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어쩌다 배우-125화 (125/127)

〈 125화 〉 진짜 떠서 왔네! (5)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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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급이 로드매니저로 붙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

통상 기획사에서 과장급 이상을 붙여주는 경우는 톱스타거나 해당 기획사의 간판일 경우에나 가능했다.

톱스타들이 만나고 다니는 이들 대부분이 거물일 경우가 많아서 로드매니저 역시 급에 맞는 직원을 붙여주는 것이다.

기획사 간판 연예인의 경우에는 노련한 매니저를 붙여줌으로써 좀 더 영업력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오랜 시간 연예인과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승진한 케이스다.

관행으로 비춰볼 때, 전담매니저에 과장을 붙였다는 것은 FLEX-A가 이온을 어떻게 대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우일 배우급 혹은 회사 간판 연기자로 대접한다는 의미다.

또한 계약이 만료되었을 때 다른 회사에 이온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회사 측의 강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그 만큼 홍성욱은 이온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었다.

“CSR팀이 뭐 하는 부서인지 궁금하시죠?”

유희정이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맞나요?”

유희정은 먼저 경영전공이 아님에도 이온이 CSR을 아는 것에 놀랐고, 네이티브 스피커 영어발음이라는데 더 놀랐다.

“한국대 서양사학과에 언어천재들이 많다고 하더니....”

“아기 때부터 초등학교까지 미국에서 살아서 한국어와 영어 이중언어가 자연스러웠어요. 천재까지는... 아닙니다.”

“스페인어도 유창하고 불어도 읽고 말할 줄 안다는 거 다 알아요.”

천재가 아니어도 다개국어를 소화하는 이들이 한국대에는 꽤나 많다.

열심히 언어를 익힌 결과다.

다만 각각의 언어 수준이 어떤지는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다.

“일부 대형기획사를 중심으로 소속 연예인들에 사회 공헌 이미지를 주기 위한 전략을 짜는 CSR팀을 꾸리는 추세에요. 저희처럼 작은 회사에서는 CSR팀이 처음일 거라 자신해요. 지금 시대는 기업은 물론이고 연예인들의 사회적 공헌의 이미지가 중요하니까. 아마 작은 회사들도 우리처럼 CSR팀을 꾸릴 수도 있어요.”

말이 길어질 것 같아 홍성욱이 나서서 정리했다.

“자, 일단 자세한 이야긴 밥 먹으러 가서 하자고.”

홍성욱이 대표실을 나서자, 나머지 인원들이 우르르 뒤를 따랐다.

“아참! 점심 먹고 다시 회사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이온씨에게 사무실 구경 좀 시켜줄까?”

이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7층은 경영지원, 홍보마케팅, 크리에이티브, 기획·개발팀이 근무하고 있어요. 아마 다음 주 중에 몇 개 팀과 회의를 해야 할지 모르겠네. 오늘 체결한 계약을 언론에 어떻게 내보낼 것인가부터 공식 SNS와 넷튜브 채널 개설 등 이온씨가 컨펌할 게 꽤 있을 거예요.”

홍성욱 대표는 7층을 돌며 직원들을 이온에게 소개시켰다.

계약서에 서명할 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매니지먼트와 계약한 사실이 크게 와닿지 않았었다.

회사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다보니 그제야 실감이 됐다.

7층에 비해서 6층은 한산했다.

매니저실 소속 직원들이 주로 근무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매니저실은 총 5실로 구분돼 1~4실은 스타 관리를, 5실은 신인 발굴 역할을 했다.

사무를 보고 있는 매니저가 적어서 인사는 금방 끝이 났다.

각각의 매니저 책상마다 팬들이 보낸 것으로 보이는 선물들이 쌓여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솔직히 말해서 난 소속 연기자들 막 돌리는 거로 한때 유명했어요.”

“......”

“솔직히 지금도 그러고 싶죠. 난 배우든 가수든 예능인이든 말단 단역부터 시작해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믿는 주의거든.”

그 소문 때문에 이온이 예능선택권 조항을 계약서에 넣은 것이다.

아무 프로그램이나 막 나가서 이미지 소비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온씨는 연예계에서 장수하는 비결이 뭔 줄 알아요?”

너무 많은 것 같아서 무엇을 딱 꼬집어 이야기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쉽게 안 무너지는 겁니다. 특히 멘탈에서.”

연기스승인 신지균을 비롯해서 여러 선배님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말이다.

연기훈련과 함께 마음단련도 게을리 하지 마라.

“연예기획사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가 무엇일까....”

유명한 스타를 영입하고, 거액이 투자된 영화나 드라마의 주연 자리를 잡아 오는 것일까?

홍성욱 대표가 스스로 대답했다.

“기획사의 꽃은 위기관리에요. 나는 동의하지 않지만.”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인해 스타의 스캔들이나 사건사고 소식이 일파만파로 확대재생산되곤 한다.

따라서 기획사의 업무는 스타와 관련한 악소문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가 됐다.

작은 연예기획사가 주력 연예인이 구설수에 휘말린 영향으로 사실상 영업 정지 상태가 돼버리는 경우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는 시대는 지났어요. 이제는 팬이나 언론이 더 이상 궁금한 게 없을 만큼 솔직히 얘기하는 것이 가장 좋은 위기관리 기법인 시대가 됐어요. 그저 남들 다 하니까 하는 소통이 아니라 평상시에 팬들이나 매체들과 사심 없이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에요. 우리 FLEX-A의 위기관리 전략은 위기자체가 없도록 평상시에 꾸준히 이미지 관리를 하자는 거죠.“

한동안 일인기획사를 운영하던 슈퍼스타들도 결국 대형 연예기획사에 합류해서 활동 중이다.

전문적인 ‘이미지 관리’를 받기 위해서다.

대형 연예기획사로부터 케어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부분이 체계적인 사회적책임 관련 활동을 들 수가 있다.

가만히 설명을 듣고 있던 이온이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혹시 회사에 중고차 잘 아시는 분 있어요?”

“중고차.....?”

“경차 중고를 한대 구입할 생각이에요. 파주로 운동 갈 때나 학교 통학 할 때 타려고요.”

기획사와 계약했다고 해서 매니저를 개인 비서처럼 쓸 수는 없다.

과거에는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은 그런 일이 없다.

만약 개인 비서처럼 부린다면 갑질 논란 등 구설수에 휘말리게 된다.

홍성욱 대신 김 팀장이 입을 열었다.

“경영지원팀 통해서 회사랑 거래하는 리스 회사 소개시켜.....”

홍성욱 대표가 말을 잘랐다.

“광고 계약 진행 상황 보면서 차라리 학교 근처에 오피스텔을 얻는 게 어때요? 아니면 한 학기 휴학을 하거나.”

이온이 대답을 하려는데, 주머니에 넣어둔 폰이 진동했다.

“잠시만 실례 좀 할 게요.”

이온이 회사 사람들 사이에서 떨어져서 통화를 하고 왔다.

“일단 가장 시급한 문제가 리스 차량 구입 건인가?”

“아니요.”

이온에 말에 모두의 시선이 모아졌다.

“방금 <비객> 조연출 형과 통화 했어요. 제가 하나 빼먹은 게 있네요.”

이온의 곤란해 하는 표정을 보며 문제가 생긴 줄 알았다.

“내일 제작사에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다음 날 오후.

이온이 살고 있는 아파트 현관 앞에 소위 연예인차라고 불리는 SUV가 서 있다.

운전석에는 구필성 과장이 태블릿을 확인하고 있다.

차량은 이온의 신장을 고려해서 하이루프가 적용된 동급 최고 수준의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한 하이리무진 모델이다.

이온이 아파트 현관에서 어른거리자, 구필성이 얼른 운전석에서 튀어나왔다.

<비객> 제작사를 찾아간다고 특별히 패션에 신경을 쓰진 않았다.

이온은 청바지에 민소매 티셔츠, 어떤 로고도 없는 캡 모자를 썼다.

평상복이다.

“안녕하세요. 과장님.”

“점심은 먹었어요?”

“네. 과장님은요?”

이온은 순간 멈칫했다.

구필성이 손수 차 문을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저도 먹었어요.”

구필성이 체격에 맞지 않게 귀엽게 웃었다.

사람 좋은 인상이라고 만만하게 보면 큰 일 난다.

구수해 보이는 인상이지만, 구필성은 유도선수 출신이다.

이온이 최고급 리무진 밴으로 개조한 차 안으로 들어가는 걸 확인한 구필성이 얼른 운전석에 올라탔다.

평온했던 이온의 감정이 약간 흥분됐다.

말로만 듣던 항공기 퍼스트 클래스 수준으로 개조한 연예인용 SUV다.

다리가 긴 이온이 쭉 펼쳐도 될 정도의 특별한 시트.

개방감을 더한 하이루프 천장.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창마다 커튼이 달려 있다.

자신이 이런 호사를 누릴 줄은 꿈에도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이온씨!”

운전석에 앉은 구필성의 부름에 이온의 정신이 번쩍 들었다.

“네. 과장님.”

“축하해요. FLEX-A에서 첫 공식일정이네요.”

“....네.”

“<비객> 프로덕션 오피스까지 가는 동안 팔걸이에 있는 태블릿으로 TV나 인터넷 서핑해보세요. 시트 옆 쇼핑백에 목베게와 안대 같은 것도 들어있을 겁니다.”

이온이 구필성의 설명을 들으며 팔걸이 버튼을 눌렀다.

운전석과 조수석 뒤 사이 공간에서 15.6인치 디스플레이가 나타났다.

통신사와 2년 약정이 별도로 필요한 사항이지만, LTE 모뎀이 연결돼 있어 간단한 뉴스를 체크하고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출발합니다~”

구필성이 운전하는 SUV가 아파트 단지를 벗어났다.

가솔린차인 모양이다.

승차감이 좋다.

새삼 연예인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잠시.

아. 아아~ 아아아~.

이온이 발성 연습을 시작했다.

달리는 차안이라서 목청껏 소리 지르기 안성맞춤이다.

물론 무식하게 소리만 꿱꿱 지르면 큰일 난다.

발성, 호흡 연습을 하려는 것이지 목을 상하게 하려는 것은 아니니까.

일산에서 출발한 차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비객> 제작사 앞에 도착했다.

이곳에 마지막에 온 것이 한 달 전이다.

왠지 몇 년이나 지난 것처럼 오랜 일 같이 느껴졌다.

아마 능청스럽게 말을 거는 구필성이란 매니저와 함께 와서 그럴지도.

“다 왔습니다. 나이온 배우님! 들어가시죠!”

“차는 이대로 두고요?”

“먼저 올라가 있으면 주차해 놓고 뒤따라가겠습니다.”

“네. 수고하세요.”

“아참! 난 십 분 정도 늦게 사무실 올라갈 겁니다.”

“......?”

“마실 것 좀 사가려고요.”

“몇 명이 사무실에 있는지 아세요?”

“일산에서 출발하기 전에 조감독하고 통화했습니다.”

함께 동고동락하고, 차자 인간적으로 친해지면 말도 놓고 편하게 대하겠지만.

첫날이다 보니, 이온은 다소 적응이 되지 않았다.

반면에 고필성은 노련한 매니저답게 싹싹하게 리드를 잘 했다.

베테랑 매니저답다고 해야 할까.

게다가 이온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까지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암튼, 이온이 <비객> 사무실로 올라갔다.

“안녕하세요!”

“나배우. 어서 와.”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사무실에 있던 제작부와 연출부가 반갑게 이온을 맞이했다.

이온은 폴란드에서 구입한 소소한 기념품을 연출·제작부에게 돌렸다.

이어서 마주한 엄 감독 역시 격하게 환영인사를 했다.

다들 밝고 유쾌했다.

마지막 2회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20% 내외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으니 분위기들이 좋을 수밖에 없다.

“쉬는 동안 살도 좀 붙고 할 줄 알았더니... 어째 마지막 촬영 때와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 유럽 다녀왔다면서 배낭여행이라도 갔다 온 거야?”

“며칠 전부터 다시 식단조절도 하고 몸만들기 시작해서 그래요.”

“벌써 다음 작품 정해졌어?”

“곧 결정이 날 것 같네요.”

“<아이돌> 시즌2?”

“아마도요.”

“차 뭐로 줄까? 뭐 마실래?”

“조금 있다가 매니저가 마실 것 사올 거예요.”

똑똑.

노크소리가 들리고, 잠시 후 제작PD가 안으로 들어왔다.

제작PD가 이온의 맞은편에 앉자마자 물었다.

“기획사랑 계약했구나?”

“예. PD님.”

“진짜 몇 주 사이에 빵 떠서 왔네?”

제작PD의 말에 엄 감독이 딴죽을 걸었다.

“이미 <아이돌>에서 뜬 거 아니었나?”

“<비객>에서 뜬 겁니다. 아이돌 크레디트하고 우리 작품 크레디트하고 격이 달라요. 그치 이온아.”

“......”

이온은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서브 주인공이란 개념은 다른 나라에는 없다.

한국에서만 있는 독특한 개념이다.

이미지 단역도 마찬가지고.

“회사는 어디랑 계약했는데?”

“신생이에요. FLEX-A라고 캐스팅 디렉터 하시던 홍성욱 대표님이 만든 회사에요.”

“너 말고 또 누가 있어 회사에?”

“서우일 선배님하고 연극하다 넘어오신 명품조연 소리 들으시는 선배님들 몇 분 계세요.”

“서 선배가 계약했다는 회사에 네가 들어간 거네.”

“보도자료 준비 되는대로 곧 기사 나갈 것 같아요.”

“그래. 잘 됐다. 너 정도 되면 서로 데려가려고 난리도 아니었을 텐데.”

그렇게 이온과 회포를 푸는데, 구필성이 감독방부터 커피와 음료를 돌렸다.

“대본은 읽어봤지?”

아이스아메리카를 한 모금 마신 엄 감독이 물었다.

“진짜 찍으시는 거예요?”

“MBS 드라마국장이 너 다시 살려내서 3회 연장 가자는 거 황 작가가 씨팔조팔 해가며 싸워서 겨우 에필로그 정도로 타협 본 거야.”

“저야 하라시면 하는데요.... 시청자 반응이 어떨지 모르겠어요.”

이온이 유럽답사를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확인한 대본이 바로 <비객> 종영의 아쉬움을 달래준다는 명분으로 촬영 예정인 에필로그였다.

연장 방영은 안 된다는 황혜경과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으려던 MBS 드라마국장 사이에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된 모양이다.

“해유령 전투만 일주일 걸릴 것 같은데 가능할까요?”

“날밤 까며 강행군 해야겠지.”

두 명의 PD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드라마 제작의 일상이 그런 것이니까.

여전히 지상파는 정신을 못 차려서 드라마가 떴다하면 무리하게 분량을 늘어뜨리고 연장방송을 하는 관행이 남아 있다.

지상파는 일부 인기작가에게만 올인한다.

그 외 작가들에게는 갑질이 횡행했다.

사실 황혜경이니까 이 정도에서 타협을 본 것이다.

“회사가 생겼으니까. 에필로그 계약부분은 매니저와 상의해야겠지?”

제작PD는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다.

미리 언질을 해줬으면 계약갱신과 관련해서 준비를 했을 테니까.

배우와 직접 협상을 하는 것과 회사가 끼어드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특히 신인일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게 해주시면 감사하죠.”

“그리고 예능도 하나 찍자.”

“드라마가 곧 종영하는데 예능이요?”

“종영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일종의 코멘터리 방송이랄까.”

드라마와 관련한 스페셜 방송은 보통 방송 전이나 마지막 방송이 나간 후 방송되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다.

현재는 한창 방영 중에 특별 편성해서 스페셜 방송을 내보내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화제성을 끌어올리고, 각종 떡밥들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기 위해서다.

“건우형이나 민아씨 저 그리고 또 누가 출연하나요?”

“여기 엄 감독님, 황혜경 작가가 출연해서 코멘터리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될 거야. 따로 MC는 없어.”

예능이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드라마의 해설과 비하인드 스토리 공개 정도를 토크쇼 형식으로 주인공과 제작진이 꾸미는 프로그램인 것 같았다.

“알겠어요. 스케줄.... 매니저님께 알려주세요.”

매니지먼트 계약에 이어 드라마 코멘터리 스페셜 방송 출연까지.

점점 연예인이 되어가는 것 같다.

항해를 할 때 바람이 불면 돛을 펼쳐야 하는 법이다.

이 바람이 지나가면 또 언제 바람이 불어올지 알 수 없으니까.

그런데 아무 생각 없이 돛을 펼쳐 바람을 타다간 엉뚱한 곳으로 갈 수도 있다.

나침반과 해도를 준비해서 계획한 곳으로 나아가야 한다.

물론 그 사이에 파도도 만나고 태풍도 만날 터.

파도에 쓸려가지 않으려면 불굴의 의지와 파도를 타고 넘을 항해술에 익숙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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