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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천재가 마력을 얻어 회귀하면 생기는 일-84화 (84/104)

〈 84화 〉 84. 정의는 분명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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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정의는 분명 살아있다.

이 1차전 이후 애틀랜타의 지역 언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팬들의 1차전의 무기력한 대패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특히 애틀랜타의 감독인 브래드 휘태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컸는데,

7점 차의 5회에서 일찍 경기를 포기한 점, 두 번째 투수 카일 머먼이 연속 장타를 허용하며 한 이닝에 7실점을 하는 동안 머먼을 그대로 방치한 점.

첫 번째야 그럴 수 있다 쳐도, 특히 두 번째 가장 큰 논란이 됐다.

심지어 휘태커를 당장 경질해야 한다는 일부 극단적인 목소리도 있는데,

사실 휘태커가 무려 9년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감독으로 재임하면서 그간 평이 상당히 좋았었는데, 어제 그 한 경기로 그가 9년 동안 쌓아왔던 그 호평을 대번에 무너졌고, 그의 이미지와 평가는 완전히 나락으로 갔다.

음······

글쎄다?

물론 어제 경기에서 상대 팀 선수인 나의 시각으로 봤을 때, 휘태커가 카일 머먼을 방치했던 건 이해가 안 가는 행동이긴 했다만,

애틀랜타가 어제 경기를 우리 팀에게 대패한 게 과연 휘태커 혼자만의 책임일까?

내 생각에는 선수들의 분명 더 컸다.

일단 무사 만루에서 무득점에 그친 점, 그리고 그 직후 이어진 아쉬운 수비들······

그리고 투수들이 한 타자한테만 무려 6연타석 홈런을 처맞는데, 그러고도 어찌 이기길 바라겠는가?

어제 애틀랜타는 분명 우리 팀에 질만해서 졌고, 우리 팀은 이길만해서 이긴 것이다.

휘태커라는 감독이 9년 동안 애틀랜타 감독을 나름 잘 수행해 냈음에도, 그 단 한 경기로 그가 9년 동안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것은, 사실 대단히 가혹하다고 생각한다.

무려 15년 만의 월드 시리즈 진출이 아닌가.

사실 애틀랜타로서는 여기까지 올라온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잘한 거다.

앞으로 남은 세 경기도 모두 질 텐데, 고작 한 경기 졌다고 왜들 저렇게들 난리인지 이해를 못 하겠다.

뭐 아무튼 그렇다는 거고,

***

[Tae-Yang] : 뭐하냐? 왜 요새 말이 없어?

***

에바한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봤지만, 여전히 답이 없었다.

음······

이번에는 삐진 게 좀 오래가네?

물론 뭐 그래봤자, 어차피 저러다가 말겠지만.

그보다 아빠와 엄마가 12월에 이사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빠가 모아놓은 돈과 저번에 코인으로 번 돈을 합쳐 한남동 유엔빌리지의 한 신축 고급빌라를 구매하기로 하였다고 하는데······

대체 왜 하필 그 빌라일까?

이건 무슨 수를 써서든 반드시 말려야 한다.

아빠가 산 빌라의 설계와 시공을 주도했던 유명 건축가가 설계와 시공을 주도했던 다른 빌라는 일부 연예인들이 거주한다는 이유로 유명세를 얻었는데, 설계 당시부터 부실시공이 되어 비만 오면 물이 세고, 곰팡이가 핀다는 입주자들의 원성이 자자했었고,

그 와중에 그 건축가는 현장 근로자들에게 폭행, 폭언, 공사대금 체불 등의 온갖 갑질을 일삼았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며 큰 사회적인 물의와 파장을 일으켰었다.

그런 놈이 설계, 시공을 한 빌라니 그 빌라가 멀쩡할 리가 있겠는가?

백억이 넘는 큰돈을 들여서 왜 하자가 있는 집을 사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일단 아직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것은 아니기에 돌이킬 시간은 있다.

그 안에 아빠가 마음을 돌려야 하는 거고,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내 집이었다.

요즘 드는 고민인데, 이 집에 굳이 테니스 코트가 있을 필요가 있나?

내가 테니스를 안 치니까 사실 필요가 없는 공간이고, 그래서 이 코트를 없애고, 이 자리에 다른 무엇을 만들고 싶은데, 뭘 만들어야 할지가 고민이다.

그러고 보니 이 집에 입주한지도 벌써 한 달이 되었다.

짐 정리는 이제 다 끝났고, 가구들과 가전제품들도 하나씩 들여오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요트는 아직도 도착 안 했다.

그보다 지금 우리 팀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을 보니까

***

[Eric] : 태양, 혹시 지금 바빠? 뭣 좀 개인적으로 물어보고 싶은데, 전화해도 될까?

***

위와 같은 에릭의 메시지가 보였다.

***

[Tae-Yang] : 무슨 일인데, 여기서 말해.

[Eric] : 여기서 말하기는 좀 그렇고, 진짜 개인적으로 엄청 중요한 상담이라 그래.

***

대체 무슨 일이기에 이 시간에 전화까지 하려는 걸까?

참고로 지금 시간은 밤 12시. 딱 자정이었다.

귀찮고 짜증이 났음에도 에릭의 전화를 받았다.

“저기 말이야. 내 에이전트가 KBO리그 몇몇 구단의 제의를 받았다고 하는데, 넌 어떻게 생각해?”

그러니까 에릭은 KBO리그 몇몇 구단으로부터 제의를 받았고, 나한테 진로상담을 하려는 것이었다.

내가 지 부모도 아니고, 그런 문제를 왜 나한테 상담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네가 KBO리그에 대해, 한국에 대해 잘 알잖아. 어떻게, 내가 가도 괜찮을까?”

녀석의 목소리는 진지하고 절박했다.

참고로 지난 시즌에 앙헬로 놈에게 완전히 밀려서 MLB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한 에릭은 이번 시즌에는 상황이 더 악화되었는데, 카퍼의 영입으로 인해 나와 마이크가 1루로 포지션 이동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올해는 35홈런에 OPS 1.127, wRC+ 157로 AAA를 맹폭하고도 MLB에 콜업되지 못하고, AAA에서 시즌을 마쳤다.

현재 40인 로스터에는 포함되어 있지만, 그의 미래는 여전히 암울한 상황인데 몇몇 KBO리그 팀들의 입질이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너는 가고 싶어? 그걸 나한테 물어볼 필요는 없고, 네 의사가 중요한 거야.”

이건 당연한 거였다.

뭐 설령 저놈이 정말로 KBO리그를 간다고 한들 리그에, 팀에 제대로 적응하는가는 본인 하기에 달린 거 아닌가.

내가 괜히 쓸데없이 훈수를 둘 필요는 없다.

“나야, 뭐 조건만 좋고, 이적료 문제만 해결된다면 한 번 가보고도 싶지. 마이너 급료로 생활하는 것도 이제는 지치고. 내가 언제까지 야구를 할지 모르는데, 가서 목돈이라도 만들어 오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또 거기서 잘해서 다시 MLB에서 뛸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는 거잖아.”

지금 말만 들어보면 녀석은 결심을 굳힌 것 같았다.

나는 녀석이 KBO리그에 제대로만 적응한다면야 리그 MVP 수준 활약은 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다만 녀석은 현재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KBO구단이 녀석을 데려가려면 우리 팀에 이적료를 지급해야 되는데, 우리 팀에서 그 이적료를 얼마를 요구할지가 관건일 것이다.

“그래서 팀은 어느 팀인데?”

“서울 카이저스, 부산 타이탄스, 대전 썬더윙즈, 세 팀이야.”

딱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다들 에릭을 원하는 사정이 있는 팀들이었다.

“뭐. KBO리그를 가건, 어느 팀을 선택하건, 그건 네 자유인데, 다만 내가 말해주고 싶은 건, KBO리그의 인프라는 네 상상 이상으로 열악할 거야.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니 각오해 두는 게 좋을걸?”

“어느 정도인데?”

“딱 오클랜드-앨러메다 카운티 콜리세움 그 비슷한 수준. 다만 구장, 훈련 시설만 개판이고, 생활하는 건 뭐 의외로 어렵지 않을 거야.”

이 정도가 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의 한계치였다.

“알았어. 상담 고마워. 귀찮게 해서 미안해.”

그리고 그것으로 상담은 끝이 났다.

사실 원래 1회차의 에릭은 2024년 7월에 MLB에 처음 콜업되어, 이후 전형적인 공갈포로 커리어를 끝마쳤지만, 그래도 커리어 통산 홈런이 200개였다.

그런데 2회차에서는 아예 이번 시즌 MLB에 콜업되지 못했고, 결국 KBO리그 진출을 고민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다만 내가 봤을 때, 구단에서는 차라리 트레이드 카드로 쓰면 썼지, 쉽게 놓아주지는 않을 것 같다.

KBO리그 팀들이 지급하는 이적료라고 해봐야 어차피 푼돈인데, 에릭이 비록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는 해도, 우리 팀에서는 수준급 유망주인데, 브랜던 아저씨가 미쳤다고, 그런 유망주를 고작 푼돈 몇 푼 받고 치우겠는가?

서울 카이저스, 대전 피닉스, 부산 타이탄스 이 구단들이 브랜던 아저씨를 아주 개 호구로 보고 있는 거지.

뭐 그렇다는 거고, 아무튼 에릭과의 통화를 마치고 바로 잠이 들었고,

2024년 10월 27일 일요일.

2차전의 양 팀 선발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

1. 왕태양 DH

2. 마크 크라웃 CF

3. 브루스 카퍼 LF

4. 마이크 스켈튼 1B

5. 제임스 저스티스 RF

6. 사무엘 챔플린 SS

7. 케빈 사네즈 C

8. 레이 징커슨 3B

9. 해리 코니즈

P. 게리 콜건

***

***

1. 로니 아코스타 주니어 RF

2. 프랭크 프레드릭슨 1B

3. 안토니 알텐버그 2B

4. 로베르토 벨로티 LF

5. 브루노 에반스 SS

6. 케네스 스위니 CF

7. 안토니오 칸투 DH

8. 라몬 발레스테로 3B

9. 션 에켄 C

P. 잘릴 레넌

***

보다시피 양 팀 모두 어제 경기에서 아무런 변화 없이 라인업이 그대로 복붙이었다.

뭐 어찌 되었건 1회 초 애틀랜타의 공격은 선두타자 아코스타 주니어가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점수와는 연결되지 못했고, 이제 1회 말 우리 팀의 공격. 선두타자로 첫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상대 팀의 선발 투수인 잘릴 레넌은 3년 연속 10승대 승수와 3점대 방어율을 기록하였는데, 에이스급 수준까지는 못 되어도, 준수한 2선발, 3선발 수준은 되는 투수였다.

“볼.”

초구는 일단 볼이었다.

어제 6연타석 홈런의 영향으로 오늘은 특히 더욱 좋은 공을 주지 않을 것이다.

이번 타석에도 홈런을 치면 2경기 7연타석 홈런인데, 저렇게 계속 벗어나는 공만 온다면 아마 힘들지 않을까?

❝4구도 바깥쪽으로 많이 벗어났습니다. 스트레이트 볼넷입니다. 확실히 투수가 홈런을 많이 의식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결국에는 예상대로 볼넷이었다.

7연타석 홈런이 무산된 것은 아쉽지만, 뭐 일단 출루를 했으니 선두타자의 임무는 해냈다.

그리고.

❝주자 뛰었습니다. 그리고 볼이 된 볼이 2루에 연결됩니다. 2루에서 세잎입니다!!! 태양 왕이 도루에 성공했습니다. 참고로 태양 왕은 정규시즌에서부터 지금까지, 이번 시즌 도루 실패가 단 한 개도 없었습니다.❞

당연히 도루로 2루에 갔다.

그러나.

❝높은 공에 대처합니다. 이 타구가 오른쪽으로 높이 떴습니다. 우익수가 앞으로 나옵니다. 코스 애매합니다. 그러나 우익수가 몸을 날려서 잡아냈습니다. 와우. 로니 아코스타 주니어의 정말 멋진 수비였습니다.❞

텍사스 안타가 될 수도 있었던 크라웃의 타구가 상대 팀 우익수 로니 아코스타의 멋진 호수비에 가로막혔고,

❝낮은 공을 퍼 올렸습니다. 그러나 이 타구는 내야를 벗어나지 못하는데요. 2루수가 그대로 잡아냅니다. 글쎄요? 브루스 카퍼의 지금의 이 타격은 솔직히 대단히 아쉽네요.❞

❝바깥쪽 낮은 공에 배트 따라 나옵니다. 삼진입니다. 1회 초. 뉴욕 양키스의 공격 무사 2루라는 선취 득점 기회를 결국 살리지 못하고, 무득점으로 마무리 됩니다.❞

카퍼의 내야 플라이, 마이크의 삼진으로 허무하게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높은 공을 밀었습니다. 좌중간으로 멀리 날아가는 타구인데요. 이 타구가 그대로 좌익수의 뒤에 떨어졌습니다. 브루노 에반스는 2루를 노립니다. 2루, 2루에서 세잎입니다.❞

게리는 2회 초가 시작하자마자 바로 선두타자 브루노 에반스에게 2루타를 내줬다.

찬스를 놓치면 항상 위기가 온다.

그래서 결국에는.

❝툭 갖다 맞춘 타구가 그대로 유격수 키를 넘어갑니다. 2루 주자가 홈에 들어옵니다. 라몬 발레스테로의 1타점 적시타로 오늘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선취점을 가져옵니다.❞

2사 후에 라몬 발레스테로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선취점을 내주고야 말았다.

다른 놈도 아니고, 하필 라몬 발레스테로라니.

절대로 안타를 맞아서는 안 되는 부적절한 타자한테 안타를 맞은 것이다.

뭐 먼저 점수를 준 거야 어쩔 수 없고, 빨리 동점을 만들고 역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어지는 우리 팀의 2회 말 공격.

❝잡아당긴 타구가 그대로 2루수 키를 넘겼습니다. 제임스 저스티스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기록합니다.❞

일단 선두타자인 제임스가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유격수 땅볼입니다. 유격수 잡아서 2루에 볼 연결합니다. 그리고 다시 1루. 1루에서, 1루에서 아웃입니다!!!! 6-4-3으로 연결되는 아주 환상적인 더블 플레이가 나왔습니다. 브루노 에반스가 어려운 자세로 잡아서 그걸 또 토스하네요. 앞선 이닝도 그렇고, 이번 이닝도 그렇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야수들이 오늘은 정말 멋진 수비를 연속으로 보여줍니다.❞

바로 더블 플레이가 나오면서 공격의 흐름이 끊겼다.

지금의 이 땅볼 타구는 상대 팀 유격수가 미끄러지면서 포구를 했는데, 포구 이후 멈춘 다음에 토스를 한 게 아니라 미끄러지는 과정에서 송구를 했다.

사실 이렇게 되면, 이게 송구 타이밍을 잡기가 참 힘든데, 그 타이밍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졌고, 또 2루수가 그 송구를 잡느라 스텝이 엉겼음에도 1루로 송구를 잘해줬다.

정말 좋은 수비가 나왔다.

아무리 상대 팀이라고 해도, 이런 멋진 수비는 감탄하고 칭찬을 해줘야 한다.

“이야. 정말 좋은 수비야. 브루노가 갈수록 수비가 느네.”

“저걸 저렇게 송구하는 건 진짜 힘든 거지.”

우리 더그아웃에서도 감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사실 브루노 에반스라는 저 유격수는 원래 수비력이 그렇게 빼어난 유격수는 아니었음에도, 이번 시즌에는 그 수비 실력이 크게 일취월장했고, 그래서 내셔널 리그 유격수 골드 글러브와 필딩 바이블 어워드의 유력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었다.

뭐 어쨌건 그래서 팀이 계속 0:1 리드를 당하는 중인 3회 말. 2사에서 두 번째 타석이었다.

❝4구. 이번에도 바깥쪽으로 많이 벗어났습니다. 태양 왕이 두 타석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합니다.❞

이번에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고,

❝주자 뛰었습니다. 스트라이크가 된 공이 2루로 연결됩니다. 2루, 2루에서 세잎입니다!!!❞

도루로 2루에 진루했지만,

❝높은 공을 때려냈습니다. 센터 쪽인데요. 중견수가 움직여서 잡았습니다. 뉴욕 양키스의 2회 말 공격. 2사 후에 볼넷과 도루로 주자를 득점권에 보냈지만, 동점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크라웃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끝내 득점에는 실패했다.

그래서 팀이 계속 0:1의 리드를 당하면서, 경기는 벌써 6회 말이었다.

그리고 5회까지 상대 팀 선발 투수 잘릴 레넌을 상대로 단 2안타만을 뽑아내며, 여기까지 끌려왔는데, 이제 득점을 할 때도 되었다.

이번 이닝에서는 반드시 득점해야 한다.

그렇기에 선두타자로 세 번째 타석을 맞이하는 나의 임무가 매우 막중했다.

❝4구. 이번에도 바깥쪽으로 많이 빠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태양 왕이 세 타석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합니다. 오늘 태양 왕에게는 스트라이크가 전혀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세 번째 타석에서도 스트레이트 볼넷이었는데, 이놈들이 휴지통 놈들이 했던 짐승만도 못한 더러운 만행을 그대로 표절해서 따라하고 있었다.

뭐 어쨌건.

❝주자 뜁니다. 낮게 떨어져 볼이 된 공이 그대로 2루에 연결됩니다. 2루, 2루에서 세잎입니다!!!! 태양 왕이 오늘 경기 세 개째 도루에 성공했습니다.❞

당연히 도루로 2루에 갔고, 이제 크라웃이 해주기만 하면 된다.

원래 내가 볼넷을 얻고, 도루로 2루에 간 후, 크라웃의 적시타는 우리 팀 득점의 거의 필수 공식이었는데, 오늘은 현재까지 크라웃이 계속 침묵 중이었다.

그리고.

❝중견수 쪽으로 쭉 뻗어가는 타구인데요. 그러나 중견수가 거의 제자리에서 처리해냅니다.❞

안타깝게도 크라웃의 침묵은 이번 타석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뭐 괜찮아.

카퍼와 마이크가 해줄 거야.

❝6구. 바깥쪽 낮게 떨어진 유인구를 참아냈습니다. 브루스 카퍼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1루가 채워졌습니다.❞

일단 카퍼가 볼넷을 골라 나갔는데······

음······

이거 어째······

❝잡아당긴 타구가 2루수 땅볼이 됐습니다. 2루수 잡아서 2루에서 아웃. 그리고 다시 1루에서 아웃입니다. 여기서 4-6-3 더블 플레이로 이닝이 종료되고 마네요.❞

♬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결국 우려했던 그대로 마이크가 병살로 찬물을 끼얹고야 말았다.

그리하여 결국에는 잘릴 레넌에게 7이닝 동안 단 2안타로 계속 끌려갔고, 8회 말. 2사에서 네 번째 타석이었다.

여전히 저 빌어먹을 잘릴 레넌 놈이 마운드에 계속 버티고 있는데, 이거 이러다가 설마 완봉이라도 당하는 건 아니겠지?

❝아. 자동고의사구군요. 이번에는 태양 왕을 상대로 아예 공을 던지지도 않았습니다. 어쩌면 저렇게 뻔뻔할 수가 있을까요?❞

심지어 이번에는 고작 투구 수 4개를 아끼겠다고, 아예 공도 안 던지고 자동고의사구로 나를 내보냈다.

애새끼들 참 야구 더럽게 하네.

이 와중에 크라웃의 표정에서는 깊은 빡침이 잔뜩 묻어나오고 있는데, 빡친 크라웃이 저 비겁한 놈들을 참교육해서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주자 뜁니다. 볼 2루에 연결됩니다. 2루, 아. 송구가 2루수 키를 넘겼습니다. 그 틈에 태양 왕은 3루까지 내달립니다. 3루, 3루에서 세잎입니다!!!!❞

도루 후, 상대 팀 포수의 정의의 악송구를 틈타 3루까지 진루하였다.

여기서 폭투가 나온다거나 보크로 밀어내기가 되면 그거야말로 진짜 개그고, 꿀잼일 텐데, 설마 그런 일이 있을 리가······

❝4구. 낮게 떨어지는 공을 참아냅니다. 아!!! 공 뒤로 빠졌습니다. 그 사이에 태양 왕이 홈을 밟았습니다. 스코어 리셋!!! 게임은 이제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아. 이게 웬일입니까? 지금껏 호투하던 잘릴 레넌이 정말 어처구니없이 점수를 내줬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여기서 정말로 폭투가 나오면서 드디어 홈을 밟았다.

세상에······

상대 팀 더그아웃을 보니 감독이고, 선수고 다들 넋이 완전히 나간 듯 보였다.

그러게 왜 더럽고, 비겁하게 야구를 해서는. 쯧쯧.

이것이 바로 정의의 폭투고, 정의는 분명 살아있다.

그리고.

❝높은 공을 잡아당겼습니다. 이 타구가 우중간으로 멀리 날아갑니다. 계속 날아갑니다!!! 모든 야수들 일시정지!!! 굿 바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길었던 침묵을 드디어 끝낸 마크 크라웃이 이 정의의 홈런 한 방으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패배와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뜨립니다.❞

크라웃이 긴 침묵 끝에 정의의 홈런으로 비겁한 애틀랜타 놈들을 참교육해주면서, 드디어 역전에 성공하였다.

역시 정의는 분명 살아있다.

그리고.

❝높은 공에 헛스윙 합니다. 삼진입니다.❞

❝헛스윙합니다. 삼진입니다.❞

❝높은 공에 배트 따라 나옵니다. 삼진입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마지막 타자 브루노 에반스까지 삼진으로 물러나며 양키스가 2:1 극적인 역전승으로 2차전 승리를 가져옵니다.❞

철벽 수호신으로 돌아온 아구스틴이 9회 초에 애틀랜타의 3-4-5 클린업트리오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승리를 지켰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2-0이 되었고, 우승까지 이제 단 2승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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