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한 부분이 금이 가고 있었다. 어떤 표현이 아니다. 하늘이 너무 맑다 못해 깨질 것 같다는 그런 말이 아닌. 정말로 하늘에 금이 갔다. 마치 누군가가 유리에 못을 박듯 하늘이 쩌적하고 깨졌다. “…x발?” 생전 하지도 않던 욕설이 절로 나오는 모습이었다. 하늘에 금이 가 결국에는 깨져버린 그곳은 한없이 어둡기만 했다. 저걸 단순히 검다고 해야 할까. 온갖 색이란 색이 다 뒤섞여 검게 변해 버린 그런 색이었다. 띠링. 하늘이 깨지는 것과 불쑥 시야를 가려버린 반투명한 홀로그램 메시지가 나타난 건 동시에 일어난 일이었다. [‘지구’가 채무불이행으로 강제 집행에 들어갑니다.]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에게 채무가 적용됩니다.] 멸망한 세상 속에서. [‘한정우’의 직업이 결정되었습니다.] [당신은 차원 은행의 은행장이 되었습니다.] 나는 은행장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