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화 〉 나와 면담 좀 해. (1)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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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장마 끝자락에 빗줄기가 잠시 주춤한 어느 날.
25기 교육생들이 경기도 과천의 한 승마장에 모였다.
두 명의 교육생이 그만 둠으로써 10명 만 남았다.
액션배우 지원자 가운데 이온과 단비만 살아남았다.
살아남았다라고 하기보다 버텼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심동혁에게 성질 한 번 내주고.
액션아카데미의 정신적, 실질적 지주인 권용찬 감독 앞에서 제 할 말 다한 이후로 임대한 무술감독의 꼰대질이 사라졌다.
승마와 스킨스쿠버를 중점적으로 교육 받으면서 임대한과 심동혁을 마주칠 일 자체가 없어진 이유도 한몫 했다.
사실 일개 기수 교육생이 한국 스턴트의 살아있는 전설 앞에서 당당하게 행동할 수가 없다.
십년 넘게 함께 하고 있는 무술감독들조차 권용찬과 허물없이 지내면서도 평상시 언행을 조심할 정도다.
스턴트 업계 전체가 그런지 몰라도 액션아카데미에서는 기수를 꽤나 따지는 것 같았다.
조금 심하게 표현하면 군대와 비슷한 면이 많다고 할까.
나이보다는 기수가 우선시 되는 경향이 있다.
어떤 스턴트맨은 자신이 기수가 낮다고 해서 여섯 살 차이나는 동생뻘 선배에게 꼬박꼬박 존댓말을 쓰고 있다.
그런 이들이 볼 때 이온은 명백히 꼴통끼가 다분했다.
바로 위의 기수들은 이온이 정식 기수가 되면 두고 보자며 벼르는 눈치다.
이온이나 단비는 개의치 않았다.
액션아카데미 정식 기수가 되는 테스트에 지원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니까.
암튼 이온을 비롯한 교육생은 본격적으로 승마를 배우기 시작했다.
말을 탄 지 사흘밖에 안 된 교육생들이다.
“겁먹지 마!:
“네가 겁먹고 있다는 걸 말이 다 알아!”
“정신 안 차릴래!”
조금이라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보이면 승마교관은 여지없이 호된 꾸지람을 내뱉었다.
멋진 승마 장면을 위해 연습하는 것이 아니다.
스턴트맨이 승마훈련을 하는 것은 멋지게 말에서 떨어지기 위해서다.
멋진 승마 장면은 주인공이, 진짜 배우들이 하는 것이다.
스턴트맨은 그들 대신 위험한 장면을 찍고, 그들이 돋보일 수 있도록 처절하게 말에서 떨어지거나 그들이 멋있어 보일 수 있도록 마상에서 칼을 맞대거나 베이거나 찔려야 한다.
또한 안전하게 말에서 떨어지는 법,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법, 마상검술과 창술 등도 필수로 배워한다.
물론 교육캠프 기간에는 맛보기 훈련일 뿐이다.
진짜 마상 스턴트 액션 훈련은 정식 기수가 된 후에 제대로 배우게 된다.
스킨스쿠버, 레펠, 와이어액션 역시 훈련을 받긴 한다.
하지만 그것들을 제대로 익히고 현장에서 쓸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최소 2년은 배우고 익혀야 한다.
해병대 UDT나 공수특전단 전역자도 마찬가지다.
군대에서 받은 훈련이 큰 도움이 되긴 한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를 위한 스턴트 요령과 방식을 새롭게 배워야 한다.
“만능 스턴트맨이 되겠다는 생각은 버려!”
한국에서 카 체이싱 스턴트 드라이버 넘버 원 정지융 감독의 말이다.
스턴트는 크게 두 분야로 나눈다.
스턴트(stunt)와 파이트(fight)다.
스턴트는 단순히 넘어지는 것부터 계단 구르기, 몸에 불붙이기, 모터사이클 및 카 체이싱, 스카이다이빙 등 위험천만한 모든 행위를 연기하는 것이다.
파이트는 뺨 맞기부터 주먹 격투, 무기를 이용한 대결 등의 합을 짜서 펼치는 액션연기 모든 부분을 일컫는다.
스턴트 분야에서만 여러 전문분야로 나눠지고, 파이트 분야 역시 현대액션, 사극액션뿐만 아니라 일 대 일, 일 대 다수, 각종 고대 무기술을 총망라한다.
당연히 그 모든 분야에 능통하기란 쉽지 않다.
“액션캠프에서는 맛보기만 보여주는 거야. 너희가 전문 스턴트맨에 정식으로 입문하게 되면 각자의 개성과 특성에 맞는 전문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는 것이 좋아.”
정지융 감독의 말이 끝나자 교육생 한 명이 손을 번쩍 들었다.
“감독님이 맡고 계신 F1팀에 들어가려면 드라이버 테스트를 따로 받아야 합니까?”
“테스트를 하긴 해. 그런데 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아.”
“왜 그렇습니까?”
“우리가 어디서 스폰을 받아서 차를 운용하는 게 아니야. 다들 각자 개인차를 가지고 연습을 해. 버는 족족 차에 꼬라박고 있지. 나는 그래도 생긴 게 조선족이나 동남아사람 같이 생겨서 간간이 영화나 드라마에 배우로 출연도 하니까 연습용 차를 운용할 수 있지. 막내들은 어느 정도 수입이 나올 때까지 카 체이싱이나 스킨스쿠버는 하기 힘들 거야.”
정지융의 말대로다.
액션아카데미 소속 카체이싱팀 F1 소속 스턴트맨들은 따로 카체이싱을 연습할 공간이 없어서 파주에 있는 자동차극장을 빌려 드리프트나 카체이싱 관련 영상 콘티를 짜고 촬영한다.
촬영현장에 나가가 전까지 전부 개인 차량으로 연습한다.
2년차까지 변변한 수입이 없는 막내들이 차량 유지비, 타이어 교체비 및 정비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단 승마는 돈이 없더라도 어떻게 든 정기적으로 연습해 두는 것이 좋아. 사극에서 말 타는 것과 와이어는 기본 중에 기본이니까. 알겠나?”
“예!”
장마가 완전히 끝날 즈음 승마 훈련이 끝났다.
교육생들은 승마장이 아닌 파주 액션아카데미 체육관으로 출근했다.
그리고 이온이 액션아카데미 정식 스턴트맨 테스트에 참가할지 아니면 캠프 참가에 만족할 것인지 결정을 내려할 순간 역시 다가오고 있었다.
✻ ✻ ✻
남들은 한창 휴가를 떠날 때다.
그 사이 한 명이 또 그만뒀다.
이제 9명만 남은 25기 교육생들은 교육시간 두 시간 전부터 파주 액션아카데미에 도착했다.
체육관 안에 들어서면 언제나 제일 먼저 들려오는 소리.
퍽!
충격음이다.
이 소리가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한다.
헉헉.
9명의 교육생들 입에서 거친 숨소리가 토해진다.
장마가 끝난 지 오래다.
마치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듯 교육생 얼굴을 땀이 흠뻑 적셨다.
가장 약골이면서 교육에서 뒤쳐졌던 단비도 4.3Km를 14분 안에 들어왔다.
25기수 전원이 구보에서 액션아카데미가 정한 기준을 통과한 것이다.
가장 힘든 구보에 적응하고, 윗몸일으키기를 포함해 기초체력훈련마저 적응하자 강사들은 새로운 고문(?)법을 시행했다.
바로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다.
극과 극은 통한다.
격렬하게 움직이는 것 못지않게 매우 느리게 움직이는 것 또한 상당한 체력을 소모한다.
공군 신병훈련소 조교들이 자주 써먹었던 차렷 자세.
쉬우면서도 효과적인 얼차려다.
사실 매우 느리게 걷는 연습은 밸런스를 키우는데도 좋다.
“정신 집중 안 하지!”
중심을 제대로 이동시키지 못해 대형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생기면 여지없이 강사의 호통이 터졌다.
“10분 간 휴식!”
교육생들이 일제히 생수통으로 달려갔다.
이온은 제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있는 단비가 마실 것까지 챙겨 자리로 돌아왔다.
“죽겠다!”
“살아있으면서 뭘.”
“이제 좀 살만해지니까 더 빡센 걸 시켜. 힝!”
체력과 근성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던 이온조차 팔뚝으로 땀을 훔쳤다.
“마셔.”
“땡큐.”
단비와 나란히 앉아서 허벅지를 두드리고 있는 스턴트우먼 지망생 이민경에게도 냉수가 담긴 컵을 내밀었다.
“누나 것도 떠왔어.”
“고마워.”
이민경은 축구선수 출신이다.
여자청소년국가대표까지 올랐던 유망주였지만, 무릎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해외진출 설까지 있을 정도로 청소년 시절까지 큰주목을 받았었는데.
치명적인 부상으로 그만 조기은퇴를 할 수밖에 없었고, 제 2의 인생을 스턴트우먼에 걸었다.
“누나는 버틸 만 해?”
이민경은 무릎 수술 후 조기은퇴한 축구선수처럼 신체면역력이 떨어지면 부상 부위 통증과 함께 물이 차고 있다.
“조금만 피곤해도 무릎에 물이 차는 이유는 몸의 자발적인 저항 현상이란다. 수술해준 정형외과 원장님 말씀이 관리하기 나름이래. 어떻게든 될 거야. 아마도.”
무릎 연골도 세포조직이다.
탄력성 차이는 있지만 재생은 된다.
때문에 예방 못지않게 사후관리가 정말 중요했다.
한마디로 막 굴리면 좀 더 시간이 지나게 된 후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의미다.
“이야기 들어보니까 인공관절 수술 받은 스턴트맨 선배님도 계시더라. 인공관절도 잘 쓰면 10년 이상도 쓴다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뭐."
“언니는 잘 할 수 있을 거야.”
주먹 쥔 손으로 콩콩 종아리를 두드리던 단비가 응원의 말을 전했다.
단비는 눈에 확 띄게 살이 빠져 있었다.
워낙 체격이 좋아서 여전히 여자치고는 장대한 감이 없진 않았지만.
첫날 굼떠 보이던 느낌은 완전히 사라졌다.
몸매도 훨씬 보기 좋아져서 뭘 입어도 옷태가 나기 시작했다.
“초코바 먹을래?”
생수통에서 물을 마시고 돌아온 동기들에게 이온이 초코바를 내밀었다.
“잘 먹을게.”
“땡큐.”
“난 됐어. 도저히 입맛이 안 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온을 약간 따돌리던 유단자 출신 동기들이었다.
9명이 남게 되면서 왕따는 의미가 없어졌다.
정통파네 특수부대 출신이네 한껏 폼을 잡고, 이온 왕따를 주도했던 이들도 단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버티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기도 했고.
이온은 자신을 따돌리든 말든 간식으로 싸오는 초코바, 바나나, 견과류 등을 동기들과 나눠먹었다.
“다이어트 캠프가 따로 없어.”
살을 빼려는 게 목적은 아니었다.
그런데 기초체력훈련 명목으로 시행된 ‘굴림‘은 교육생들의 몸무게를 쫙 줄여주었다.
교육생이 탈의를 하고 거울 앞에 서면, 과장 좀 보태서 모두가 브루스 리의 현신처럼 보였다.
“온아! 나 다리 아파. 주물러줘.”
“알아서 해. 언제까지 뒤치다꺼리 해줘야 돼?”
“우와, 매정해졌어.”
“매정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오랜 만에 강제로 겸손 당해 볼텨?”
주먹을 쥐고 위협하는 이온을 피해 단비가 도망가는 시늉을 했다.
그런데 엉거주춤 자세가 묘하게 웃겼다.
하하하.
교육생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수료가 가까워지자 교육생들도 여유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10분이 후딱 지나갔다.
“민경이랑 우석이는 열외. 나머지는 일 대 다수 개싸움 합 맞춰보자!”
“네!”
부상 때문에 격투 액션 훈련을 할 수 없는 교육생 두 명이 빠졌다.
교육생 7명과 교육팀 강사진까지 합해 15명이 훈련이 참가했다.
일 대 다수 격투와 다수와 다수가 맞붙는 개싸움.
간단한 합부터 복잡한 합까지 다양한 훈련을 진행했다.
다수 대 일의 격투씬이 만들어지기 위해 누군가는 다수 쪽에서 맞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따라서 스턴트맨들은 멋지게 주먹을 쓰고 발차기를 하고 피하는 훈련보다, 멋지게 얻어맞고 멋지게 허둥대고 멋지게 쓰러지는 훈련을 반복해서 한다.
그런 일련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안전이다.
내가 다치지 않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상대 배우가 다쳐서도 안 된다.
그 때문에 함께 액션연기를 하는 파트너와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대액션이나 사극액션도 마찬가지다.
‘비보이, 트릭커와 완전히 정반대라니까.’
트릭커나 비보이는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고, 남들이 못하는 것을 해냄으로써 인정을 받는다.
남들이 못하는 것을 해냄으로써 인정받는 것은 스턴트맨과 비슷하다.
다만 실력을 과시하는 부분에서 큰 차이가 있다.
격투액션에서는 얻어맞는 것을 잘해야 하고, 검술액션에서는 검에 베어서 멋지게 쓰러지는 것을 잘해야 한다.
그것도 가짜 티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합을 맞출 때의 그 호흡이랄지 박자감이라고 해야 할지.
그 리듬이 이온은 이상하면서 재밌었다.
환상적인 호흡, 그리고 부상방지와 안전.
그것을 위해 무술 실력 이전에 강한 체력이 필수라는 것을 6개월의 액션캠프를 수행하며 깨달았다.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공부에 매진할 수 있는 체력이 필수이듯이 말이야.’
6개월로 마무리되는 신입 기수 교육캠프 수료일이 점점 다가왔다.
9명만 남은 25기는 액션아카데미 기수 훈련이 왜 악명 높기로 유명한지 알 수 있었던 지난 시간들이었다.
오죽하면 특수부대 나온 동기들이 군 생활 두 번 하는 것 같다고 중도포기하고 나갔을까.
그만큼 힘들었지만, 이온으로써는 재밌었다.
자신의 한계를 또 하나 깨트린 것 같은 성취감이 있었다.
종종 동기들에 뒤처진 것 같아 불안감이 들 때도 있었다.
몸이 힘드니까 그런 부정적인 생각이 금방 사라졌다.
임대한 감독과 심동혁의 꼰대질도 어떤 면에서는 도움이 됐다.
이온의 오기를 자극했으니까.
‘단비가 끝까지 버틴 것도 기특하고.’
어쨌든 액션캠프 6개월이 끝나면, 액션아카데미에 남을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다.
스턴트맨의 길을 가고 싶은 훈련생들은 액션아카데미 팀원이 될 자질이 있는지 시험을 봐야 한다.
거기에 합격하면 또 다시 6개월 동안 심화훈련을 받게 된다.
스턴트맨이 결코 만만한 직업이 아니다.
아주 간단해 보이는 와이어 액션일지라도 보통 2년의 훈련을 거쳐야 만 촬영에 나설 수 있도록 허락한다.
신입기수 교육 6개월, 정식 기수로 인정받은 후 심화교육 6개월, 총 1년을 거치면 액션아카데미 소속으로 본격적으로 액션배우로서 활동할 수 있다.
이온에게는 액션아카데미에 남을 것인지 말 것인지와 함께 한국대 서양사학과 복학도 걸려 있다.
만약 액션아카데미에 남게 된다면 매일 오전 10시에 출근해서 5시까지 심화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학교 수업을 들을 수가 없게 된다.
한쪽은 포기해야만 하는 것이다.
✻ ✻ ✻
일요일 아침.
날도 더워 죽겠는데, 짠순이 누나는 남들 다 있는 에어컨조차 구비를 안 한다.
선풍기도 잘 안 튼다.
이온으로써는 미쳐버릴 지경이다.
밤새 열대야와 사투를 벌이다 겨우 잠들긴 했는데, 집안 공기가 다시 달아오를 기미를 보이자 저절로 잠에서 깼다.
시계를 확인해보니 오전 9시.
방문을 열고 주방으로 나갔다.
조용한 집안.
남매 둘 다 특별히 믿는 종교가 없다.
따라서 일요일은 느지막하게 시작하는 편이다.
누나 이슬 역시 일요일만큼은 마음 놓고 게으름을 피우는 편이다.
응급수술이 발생할 때는 여지없이 병원으로 달려가야 했지만.
이온이 주방으로 들어가 밥솥을 확인하고, 냉장고 안도 들여다봤다.
아침거리를 확인했다.
“달걀프라이에 간장 비벼서 먹을까?”
더 이상 야채주스를 악착같이 챙겨 먹지 않았다.
액션캠프 수료일이 가까워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일요일에는 먹고 싶은 거 마음껏 먹자주의로 태세가 돌변해 있었다.
하아암.
이슬이 부스스한 머리를 하며 방에서 나와 소파로 직진했다.
찾아도 보이지 않던 클로이가 나타나 이슬의 옆에 자리를 잡았다.
“아침 뭐 먹을까?”
“아침이야 아점이야 점심이야?”
이슬이 클로이를 간질이며 되물었다.
“지금 안 먹으면 아점이겠지.”
“점심까지 버티다가 배달시킬까?”
“배달시킬 돈 아껴서 에어컨을 설치하는 게 어때?”
“여름도 다 갔어. 조금만 참아.”
“짠순이......!”
“뭐 인마! 다 들린다!”
“엄나!”
“죽을래?”
“나랑 면담 좀 해.”
“......?”
진지한 얼굴로 소파로 걸어오는 동생을 이슬이 가만히 쳐다봤다.
신종보이스피싱에 낚였다는 고백만 아니면 뭐든 들어줄 용의가 있다고 내심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