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은 유달리 길었다.
이겸의 집에 찾아온 기이한 사람이 그 원인 중 하나였다.
“누구… 세요. 여기 사는 주민은 아닌 것 같은데, 경찰에 신고할 겁니다.”
이겸이 뒤로 물러섰지만 도현이 그가 물러선 거리만큼 다시 다가왔다.
“아까도 생각했는데, 너 감이 진짜 좋아. 아직 꿈꾸는 중인데 그 정도면 꽤 우수한 인재가 되겠어.”
도현은 시계를 확인하더니 스산하게 웃었다.
“뭐, 됐어. 몇 번 더 죽어 보면 완전히 깰 거야.”
“…죽어? 내가?”
“응, 언제 깰지도 모를 꿈에서 사는 건 너도 답답하잖아? 걱정 마. 내가 금방 깨워 줄게.”
“무슨 개소….”
붉은 피가 바닥을 적셨다.
끝이 보이지 않는 밤의 개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