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9화 (209/605)

속임수

2021년 2월 09일 02:00,

전남 고흥시 나로우주센터.

나로우주센터에서는 타국의 정찰을 고려하여 야심한 새벽 2시를 기점으로 차세대 전략요격위성인 CS-AD 제우스 2호와 3호를 탑재한 우리나로 5호가 푸른빛을 발산하며 하늘로 쏘아 올랐다. 또한, 이번에 쏘아 올린 우라나로 5호에는 강력한 전자 방해 기술(Super Electronic Counter Measures)을 장착하여 타국의 그 어떠한 레이더로부터 탐지가 되지 않도록 했다.

이러한 이유는 첫째 러시아나 일본과의 전쟁 중인 상황에서 탄도탄과 마찬가지인 우주발사체이기 때문에 혹여나 탄도탄으로 의심을 받아 러시아로부터 보복성 탄도탄 미사일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둘째로는 일본과 미국의 군사위성을 공격한 후 두 국가로부터의 대한민국 위성에 대한 정체를 숨기고자 하는 부분이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차세대 탄도탄 미사일에 이러한 첨단기술을 접목하여 상대국의 조기경보위성이나 이지스 구축함의 위상배열 레이더, 그리고 지상 X밴더 레이더로부터 탐지가 되지 않는 탄도탄 미사일을 발사하는 테스트이기도 했다.

초속 30km 속도로 날아 올라간 우리나로 5호는 수십 분 만에 36,000km까지 도달하자 1단 엔진과 분리된 2단 엔진이 추진체가 가동하면서 지구와 비스듬한 비행으로 정해진 궤도에 진입했고 잠시 후 2단 엔진 상단부위의 페어링이 분리되면서 제우스 2호와 3호가 순서대로 사출되면서 정해진 궤도에 정확히 안착했다.

최종적으로 나로우주센터의 관제실에서는 이번 위성 발사에 최종적인 성공 보고를 상부에 올렸다. 용산 CC 벙커 전략요격위성 관제실에서도 제우스 2호 및 3호와 통신 신호를 주고받았고 최종적으로 정상적인 제어까지 테스트를 걸치자 투명은페시스템(TCS)을 가동하여 모습을 숨겼다.

이로써 대한민국의 CAMD(Corea Air and Missile Defense)의 능력은 1단계서부터 탄도탄 초기 단계 동시 요격률이 크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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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09일 10:00,

일본 도쿄도 아다치구 도네리코엔 공원.

도네리코엔 공원은 1940년에 일본 기원 2,600년 기념사업의 일환인 도시계획에 따라 결정된 대녹지 공원으로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농지 해방 때문에 대부분을 잃었지만 1977년에 쇼와 천황 재위 50년 기념공원으로 국가의 지정을 받아 1981년에 일부가 개원했다. 이후 지속해서 공원을 정비하여 도쿄 내 녹지 공원으로 많은 시민의 안식처 공원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며칠 전 대공습의 흔적에 공원 곳곳은 폭탄 착탄에 의한 구덩이와 타다 만 나무들로 엉성하고 흉물스러운 것이 막바지 늦겨울의 싸늘한 날씨를 느끼게 해주는 풍경이었다.

이렇게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공원 한편에 일본인으로 보이지 않는 아시아계 사내 몇 명이 공원 곳곳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그중 검은 비니를 쓴 사내는 망원렌즈가 장착된 카메라를 들고 여기저기 사진을 찍고 있었다. 가끔 공원 풍경이 아닌 7시 방향의 10층 건물 쪽으로 카메라를 가리키며 사진을 찍었다. 그 건물은 바로 아베 총리가 비밀 벙커를 오가며 행정 업무를 보고 있는 비밀 내각 건물이었다.

또한, 공원의 정 중앙에 호수 건너편 울창한 숲으로 우거진 곳에는 가죽 재킷에 선글라스를 쓴 사내가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수상한 행동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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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09일 10:00,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3일간 휴전 아닌 휴전의 시간을 보내고 재차 일주일간의 휴전을 갖게 된 합동참모본부는 금일 새벽에 제우스 2호와 3호가 정지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운용하게 되었다는 보고에 합동참모본부는 매우 고무된 분위기였다.

러시아와 전면전으로 확대되면 대한민국에 가장 큰 걸림돌은 탄도탄 핵미사일이었다. 하지만 오늘부로 3기의 요격전략위성인 제우스 위성을 운용함으로써 이러한 걸림돌은 한순간 사라져버렸다. 이에 한층 마음이 가벼워진 합동참모본부는 북만주의 방어개념에서 공격개념으로 일부 작전 안을 수정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미 해군의 태평양함대가 전비 체제로 전환되었다는 정보에 아폴론 정찰위성을 통해 태평양함대의 주력 함대인 제3함대에 소속의 항공모함 전단의 움직임을 상세히 파악하기 시작했다.

TCS(투평은폐시스템) 기능을 활성화한 채 샌디에이고항을 살피는 아폴론 3호는 정박 중인 제3함대 제1항모전단 소속의 니미츠급 항공모함 칼빈스함(CVN-70)과 이지스 순양함인 챔플레인함(CG-57 ) 그리고 이지스 구축함인 웨인 E 메이어함(DDG-108), 마이클 머피함(DDG-112) 등 십여 척의 수상함이 전쟁물자의 보급을 마치고 출항 준비 중인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장면을 초정밀 광학카메라를 이용해 다양한 비전 모드로 촬영한 아폴론 3호는 초고속으로 이동하여 하와이섬의 고도 36,000km 지점에 도착했다.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의 호놀룰루 서쪽에 있는 미 해군 3대 기지 중 규모 면에서 가장 큰 진주만 미 해군 항에는 제3항모전단과 제9항모전단 소속의 항공모함과 수상함 수십 척, 그리고 제1잠수함전대 소속의 여러 잠수함이 항구에 정박한 상태로 각자지 탄과 전쟁물자를 보급받느라 수많은 소송 차량과 인력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2개의 항모전단만으로도 웬만한 한 국가의 해군전력을 웃도는 규모와 전력은 실로 대단했다. 항공모함을 비롯한 이지스 순양함과 이지스 구축함, 그리고 방공 구축함에 더불어 전쟁 수행능력을 지속시켜줄 수많은 군수지원함과 바다의 암살자라 불리는 LA급 공격형 핵잠수함과 버지나아급(Block I, II) 전략 핵잠수함 등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전력이었다.

마지막으로 아폴론 2호로부터 촬영된 괌의 미 해군기지 근해에는 제11항모전단 소속의 차세대 항공모함인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CVN-78)을 비롯해 제23구축함전대 소속의 이지스 순양함 1척과 이지스 구축함 5척, 방공 구축함 2척, 그리고 최근에 배치된 스텔스 구축함 2척이 북단으로 항해 중이었다. 또한, 제15잠수함전대 소속의 LA급 공격형 잠수함과 오하이오급의 공격형 잠수함 여러 척이 깊은 심해에서 제11항모전단의 전방과 후방의 대잠 경계를 하며 잠항해 갔다.

이렇게 한 국가의 해군전력과 공군전력을 초월한 제3함대 소속의 4개 항모전단은 전비 체제로 전환한 상태로 각자의 임무를 부여받고 빠른 행보를 보였다.

이러한 영상은 합동참모본부 작전브리핑실의 대형 스크린에 차례대로 보여줬다.

“실제 영상으로 보니깐 미제 놈들 해군전력이 만만치 않구만기래! 그것도 일부 전력이디 않습네까?”

최호일 합참차장이 고개를 좌우로 절레거리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렇습니다. 저 3함대만으로도 만만치 않은 전력입니다. 차장님.”

옆자리에 있던 나형환 해군참모총장이 최호일 합참차장의 말에 대꾸했다.

“다음은 우리 대한민국 해군과 당장이라도 부딪칠 수 있는 제7함대 소속의 항공모함과 수상함에 대한 정찰 영상입니다.”

작전본부장 김용현 중장이 스크린 옆에 있는 단상에서 마이크에 입을 대고 말했다.

현재 태평양함대 소속의 제7함대는 요코스카 해군기지를 모항으로 한 제7함대 제7항모전단의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을 포함해 일본 해상자위군에 대여했던 줌왈트급 스텔스 이지스 구축함 4척을 제외한 이지스 순양함 2척과 이지스 구축함 3척, 그리고 핵잠수함 3척과 각가지 군수지원함이 요코스카 항구에서 출항해 남단 150km 해역에서 대공, 대함, 대잠경계 A급 감시태세로 저속 항해 중이었다.

이러한 장면은 아폴론 1호의 초정밀 광학카메라를 통해 고해상도 영상으로 뚜렷이 보였다. 이렇게 합동참모본부에서는 미 해군 태평양함대의 모든 전력의 움직임에 대해 철두철미하게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아폴론 위성 3기로부터 정찰 촬영된 영상이 모두 끝나자 다시 한번 김용현 중장의 말이 이어졌다.

“지금부터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우리 대한민국 해군의 대응 전략에 대해 점검하는 차원에서 간단하게나마 브리핑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스크린의 화면은 동북아 전체가 보이는 디지털 지도로 바뀌었고 미 항모전단의 예상 이동 경로가 보이는 붉은 선들이 여러 갈래 그어져 있었다.

“스크린의 화면에 나타난 붉은 선들은 미 태평양함대 소속의 항모전단 예상 경로로 보시면 됩니다.”

제7함대 소속의 제7항모전단과 제3함대 소속의 제11항모전단은 규슈 남단 해역에서 합류하여 규슈 서단을 끼고 제주도 방향으로 붉은 선이 그려져 있었다.

“김 중장! 제7항모전단은 규슈 서단 쪽이 아닌 시모노세키 해로를 통해 한반도 남동단 방향으로 기동하지 않을까?”

강이식 합참의장이 가볍게 손을 들고 질문했다.

“그 부분은 해작사 참모진들과 여러 번 회의를 걸쳤으나 항공모함과 십여 척의 수상함이 시모노세키 해로를 동시에 통과할 경우 일순간 방어가 취약해진다는 것을 제7함대에서도 예상하는바, 시모노세키 해로는 예상 경로에서 제외하였습니다. 의장님.”

“그럴 수 있겠군, 계속하게.”

“다음은 규슈 서단을 끼고 제주도로 향하는 제7항모전단과 제11항모전단의 전력은 해군 제7기동전단과 제2함대 일부 구축함으로 방어할 예정이며 추가로 호큘라 잠수함 2척과 214급 잠수함 6척으로 방어할 예정입니다. 또한, 공군 전력으로 현재 긴급 복구 중인 제25전투비행단과 서귀포 국제공항에 흑주작 전투기 2개 비행대대와 주작 전투기 2개 비행대대를 추가로 긴급 배치 중이며 SSM-700K 해성3A 지대함 미사일을 운용하는 부대를 여단급 규모로 늘려 제주도 곳곳에 현재 배치가 완료된 상태입니다.”

“제주도를 대형 항공모함으로 만들었구만 기래! 기발한 생각이야! 하하하.”

“감사합니다. 다음은 샌디에고항과 하와이 진주만 항에서 이동하는 제1항모전단과 3항모전단 그리고 제9항모전단입니다.”

디지털 지도의 곳곳을 레이저 포인트로 가리키며 김용현 중장은 설명을 이어갔다.

“제3함대 소속의 3개 항모전단은 직접적 한반도 항진이 아닌 일본 동남단 지점 3곳에서 일본 전역의 대공 방어와 한반도 공습 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김용현 중장은 각 항공모함 전단이 위치할 예상 지점을 디지털 지도에서 차례대로 가리켰다.

“그렇다면 저 3개 항모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하는가? 그냥 둔다면 매우 큰 걸림돌이 될 거 같은데?”

“아쉽게도 우리 해군의 전력 40% 정도가 손실된 상태라 직접적 타격은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호큘라 잠수함 5척과 214급 잠수함으로 게릴라 형식의 교전을 진행할 것입니다.”

“충무공이순신함 이래 가용 전력에서 배제되는 이유가 뭐기요?”

최호일 합참차장이 질문을 했다.

“충무공이순신함은 동해의 전반적인 방어와 현재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는 러시아의 극동함대 방어에 묶인 상태라 가용 전력에서 배제되었습니다.”

“이거이 충무공이순신함급 순양함을 마구 찍어내야지 않카슴네까? 의장동지?”

최호일 합참차장은 아쉬운 듯한 표정으로 강이식 합참의장을 바라봤다.

“충무공이순신함의 건조 계획이 결정될 당시 대한민국이 주변국과 전쟁을 하게 될 줄 알았겠습니까? 나도 이 부분이 좀 아쉽군요. 4척 정도 더 건조해야 했는데.”

강이식 합참의장 역시 아쉬운 마음에 말끝을 흐리며 대꾸했다.

현재 충무공이순신급 2번함과 3번함은 작년 6월에 건조를 시작해 앞으로 진수까지 1년이 넘게 남은 상태였다. 건조를 서두른다 해도 이번 연도 말에나 진수가 가능했다.

“일본 상륙 시 육군전력이 매우 위험할 수도 있겠습니다.”

육군참모총장 이은형 대장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에 육군참모처장인 오동원 중장이 의견을 제시했다.

“금일 새벽! 추가된 전략요격위성인 제우스 2호와 3호의 지그노 미사일과 에피루스 미사일로 미 항모단을 공격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오 중장! 그건 최후의 수단입니다. 만약 미 항모전단에 전략급 무기로 공격을 가한다면 미국은 탄도탄 핵미사일 공격을 가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칫 우리 대한민국은 러시아와 미국으로부터 핵미사일을 동시에 공격받을 수 있습니다.”

간단히 브리핑을 끝내려던 미 해군전력의 대응 전략 브리핑은 계속된 질문과 여러 의견으로 예정된 시간보다 30분이나 더 지체됐고 회의 열기는 더욱 고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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