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기 성녀가 악당을 구원한다는데요 169화 (169/172)

“……신전 보육원.”

대공비님의 눈빛이 촉촉해졌다.

“보육원에서 많이 힘들었지?”

대공비님은 마치 내가 보육원에서 겪었던 일을 아는 것처럼 말했다.

‘정말 다 알고 계시나?’

대공비님이 나를 꽉 끌어안았다. 포근한 온기와 함께 달콤한 향이 코끝에 닿았다.

‘익숙한 향이다.’

따듯한 물에 온몸이 담가진 것처럼 노곤해졌다. 본능적으로 마음이 안심됐다.

‘진짜 엄마다.’

대공비님과 추억 하나 없는데도 그냥 알게 됐다.

‘정말 이 사람이 우리 엄마야.’

내가 그토록 찾았던 내 친엄마.

“미안해.”

대공비님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로서 딸에게 잘해주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고생만 시키다니.”

“아니, 저는-”

대공비님의 사과를 바라고 한 말이 아니었다.

‘그런데 왜지?’

보육원에서 학대받았던 일.

리미에의 동료를 비롯해 사람들에게 왕따당하고 괴롭힘받았던 일.

슬라데이체에서 사랑받으며 모두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다.

“대공비님, 아니. 엄마.”

하지만 눈가가 붉어지며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왈칵 쏟아질 것 같은 걸 꾹 참았다.

“엄마는 저를 사랑했어요?”

그 순간 대공비님이 나를 감싼 몸을 움찔했다.

“…….”

대공비님은 바로 답하지 못했다.

가만히 나를 끌어안은 채, 조심스럽게 내 등을 토닥이던 그녀가 보드라운 볼을 부볐다.

“내 삶 전부를 버려도 상관없을 정도로.”

진심이 담긴 목소리는 울림부터가 달랐다.

‘정말이구나.’

그래서일까.

나는 모든 게 다 상관없어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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