다.

다른 사람이라도 모두 이런 선택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뒤이어 발생한 일에 그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력이 마지막 '인정한다'는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방여룡이 갑자기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그의 웃음은 더없이 흉악했다.

뒤이어 그가 마치 난폭한 요수처럼 갑자기 돌진해오더니, 커다란 힘을 실은 주먹으로 진력의 몸에 강력한 타격을 가했다.

"악……"

가슴을 찢는 비명이 울리더니 진력은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거꾸로 날아가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장내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침묵했다. 그들은 방여룡이 갑자기 손을 쓸 줄 생각지 못했다.

방여룡은 고개를 들더니 경멸하듯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쓰레기는 투항할 자격도 없다! 이 세상에 살아있을 자격조차도 없는 놈들이야. 그러니 쓰레기는 내가 손수 불구로 만들어 주지!"

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두 눈을 부릅뜨고 이마에 핏줄을 세우고 노기등등했다.

말로 모욕할 뿐만 아니라 그들 진씨 가문의 제자를 한 번에 불구로 만들어버리다니.'

방여룡의 방자함은 도를 넘었다.

이런 행동은 진씨 가문을 아예 안중에 두지 않는 행동이었다.

바로 그 순간 진천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화나 난 얼굴로 말했다.

"방려, 그저 시합일 뿐인데 사람을 불구로 만들겠다니, 이게 무슨 말이오!"

만약 철삼이 뒤에서 진천을 잡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 바로 뛰어가 방여룡에게 손을 썼을 것이다.

방려는 진천의 분노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안온한 표정을 하고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진천 가주, 이렇게 말하면 섭섭하오. 첫째, 이번 시합은 생사를 따지지 않소. 둘째, 나는 여룡의 방법에 동의하오. 이 세상에서 저런 쓰레기는 살아있을 자격이 없소. 불구가 돼도 어차피 쓰레기였는데 무슨 문제란 말이오."

진씨 가문 사람들의 낯빛이 다시 어두워졌다.

그들은 방려가 이런 말을 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이제 그들은 방씨 가문에서 그들 진씨 가문과 맞서려 한다는 걸 똑똑히 알게 되었다.

"좋아. 아주 좋아!"

진장공은 더 이상 마음속의 화를 참을 수 없었다. 그는 크게 세 번 웃었지만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두 눈으로 방씨 가문의 여러 제자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너희 방씨 가문에서 이렇게 나온다면 나도 오늘 너희 방씨 가문 제자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보고 똑같이 만들어 주마. 방씨 가문에서 파렴치하게 우리 진씨 가문을 대해놓고 우리가 봐주지 않는다고 탓하지 말거라."

진장공뿐만 아니라 다른 진씨 가문의 제자들, 장로들 모두 쌀쌀맞게 냉소를 지었다.

"설마 진씨 가문이 만만해 보이는 건가?"

그들의 눈에는 살기가 번뜩거렸다.

바로 이때, 큰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웃음소리를 낸 사람은 뜻밖에도 백횡이었다.

백횡 장로가 이렇게 웃으니 자연스럽게 진씨 가문과 방씨 가문 두 대가족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돌아갔다.

백횡은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더없이 기분 좋아 보였다.

그가 말했다.

"됐다. 더 싸우지 말거라. 잘했다 방여룡. 저런 쓰레기는 불구가 되어 마땅하다. 오히려 쓰레기를 죽이지 않은 게 아쉽구나."

그의 말에 진씨 가문 사람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무슨 뜻이지? 설마 방씨 가문을 지지하려는 건가?

백횡 장로는 잠깐 멈칫하더니 쌀쌀맞은 눈길로 둘러보며 말했다.

"방여룡은 내가 점 찍은 사람이다. 만약 진씨 가문에서 보복한다면 내가 직접 나서겠다."

그 말에 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들은 백횡 장로가 이렇게 대놓고 방씨 가문을 싸고돌 줄 전혀 생각 못 했다.

그럼 방씨 가문은 진씨 가문을 상대로 손을 써도 되고 진씨 가문은 반항하면 안 되는 건가?

진장공, 진철패 부자는 안색은 창백해졌다.

진장공은 현령종의 내정된 제자이고 이번에 제자 모집 대전에 참가한 건 형식일 뿐이었다.

그런데 백횡 장로가 방씨 가문을 지지한다고?

그렇다면 혹시 백횡 장로가 방여룡을 마음에 두고 진장공을 버린 건가?

만약 진짜로 그렇다면 진장공에게는 청천벽력이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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