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전에 슬라데이체의 연락이 도착했다.
[사제 나나는 슬라데이체에서 묵고 갈 것이다.]
명백한 통보.
신전장에게 직통으로 도착하는 연락이었다. 신전장은 그 연락을 받고 무척 당황했다.
“아멜리아 원장 사제. 제정신입니까?”
신전장은 슬라데이체로 가는 사제 파견서에 서명한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탐욕에 눈이 멀어 슬라데이체로 파견 나간 사제들이 실종이라는 이름으로 죽어 나간 후에 그는 그곳으로 사제를 파견하지 않았다.
거기다 지금까지 원장이 자신도 모르게 어린아이들을 몰래 선교 활동이라는 명분으로 귀족가로 내몰았던 것을 확인했다.
신전장이 분노한 얼굴로 책상을 내려쳤다.
“4살밖에 안 된 보육원 아이를 슬라데이체로 보내다니요. 그것도 정식 파견서도 없이!”
“죄송합니다. 신전장님. 짧게 근처를 보고만 올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멜리아 원장 사제는 고개를 푹 숙이며 충실히 대답했다.
“이번 일은 그렇다 쳐도, 지금까지의 아이들은 어떻게 설명할 겁니까!”
“대부분은 스스로 나가겠다고 자처했습니다. 그 부분도 막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 말을 지금 나보고 믿으라는 말입니까?”
아멜리아는 고개를 숙이면서도 주먹을 부들부들 떨었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는 숙이고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지금 중요한 건 슬라데이체입니다. 아무래도 나나 그 아이가 멋대로 사고를 치는 듯한데, 제가 확인해 보겠습니다.”
“시일이 급하니 아이의 안전부터 확보하세요.”
신전장은 깊은 한숨을 쉬며 서신을 덮어두었다.
“그리고 슬라데이체에 다녀왔다는 공적을 세웠으니…… 그 아이는 즉시 교육원으로 승급시키세요.”
“알겠습니다.”
보육원장 사제 아멜리아는 신전장의 방을 나오자마자 눈빛이 검게 가라앉았다.
‘설마 살아 돌아올 줄이야.’
슬라데이체에 갔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죽어서 돌아올 것이라 생각했지, 이렇게 자신에게 화살이 돌아올 줄은 몰랐다.
‘감히.’
거기다 교육원이라니. 승급이라니.
그 쓸모없는 아이에게 주어져선 안 되는 혜택이었다.
거기다 옆에 슬라데이체의 이름이 붙자 상황이 더 곤란해졌다.
‘떼어 낼 방법을 찾아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