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악 부대의 부엌데기로 살던 치영은 어는 날,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상대를 만났다.
“까꿍. 넌 누구니.”
상대가 치영을 알아차렸다. 세상에 무서울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는 듯이 깨끗하고 간결한 목소리에, 치영은 숨을 집어삼켰다.
태산이 그러할까. 마치 거인을 만난 기분이었다.
* * *
백한이 발견한 것은 매칭률 검사표 우상단에 적힌 치영의 이름 옆에 표시된 치영의 성별이었다.
M. 남성.
그 글자들을 발견한 순간, 백한은 그 자리에서 뛰쳐나가 토악질을 했다.
오물을 뒤집어쓴 얼굴로. 이런 모욕은 처음이라는 듯이 말이다.
그날, 치영은 지옥에 다시 처박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