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2화 (42/172)

‘어떡해.’

눈앞이 뱅글뱅글 돌았다.

‘욕심을 냈다는 걸 들키면 안 돼.’

갖고 싶다는 말은 주제넘으니 당연히 하면 안 된다.

‘너 미쳤냐? 이 리본은 어디서 났어? 누가 너 같은 거한테 방울 목걸일 줬냐고. 설마 우리 아버지 돈으로 산 거냐?’

‘아냐! 이고 나나 일해서 거리에서 산 고야!’

바이칼로스 저택에서 돌보는 고양이의 목에 달아주고 싶어서 산 방울 목걸이.

‘그러니까, 이딴 게 너한테 필요하다고 생각해?’

콰직-!

리미에의 양 오빠들의 손에서 내 방울 목걸이가 부서졌다.

싸구려 방울이었지만, 난 무척 슬퍼서 울어버리고 말았다.

고양이에게 주고 싶어서 몰래몰래 돈을 모아 산 거였으니까.

하지만 그날 그렇게 울어버린 대가로, 난 겨우 정을 주던 고양이마저 다시 볼 수 없게 사라져 버렸다.

원정 때도 다를 건 없었다.

아니, 그때는 더 혼났다.

‘리미에 언니. 나 빵 하나만 먹으면 안 될까?’

난 배가 고팠다.

하는 일도 없이 리미에에게 찰거머리처럼 붙어 있다는 이유로, 질투가 난 사람들이 내 음식을 빼앗았기 때문이다.

리미에의 배식판 앞, 산더미 같이 쌓인 빵에 침을 꼴깍 삼켰다.

‘나나야.’

리미에는 한숨을 쉬었다.

철없이 떼를 쓰는 아이를 보는 것처럼, 질린다는 듯 입을 열었다.

‘다들 너 때문에 힘들어하잖아. 그런데 지금 배가 고파? 언니는 그런 널 볼 때마다…… 이젠 슬퍼.’

분수를 모르면 미움받는다.

난 무언가를 가지고 싶어 하면, 조금이라도 욕심내면 안 됐다.

그렇기에 애써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냥 대공님이 넘어가 주길 바라면서.

“사고 싶은 게 따로 있는 게 아니라고?”

“음…… 그냥…….”

시선을 피하는 날 보고 대공님은 눈썹 한쪽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청천벽력 같은 말을 했다.

“그러면 그 돈은 모두 몰수다.”

“녜?!”

“내 허락도 안 받고 이 성에서 돈을 벌지 않았느냐. 권한도 나에게 있다.”

허, 허락이 필요한 거였어?! 안 돼! 내 피 같은 돈!

내 찐빵 같은 볼이 통통하게 눌릴 만큼 울상을 짓던 난 결국 고개를 툭 떨궜다.

“로자리오요…….”

내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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