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화. 포개지다
2018.07.17.
“이제 우리 둘밖에 없으니까, 설명해보세요.”
“뭘요?”
“오늘, 우리 집에 왜 온 건지요.”
탄식하듯 아, 하고 내뱉던 그는 이내 말을 이었다.
“지난주에 이모님한테서 전화가 왔었어요. 크리스마스가 예원 씨 부모님 기일인데, 이번엔 사위를 꼭 좀 보여주고 싶다고. 시간 괜찮으면 제사에 올 수 있겠느냐고요.”
아. 예원도 또한 나지막한 탄성을 터뜨렸다.
카페에서의 난동 사건이 있기 전 날, 이번엔 전민혁을 꼭 좀 데려오라며 신신당부를 하던 이모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이모라면 능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인데.
왜 진작 눈치 채지 못 했을까.
“……이모도 참 진짜. 죄송해요.”
그러나 정작 그는 살짝 소리 내어 웃을 뿐이었다.
“괜찮습니다.”
“…….”
“크리스마스에 혼자 있는 것보단 낫지.”
왠지 모르게 고독해뵈는 말투.
예원의 고개가 스륵 돌아갔다.
항상 화려한 삶을 누리고, 온갖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사는 남자인지라 크리스마스 같은 날 따윈 신경도 안 쓰일 줄 알았는데.
이렇게 또 하나 의외인 점을 발견했다.
“근데요. 진짜 이모한테 연락처는 왜 주신 거예요? 사장님이 몰라서 그러시는데, 앞으로도 이런 성가시고 귀찮은 일들이 얼마나 많을지 몰라요. 도대체 왜 그런 짓을…….”
이모에게 연락처를 내준 것은 엄연히 남자 본인이었다.
‘즉, 내 잘못은 없다는 얘기지.’
전적으로 그의 우매함을 탓하기로 한 예원은 은근슬쩍 꽁무니를 빼려 했다.
그런데 그런 그녀의 귀로, 이내 뜻밖의 대답이 들려왔다.
“……안 귀찮아요. 안 성가시고.”
“네?”
그는 늘 그렇듯 무척이나 진지한 말투였다.
“홍예원 씨와 내가 아무리 계약관계라고 해도, 이건 사람과 사람간의 예의 문제잖아요.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도 싫으면 계약을 하지 말았어야지.”
“…….”
“그리고 상호간에 무슨 일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비상연락망 쯤은 만들어 두는 편이 좋죠. 안 그렇습니까?”
그 말에, 예원은 차마 대꾸할 말이 없었다.
“그건…… 그렇네요.”
첫 인사 때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그의 말마따나 남자의 태도는 절대 계약 때문에 억지로 하는 사람 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진짜 사위 같아 보일 정도라면 말 다했지.
왠지 모르게 혼란스러워진 예원은 허공을 바라보며 괜히 입술을 내밀었다.
“이제 내가 물어볼 차례인 것 같은데.”
“……뭘요?”
그가 다소 심드렁하게 물었다.
“요 며칠, 왜 그렇게 날 피했습니까?”
“네?”
헉. 그걸 저렇게 물어볼 줄이야.
마음을 고스란히 간파당한 예원은 당황스러움에 눈을 끔뻑거렸다.
아닌 게 아니라, 그들은 지난 일주일간 단 한 번의 대면 기회도 갖지 못한 상태였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럴 기회 자체를 그녀가 만들지 않았다.
꼭두새벽에 출근해 야심한 시각에 귀가하는 생활을 매일매일 반복했고, 있던 휴무도 없애는 열정까지 발휘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에게선 아무 말이 없었기에 그러려니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피, 피하긴 누가 피했다고 그러세요?”
“아닙니까?”
“아니죠, 그럼!”
침대 밑에서 피식거리는 그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제 말을 믿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예원은 이상하게 몸이 달았다.
“그, 그냥…… 이번에 신 메뉴 만든다고, 그래서 카페에 죽치고 있었던 거예요! ‘연구’하느라고요.”
“…….”
“아시잖아요? 저 초과근무에 야근까지 하고 그랬던 거.”
뭐, 그야 물론 당신이 시킨 일 때문에 그런 거였지만.
‘변명이 좀 궁색한가?’
그녀가 뜨끔한 마음을 애써 누르는 사이, 그의 나른한 목소리가 돌아왔다.
“그래서, 신 메뉴는 만들었습니까?”
“……아뇨. 아직.”
“실망적인 소식이네요.”
“……매장을 가뭄에 콩 나듯 드나드시는 분께서 하실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
말이 사장이지, 까놓고 말해 요즘 저 남자가 바지사장과 다를 게 무엇이란 말인가.
그녀의 볼멘소리에 민혁은 픽 웃었다.
“나도 요 며칠은 연말이라 좀 바빴어요. 이제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는 조금 널널할 테니까, 그때부터는 좀 더 신경 쓰도록 하죠.”
“…….”
“참. 새로 들어온 매니저는 어때 보입니까?”
“가윤 씨요?”
이런 데서까지 일 얘기라니.
그러고 보니, 최근엔 그와 이렇다 할 회의를 나눈 적도 없었다는 것이 떠올랐다.
침대 위에 누운 채로 상사에게 보고하는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았으나, 괜스레 목을 가다듬은 예원은 사무적인 목소리를 냈다.
“좋은 분인 것 같아요. 성격도 쾌활하고, 실력도 있고. 아직 같이 일한 지 얼마 안 돼서 뭐라 말씀드릴 순 없지만 좀 더 지켜봐도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일단, 사장님 팬클럽에서 온 사람들보단 훨씬 훌륭하고요.”
“……다행이네요.”
그 말은 민혁을 절로 멋쩍어지게 했다.
그 또한 제 팬들로 인해 고생한 그녀를 모르지 않았기에.
“어쨌든, 피한 건 아니라니까 됐습니다. 난 며칠 동안 털끝 하나 안 보이길래, 갑자기 투명인간이라도 된 줄 알았죠.”
“……쳇.”
살짝 코웃음을 치던 예원은 어느 샌가 사뭇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이내 진심을 담아 말했다.
“오늘, 와주셔서 감사해요. 덕분에 이모한텐 역대급으로 뿌듯한 제사가 된 것 같아요.”
이모가 그렇게 좋아하는 건 정말 오랜만에 본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좋아할 것을 내가 괜히 가로막고 있었구나.
스스로의 생각에 살짝 반성하게 되기도 했다.
“뭘요.”
그런데 그는 잠시 뒤, 약간 조심스럽게 물었다.
“……근데, 원래 주변에 친척이 아무도 없습니까?”
“…….”
“제사치고는 집이 굉장히 썰렁하던데.”
예원은 그 질문에 곧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없어요. 아니, 있긴 한데. 연락을 안 해요.”
“왜요?”
이윽고 그녀에게서 약간 씁쓸해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엄마아빠 돌아가시고 나서 저랑 지원이만 남았을 때, 혹시나 자기들이 우릴 떠맡기라도 해야 할까 봐 다들 연락을 끊었거든요.”
“…….”
“그때, 유일하게 우릴 맡아 키우겠다고 한 사람이 우리 이모였고요.”
목소리와 대비되는 여자의 덤덤한 말투에, 일시적으로 그는 말문이 막혔다.
“어…… 이모님 혼자서, 힘드셨겠네요.”
“그쵸. 이모도 그땐 창창할 때였는데…… 우리 때문에 괜히 코 꿰여서.”
……이모와 함께 살게 된 데에 그런 사정이 있었을 줄이야.
‘괜한 걸 물어봤나.’
그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다.
그런데 그때, 여자 또한 그를 향해 불쑥 물었다.
“사장님도…… 어려서부터 내내 혼자 지내셨다면서요?”
“……어떻게 알았어요?”
“수진 어머님이 말씀해 주셨어요.”
수진 어머님.
수진을 일컫는 예원만의 특별한 호칭이었다.
“아아.”
“왜 그랬는지…… 여쭤봐도 돼요?”
예원의 물음에, 그의 입가에도 방금 전 그녀의 것과 비슷한, 씁쓸한 미소가 걸렸다.
“뭐, 특별한 이유랄 것도 없었어요. 겉으로는 혼자가 아니었는데, 사실은 혼자였죠.”
“…….”
“이미 눈치로 알았겠지만. 난 우리 아버지 아주 싫어해요. 새어머니도 그렇고.”
기억이 났다.
새어머니 앞에서 유난히 모나게 굴던 그.
그렇잖아도 그 이유가 궁금했었는데.
“……왜요?”
예원의 조심스러운 목소리에, 그는 가벼운 어조로 답했다.
“내 추억들을 산산조각 낸 사람들이거든.”
“…….”
“우리 엄마, 동생…… 그리고 나까지.”
예원은 저도 모르게 멈칫했다.
“동생……이 있어요?”
그러고 보니, 하나뿐인 동생이 입양 갔었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도 같은데.
“……있었어요. 지금은 없지만.”
지금은 없다, 라.
전에 없이 단호한 끝맺음이었다.
다른 얘기들과 달리, 남자는 그 일에 대해선 길게 말할 생각이 없는 게 분명해 보였다.
하긴. 둘의 사이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는 하나, 구구절절 얘기하고 싶지 않은 부분들도 분명 있을 터였다.
게다가 가짜 신부인 그녀에게까지는 굳이…….
예원은 조용히 시선을 떨어뜨렸다.
“아참. 말 나온 김에 하나 더 물어봐도 됩니까?”
“어떤 거요?”
“아까, 그 자전거 말이에요.”
아, 집에 애라도 있냐고 물어봤던 것 말이지.
예원은 금세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거 제 거예요.”
“……그게 그쪽 거라고요?”
믿을 수 없다는 듯 민혁이 반문했다.
그도 그럴 것이, 보조바퀴까지 달린 조그만 자전거였으니까.
“네. 제가 어렸을 때 타던 거예요.”
아, 그렇다면 말이 되긴 했다. 척 봐도 최신형의 외양은 아니었으니까.
“……근데 그게 아직까지 있습니까?”
보통은 쓸데없는 물건이라고 창고에 처박아두지 않나.
여자의 나이가 스물일곱인 점을 감안했을 때 모르긴 몰라도 소중한 물건인 듯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여자는 애정이 듬뿍 담긴 듯한 목소리로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그럼요. 아직도 잘 굴러가긴 할 걸요? 이젠 사이즈가 안 맞아서 못 타지만. 아직 현역이라고요.”
자전거라면 그도 굉장히 좋아하는 것이었다.
민혁은 왠지 모르게 반가운 마음에 불쑥 물었다.
“자전거 타는 거 좋아합니까?”
그러나 예원의 대답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빨랐다.
“아뇨. 안 좋아해요.”
“……아, 그래요?”
졸지에 무안해진 민혁이 되물었다.
하지만 잠시 뒤, 그는 이어진 그녀의 쓸쓸한 목소리에 멈칫해야 했다.
“보조바퀴 없는 건 못 타거든요. 두발은 100퍼센트 넘어져요.”
“…….”
“자전거를 아빠한테서 배웠었는데, 하다하다 안 되니까 보조바퀴를 사다 달아주셨어요. 씽씽 잘 나가길래 이제 좀 되겠다 했는데…….”
여자의 목소리는 어느 샌가 살짝 젖어들어 있었다.
“두발로 막 넘어가려는 도중에 돌아가셨어요. 덕분에 흐지부지됐고요.”
민혁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그녀의 이야기를 잠자코 들었다.
“처음에는 오기가 생겨서, ‘내가 기필코 혼자서 두 발 타고 만다!’ 그랬었는데요……. 금방 접었어요. 운동신경이 둔해서 그런가, 잘 안 되더라고요.”
“…….”
“그깟 게 뭐라고. 자전거 같은 거 안 타면 그만인데…….”
어느 순간, 그녀의 말끝이 흐려졌다.
그의 물음이 지난 기억을 돌이키게 만든 모양이었다.
민혁은 제 마음속 어딘가에서 왠지 모를 미안한 마음이 치고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였다.
“가르쳐 줄까요?”
“…….”
“자전거 타는 법.”
그런 호기로운 말이 튀어나간 것은.
“……!”
잠잠히 누워있던 여자는 그 말에 바로 톡 튀어 올라앉았다.
아이 같이 천진한 표정으로.
“정말요?”
“네. 홍예원 씨가 원한다면.”
“사장님 자전거 잘 타세요?”
“……뭐, 운전하는 것만큼은요.”
사실 그건 겸손한 발언이었다.
그는 자전거를 무척 잘 타는 편이었으니까. 운동에서만큼은 그 어느 누구에게도 꿇리지 않을 자신도 있었고.
그러니 그쯤은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자신의 재능이 좋은 쪽으로 발휘되는 일이라면, 딱히 나쁠 것도 없는 게 당연했다.
구태여 그 대상이, ‘홍예원’이란 여자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다음에 시간 한 번 내요.”
“…….”
“그깟 자전거, 금방 마스터하게 해줄 테니까.”
평소 같았으면 또 허세 부린다며 타박했을 텐데, 여자는 기쁜 건지 뭔지 아무런 토를 달지 않았다.
‘방금 전까진 그깟 거라더니, 막상 가르쳐준다니까 엄청 좋은 모양이네.’
침대 위를 힐끗 본 그가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잠시 뒤, 조용하던 그녀에게선 새치름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근데 혹시 대가가 필요한 건가요? 설마 그런 거라면 안 해요, 저.”
역시, 그냥 호락호락 넘어가진 않는 여자다.
“아뇨. 무료 강습이에요.”
“…….”
“대신, 부탁 하나만 해도 됩니까.”
“……무슨 부탁이신데요?”
잠깐 조용하던 남자는 아주 가볍게, 지나가듯 말했다.
“축하한다고, 한 번만 말해줄래요.”
“……네?”
자전거 얘기하다 말고 웬 뚱딴지같은 소리?
예원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뭐…… 축하받을 일이라도 있으세요?”
“네.”
“무슨 일인데요?”
뭐 꼭 알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이왕 축하해주는 거 뭔지는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
기쁜 일은 나누면 두 배로 즐거운 거고.
“홍예원 씨는 몰라도 됩니다.”
그러나 남자는 쓸데없는 부분에서 칼 같았다.
“해줄 거면 빨리 해주죠.”
아나, 사람 무안해지게. 확 안 해줄까보다.
잠시 고민하던 예원은 곱씹던 말을 툭 꺼내놓았다.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게.
“축하해요.”
“……고마워요.”
가는 말만큼이나, 오는 말도 몹시 간결하다.
축하해준 것이 고맙다는 걸까. 아니면, 축하한다 말해준 것이 고맙다는 걸까.
예원은 순간 궁금해졌다.
“고맙긴요.”
그리고…… 뭔가 부끄러워졌다. 한없이.
“……어. 저, 화장실 좀 갔다 올게요.”
아까 마셨던 술이 이제야 신호로 변한 듯했다.
괜히 쑥스러운 와중에 배설 욕구가 급하게 몰려왔다.
“아, 네. 조심해요.”
자전거를 배울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일까. 이상하게 몸이 들뜨는 것 같았다.
남자의 말에 조심스럽게 이불을 제친 예원은 벌떡 일어나 문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스위치가 멀리 있어 사방이 어두웠다.
게다가 하필이면 문 앞에 장승 같이 기다란 남자가 떡하니 자리하고 있는지라, 예원은 조심조심 발을 디뎠다.
잘못하다 다리라도 밟으면 큰일이었다.
자칫하다 귀하신 몸에 스크래치라도 낸다면, 후.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일.
‘아오, 이놈의 방은 오늘따라 왜 이렇게 작은 거야?’
그녀가 속으로 그렇게 투덜거리던 무렵이었다.
한데 그 순간, 예원은 무척이나 단단한 장애물에 툭 걸리고 말았다. 거짓말처럼.
그 몇 초 새에 경악스런 표정과 비명이 뒤따른 것은 물론이었다.
“엄마!”
철푸덕.
왜 슬픈 예감은 틀리지를 않을까.
그녀는 그야말로 보기 좋게 넘어져버렸다.
다행히 카페 일로 단련된 튼튼한 팔이 그녀의 몸을 안전하게 지탱해주었다.
그러나…… 문득 코끝에서 물씬 배어나는 향수 냄새에 예원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잠깐만. 이, 이건…….’
겨우 5cm 정도나 될까 싶은, 알콜이 배인 숨결마저도 고스란히 느껴지는 거리.
살짝 날카로운 남자의 눈빛과 제 눈빛이 정면으로 맞물린 순간.
“……!”
예원은 그만 밀랍인형처럼 굳어버렸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달빛만이 내려앉아 있는 남자의 얼굴은 잘 조각된 대리석처럼 매끈했다.
숱 많은 속눈썹은 파르라니 빛났고, 남자 특유의 도톰한 입술 또한 그 형체가 뚜렷하게 보였다.
평소엔 무심코 지나치던, 남자의 유려한 외모가 비로소 확 눈에 들어온 순간이었다.
눈을 좌우로 굴린 예원이 저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정말, 잘생기긴 했네. 진짜 더럽게 잘생겼어.
“…….”
그런 그녀가 정신을 차린 건, 남자의 탐스런 입술이 벌어지고 난 직후였다.
“……뭡니까.”
“…….”
“자는 새에 덮치기라도 하려고요?”
……응?
“……네?”
얼빠진 그녀의 입술이 동그랗게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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