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것

저 유신혜라고 하는데요.> 떨리는 듯 가느다란 여자 목소리에 남자의 얄팍한 입술 끝이 올라갔다.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인 걸까. 자기도 모르게 약간 긴장했는지 핸드폰을 들고 있는 손에 땀이 배어나올 것만 같았다. 과연 잡으려고 노리던 새가 새장 안으로 순순히 들어와줄 것인가? 처음 마닐라 파일 안에서 보았을 때부터 그의 시선을 끌었던 여자이다. 여자는 말간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얀 피부, 붉은 입술, 길쭉하고 쌍꺼풀이 없는 크고 맑은 눈. 얼굴이 작고 이모구비가 자그마해서 오밀조밀한 인상이었다. 연약한 듯하지만 작은 사진 속의 눈동자의 시선이 의외로 잡아끌었다. 무언가 이야기라도 하는 듯한 눈은 뭔가 호소하듯 자신을 바라보았다. 그 사진을 보고서 최종적인 결정을 했다. 저 여자를 갖겠다고. 원했던 것이 손가락 사이로 모조리 다 빠져나가버린 지금, 앞으로 살아갈 나날이 회색빛이라면 작은 즐거움을 위해서 저 여자 하나 정도는 가져도 될 것 같았다. 잠시 즐기고 사용하고 버리면 그만인 것. 이제 원하던 걸 갖는 순간이 왔다.

회차
연재목록
별점
날짜
추천
11
에필로그 0
2023-12-20   57
(5)
2023-12-20
0
10
9화 0
2023-12-20   58
(5)
2023-12-20
0
9
8화 0
2023-12-20   52
(5)
2023-12-20
0
8
7화 0
2023-12-20   48
(5)
2023-12-20
0
7
6화 0
2023-12-20   57
(5)
2023-12-20
0
6
5화 0
2023-12-20   55
(5)
2023-12-20
0
5
4화 0
2023-12-20   61
(5)
2023-12-20
0
4
3화 0
2023-12-20   63
(5)
2023-12-20
0
3
2화 0
2023-12-20   70
(5)
2023-12-20
0
2
1화 0
2023-12-20   74
(5)
2023-12-20
0
1
프롤로그 0
2023-12-20   79
(5)
2023-12-2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