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회차에 또다시 맞이한 5주년 콘서트. 그리고 한 번 더 회귀했다.
대형 신인으로 몇 번이나 대상을 거머쥐고, 단단하게 자리매김한 그룹 레브는 순식간에 1년 차 신인이 됐다. 흘러넘치던 자부심을 마음껏 드러내기에 이곳은 아주 먼 과거였다.
또다시 한낱 새파란 신인으로 전락한 예준은 그룹의 믿음직한 리더로써, 얌전히 세 번째 삶을 살아가려고 했다.
같은 그룹 멤버가 고백을 해오기 전까지는.
"헷갈리게 하지 말라고 했는데 형이 먼저 약속 어긴 거예요."
하지만, 언제나 양심없이 하고 싶은 건 다 하고 살아온 예준에게도…….
10년을 넘게 자식처럼 챙겨온 6살 연하의 막내는 조금, 조금 많이 마음에 걸렸다.
***
"저 학교 갈 때 쓰라고 주셨나 봐요."
준이 꺼내든 물건의 정체는 학용품 세트였다. 준이 학생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직접 명찰까지 제작을 했는지, 교복에 달면 딱 앙증맞고 귀여울 것 같은 노란색 명찰도 함께였다.
"명찰 신기하다. 이런 건 어떻게 만드시는지 모르겠어요."
준이 얼마나 기뻐하든 말든 예준은 신경을 쓸 틈이 없었다. 이번에는 귀여움이고 뭐고 느낄 새도 없었다.
"형?"
자신을 부르든 말든, 준과 자신의 나이 차이를 계산하던 예준이 멈칫했다. 암산을 잘 하지도 않는데 이럴 때만 머리가 프로펠러처럼 잘 돌았다. 그냥 스물다섯이어도 쓰레기인데 거기에 회귀를 두 번…….
"왜 그래요?"
……이거 완전 희대의 씹새끼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