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몇 배인지도 빼고. 세금도 제외했다.
그러자 벨리알이 더욱 음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그 값밖에 안 돼?”
안 돼! 그냥 포함할 걸 그랬어!
“아, 아니! 당욘히 아니지!”
난 큰마음을 먹고 세금과 쥬테페에게 받은 보너스까지 공개했다.
“고기소 여섯 빼(거기서 여섯 배)!”
“너한테 난 금화 몇십 개밖에 안 되는 거야?”
금화 몇십 개면 엄청 비싼데…….
팔을 파닥거리며 안절부절못하다가 결국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언제는 내가 제일 좋다더니.”
벨리알이 뾰루통하게 중얼거렸다.
“배신자.”
안 되겠다. 나의 필살기를 써야겠어.
난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말했다.
“나나, 벨랼 사란해!”
벨리알의 몸이 움찔했다.
난 한 번 더 말했다.
“벨랼 사란해! 구냥 조하하눈 고 아니라 세산에서 젤 쪼아!”
벨리알이 천천히 날 돌아보았다.
그 어둑어둑한 눈에 몸이 저절로 움찔했다.
벨리알이 좀비처럼 우뚝 일어나 날 내려다보았다.
어, 어떡해 이거로도 안 먹히-
“다시 말해봐.”
“베, 벨랼 사란해…….”
“다시 한번.”
“벨랼 사란해…….”
벨리알 좀비가 날 덥석 안아 들었다. 그리고 시커멓게 죽었던 눈은 이내 순식간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 엥?
“날 사랑한다고? 세상에서 제일 좋다고?”
“응? 응?”
자, 잠깐. 벨리알. 아까까지만 해도 세상에서 제일 어두웠잖아.
벨리알은 날 안고 머리를 마구 쓰다듬으며 말했다.
“역시 내가 제일 좋다는 거지, 도토리? 그럴 줄 알았어. 그냥 돈 때문에 그랬던 거지?”
“으, 으응? 그, 그런 고지…….”
“결국 사랑한다는 것도 나만 들은 거지?”
“응? 그, 그런 고지…….”
이건 왜 물어보는 거지.
당황스러웠지만, 난 벨리알이 날 들고 빙글빙글 돌고 있는 상황이 더 당황스러웠기 때문에 차마 물어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