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쥬테페는 하루도 빠짐없이 내 방에 찾아왔다.
“내 동생. 있어?”
“또 와쏘?”
“이 집에 내가 못 갈 곳이 어딨겠어?”
그래도 여기는 내 방이잖아. 노크 정도는 하란 말이야.
성격 나쁜 건 참 여전하단 말이야.
하지만 달라진 게 있다면 맞은편에 앉아 있던 쥬테페가 내 옆에 꼭 달라붙게 되었다는 점인가.
“친구끼리는 간식 먹여주는 거라며. 먹어.”
“온제 먹여준다고 해쏘. 가치 목는 고라고 해찌(언제 먹여준다고 했어. 같이 먹는 거라고 했지).”
“조용히 하고 먹어.”
주는 건 사양하지 않지.
난 쥬테페가 내미는 마카롱을 앙 하고 물었다.
쥬테페가 잘했다는 의미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우물거리는 내 뺨을 쭉쭉 잡아당기며 웃었다.
“너 먹을 때 진짜 다람쥐 같은 거 알아? 볼 빵빵해 가지고. 여기에 음식 숨기고 다니는 건 아니지?”
“우우- 애 으래(우우- 왜 그래).”
사람이 어떻게 숨기고 다닐 수가 있겠어!
하도 쥬테페가 만져서 아리는 볼을 쓰다듬고 있자 쥬테페가 손뼉을 짝 쳤다.
그러자 쥬테페의 하녀들이 절도 있는 걸음으로 옷걸이를 밀고 들어왔다.
옷걸이에는 수십 가지의 드레스가 걸려 있었다.
난 입을 떡 벌렸다.
설마…….
“쥬빼…… 이브려고(입으려고)?”
“그럴 리가 있겠어! 너 주려고 산 거지!”
쥬테페가 내 모자를 들어 올리며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맨날 신관복만 입고 다니잖아. 드레스도 잘 어울릴 거라고.”
“…….”
“왜 그런 눈으로 봐?”
쥬테페가 그런 말을 해줄 줄 몰랐는데…….
내가 빤히 바라보자 쥬테페가 조금 붉어진 얼굴로 크흠 하고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내 머리에 턱을 대더니 말했다.
“그러니 나한테도 해줄 거지?”
“머?”
“사, 자로 시작하는 말.”
또 그런다, 진짜!
내가 팩 고개를 돌리자 쥬테페가 내 머리를 꾸우욱 눌렀다.
모자 망가지는데!
내가 손을 바둥거리며 쥬테페의 손을 떼어 내려는데 누군가가 노크를 했다.
“도토리. 들어간다.”
벨리알이었다.
벨리알은 나랑 딱 붙어 있는 쥬테페를 보고 잠깐 움찔했다.
쥬테페는 그런 벨리알을 보고 여유롭게 손을 흔들었다.
“형. 왔구나?”
“……언제 그렇게 친해진 거지?”
“원래 우린 친했어. 친구거든. 그렇지?”
수하가 되라고 할 때는 언제고.
내가 지친다는 얼굴로 에휴 한숨을 쉬자 벨리알은 문에 기대서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러곤 이내 다가왔다.
“놀 거면 나도 같이 놀아.”
이번엔 왼쪽에 딱 붙어서.
“자. 케이크 먹어.”
“아니야. 마카롱 먹어.”
벨리알이 케이크를 들이밀자 쥬테페가 서둘러 마카롱을 들었다.
내 입에 들이밀어지는 두 개의 간식을 보며 난 볼을 부풀렸다.
둘 다 제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