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3화 (53/605)

한강의 기적

2019년 1월 10일 20:10,

충북 청주 제17전투비행단 지하연구소 회의실.

2시간 전 남궁원의 요청으로 지하 2층 회의실에서는 책임 이상 지급을 가진 연구원들만 참석한 긴급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회의안건은 총 3가지로 투명은폐시스템, 실드차폐시스템, 반중력제어시스템이었다. 먼저 남궁원이 직접 목격한 은폐기능에 대해서 저마다 기술적 근거를 제시하며 상용화할 방안에 대한 의견이 오고 갔다.

“참으로 대단합니다. 이 데이터로만 본다면 기술적 구조는 단순해서 실제 상용화 적용은 그리 어렵지 않을 듯합니다.”

X-5 연구실 총괄 책임자인 나주원 수석연구원이 혀를 차며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렇긴 합니다만, 현재 저희가 만든 플라스마 초광자 발전기나 엔진의 출력으로는 장시간 은폐기능은 어려울 듯합니다.”

플라스마 초광자 발전기 개발을 총괄했던 한형국 수석연구원이 못내 아쉬운 감정을 드러내며 말했다.

“그건 앞으로 한 수석님이 지금 초광자 발전기보다 더 나은 발전기를 개발하시면 되잖아요.”

“말이 그렇게 되나요?”

나연희 수석의 농담 반 진담 반이 섞인 말에 회의장은 잠시 웃음바다가 되었다.

“짧은 시간이라도 이런 신기술이 전투기나 구축함 또는 미사일 등에 적용된다면 전술적, 전략적으로 몇 단계 더 진보된 무기가 될 것입니다.”

전문적인 과학지식은 없으나 신기술의 활용성에 대해선 피력할 수 있기에 남궁원은 신이 난 표정을 지으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래요. 남궁 수석 말대로 군사적 무기로 보자면 활용성에서 매우 중요한 기술이 될 것입니다. 그럼 이 투명은폐시스템 개발은 어느 연구실에서 진행하면 될까요?”

회의 주관자인 김수진 박사가 회의에 참석한 여러 연구원을 보며 말하자 잠시 침묵의 시간이 흐른 후 왼편에 앉아있던 연구원 한 명이 손을 들었고 이에 모든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우리 연구실에서 맡겠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현재 메인 프로젝트가 완료되어 현재 2차 응용 연구만 진행하고 있어 충분히 가용 연구원으로 수용 가능합니다.”

바로 극초음광 무선 통신 시스템을 개발한 X-3 연구실 총괄 책임자인 이현 수석이었다.

“그거 다행이군요. 그럼 투명은폐시스템은 X-3 연구실에서 맡은 것으로 결정하겠습니다. 이현 수석님 고생 좀 해주세요. 자! 그럼 두 번째 실드차폐시스템에 관해 얘기해보도록 할까요?”

이날 회의는 새벽 1시가 돼서야 끝이 났다. 그만큼 회의안건으로 올라온 3가지 신기술은 지금까지 인류 과학 이론으론 생각할 수 없었던 고차원적 과학기술이었기에 그만큼 연구진 사이에선 많은 의견이 오가며 회의 시간이 길어졌던 것이었다.

* 투명은폐시스템(TCS: Transparent Concealment System)

가시광선의 빛을 수억 조각으로 쪼개어 인간이 볼 수 있는 시력의 한계점을 넘겨 투명화하여 은폐하는 기능이다.

* 실드차폐시스템(SSS: Shield Shielding System)

플라스마 고출력 입자로 만들어진 반투명 방어막으로 현 인류가 보유한 무기 중 핵폭탄을 제외한 그 어떠한 물리적 공격 수단으로도 뚫리지 않는 극강의 방어 시스템이다. 가까운 미래 대한민국은 반투명 방어막 생성 시 요구하는 고출력 플라스마 에너지 덕분에 짧은 시간만이라도 방어막을 생성시킬 수 있는 실드차폐시스템 개발에 성공하였고 이에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와 KDX-4 호큘라 구축함부터 적용 및 상용화시켰다.

* 반중력제어시스템(ACS: Anti-gravity Control System)

중력에 반작용하는 힘이라기보다는 중력을 차단하거나 제어하여 중력 힘의 범위를 벗어나는 시스템으로 외계 비행선이 지구 대기권 내에서 빠른 속도에서 좌우로 불규칙한 기동을 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반중력 제어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까운 미래 한국의 차세대 전투기에도 이 시스템이 적용되어 기존 전투기와는 차원이 다른 급격한 기수 전환 및 회피기동이 가능해졌고 이때 발생하는 중력가속도를 제어함으로써 조종사는 한층 더 육체적 피로도 없이 조종할 수 있게 된다.

★ ★ ★

2019년 1월 15일 11:00,

서울시 청와대 상춘재.

청와대 상춘재에 하얀 백발에 한복을 입고 근엄한 카리스마를 풍기는 노인 한 명이 접견실에 들어섰다. 이에 미리 기다리고 있던 대통령이 벌떡 일어나 깍듯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어서 오십시오, 선생님,”

“허허, 오랜만에 뵙습니다.”

“말씀 낮추세요, 선생님. 진작 모셔 음식이라도 대접했어야 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이제야 모시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무슨 대단한 인물이라고. 별 볼 일 없는 노인네한테 이렇게 신경을 쓰시나요?”

“무슨 그런 말씀을. 선생님, 자리에 앉으시지요.”

자기 스스로 별 볼 일 없는 노인이라 칭한 사람은 예전에는 서현우 대통령의 대학교 스승이었었고, 지금은 한국 우리역사연구학회 회장인 도운 오용욱이었다.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도운 선생으로 유명했다.

2002년부터 중국의 동북공정 즉, 중국변강사지연구센터가 동북지역 3개 성과 연합하여 동북지역의 역사와 현실의 문제를 연구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옛 만주지역의 고구려 및 발해의 역사까지 한족의 역사에 편입시킴으로써 한국의 역사적 형성 과정을 부인하는 왜곡된 역사 연구 프로젝트에 격분한 도운 선생은 홀로 중국변강사지연구센터에 찾아가 옛 역사자료를 토대로 하나하나 반박하며 동북공정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제대로 찾아줬다는 일화로 한국 언론에 의해 널리 알려지면서 유명인사가 되었다. 이 계기로 대한민국은 국가적으로 대응하고자 2004년 3월 고구려연구재단을 설립하였다. 더불어 2001년부터 매년 잘못된 역사 교과서로 지속적 갈등을 일으키고 있던 일본의 움직임에도 종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06년 9월 고구려연구재단을 통합한 동북아역사재단을 출범하였고 지금은 도운 선생이 이사장으로 있는 우리역사연구재단으로 이름이 변경되어 역사 왜곡을 일삼는 주변국과의 역사전쟁에서 최선봉에 나서서 싸우고 있었다.

첫 잔의 차가 식어갈 시간이 될 때쯤 대통령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진심 어린 눈빛으로 도운 오용욱을 바라보며 여쭙듯 말했다.

“선생님, 저 좀 도와주시겠습니까?”

오랜만에 만난 예전 추억의 향수에 젖어 이야기꽃을 피우던 중 대뜸 대통령의 도와달라는 말에 의아한 표정을 보이며 도운 이용욱은 되물었다.

“저 같은 노인이 도와드릴 게 있나요?”

“당연하지요. 열거하면 한두 개가 아닙니다.”

“그래요. 우리 대통령이 부탁하는 건데 뭔들 못 도와줄까요? 들어봅시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대통령은 준비한 서류를 탁자 위에 올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먼저 이 서류는 보안등급 SS급의 기밀문서입니다. 이 서류를 본 후부터는 저희 쪽 경호 요원이 24시간 경호하게 됩니다. 괜찮겠습니까?”

“이런, 방금 한 말 취소하고 싶은데요?”

“앞으로 대한민국을 위한 일입니다. 도와주십시오, 선생님,”

도운 오용욱은 SS급 기밀문서에 24시간 경호원이 따라붙는다는 말에 난감해했다. 천성 자유인이라 생각하던 자신에게는 매우 불편한 일이었다. 하지만 한때 제자였고 지금은 국민 지지율 80%에 3년 만에 선진국 최고 대열에 올려놓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진심 담은 눈빛으로 부탁하니, 허락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탁자 위에 서류에 손을 댔다.

“죽을 나이가 돼가는 시쯤에 조금은 불편한 생활을 하겠지만, 봅시다.”

도운 오용욱은 손에 든 서류를 첫 장부터 천천히 읽어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차분했던 표정은 온갖 놀란 표정으로 바뀌며 대통령과 서류를 번갈아 보기도 하면서 10여 분이 시간이 지난 후 다 읽었는지 탁자 위에 조용히 내려놨다.

“대단합니다. 몇 년 사이 대한민국이 놀라울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군요.”

도운 오용욱이 읽었던 서류 내용은 바로 외계 비행선과 이와 관련된 2여 년간 정부에서 진행했던 내용이었다.

“그렇습니다. 선생님”

“그렇다면, 부탁하고자 하는 건 뭔가요?”

“바로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입니다.”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비전이라.”

“그렇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사회, 경제, 군사 등 국가적으로 크나큰 변화의 바람 속에 있습니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뭔가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라 생각하여 선생님을 모신 겁니다.”

“대통령께서 절 너무 과대평가하신 게 아닌지.”

“당치 않습니다. 선생님, 지금 청와대 산하기관으로 국가비전전략위원회를 출범하려 합니다. 위원장 자리를 맡아주시고 앞으로 대한민국이 걸어갈 큰 그림을 그려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은 다시 한번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였고, 잠시 생각에 잠긴 도운 오용욱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락의 의사를 보였다.

“남은 목숨 대한민국을 위해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 고개 좀 들어요.”

“감사합니다. 전 허락 안 하실까 봐 속으로 얼마나 떨었는지 모릅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그런 일로 떨다니, 이거 국민이 알면 소심한 대통령이라고 놀립니다.”

“그런가요? 하하하.”

밝게 웃는 대통령은 정면에 있는 시계를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히 양손으로 출입문 가리키며 도운 오용욱에게 말했다.

“조금 이르긴 하지만 식사하러 가실까요? 청와대 셰프에게 특별한 손님 오시니 신경 좀 써서 준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가시지요.”

“그래요. 덕분에 청와대에서 난생처음 밥을 먹게 생겼군요.”

★ ★ ★

2019년 1월 20일 16:10,

전북 군산시 현웅중공업 군산조선소.

2016년 현웅중공업은 25만t급 선박 4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건조 독 시설을 준공하였지만, 바닥으로 떨어지는 경기 불황에 애물단지로 전락했다가 지금은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주물량으로 80여 개의 하도급 업체와 함께 24시간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또한, 도크 위에는 한국의 KD-3A 계획에 따른 세종대왕함급 이지스 구축함 3척이 진귀한 모습으로 그 자웅을 뽐내고 있었다.

재작년 2월 5일 건조 착수에 들어간 KD-3A은 기존 KD-3인 세종대왕급을 개량한 이지스 구축함으로 사전에 계획했던 이지스 시스템은 베이스라인 9.0과 탄도탄 요격이 가능한 SM-3 블록(Block) IA로 업그레이드했다. 더불어 제17전투비행단 지하연구소에서 개발된 최첨단 기술이 철저한 보안 속에 올해 6월 진수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한참 건조되고 있었다. KD-3A는 총 3척만 건조한 후 계획은 마무리될 예정이며, 함명과 함번은 4번함 태조대왕함 DDG-995, 5번함 태종대왕함 DDG-996, 6번함 성종대왕함 DDG-997으로 정해졌다.

배수량: 7650t(만재 10,500t)

전장: 165.9m

선폭: 21.4m

흘수: 6.25m

추진: 2 x 플라스마 초광자 Mod-C 엔진

속력: 55노트

항속거리: 30년, 무제한

승조원: 300명 내외

무장:

80(32+48) 연장 Mk.41 VLS *1(SM-3 블록(Block) IA)

48연장 K-VLS2 *1(천룡A 순항 미사일, 홍상어A 미사일)

CIWS 20mm 펠링스(Phalanx) *1

RIM-116 램 *1

127mm Mk45 Mod4 함포 *1

4연장 해성 미사일 발사대 *2

3연장 324mm Mk.32 어뢰발사관 *2

레이더: AN/SPY-1D(V) B.L 9.0 위상 배열 레이더

소나: DSQS-21 BZ-M 함수소나 / SQR-220K 흑룡 예인소나

전자전: SLQ-200(V)K 소나타 / SLQ-261K TACM

항공장비: 2 x Mk.99A 슈퍼링크스

또한, 작년 7월 KD-4 계획에 따라 건조를 시작한 만재배수량 13,900t급 이지스 구축함은 100% 한국 순수 기술로 건조되는 이지스 구축함으로 현재 3개의 조선소에서 2척씩 건조되고 있으며 진수 시기는 2020년 12월로 함명은 1번함 KD-4 광해군급 광해군함(DDG-1001)부터 6번함까지 붙여졌다.

1번함 KD-4 광해군급 광해군함(DDG-1001)

2번함 명종대왕함(DDG-1002)

3번함 효종대왕함(DDG-1003)

4번함 숙종대왕함(DDG-1005)

5번함 영조대왕함(DDG-1006)

6번함 정조대왕함(DDG-1007)

배수량: 1,100t(만재 13,900t)

전장: 189.9m

선폭: 23.4m

흘수: 7m

추진: 4 x 플라스마 초광자 Mod-C 엔진

속력: 62노트

항속거리: 30년, 무제한

승조원: 180명 내외

무장:

68연장 K-VLS3 *1 해궁 함대공 미사일(GTAS- 150) 사거리 200km, 마하 6

68연장 K-VLS3 *1 해천룡 함대공 미사일(GTAS- 300) 사거리 420km, 마하 10

48연장 K-VLS2 *2 (천룡A 함대지 순항 미사일, 홍상어A 함대잠 미사일, 해성A 함대함 미사일)

16연장 K-VLS4A *1 트라이아나 S-SSM-500S 탄도탄 요격 미사일

22mm 레이저 벌건 빔 *2

16연장 Shield-M *2

155mm 하페르 K-1 150km 함포 *1 플라즈마 응집탄 사용

레이더: 양자 다영역 호큘라 B.L 1.0 레이더

소나: 금초음광 SUSL-01MP 함수소나 / SUSL-500K 예인소나

전자전: KSLQ-1000(V)K 소나타 / KSLQ-201K SECM / IC System

항공장비: MH-101 수리온II 대잠헬기 2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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