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9화 (119/172)

나는 아직도 밤마다 폐태자를 만나는 꿈을 꿨다.

꿈속의 폐태자는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 흔한 원망의 말도 하지 않았다.

‘폐태자에게 다가가지도 못했지.’

폐태자랑 멀찍이 떨어진 채 아무 말이나 하며 울다가 깨어나는 꿈.

그게 내가 자주 꾸는 꿈이었다.

‘황제, 폐태자의 아버지.’

전 황후 레일라를 끔찍이 사랑해 그녀를 붙잡을 족쇄로 폐태자를 낳게 했다던 황제.

레일라를 죽인 원흉이라며 애정은커녕 보살핌도 해주지 않은 미친 아버지.

‘하지만 세라피나 황후가 폐태자를 해치지 못하게 막아줬지.’

그래서 폐태자는 간신히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왜 그랬을까?’

폐태자를 살려주었으나, 그렇다고 아껴주지는 않은 이유가 뭘까.

‘나를 불러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솔직히 너무 혼란스러웠다.

“아직 내 딸의 심신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대공님이 황제의 시종장에게 말했다.

“아직 내 딸의 심신이 좋지 않아 보호자인 내가 따라가야겠다.”

“죄송합니다. 황제 폐하께서 독대를 요구하셨습니다.”

“어째서지?”

“폐태자와 관련되어 진상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라고 하셨습니다.”

대공님의 눈썹이 일그러졌다.

“아픈 내 딸을 데리고 압박하겠단-”

“괜찮아요, 아빠.”

어차피 언젠가는 벌어졌을 일이다.

‘차라리 잘됐어.’

“혼자 갈 수 있어요. 아니, 혼자 가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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