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져 주시겠어요?” 황태자 위를 두고 벌어지는 황자녀 간의 피 튀기는 경연. 황녀의 시녀 로리샤는 2황자의 강력한 후원자 로카르드 공자의 집요한 유혹을 매몰차게 거절한다. 황녀가 그녀의 충성심을 의심하게 만들려는 계략이 분명한, 불건전한 유혹이니. 그러나 그녀의 거절은 제국 최고 가문 후계자의 집착에 불을 붙일 뿐인데……. * * * 로카르드는 불쑥 그녀의 손을 가져가 입 맞추었다. 은밀한 속삭임을 뱉는 입술이 손등을 깃털처럼 스치며 간지럽혔다. “경연이 끝나면 당신의 거취는 내 것이니, 그리 알아요.” 그녀는 나비가 날개를 파닥이듯 부채를 잘게 흔들며 한껏 눈웃음쳤다. “할 수 있으면 해 보시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