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어린 정령 여왕, 플로라. 그녀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기가 필요하다. 그 때문에 다른 생물체의 몸을 빌리는 ‘체인질링’을 통해 정기를 줄 여러 노예들을 찾아야 한다. 그녀가 체인질링을 위해 선택한 것은 이미 사망한 귀족 아가씨, ‘세이시아’. 그리고 여러 명의 남자를 만나는데……. 그는 평소 보이던 모습과 어울리지 않게 무척이나 자극적인 미소를 지으며 자기 심장을 가리켰다.“여기, 충분한 마력과 절대로 고갈되지 않는 정력이 있잖아. 이 정도면 정령 여왕의 한 끼 식사 분량으로 충분하지 않아? 아니면 간식? 어느 쪽이든 난 상관없어.”*“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지금 벗을까요?”그는 눈을 가늘게 휘며 습기로 질감이 축축해진 셔츠 자락을 들어보였다.“제가 나체인 편이 더 좋나요?”*“응. 그대가 원한다면 내 처음도 기꺼이 바칠 수 있어.”“그럼 줘.”나는 안타깝게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대가 받겠다고 한 거야. 후회하지 마.”*나는 그를 시식하는 데 정신이 팔려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았다.“저를…… 드실 건가요?”“응.”그는 내 손길에 조금도 반항하지 않고 있었다.*그가 덥석 내 손목을 붙잡았다.“애인이 아니라면 이곳만의 상대라도 저는 괜찮습니다. 가끔 여기에 오실 때마다 저와 상대해 주세요.”*“미혼 남성의 몸에 손을 대면, 책임져야 합니다.”“……어떻게 책임져야 하는데?”무엇을 원하는지 그의 입에서 듣고 싶었다. 나는 구체적인 대답을 요구했다. 그의 우아한 이마와 뺨에 붉게 열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