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인생 2회 차 레전드 투수 사이영-39화 (39/70)

〈 39화 〉 Chapter 12. 어린 사자의 포효 (3)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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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2. 어린 사자의 포효 (3)

#1 마음에 드는 기자가 생긴걸지도?

황금사자기 32강에서 나는 9이닝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다.

2회에 보여준 커브에 넋이 나간 타자들이 정신없이 방망이를 돌려준 덕분에 쉽게 이닝을 먹어나갈 수 있었다.

애석하게도 7회 초 빗맞은 안타 때문에 퍼팩트는 깨졌지만 7회를 제외하고는 큰 위기 없이 98구로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이영아, 여기 네 기사도 나왔어!”

[황금사자기에 울려 퍼진 어린 사자의 포효]

어제 2021년도 황금사자기 32강 대전고 대 문정고의 경기가 있었다.

경기의 결과는 3:0 대전고의 손쉬운 승리로 끝났지만 본 기자는 이 경기에서 대한민국 야구의 희망을 봤다.

희망의 정체는 바로 대전고 선발 투수 사이영(16세)으로 흔히 말하는 ‘될 성 부른 떡잎’이라고 할 수 있는 어린 선수다.

보통 고교야구에서는 1학년의 어린 투수를 선발투수로 등판시키지 않지만 대전 호크스의 레전드 구태성(52세)은 과감하게 32강에 1학년짜리 투수를 선발로 올렸다.

그리고 사이영은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9이닝 무사사구 1피안타 완봉으로 대전고를 승리로 이끌었다.

185cm의 키에 탄탄한 몸을 보유한 사이영은 평균 153km/h의 강력한 강속구로 문정고 타자들을 요리했다.

놀라운 사실은 그의 투구수가 고작 92개로 프로도 하기 힘들만큼 짠물피칭을 했다는 것이다.

이미 사이영 선수의 재능은 프로 구단들에게도 알려져 있지만 오늘 사이영 선수의 피칭을 본 스카우터들은 깜짝 놀랐을 것이다.

2회초 문정고 4번 타자 이정문(18세)를 상대로 몸 쪽 꽉찬 속구 2개로 볼카운트를 잡은 사이영은 엄청난 커브를 던졌다.

12to6로 떨어지는 커브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문정고는 이후 커브를 의식하는 바람에 허무하게 공격기회를 날렸다.

만약 이정문이 7회에 텍사스안타로 출루하지 않았으면 프로에서도 보기 힘들 퍼팩트 게임이 벌어질 뻔 했다.

앞으로 이 젊은, 아니 어린 사자의 포효가 대한민국 야구의 발전으로 이뤄지길 간절히 기도한다.

[기자 : 김현준]

오, 기레기 주제애 제법 괜찮은 기사를 쓰는군?

솔직하게 100년이 넘는 삶동안 이만큼 마음에 드는 기사는 처음이었다.

김혀 나를 월터 존슨보다 아래인 투수로 묘사해놓고 이런 기사를 쓴다고 기레기의 만행이 씻겨나가진 않겠지만 그래도 기레기에서 그냥 기자정도로 등업을 해줄까?

“그런데 이영아 너 커브는 프로가서 던진다고 하지 않았어?”

“그랬죠.”

“그런데 왜 던진 거야?”

“아, 거부할 수 없는 악마의 유혹에 빠져서 그만······.”

“거부할 수 없는 악마의 유혹? 수지가 뽀뽀라도 해준데?”

“그랬으면 이번경기 내내 커브만 던졌을걸요?”

“푸하하! 우리 아들 쫌 하네?”

“당연하죠. 누구 아들인데요.”

“하여튼 남자들이란.”

어머니 남자들은 원래 다 이런 겁니다.

#2 지옥훈련

드디어 감독이 약속한 1주일의 지옥훈련이 시작되었다.

흐흐흐 기대해라 애송이들 어르신께서 너희들에게 지옥이라는 것을 맛보여주마!

“자, 다들 모여! 앞으로 일주일간 너희들의 훈련을 책임질 사이영이다.”

“우우우우우우우우!”

진우와 주빈이 녀석이 합창을 하듯이 나에게 야유를 보낸다.

“본 교관은 너희들이 하는것에 따라 천사가 될 수도 있고 악마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녀석들은 나에게 늘 못하기 때문에 잘하건 못하건 녀석들은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야유가 더 길어지는데? 아무래도 내면에 숨겨둔 나만의 작은 악마를 꺼내야겠는 걸?

“방금 전 작은 악마가 나에게 속삭였습니다. 너희들을 지옥으로 보내라고 말이야! 따라와.”

사실 녀석들이 잘 하건 못 하건 상관없이 녀석들에게 필요한 특훈을 시킬 예정이다.

그나마 감독의 눈에 띄어서 주전경쟁에서 주전자리를 차지했지만 이대로 물러설 3학년들이 아니다.

주전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를 악물고 훈련을 해도 모자랄 판에 녀석들은 요즘 훈련이 끝나고 게임을 하면서 나를 따돌렸다.

물론 나도 처음에는 녀석들과 같이 게임을 했는데 역시 빌어먹을 한국인의 혼을 가진 녀석들과 어울리기에는 내 실력이 모자랐다.

나는 이래뵈도 1860년대에 태어난 미국인이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잠시 딴대로 흘렀지만 게임이나 하면서 뒤처지는 녀석들의 기량을 상승시켜주기 위해서 나는 일주일간 녀석들이 밤에 게임을 못하게 매우 피곤하게 만들어줄 예정이다.

“그런데 무슨 훈련을 할 거야?”

“일단 민규 너는 솔직하게 저기서 야유나 하는 멍청이들보다는 재능이 뛰어나.”

“······.”

“하지만 앞으로 네가 살아남아야 하는 무대는 고작 재능만 믿고 살아남기에는 너무나 험악한 곳이기도 하지.”

“그걸 네가 어떻게 아는데?”

저렇게 물으니 당장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22년차 메이저리거라고 하기에도 좀 말이 안되니 말이다.

이럴때는 팩트폭행이 최고다.

“나조차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치는 곳이 프론데 민규 너 나보다 야구 잘해?”

“······몇몇 부분은 내가 너보다 잘하는 것 같기도 한데? 예를 들자면 유격수 수비랑 타격 말이야.”

억! 이 녀석이 역으로 팩트폭행을 하다니!

솔직하게 타격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녀석은 나를 압도한다.

가끔 녀석의 타격을 보고있으면 진짜 은밀하게 빌어먹을 와그너 녀석이 환생한 것은 아닌지 물어보고 싶은 수준이다.

어떻게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저 녀석같은 재능이 태어나는 거지?

“······타격과 수비를 제외한 다른 부분은?”

“음, 너보다 못하지. 솔직하게 수비도 가끔은 네가 더 잘하는 것 같긴해.”

물론 유격수 수비는 내가 민규보다 못할 것이다.

하지만 투수 수비라고 생각하면 내가 민규보다 수비를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투수수비는 분명 유격수보다 어렵다.

“그렇게 생각하니 다행이네. 적어도 저 멍청이들 보다는 네가 똑똑하다는 거니까. 하지만 민규 네가 프로에서 유격수로 살아남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체력이야.”

“체력?”

“그래, 체력!”

베이브 루스 시절 그 녀석 못지않게 대단한 선수가 한명 존재했다.

솔직하게 타이 콥이나 와그너 녀석은 나와 비슷한 세대지 루스 녀석의 세대와는 조금 차이가 있는 편이다.

베이브 ‘진짜 꼬맹이’ 루스는 그 시대를 지배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베이브에게 동료이자 라이벌인 루 게릭이라는 꼬맹이는 특유의 체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나때도 메이저리그는 정말 힘든 직장이었지만 베이브 시대에도 메이저는 힘든 직장이었을 것이다.

적어도 요즘 애송이들처럼 몇 시간 비행기를 타면 미국 어디든 날아갈 수 있었던 시절이 아니니까 말이다.

그 시절 2130경기를 연속 출장하면서 철마라는 별명을 얻었다.

나는 민규에게 철마의 심장을 달아줄 생각이다.

비록 메이저의 철마는 안타까운 병으로 쓰러졌지만 내가 키우는 철마는 그런일이 없길 바랄뿐이다.

“자 너는 일주일간 나랑 죽자고 폴대폴 달리기만 할 거야. 이 훈련은 매일 나보다 15번 먼저 들어올 때까지 할 생각이야.”

사실 내 다리는 투수 치고는 매우 빠른 편이지만 호타준족의 대명사인 민규 녀석만큼 빠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 체력은 민규 저 녀석을 압도하니 아마 7번 정도 폴대폴을 하고나면 녀석보다 내가 빠를 것이다.

즉 녀석은 내가 지쳐 쓰러지기 전까지 폴대폴을 달려야 하는 운명이다.

“우, 15번은 너무 많소! 10번으로 합시다.”

“안 돼! 돌아가.”

“하긴 민규가 체력이 많이 부족하긴 하지.”

“그래, 민규야 남자는 체력이야.”

이 자식들 눈치를 민규한테 맡겨놨나? 오늘따라 눈치가 심각하게 없다.

“그리고 주빈이 너는 나랑 민규가 폴대폴 달리는 동안 티 배팅 5천개를 해야해.”

“뭐? 티 배팅을 5천개?!”

티 배팅은 스트라이크 존 높이에 공을 올려놓고 타격을 하는 연습으로 아직 완벽하지 않은 골든 리트리버 녀석의 타격 폼을 완성시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그럼 나는 뭘 하는데?”

“너? 당연히 주빈이가 친 공을 받아야지.”

“미친 나보고 펑고를 오천개나 받으라고?”

“주빈이가 잘 쳐준다면 펑고까지는 아닐 거야. 너는 너무 감으로 수비를 하는 경향이 있어. 물론 수비는 감도 중요하지만 네 한계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도 중요해. 그러니까 주빈이가 치는 공을 받으면서 네 수비 한계범위를 파악하도록 해.”

우타자인 주빈이가 2루로 공을 보내기 위해선 확실하게 배트 컨트롤 능력이 올라와야 할 것이다.

아마 며칠간은 진우 저 녀석도 그라운드에 흙을 뒤집어 쓸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자, 시간 없어! 움직여!”

녀석들 감히 야구 선수가 게임을 잘하다니! 물론 그게 기분 나빠서 녀석들에게 지옥훈련을 시키는 건 아니었다.

나는 정당하게 얻은 내 권리로 내 꼬맹이들이 보다 나은 야구선수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것일 뿐이다.

#3 훈련의 성과

황금사자기 기간 동안 내가 정한 미친 훈련량을 소화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긴 하다.

나와 함께 훈련한 덕분에 녀석들은 게임도 못하고 곯아 떨어졌다.

당연히 녀석들의 컨디션은 경기를 뛸 만큼 좋을 리가 없었고 그 덕분에 녀석들은 3학년 선배들에게 자리를 빼앗겼다.

꼬맹이들은 불만이 있는 듯 했지만 나도 똑같이 녀석들과 비슷한 수준의 훈련을 같이 했기에 녀석들은 말 없이 나와 함께 지옥훈련을 해야만 했다.

3학년 선배들은 이번이 자신들 고교 야구인생의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깨닫고 정말 죽어라고 뛰었다.

그 결과 16강전에서 만난 대구상고를 7-5로 제압하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16강전이 끝나고 감독에게 얻어낸 일주일의 훈련도 끝났다.

“드, 드디어 해방이다!”

“이제 저 빌어먹을 친일파 녀석과는 절교다!”

하, 이 꼬맹이들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네?

“감독님이 그러시는데 너희들 기량이 늘어 나는 게 눈에 보인다고 하셨거든? 그래서 나에게 한 달 동안 훈련을 부탁할까 고려하신다던데?”

단번에 꼬맹이들의 안색이 허옇게 변했다.

물론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

하지만 알게 뭔가? 포커에서 블러핑은 하나의 전술인것을!

아 참고로 19세기에 뉴올리언즈에서 유행한 포커는 금방 메이저리거들에게 퍼졌고 이동일 동안 심심한 메이저리거들은 열차에서 포커를 즐겨했다.

신참이었던 나는 순식간에 고참들의 주머니를 털어버렸는데 이후 동료들 중 그 누구도 나와 포커를 해주지 않았다.

“그, 그건 안 된다! 이 악마야!”

“악마? 당장 감독님께 달려가서 부탁하신거 받아 버린다?”

“아냐, 굳이 이영이 네가 우리들 훈련을 봐준다고 시간을 쓸 필요 없어. 이영이 너도 투구 연습 해야 할 거 아냐.”

“주빈아 너도 알겠지만 내가 불펜 피칭을 안하잖냐. 너희들이 모자란 능력을 체워주는 훈련을 하는게 더 보람찰 것 같은데?”

“살려줘······.”

훈련 기간 동안 가장 고생한 녀석은 민규였다.

민규는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눈 밑에 다크서클이 생길 지경이었다.

“뭐 민규 얼굴을 봐서라도 한번 봐줄까?”

“응! 고마워.”

“뭐 사실 나도 수지랑 데이트해야 해서 바쁘거든.”

“······재수 없는 새끼.”

뭐라고? 진짜 한 달 동안 지옥 훈련을 시켜줘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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