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운명이니 받아들이시오." 황제의 마지막 말이 비수처럼 플로리아 황후의 가슴에 꽂혔다. 누명을 쓴 게 내 운명이라고? 받아들이라고? 화가 나지만 어쩔 방법이 없었다. 그의 뒤에서 모든 일을 꾸민 정부 안젤리나를 원망하고 싶어도 이미 때는 늦었다. 결국 플로리아는 처형을 당하고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지만 얼마 후, 자신의 방에서 다시 깨어난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3일 전으로 회귀한 것이다. 다시 삶을 얻은 그 날, 그녀는 다짐했다. 나도 내 편이 되어줄 정부를 궁에 들이겠다고. *** “저도 정부를 들여야겠습니다.” “뭐?”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가 아까보다 더 화가 난 표정으로 플로리아를 노려봤다. “지금 뭐라 하였소?” “저도 정부를 들이겠다 하였습니다.” “.......” “그러려면 황제 폐하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해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플로리아!” 카르티스가 가까이 다가오더니 그녀의 양쪽 어깨를 두 손으로 강하게 쥐었다. “설마 당신이 타레트 제국의 황후라는 사실을 잊은 거요?” 어이없는 말에 플로리아가 조소를 보였다. “폐하께서는 벌써 여섯이나 되는 정부를 두지 않으셨습니까?” “......” “제가 이 제국의 황후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기에 저도 똑같이 정부를 두겠다 요청하는 겁니다.” 그녀는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카르티스를 응시했다. “하.......” 그리고 예전과는 다른 눈빛에, 그는 플로리아의 어깨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