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직입적으로 묻죠, 손제인 기자.”
흡사 먹이를 노리는 흑표범 같다.
“너 어제 나랑 했지.”
뚜벅뚜벅, 묵직하지만 느린 구두 소리에는 언제 덮쳐 올지 모르는 위압감이 드리웠다.
당황해 굳은 얼굴, 제인의 눈은 정신없이 그를 방황한다.
왜 찾아왔을까. 날 기억하지도 못하면서.
“무엇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을……”
“짝짓기, 교접, 합체. 더 천박하게 말해 줘?”
절대 떨어지지 않을 것 같던 시선이 소리 없이 미끄러졌다.
도운은 이 밤과 상반되는 하얗고 고운 손을 안달 난 눈빛으로 핥아 내렸다.
21년 전, 보육원에서 절 어루만져 주던 누나의 손길임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