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제국에 하나뿐인, 대공의 실종된 딸이었다. 하지만 대공이 어머니를 찾았을 땐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신 후였고, 남은 건 14년간 방치된 채 살아온 나뿐이었다. "유감이지만, 각하. 코넬리아 크라이튼은 죽었습니다." "자네, 대체 정체가 뭔가? 코넬리아가 죽었다고?" 내 정체를 밝히지 않고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 그에게는 복수가 될 줄 알았다. 그러나 그 자리를 벗어나기도 전에 나는 살해당했다. 그것도 어머니가 괴로움 속에 돌아가시도록 수작을 부린 이가 작은할아버지라는 작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직후에 말이다. '그 아이는 내가 이 저택을 장악하는 데 굉장히 방해가 됐거든. 그냥 얌전히 죽으렴.' ** 그렇게 죽었으면 좋았을 텐데, 왜인지 엄마가 살아있던 아홉 살 때로 회귀해버렸다. 그래서 나는. “이 저택에 엄마의 편지를 빼돌린 사람이 있어요.” 인생 2회차. 엄마도 지키고 불쌍한 할아버지를 구해주기로 결심했다. 그랬더니- "아가, 너를 위해 금광을 구매했단다. 거기서 나오는 금은 모두 너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란다." 뭐든 사주고 싶어 안달인 크라이튼 대공과, "조카야, 황태자가 버릇없이 군다면 내게 얘기하렴." "넌 이제부터 내 동생이야." 다정한 숙부에 사촌 오빠가 딸려왔다. 그것도 모자라, "미라벨, 네가 원한다면, 난 네 옆에 있을 거야." 그저 엄마를 지키고 행복하게 살고 싶었던 것뿐인데 계획에도 없던 용병왕까지 은혜를 갚겠다며 내게 찾아온다? 표지 일러스트 : 코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